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위기의 어비스,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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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메카리포트]

 

천족과 마족의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나는 전장. 그리고 용족과의 갈등이 극대화되는 지역. 이것은 바로 어비스를 뜻하는 말이다. 아이온에서 RVR의 재미라면 어비스만한 콘텐츠도 없다. 24시간 상대 진영과의 전쟁이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 쏟아질지 모를 드레드기온의 공격까지 한시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어비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어비스라는 전장이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위기의 어비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외면받는 어비스, 무엇이 문제인가?

 

어비스? 드라웁니르 갈 시간도 없다!

 

마족의 벨루스란에 위치한 드라웁니르 동굴은 40레벨 이상의 고레벨 유저들의 앵벌 장소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47레벨 이상의 유일 아이템이 드롭되고, 달인급 제작에 들어가는 제련석, 전승급 방어구를 얻을 수 있는 퀘스트 등 고레벨 유저들에게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앵벌 지역이다. 하지만, 천족 유저들은 이 드라웁니르 동굴을 가기 위해서 시공의 균열을 타고 마족 지역으로 넘어가야 한다.

 


▲ 한번 넘어가기 위해서는 클릭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시공이라는 것이 항상 열려있는 것도 아니고, 넘어갈 수 있는 인원까지 제한이 걸려 있으니 시간이 흐르면서 고레벨 유저들이 쏟아지는 지금 상황에서는 시공을 한번 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또, 드라웁니르 동굴을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의 고된 노력을 필요로 하니 어비스에서 상대 진영과 RVR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어비스, 그곳은 수호신장들만의 리그가 열리는 곳일 뿐

 

포스 단위의 상대 진영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호신장 변신, 그리고 막강한 효과를 지닌 랭커 스킬들은 5성 장교 이상의 어비스 랭커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 랭커 스킬이 아이온의 밸런스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라고 말한다.

 


▲ 상위 랭커들만 습득이 가능한 랭커 스킬. 그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어비스 랭커 스킬은 한 진영당 144명, 천,마족 진영 합쳐서 모두 288명만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랭커 스킬은 어비스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위 랭커들은 어비스에서만 전투를 벌이게 된다. 왜? 몬스터, 상대 진영의 NPC, 유저들을 장난감 가지고 놀 듯 쉽게 싸울 수 있는데 누가 어비스를 벗어나려고 할까? 덕분에 어비스에 수호신장 유저들이 접속하기라도 하면 어비스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저들은 어비스를 떠날 수밖에 없다.

 

 

레벨 낮은게 무슨 죄길래

 

유저들의 레벨 차이에 따른 무분별한 PK를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도 어비스의 문젯거리 중 하나다. 어비스는 25레벨부터 습득 가능한 ‘어비스 입장 미션’을 완료해야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후부터는 지역별 레벨 제한이 전혀 없다. 고렙이든 저렙이든 모두 같은 필드를 뛰어다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층부, 심층부, 상층부 나뉜 어비스는 이동이 상당히 자유롭기 때문에 고렙 유저가 마음만 먹는다면 저렙 유저들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서 한순간에 파티를 전멸 시킬 수도 있다.

 

고렙이 저렙을 죽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저렙 유저의 입장에서는 이런 위험 부담을 느끼면서까지 어비스를 즐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레벨 높은 진영이 요새를 점령하고 사냥하고 있는 상대 유저를 찾아 무차별적인 살상을 해버리면 어비스의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어비스의 벤치마킹 대상인 <다크에이지 오브 카멧롯> 역시 프론티어 전장에서는 레벨제한이 없어 자유로운 PK가 가능했지만, 학살이 아닌 소규모 분쟁이었고 이런 작은 전투는 항상 대규모 전투로 이어지는 불씨가 되곤 했다. 하지만, 아이온의 어비스는 뒤치기와 학살만 있다. 포인트 만능주의 앞에 전쟁과 전투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좇고 있어 아쉽다. 이건 우리가 바라던 전쟁터가 아니다.

 

 

날개 펴고 도망가면 끝? 전투가 재미없다

어비스는 비행이 가능한 필드로 지상전과 공중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클래스에게 상당히 유리한 공중전과, 뒷치기를 당했더라도 날개만 펴고 도망가면 된다라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된 전투가 이뤄지지 않는다. 비행 시스템으로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이것으로 인해 어비스의 전투가 식상해졌고, 결과적으로 시공을 이용한 상대 진영에서 필드전만 벌이게 되었다. 일반 필드에서는 특정 구역을 제외하면 비행이 불가능하고, 지상전만 할 수 있으니 쉽게 도망칠 수 없다라는 점이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들의 구미를 자극한 것이다.

 


▲ 위급할 때 날개 펴고 도망가는 센스만 있다면 생존율이 급상승한다

 

 

지출로 허리가 휠 지경인데, 얻는 것은 없다

 

어비스에서 사냥이나 전투를 벌이겠다고 하면 준비물부터 철저해야 한다. 체력과 비행게이지를 채워주는 각종 물약에서부터 상태이상을 해제하는 치유물약, 그리고 각종 주문서와 키스크 등의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해야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준비물로만 허리가 휠 지경에 지출에 비해 들어오는 이득이 별로 없으니 유저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 상대방에게 죽임을 당하는 순간 일정 포인트가 소멸된다

 

어비스에서는 랭크에 따라 상대 종족이나 용족 NPC에거 죽임을 당했을 때 소모되는 어비스 포인트가 정해져 있다. 준비물을 쏟아 부은 만큼 얻어가는 어비스 포인트가 있어야 마땅하지만 고레벨 유저들의 무분별한 PK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얻은 포인트보다 소모되는 포인트가 많아 버릴 수가 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버려지는 어비스, 그에 따른 문제는?

 

어비스가 유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되자, 이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시공을 이용한 무분별한 학살전을 들 수 있다.

 

어비스는 게릴라전이든 요새전이든 RVR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공간으로 유저들의 선택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일반 필드는 이런 선택권이 전혀 없다. 하기 싫다고 안할 수는 없으니까.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어비스에서 전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보자. 전투를 원하는 유저들이 어비스에서 재미를 얻을 수 없으니 시공을 이용한 필드전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시공이라는 게 꼭 잠입 퀘스트와 드라웁니르 같은 인던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닌 어비스에서 해소하지 못한 PVP의 흥미진진함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 분명히 일반 필드인데 상대 진영이 더 많다면?

 

이로 인해 조용히 레벨업과 퀘스트를 즐기고 싶어하는 저레벨 유저들은 필드에 쏟아지는 고레벨 유저들에게 의해 게임 진행을 방해받게 되고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사냥을 하긴 해야 되는데 5분도 채 안돼서 상대 진영의 유저에게 뒷치기로 누워버린다면 누가 레벨업을 하고 싶어하겠는가?

한가지 문제가 더 있다면 시공에 유저들이 너무 몰려 정말 시공을 필요로 하는 유저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몇 시간에 한번, 사용할 수 있는 인원의 제한까지 걸려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 있으니 시공이 열리자마자 닫혀버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어비스의 문제, 해결방안은 없나?

 

NC에서는 RVR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 어비스 랭킹과 어비스 전용 아이템등을 내놓았지만 이것들 때문에 어비스가 점점 더 외면받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도 강력한 수호신장 때문에, 어비스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저렙도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PK등 문제만 더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어비스 포인트를 수정해라

 

만약 어비스 포인트를 어비스에서만 획득 가능하게 수정하면 어떨까? 시공을 타고 넘어와서 유저들을 쓰러뜨려도 포인트를 얻을 수 없게 되니 어비스 포인트를 얻기 위해 다시 어비스로 유저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다면 시공의 균열은 정말 필요로 하는 유저들만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상대 진영과 용족 NPC에게 죽임을 당했을 때 증발하는 어비스 포인트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랭커들은 한번의 죽음으로 증발되는 어비스 포인트가 아까워 변수가 많은 어비스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편이다. 이제는 이 포인트 증발을 막기 위해서 강제 종료까지 사용한다고 하니 개발사에서는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호신장에 대한 패널티를 부여해라

 

약간 오버해서 말한다면 ‘병아리에서 독수리가 된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호신장으로의 변신이다.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에 한번 수호신장의 재미를 본 유저들은 쉽게 그 유혹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하지만, 수호신장의 능력 자체를 하향시키고 변신할 때마다 어비스 포인트를 소모시키게 한다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정말 필요할 때만(예: 요새전) 변신을 할 것이고, 소모된 포인트를 복구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변신할 수 있는 조건 걸어 요새전이라는 특정 시간에만 가능하게 한다거나, 수호신장으로 변신했을 경우 어비스 포인트를 획득할 수 없다는 일종의 패널티가 있어야만이 수호신장을 이용하는 무분별한 PK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레벨 유저들을 위한 어비스가 있어야 한다

 

현재 어비스에서 25레벨이 되서 바로 어비스에서 사냥하는 유저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스티그마 샤드, 어비스 포인트 그리고 필드에 비해 잡기 쉬운 몬스터 등의 유혹이 유저들을 자극하지만, 언제 어디서 뒷치기를 당할지 모른다는 것, 고레벨 유저들과 5성 장교 이상의 어비스 랭커들 덕분에 어비스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만일 지역별로 출입 가능한 레벨에 제한을 둔다면 어떨까? 이렇게 된다면 동일 레벨의 유저들이 모이고, 사냥하고, 상대 진영과의 공평한 전투를 벌이게 되면서 ‘아 나도 전투에 참여해서 한 몫할 수 있구나.’ 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자신과 비슷비슷한 레벨과 맞닥뜨리게 되니 형평성에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마치며...

 

천계와 마계의 극한대립, 모두를 위협하는 용족과의 전투를 그리고 있는 아이온에서 어비스는 영웅이 탄생하는 핵심 전장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이런 소중한 콘텐츠가 유저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개발사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왜 유저들이 그러한 것들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고 수정하지 않는다면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돈 내고 테스트 중인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것이다.

 

아무쪼록 유저들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발 빠른 대처가 있었으면 한다. ‘돈 내고 게임을 테스트하고 있다.’ 라는 말이 아닌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재밌는 게임을 하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글 : 게임메카 피터케이(quake30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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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아이온'은 천족과 마족, 그리고 두 종족을 위협하는 용족간 극한 대릭을 그린 RVR 중심 MMORPG다. 동서양 신화 및 설화를 바탕으로 개발된 1,500여개 이상의 퀘스트와 5,000장 이상의 원화 작업 및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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