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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1인칭 시점을 도입해 고립된 섬의 공포와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CRTV를 활용한 퍼즐과 단서 탐색은 게임 진행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전투보다는 은신과 회복 아이템을 활용한 생존 중심의 플레이가 권장되는 구조를 갖췄다
▲ 사일런트 힐: 타운폴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일런트 힐 시리즈는 3인칭과 안개, 그리고 심리적 공포로 정리할 수 있는 공포게임의 대표 주자였다. 그러나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였던 시점이 1인칭으로 전환된다고 했을 때, 이것이 장점이 될 지 단점이 될 지 쉽게 가능하기 어려웠다. 시점이야말로 게임의 몰입감을 조절하는 것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사일런트 힐: 타운폴 핸즈온 세션을 체험하며 이 의문을 풀어보았다.
사일런트 힐: 타운폴은 1996년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스산하고 고립된 세인트 아멜리아 섬을 그린다. 주인공 사이먼 오델이 과거의 조각들과 마을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것이 핵심으로, 요청을 받고 섬으로 돌아온 사이먼은 게임의 시작부터 짙은 안개가 자욱한 바다에서 겨우 뭍으로 올라오게 된다.
▲ 안개가 자욱한 바다에서 의문의 수액을 팔에 건 채 세인트 아멜리아 섬에 도달하며 시작한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이 과정에서 조우하게 된 세인트 아멜리아 섬의 첫 분위기는 고즈넉하다는 단어를 빼다 박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다만 이것이 안개에 뒤덮이고 그 누구의 인기척도 없는 마을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을수록 고즈넉함이 오싹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유럽 구시가지 특유의 불친절한 골목과 이리저리 엉킨 길과 골목이 더해져, 시야가 쉽게 확보되는 광장같은 곳은 극히 드물었다.
아울러 이상현상을 암시하거나 적이 등장할 때마다 뱃고동 소리와 같은 거센 음향효과가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쫓긴다는 긴박함을 증폭시켰다. 이 요소들은 시야가 크게 제한되는 1인칭 시점이라는 특징과 맞물려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자욱한 안개가 가져다 주는 상실된 거리감이나 정체불명의 소음이 이를 배가하는 장치로 활용됐다. 섬 곳곳에는 모종의 사건 혹은 사고가 있음을 짐작케하는 피켓과 약품 등을 더하며 스토리에 대한 의문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다.
▲ 유럽 구시가지를 연상케 하는 좁고 복잡한 골목 등을 지도로 미리 잘 파악하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여기서 진행 방향성을 명확히 해주는 요소가 바로 CRTV였다. 핸즈온 세션에서 CRTV는 크게 두 가지로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가 주변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각적 단서이며 두 번째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가이드라인이었다. 작동이 가능할 때에는 옛 전자제품 특유의 주파수를 잡는 듯한 날카로운 노이즈가 들여오기에 필요한 시점을 알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노이즈는 주변에 적 혹은 단서가 감지될 경우에만 들리고, 플레이어는 이 주파수를 감지하기 위해 주파수를 조절해야 한다. 만약 주변에 감지된 것이 적이라면 적흑 화면과 함께 적의 실루엣과 위치를 화면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반면, 단서가 감지됐을 경우 플레이어가 찾아야 할 장면 혹은 퍼즐의 힌트가 재생됐다. 이는 다소 복잡한 마을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에 매우 큰 도움을 줬다.
▲ 사일런트 힐: 타운폴 경험의 핵심이 되는 CRTV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 힌트를 찾기 위해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단서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 몸을 숨긴 채 적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단서로도 작용한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더불어 CRTV 자체를 퍼즐로도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마련돼 있었다.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위치를 움직여 제대로 감지되지 않는 주파수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CRTV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긴장감은 언제 소리를 듣고 적이 찾아올 지 모른다는 긴장을 동시에 제공한다. CRTV는 이와 같이 다양한 곳에서 가리지 않고 활용돼 게임 진행 전반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윤활유로 작용했다.
▲ CRTV는 주요 단서를 찾을 수 있거나 다음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전투의 경우 전작인 사일런트 힐 f 대비 한결 까다로워졌다. 무기가 손쉽게 부러질 뿐 아니라,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쉽게 얻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특히 1인칭인 만큼 피격 시 시점의 전환이 전작들 대비 다소 극단적으로 다가와 특정 환경에서는 방향을 잃는 경우도 일부 발생했다. 시스템을 통해 CRTV를 통한 적 감지를 지원하는 만큼, 굳이 공격하는 것보다 시선을 돌리고 은폐나 엄폐를 적절히 수행하며 피하는 플레이가 권장되는 것처럼 다가왔다.
물론 은엄폐 중에 들켜 적에게 맞게 되거나, 마땅히 체력 회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비한 보조 장치도 마련돼 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빈 수액팩과 수액을 조합하면, 사망한 곳에서 곧바로 부활할 수 있는 목숨 하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보조적 장치를 통해 전투능력이나 은신 콘텐츠에 미숙한 유저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게끔 해둔 것은 퍽 친절하게 다가왔다. 이 액체는 스토리와도 연관이 되어있는 것으로 묘사돼, 이를 찾으며 주변의 이야기를 살피는 것도 흥미로웠다.
▲ 근·원거리 무기가 구비되어 있지만 전작인 사일런트 힐 f 대비 전투의 난도가 높아진 느낌을 준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 난도는 어려워졌지만 탐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빈 수액팩과 수액을 조합해두면 한 번은 소생할 수 있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핸즈온 세션 전반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특정 상황에서 강한 명도와 채도를 지닌 조명으로 인해 주변의 시인성이 크게 낮아지는 경우가 발생해서다. 1인칭인 만큼 피격 이후 캐릭터가 이동했을 때, 플레이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원색에 가까운 조명이 지속될수록 발생하는 시각적인 피로를 간과할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은 시각적인 장치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도 지켜봐야 할 요소로 다가왔다.
적의 출현이나 디자인, 연출적 측면에서는 ‘실험’이라는 키워드를 연상케하는 요소들이 많아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 요소들은 퍼즐이나 적의 디자인, 단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유추할 수 있었고, 어떤 반전이 일어날 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점으로 느껴졌다. 이런 여러 조각들을 맞춰나가 보면서, 1인칭이라는 시점을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CRTV를 확인하는 빈도가 잦은 만큼, 화면 전환 없이 매끄럽게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1인칭이 필수적이었다.
▲ 특정 시점에서 적용되는 쨍한 색감이 지속될 때의 피로도를 고려할 장치가 있으면 좋을 듯했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 다만 꾸준한 단서 제공과 안개 속 미지의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확고히하는 연출은 매우 흥미로웠다 (사진제공: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더불어 자막이 아니라 시대상을 곧바로 보여주는 낡은 전자제품 화면에 등장하는 자체 한국어 번역만큼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핸즈온 세션 기준에서 나왔던 텍스트 자막 또한 오탈자 없이 매끄러워 준수한 번역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디테일은 최근 한국어 번역으로 목마른 국내 유저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다가갈 것으로 짐작됐다. 과연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사일런트 힐: 타운폴이 어떤 색다른 안개 속 비밀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