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이제 지쳤다... 가슴아픈 힐러들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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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게임메카 테론 

"오늘은 스칼을 가서 은빛염병회? 평판을 올리는 거다!" 라는 생각을 가진 필자는 한동안 꺼놓은 파티찾기를 활성화 시켰다. 광속으로 내려가는 파티창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스칼 파티를 찾던 도중 오늘따라 유별나게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으니..

 
▲ 힐러는 이미 귀족화 된지 오래다

파티찾기 창을 보면 사제, 드루이드, 주술사(성기사) 즉, 힐러를 찾는 파티(또는 공대)가 넘쳐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힐러를 찾는 파티에서 "힐러"를 구해 원활히 던전을 가는 경우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찾는 사람은 많지만 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힐러.... 왜 힐러는 줄어드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수히 많지만 실제로 그것을 체감하는 유저는 힐러들 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기사를 통해 힐러의 애환을 담아 다른 유저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파티의 어머니인 힐러없이 아버지와 자식들만으로는 더 이상 가족(파티)이 굴러가질 못하는 게 당연지사. 아버지와 자식들은 잘 보고 어머니(힐러)의 가출과 외도를 막아 가족(파티)의 화합과 안녕을 이루어내자.

 

 

자 그럼 파티의 어머니 역활을 하는 힐러에 대해 아래 도표를 보고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아래 도표는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 기본 정보 열람실 -> 직업 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유저가 이 내용에 대해 반박하고 현재 캐릭터의 성격이 그렇지 않다고 말해도, 블리자드가 공식적으로 내걸은 내용인 만큼 앞으로 이렇게 캐릭터가 변해갈 것이고 이미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드루이드

 치유 주력이자 다 능력 보유 직업

성기사

 보조 치유사이자 다 능력 보유 직업

사제

 치유 주력 직업

주술사

 보조 치유사이자 다 능력 보유 직업

▲ 결론은 힐되는 직업은 전부 힐러인셈;

블리자드가 생각하는 힐러를 간단히 살펴봤으니 이제 유저들이 생각하는 힐러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 누구도 이 대답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것이다

힐러가 아닌 클래스를 붙잡고 "힐러는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대다수의 유저는 "탱커 딜러 힐주는 직업이요"라고 말할 것이다. 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힐러들은 그 씁쓸함을 감추긴 어렵다. 그 이유는 힐러도 댐딜이 가능하지만 탱커 딜러들은 댐딜을 위한 마나와 캐스팅 시간을 힐에 사용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일부 몰지각한 유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저들은 힐러에게 감사할 줄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힐러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애환까지 느끼진 못한다. 남의 집에 불이 난다 해도 그것을 바라보며 안타까워 할 뿐...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그것에 대해 무관심한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 인간의 본능상 어쩔 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힐러의 애환이 탱커나 딜러와 큰 관계가 없고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힐러가 어떤 고충이 있는지 알아주는 것마저 외면하는 것은 마치 나라에 큰 파장을 일으킬 한미 FTA를 바라보며 "나에겐 전혀 상관없으니 그냥 될 대로 되라~"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 힐러로서의 심적 부담감

힐러의 가장 큰 애환은 파티원의 생명이 자신에 손에 달려있다는 심적 부담감이다. "내가 딴짓을 하면 전사가 죽고 전사가 죽으면 파티원 전원이 위험해진다." 라는 생각을 힐러들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힐러는 파티 플레이를 진행할 시 눈이 빠져라 탱커의 체력을 쳐다본다. 그리고 힐의 우선순위에서는 떨어지지만 여건이 된다면 힐을 해주고 싶은 게 힐러의 마음이다.


▲ 파티원이 누우면 무조건 힐러 책임? 

하지만 위 그림처럼 모든 것을 힐러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 더 심화되는 곳은 바로 레이드 던전이다. 딜러 클래스는 몬스터의 체력만 보고 싸우지만 힐러들은 파티원 창을 전부 꺼내놓고 좁은 화면에서 파티원의 체력만 3~4시간씩 눈이 잘익은 사과처럼 될 때까지 쳐다보며 힐을 한다.

이렇게 다른 직업보다 훨씬 많은 신경을 쓰는 힐러가 위 상황처럼 억울한 누명을 썼을 때 간단히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당신이라면 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는가?

  

◎ 아이템 분쟁

아이템 분쟁은 언제나 불타는 감자여서 잘못 건드렸다간 손까지 익어버릴 상황이다. 이 아이템 분쟁의 시발점은 바로 "아이템의 효율"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 직업에 효율이 좋은 아이템을 먹으라는 소리이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딜러들은 큰 문제가 없다.

대부분의 문제는 바로 그 외 직업들이다. 그나마 탱커의 경우엔 전투력에 관련된 힘 스탯이 잘 붙어있고 아이템 분쟁을 일으킬만한 직업이 적다는 점에서 힐러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힐러의 경우에는 좀 심각한 편이다.


▲ "효율" 힐러들은 이 단어를 보기만해도 몸서리친다 

간단히 사제를 아이템 분쟁 상황을 예로 들자면
   - 증댐 방어구의 경우 흑마법사, 마법사와의 경쟁
   - 증댐 목걸이, 반지, 장신구의 경우엔 흑마법사, 마법사, 드루이드, 주술사(성기사)
   - 증댐 무기의 경우 흑마법사, 마법사, 드루이드, 주술사(성기사)

대충 훑어보아도 각 아이템마다 이 정도의 직업들과 경쟁을 해야 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이 아이템은 XX꺼다." 라는 고정관념이다. 이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이템이 나오면 "XX님들 ㅊㅋㅊㅋ" 라는 말이 오가고 여기서 제외된 직업은 아이템 입찰 권한을 시작부터 박탈 당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 사냥과 PVP의 어려움

사냥과 PVP의 어려움은 바로 아이템 분쟁과 레이드 특성에서 이어져 나오는 문제점 중 하나이다. 힐러가 파티 사냥이 아닌 경우엔 혼자서 사냥을 해야 되는데 파티 사냥을 통해 얻은 아이템은 힐링용 아이템에다 특성 또한 레이드에 특화된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힐링용 아이템 구비 및 레이드 특성을 찍는 것은 힐러로서의 도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세팅을 가지고 필드에 나가서 적 진영과의 조우가 이루어졌을 경우 이기지도 못하고 도망쳐 다니기 바쁘고 시체 지키기를 당한다면?


▲ 늘어나는 것은 담배뿐...

사냥은커녕 베란다에 나가 줄담배와 함께 "내가 왜 힐러를 키웠을까?" 후회만 생길 뿐이다. 물론 PVP아이템 구비와 특성을 맞춘다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다른 직업에 비해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 세트 아이템의 형평성

레이드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로 레이드 세트 아이템 중 딜링 클래스와 힐러 클래스의 아이템의 활용도는 대단히 불균형적이다. 힐러의 경우 레이드에서 구한 세트 아이템의 경우 힐을 할 때만 사용하지만, 딜러의 경우엔 사냥, PVP, 레이드 등 모든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 똑같은 던전에서 나오는 세트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힐량, 한쪽은 증댐이다

거기다가 세트 아이템의 불균형으로 인해 힐러는 사냥과 PVP에 적합한 아이템을 따로 구해야 되고, 그 아이템을 구비하려면 딜러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들여야 된다. 또한 각 세팅별 장비를 구비할 경우 가방 및 창고가 부족한 상황에 빠져버린다. 딜러에 비해 턱없이 나쁜 환경임에 틀림없다.

※ 이 외에도 몇 가지 상황이 더 있지만 일일이 소개하기엔 너무 많아 이 정도만 소개하였다.

 

 

지금까지 힐러들이 겪고 있는 애환들을 살펴보았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현재 힐러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만약 지금 상황대로 진행된다면 힐러가 없어 인던을 못 가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실례로 드루이드의 경우는 이미 멸종 위기의 직업이다. 오죽하면 " 60레벨이 되면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안드로메다로 갈 수 있다" 라는 전설이 나돌겠는가...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드루이드를 즐기는 유저 중 60레벨 이후 레이드를 즐기다 다른 직업과 비교되는 세트아이템, 강요받는 특성 트리, 지루한 힐러 역할로 인해 캐릭터를 접거나 삭제 후 새로운 캐릭터로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많은 드루이드들이 전설대로 안드로메다로 향했다;;
(이미지 출처: 디시인사이드 와우 갤러리)

WOW의 파티 시스템은 분명히 재미있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각 구성원들간의 명확한 행동 지침 등… 하지만 유독 힐러만 장비의 제한, 특성의 제한 등으로 인해 다른 직업에 비해 너무나 한정적이다. 이미 힐러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은 나와 있다.

힐러들은 점점 지쳐 쓰러지고 있다. 현재 불균형적인 직업 비율을 안정적으로 맞추고 즐거운 파티플레이를 위해서 블리자드는 이러한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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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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