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올 하반기 한국을 집어 삼킬 `괴물` MMORPG 삼인방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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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게임메카 나민우

 

2006년에 상영된 영화 ‘괴물’은 이전까지 침체기에 빠져있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소를 심어줬다. 21일만에 관람객 수 1000만을 돌파하더니 해외수출액 700만 달러까지 달성했다.

올 하반기 게임계에도 거대한 MMORPG ‘괴물’ 세 마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헬게이트: 런던(이하 헬게이트)’과 ‘아이온: 영원의 탑(이하 아이온)’, ‘워해머 온라인: 에이지 오브 리코닝(이하 워해머 온라인)’이 그 녀석들이다.

‘헬게이트’는 우리에게 ‘디아블로’ 시리즈로 잘 알려진 빌 로퍼 사단에 의해 개발된다는 점만으로도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미려한 그래픽과 상호작용이라는 특수한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워해머 온라인’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원조격인 테이블 게임 ‘워해머’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저력을 지니고 있다.

 

① 헬게이트 ‘디아블로의 적통은 바로 나’
세 마리의 괴물 중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게임은 ‘헬게이트’다. ‘헬게이트’가 여름방학 특수를 노려 7월~8월에는 클로즈베타테스트를, 8월~9월에는 오픈베타테스트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 서울에서 개최된 ‘헬게이트:런던 아시아 론칭파티’에서 ‘헬게이트’의 대략적인 서비스 일정이 발표되었는데, 아시아 지역 배급사인 한빛소프트는 “오는 7월 시작되는 클로즈베타테스트가 끝나면 오픈베타테스트에 이어 곧바로 상용화에 돌입할 예정”이라면서 “올 해 내에 정식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 상용화까지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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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게이트’가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개발자 빌 로퍼와 플러그십 스튜디오 개발자들에 대한 게이머들의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 ‘헬게이트’를 개발중인 멤버 대부분은 블리자드 노스(Blizzard North)에서 근무할 당시 ‘디아블로’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들로 빌 로퍼, 데이비드 브레빅, 에릭 쉐퍼, 맥스 쉐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빌 로퍼는 한국 게이머들에게서 매 해마다 재미있는 게임을 선물해 준다는 뜻에서 ‘산타클로스’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신임을 받고 있다.

게다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2’를 발표한 것 역시 결과적으로 ‘헬게이트’의 흥행에 플러스 요인으로 분석된다. 블리자드가 신작 타이틀을 개발중이란 사실이 알려진 당시 ‘스타크래프트 2’와 ‘디아블로 3’가 물망에 올랐다. 그만큼 세계의 많은 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 2’ 못지 않게 ‘디아블로 3’를 기대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2’의 손을 들어줬다. 때문에 ‘디아블로 3’를 기대했던 게이머들은 과거 ‘디아블로’ 시리즈를 창조해 냈던 빌 로퍼 사단의 ‘헬게이트’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통성을 따져봤을 때, 실제 거의 모든 실무를 맞았던 전(前) 블리자드 노스 멤버들의 ‘헬게이트’에 있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실제로 한국에서 개최된 ‘헬게이트:런던 아시아 론칭파티’에 수 백 명의 유저가 참가해 북새통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자 수 십 명이 참가해 ‘헬게이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현지 마케팅이 관건
하지만 ‘헬게이트’같은 괴물에게도 분명 약점은 존재한다. 바로 요금제와 개발사의 명성이다. 무료 게임이 많은 한국 시장에서 게이머들이 지갑을 열게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 많은 온라인 게임이 다양한 요금제로 전략적인 우위를 다투는 한국 게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행여 시대에 역행하는 요금제를 채택한다면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발은 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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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게임에 조예가 깊은 게이머들 외의 대중들에게 플러그십이란 개발사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디아블로’를 개발한 블리자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디아블로’ 개발자들이 설립한 플러그십은 일반 대중에게 무명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배급사인 한빛소프트가 얼마나 만족스러운 요금제를 채택하는가와 ‘디아블로’의 정통성을 활용해 ‘헬게이트’를 얼마나 먹음직스럽게 포장하는가가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다.

 

② 워해머 온라인 = ‘미식의 개발능력 + EA의 자본력’
세 마리의 괴물 중 가장 위협적인 배경을 가진 괴물이 바로 ‘워해머 온라인’이다. 2006년 한 해 순매출이 약 2조 8천억 원에 달하는 EA(Electronic Arts)가 배후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EA는 ‘워해머 온라인’의 한국 정식 서비스를 선언했다. EA는 이미 지난 2월 네오위즈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포석을 다지면서 한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는 네오위즈의 온라인 기술력과 노하우, EA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아시아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때문에 한국시장은 EA에게 있어 반드시 점령해야 할 고지다. 그만큼 ‘워해머 온라인’을 앞세운 EA의 한국고지 점령은 상당히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워해머 온라인’을 개발중인 미식 엔터테인먼츠는 MMORPG ‘다크에이지 오브 카맬롯’으로 RvR 게임의 역사를 일으킨 개발사로 평가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선 블리자드 못지 않은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테이블 게임 개발사 워크샵(Work Shop)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집약해 24년 간 세계관을 다듬어온 테이블 게임 ‘워해머’가 더해져 그야말로 호랑이가 날개까지 단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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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워해머 온라인’은 PvP와 RvR을 선호하는 한국 게이머들의 취향에도 맞아 떨어진다. 원작인 테이블 게임 ‘워해머’ 자체가 체스처럼 상대편 플레이어와 전략전술을 겨루는 게임이다 보니 MMORPG 역시 대부분의 컨텐츠가 RvR(상대 진영 플레이어와의 전투)에 맞춰져 있다.

단순히 상대 플레이어를 쓰러뜨리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게임상의 지역들을 자신의 진영을 위해 점령할 수 있으며, 결국엔 상대편 진영을 누르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즉, ‘워해머 온라인’에서 게이머는 무의미한 소모전이 아닌 뺏고 빼앗기는 진짜 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혁신적인 퀘스트 시스템까지 더해져 있어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블리자드의 개발진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개발하는데 있어 테이블 게임 ‘워해머’에서 오마쥬를 따온 것으로 알려져 두 게임의 팬들사이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워해머 온라인’은 현재 미국에서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오는 하반기 한글화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어려운 룰을 쉽게 풀어내는 것이 관건
하지만 ‘워해머 온라인’의 복잡해 보이는 게임룰에 대한 거부감도 경계대상이다. ‘워해머 온라인’의 시스템은 국내 게이머들이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스템이 많다. 그만큼 혁신적이고 독특한 시스템이 게임을 빛나게 하지만 반대로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끼는 유저들도 상당하다.

한 예로 미식 엔터테인먼츠에서 개발한 ‘다크에이지 오브 카맬롯’이 한국시장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난해한 게임룰이다. 즉,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했던 것이다. ‘워해머 온라인’에서는 이를 보완해줄만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어려운 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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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해외 MMORPG가 국내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한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멋진 이야기 거리와 퀘스트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한글로 잘 표현해 내지 못한다면 `돼지 목에 진주` 꼴일 뿐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만 봐도 지금처럼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요소에 적절하게 표현된 한글화가 한 몫한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상의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워해머 온라인’ 역시 한국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인 세계관을 어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수준 높은 한글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③ 아이온 ‘엔씨소프트의 마지막 보루’
세 마리 괴물 중 유일한 토종 괴물이 바로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기대주였던 ‘리니지 3’의 개발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아이온’에게는 엔씨소프트의 향후 2~3년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띄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흥행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아이온’ 자체도 매력적인 게임이다. 미려한 그래픽은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도 눈에 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바로 유저와 서버 간의 상호작용이다. 쉽게 말해 게이머의 행동이 게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한 사냥터에만 유저가 많이 몰린다면 ‘아이온’에선 해당 사냥터의 아이템 드랍률, 희귀 아이템의 발생 빈도가 낮아지고 몬스터가 점점 강해져 잡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자연히 유저들은 그 사냥터를 찾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유저의 행동양식이 세계에 영향을 주며 세계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반대로 이 변화된 세계에 의해 유저의 행동양식도 변화하게 된다. 이것이 ‘아이온’이 추구하는 상호작용에 의한 순환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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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온’에는 독특한 RvR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다.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도 볼 수 있듯 RvR에는 항상 인구 불균형이라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즉, 서로 적대적인 두 진영 간 유저 비율이 적절하지 않아 RvR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아이온’은 이런 인구불균형에 의한 흥미저하를 막기 위해 NPC인 ‘용족’을 탄생시켰다.

게이머는 ‘아이온’에서 ‘천족’과 ‘마족’을 선택할 수 있는데 두 진영은 서로 적대관계에 놓여있다. ‘용족’은 어느 한 진영의 플레이어 수가 적어 인구불균형 현상이 일어나면 플레이어의 수가 적은 진영을 돕게 된다. 쉽게 말해 ‘용족’은 ‘천족’과 ‘마족’의 중립에서 서서 두 진영이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인 것이다. 이는 타 MMORPG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시스템이다.

 

기존 리니지 유저들도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아이온’은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을만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 ‘리니지 3’의 개발이 무기한 연기된 지금, 많은 게이머들이 ‘아이온’을 ‘리니지’의 후속작으로 여기고 또 그렇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아이온’이 ‘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이 된다면 당초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리니지 스타일과는 다른 게임’을 만들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된다.

반대로 ‘아이온’이 ‘리니지’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게임을 개발한다면 기존 게이머들이 엔씨소프트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깰 수는 있겠지만, ‘길드워’나 ‘시티 오브 히어로’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즉, ‘아이온’이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리니지’의 후속작을 바라는 유저들과 새로운 시스템을 바라는 유저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게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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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올 해 하반기 한국을 집어 삼키려고 벼르고 있는 괴물 MMORPG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세 마리의 괴물들은 모두 개발이나 자본력 부분에서 초대형 급이다. 분명한 것은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선택’이라는 창은 이들 괴물들의 두터운 가죽을 뚫을 수 있을 만큼 날카롭다는 사실이다. 이 세 게임이 과연 `포스트 리니지`, 혹은 `포스트 WOW`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하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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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아이온'은 천족과 마족, 그리고 두 종족을 위협하는 용족간 극한 대릭을 그린 RVR 중심 MMORPG다. 동서양 신화 및 설화를 바탕으로 개발된 1,500여개 이상의 퀘스트와 5,000장 이상의 원화 작업 및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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