특집기사

타오르는 분노: 태양샘과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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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리자드 소식지

블리자드 소식지는 얼마 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프로듀서인J. 앨런 브랙과 아트 디렉터인 크리스로빈슨과의 인터뷰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타는 성전의 최신 패치인 `타오르는 분노 - 태양샘` 개발에 영향을 준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개발자들이 `불타는 성전` 개발에서 얻은 교훈과 그 교훈이 `리치 왕의 분노`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소식지: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태양샘은 아제로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태양샘 고원과 마법학자의 정원 던전을 통해 태양샘을 다시 손대는 것은 단지 불타는 성전에서 선보인 PvE 컨텐츠의 정점을 의미할 뿐 아니라, 첫 번째 확장팩에서 다루어진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대단원"으로서의 의미가 이러한 설정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데 미친 영향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크리스 로빈슨: 태양샘의 디자인에서 중점적인 주제는 블러드 엘프의 문화를 최고의 양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태양샘 고원과 마법학자의 정원에서 우리는 플레이어가 블러드 엘프 시작 지역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장비를 가장 진화된 형태로 바꾸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새로운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태양샘 장비를 통해 블러드 엘프의 시각적인 스타일을 실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양샘은 불타는 성전과 함께 시작된 블러드 엘프 이야기의 정점을 의미하기 때문에, 블러드 엘프로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착용했던 장비의 디자인을 취해 영웅급의 블러드엘프 방어구와 무기를 고안한다는 점은 나름대로 이치에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J. 앨런 브랙: 이번 패치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에겐 모든 종류의 블러드 엘프 아이템과 장비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이며, 블러드 엘프 플레이어들은 시작할 때 착용했던 초기 장비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영웅급 장비를 마침내 착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패치를 개발하면서 저희가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이번 패치가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진정한 블러드 엘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패치를 통해 개발팀에서는 엘프의 세력이 가장 강대했던 시대의 예술과 건축물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소식지: 좀 더 고차원적인 태양샘 디자인 개념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죠. 태양샘 던전과 공격대 던전에서 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의 이야기를 최소한 당분간은 일단락 지을 것이라고 이미 말씀하셨는데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J. 앨런 브랙: 불타는 성전의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가 태양샘 패치에서 종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에 관한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고, 세 악당, 즉, 일리단, 바쉬, 캘타스의 운명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캘타스와 더불어 쓰러뜨려야 할 "궁극의 악당"도 새롭게 등장하게 되지요. 근본적으로 저희는 플레이어에게 불타는 성전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이야기를 웅장하게 결말지으려고 합니다.

태양샘에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예로 낙스라마스를 들 수 있겠군요. 불타는 성전이 출시되기 전만 해도 낙스라마스는 PvE 공격대용 콘텐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정작 오리지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등장한 많은 이야기의 결말을 짓지는 못했습니다. 낙스라마스는 아직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장 잘 기획된 최상급 던전 중 하나이긴 하지만, 최상급 PvE 콘텐츠를 통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 전달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죠. 바로 그 점을 태양샘 고원과 마법학자의 정원을 개발하면서 목표로 삼았습니다. 즉, 던전을 통해 완성도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확장팩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완결 짓는 겁니다.

소식지: 낙스라마스와 태양샘 고원 사이에 공통된 점이 많다고 생각하시는지요?

J. 앨런 브랙: 태양샘 고원은 낙스라마스가 진화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드렸듯이 태양샘 고원은 훌륭한 PvE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개발팀의 도전과 불타는 성전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는 두 가지의 목표 아래 고안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불타는 성전의 낙스라마스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하지만 태양샘 고원에는 저희가 낙스라마스를 개발하면서 얻은 교훈이 반영된 몇 가지 뚜렷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태양샘 고원은 거대한 낙스라마스에 비해 훨씬 밀집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거대한 규모는 낙스라마스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단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는 가장 인상적인 공격대용 보스들을 이 거대한 죽음의 요새 곳곳에 배치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규모 탓에 일부 플레이어는 던전을 모두 경험하기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태양샘 고원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리치 왕의 분노’가 출시되기 전에 보다 많은 플레이어가 공격대용 던전을 체험하고 공략할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마법학자의 정원은 전체 태양샘 관련 콘텐츠의 구성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새로운 일일 퀘스트, 새로운 휘장 보상, 새로운 제작 아이템과 같은 소규모 그룹 콘텐츠는 개인이나 파티 규모로 콘텐츠를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개발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식지: 리치 왕의 분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도록 하죠. 노스렌드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웃랜드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노스렌드로 무대를 옮기는 소감은 어떤지요?

크리스 로빈슨: 고급 콘텐츠 개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불타는 성전을 기획한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팀으로서 이러한 방식의 작업 또한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요소를 다룬다는 건 언제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은 기분이지요. 그래서 리치 왕의 분노가 가지는 느낌과 모습을 표현하고자 더욱 고전적인 판타지 요소를 다루는 건 굉장히 즐거운 일입니다. 비록 새롭고 어려운 도전이 기다린다 해도 말이죠. 아웃랜드의 거친 경관과 달리 노스렌드에서는 중세 북유럽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적 주제를 반영하는 방법 중 하나로 개발팀에서는 노스렌드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 아이템의 모습에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시작 단계부터 플레이어는 매우 "노스렌드스러운" 전리품, 예를 들어 뾰족한 못, 가죽, 그리고 그 밖의 전통적인 재료로 보강한 용의 턱으로 만든 양손 도끼 등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장비를 보고 "아, 저 친구 노스렌드에 다녀왔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소식지: 불타는 성전에서 리치 왕의 분노로 넘어가면서 이루어진 디자인 변경 작업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크리스 로빈슨: 리치 왕의 분노만의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게임플레이 기능을 갖춘 야외 PvP 지역인 겨울손아귀 호수를 예로 들어보지요. 파괴할 수 있는 건물 구현 작업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개발팀에게 있어 그래픽이나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전혀 미지의 영역이지요. 저희는 일반적으로 그림이나 삽화 등과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을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장선상에서 개발팀에서 의도한 시스템 요구사항의 기술적인 한계 내에서 모든 것을 더욱 보기 좋게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점이 개발팀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지속적인 과제입니다.

J. 앨런 브랙: 또 다른 과제는 노스렌드의 추운 기후와 우리가 요구하는 다양한 환경을 어떻게 조화롭게 구성하느냐는 점입니다. 모든 것을 그냥 눈과 얼음으로만 뒤덮어버리면 플레이어는 금세 싫증을 내고 말겠죠. 하지만 눈과 얼음을 플레이어에게 주변 환경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수단이라 가정하고 접근한다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아주 훌륭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확장팩에는 확장팩의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포함되며, 눈은 이 공통된 주제를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노스렌드의 시작 지역은 상대적으로 푸르고 "온화한" 분위기로 많은 플레이어로 넘쳐나겠지만,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가게 될 것입니다. 더 많은 눈을 서서히 추가하여 플레이어가 느끼는 고립감과 불안감을 점점 더 증폭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아서스 왕자가 말가니스를 쓰러뜨린 후 노스렌드의 황량한 땅을 헤매면서 경험했던 것과 매우 흡사하겠지요.

 

크리스 로빈슨:그리고 워크래프트의 세계는 그저 황량하고 어둡기만 한 곳이 아닙니다. 워크래프트를 나타내는 특징 중 하나로 약간의 우스꽝스럽고 변덕스러운 묘사를 추가해 세계의 어두운 분위기를 완화했지요. 따라서 죽음의 기사, 좀비, 악마, 전쟁을 비롯한 온갖 종류의 끔찍하고 어두운 요소가 세상에 널려 있는 동시에 밝은 모습도 존재해 이와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투스카르가 이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플레이어에게는 투스카르가 단지 희극적인 요소 이상으로 느껴지겠지만 개발팀에서는 더 "변덕스러운" 범주에 해당하는 특징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스카르의 "구르기” 애니메이션은 사실 무릎을 안고 뛰어드는 다이빙 동작을 차용한 사례입니다.


J. 앨런 브랙
: 그러고 보니 거북 배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노스렌드의 지도를 보면 대륙의 모습이 초승달과 같은 형상으로 되어 있고 양쪽 끝에는 두 개의 시작 지점인 울부짖는 협만과 보리언 툰드라가 있습니다. 양쪽 지역 사이의 해안에는 항구가 있고, 저희는 두 지역 사이를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개발팀에서 운송 수단으로 준비한 것은 등껍질 위에 갑판이 설치된 대형 거북입니다. 워크래프트 II에 등장한 거북과 매우 흡사하지요. 간단하고 효율적이며 워크래프트의 역사에 근거를 둔 운송 수단입니다. 그와 동시에 전통적인 워크래프트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일조하는 밝은 느낌으로써 작용하기도 합니다.


 

소식지: 그럼 다시 태양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첫 시작부터 주된 이야기의 결말이 맺어지는 태양샘에 이르기까지 불타는 성전을 돌아봤을 때, 지금까지 얻은 교훈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런 교훈을 리치 왕의 분노에 어떻게 반영할 계획인가요?

J. 앨런 브랙: 플레이어가 아웃랜드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불타는 성전의 주요 악역들이 좀 더 자주 등장했어도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이러한 악당들과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은 채 70 레벨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리치 왕의 분노에서 개발팀은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가장 주된 적과 마주치게 할 계획입니다. 플레이어에게 아서스를 궁극의 적으로 명확하게 인식시킴으로써, 보다 분명하게 목표 의식을 고취하고 게임을 진행할수록 더욱더 매료되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겁니다. 노스렌드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플레이어는 왜 그곳에 갔는지,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은 누구인지 끊임없이 상기하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 전개 이외의 실질적인 차이점은, 먼저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에는 보리언 툰드라와 울부짖는 협만이라는 전혀 다른 두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어가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간단하지만 중요한 선택은 게임 분위기에 영향을 주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방식은 노스렌드에서 다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원한다면 캐릭터 하나를 육성하고 나서,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또 다른 시작 지역이 어떤 곳인지를 경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 로빈슨: 미술 담당으로서 얻은 중요한 교훈으로, 때로는 모험을 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불타는 성전의 미술 스타일은 매우 다채롭고 독창적이었습니다. 아제로스의 익숙한 지리적 경관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모험을 했고 매우 큰 성과를 거둔 것이죠. 우리가 지나치게 벗어난다면 플레이어들이 그에 따라 반응할 겁니다. 아마 노스렌드가 보여주는 스타일의 극적인 변화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리라 생각합니다. 개발팀에서는 노스렌드를 아제로스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한 모습과 느낌으로 만들고 있지만 워크래프트 III를 즐겼던 플레이어라면 깜짝 놀랄만한 요소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루비안 지역에서 현재 엄청난 것을 구현 중이지만... 여기까지만 말씀 드리는 게 좋겠군요. 노스렌드에 가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노스렌드의 거인

노스렌드의 거인은 리치 왕의 분노에서 구현하는 모습과 느낌에 영향을 준, 서사적인 스케일과 명랑하고 밝은 주제가 조화를 이룬 작업의 한 예입니다.

이 무서운 생명체는 지금까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한 몬스터 중 가장 큽니다.

실제로 지옥불 반도를 휘젓고 다니는 지옥절단기는 노스렌드 거인의 가슴 언저리밖에 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보다 훨씬 더 작은 존재들이 끊임없이 가해 오는 공격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정강이와 발에 성문과 같은 폐품을 엮어 다리를 적당히 감싸거나 수십 개의 방패를 이어 붙여 발목을 감싼 것이지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인이 지나가는 길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불쌍한 노움의 해골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인이 보일 만큼 가까이에 있다면 이미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겠지요...

소식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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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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