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계속되는 연기, 일반섭은 참을 만큼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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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악령좀비

 

WOW오픈베타 때 개인사정으로 중국으로 떠난 S모씨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그동안 못했던 몫까지 몰아서 하려는데... 서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오베 때 분명 오그리마는 시골 돛대기 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엄청나게 북적거렸는데 접속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누구 오그리마를 쳐보니 4명이 감지되었다.

훔.. 뭐지?  에라 모르겠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매장에서 아이템이나 사야지"
 

       경매장도 안 돌아가는 일반섭  


전체 검색해도 한 페이지가 안 넘어가는 경매장   

사이 좋게 4개씩 올라간 무기와 방어구들을 보며 S모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경매장이 안 돌아가는 이유는...

안 사가니깐 안 올리는 것이고 안 올라오니깐 못 사간다는 어찌 보면 시장경제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올릴 사람도 없었고 사갈 사람도 없으니 자판 펼쳐놓고 굿을 한들 느는 건 한숨이요. 꼬이는 건 파리 아니던가.

문지방에 발가락 부딪친 느낌처럼 일반섭의 아픔이 필자의 가슴에 와 닿는다.

경매장은 오픈베타 이후 망한 지 오래고 4대인던도 안 돌아가는 마당에 저렙인던이 돌아갈 일이 있겠는가 길드원들이 접속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솔름이나 스칼 파티를 모아보지만 2~3시간 외치기 하다가 역시나 하고 접속을 끊는다.

모 서버에서는 채널을 [호드]로 통합해버렸다. 접속한 모든 호드유저들은 호드채널을 통해 장사를 하고 대화를 하며 파티원을 모은다. 물론 사람이 없기는 매한가지

       일반섭은 현재 어디까지 왔나?

 
모 서버 호드채널 대화내용 캡쳐(필자는 스크린샷만 찍었을 뿐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상위 전쟁섭은 대기자가 200~300명이고 하는데 하위 일반섭은 10개 통합해봐야 대기자수에도 못 미친다면 뭔가 문제가 있어도 단단히 있질 않은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다채롭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블리자드의 의도에 찬물을 끼얹기는 싫지만 현재 블리자드는 보일러 댁에 아버님 놔드리는 삽질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여기서 잠깐! 현재 남아있는 일반섭 유저들은 현재 서버상황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각 서버를 돌면서 몇 차례 인터뷰를 해보았다.

※아이디 공개를 원치 않는 분들은 모두 가명처리 하였습니다.

마그테리온 언데드 유저:

악령좀비: 현재 서버 상황은 어떻습니까?

오베때 저희길드는 100명이 넘었습니다.  현재는 길드원 100명 중에 3명~4명 접속,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린 게 아닌지... 가슴이 찢어집니다.

 

검은용 군단 언데드유저:

사람이 제일 많은 시간대인 9시~ 10시 사이에도 일반섭은 1섭 빼고 전부 쾌적입니다.

블리자드가 말하는 스케일이 바로 월드 오브 얼라이언스였는지 몰랐습니다. 일반섭 유저들이 그렇게 목이 타 들어가도록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는데, 사람 다 접은 이 시점에서 통합 얘기라니... 어처구니가 없군요.

 

넬쥴서버 오크전사유저:

얼마전에 불군섭으로 모길드 전체가 이전했습니다. 11월 달에 통합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견뎌왔는데 다시 12월 중순으로 미뤄진다니... 다들 참을성이 한계에 도달했죠.

현재 남아있는 호드유저들이 게임을 접속하면 레이드 준비 때문에 노가다를 하는 것뿐입니다. 경매장도 망한 지 오래고 필드는 싱글플레이 하는 기분이군요.

 

진홍십자군 서버의 펄버라이즐님:

공개 쳇창으로 47렙 흑마분이 애타게 마라우돈 파티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아주 전형적인 불규칙 접속자로 그나마 사람들이 좀 있는 저녁시간 때는 접속이 힘들고 간신히 아침에나 접속을 하시는 분이더군요

일반섭에서 그것도 호드에서 아침에는 총 접속 인원이 한 20명 정도 됩니다. 텅 비어 있는 오그리마나 호드 지역들을 보면서 예전에 일어났던 짜증은 이제 무덤덤해 질 때도 되었지만 그분을 보면서 또 한번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 공허한 외침 뒤에 돌아오는 만렙들의 도우미뿐입니다. 그 분들이 과연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돈 내고 게임하는 소비자들은 오로지 돈 봉투로 밖에 보지 않고 그분들이 게임이 접속해서 어떤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생각지도 않는 그들에게 정말 화가 납니다.

 

만노로스 서버 유저:

이미 다 접었습니다.

 

 

 

인터뷰를 한 만노로스 서버의 유저는 길드마스터였는데 80명이 넘었던 길드원중 2~3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하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필자에게 푸념했다.

현실이 이렇게 참담한데...

고사 직전에 일반섭은 내팽개쳐두고 상위섭 인구 불균형부터 잡아나간다니... 일반섭 유저들의 존재는 과일가게에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올려놓는 멜론 한 덩어리에 불과하단 말인가

      일반섭 호드진영 필드레이드는 상황은?


필드레이드는 아이템먹는 것을 떠나 자존심 문제다.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30분 동안의 대화내용을 편집해보았다.

대화창에 내걸린 어느 호드유저분의 말처럼 필드레이드는 아이템 먹는 것을 떠나 호드와 얼라간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진영간 인구불균형이 안 맞더라도 사람만 있다면 공격대를 신속하게 만들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진영이 필드레이드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40명 풀공대도 만들기 어렵다면? 아니 호드 만렙 전원이 20명도 채 안 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질 않는가.  이것은 "인구 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 저조"의 문제이고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문제가 아니라 상용화 이후부터 불거져 나왔던 문제이다.

머리는 모자걸이로 쓰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고 뇌는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한 쇠붙이가 아닐 텐데 왜 이 심각한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보는 것인가.

12월 중순경에 서버통합이 된다고 공지는 나왔지만 소들은 달아났고 초가삼간은 불타 재만 남았는데 외양간은 고쳐서 뭘 할 것이며 빈대는 잡아서 뭘 하겠는가.

 
쾌적이란 단어는 화장실 청소하고 나서 쓰는 단어지 서버옆에 달리는 건 별로 달갑지 않다.

 자! 이쯤 되면 할 말 다했고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 검은날개 둥지의 폭군 송곳니가 "내가 나락으로 떨어질 때 너희 모두를 끌고 가겠다. 라고 한 것처럼 벼랑끝에 몰린 일반섭 유저들은 블리자드 관계자들을 모두 나락으로 끌고 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스칼로맨스 갈 파티가 없다면 화심탱커를 앞세워 3인으로 교장까지 가는거다.

일반섭(불타는 군단서버 제외)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쟁섭 유저들은 그저 "인구불균형이 심하다"라고 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조사해 본 바 인구불균형 앞에 "매우"나 "많이"라는 표현을 덧붙여서 글을 쓰는 것으로는 한참 모자랐다.

"옴팡지게나" "허벌라게"라는 인터넷 신조어 및 전라도 방언을 써서라도 정말 정말 강조하고 싶었으며 이미 늦어버렸지만 늦은 만큼 확실한 해결책을 만들어서 일반섭 유저들을 두 번 울리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랫글은 모 서버의 어느 유저분이 꼭 올려달라고 부탁한 글이다.

운영자님... 비매너라도 좋으니 호드유저분 좀 많이 보게 해주세요.
퀘스트 못해도 좋으니 필드에 유저를 보고싶어요.
아템 안 먹어도 좋으니 인던 좀 가게 해주세요. 상층 못 간지 한 달입니다.

욕이라도 좋으니 공개창에 글 좀 보고 싶어요.
50명이 넘는 길드원은 다 떠나가고 저만 남았습니다.  

배 째라고 나오시면 배째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일반섭 좀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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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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