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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박] 리듬액션 기대주 아스트로레인저 VS 팝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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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를 지키는 ‘용사’와 무대 위 ‘요정’이 대결을 벌인다.

‘오디션’ 이후로 쏟아지는 온라인 댄스게임들. 하지만, 음악과 결합된 진정한 ‘리듬액션 게임’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멀지 않은 어린 시절, 오락실을 장악했던 리듬액션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게임의 힘을 보여주었다. 당시, 리듬액션 게임이든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이든 음악게임의 인기는 남달랐다. 게임만 하는 남자친구가 싫다는 여자친구도 오락실의 펌프 위에 오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게임이라면 혐오하는 우리들의 여자 형제들조차 DDR 발판 위에 서로 올라가겠다고 싸웠다. 기억하는가? ‘펌프’를 잘 하는 친구를 뽑는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있었다.

▲ 대한민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대로 '춤바람'을 일으켰던 댄스 게임들. 리듬액션게임과는 좀 다르다.

이제는 제대로 된 온라인 리듬액션 게임이 나올 만하다. 물론, 성공한 ‘오디션’ 스타일의 댄스게임의 모습도 아주 버릴 수는 없다. 여기, 독특한 색깔의 온라인 리듬 액션게임이 등장했다. 비스킷소프트의 ‘아스트로레인저’와 엠게임의 ‘팝 스테이지’는 지난 주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신고식을 치렀다.

아직 클로즈베타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완성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자 내세우고 있는 게임의 색깔은 이미 분명해진 상황이다. 귀여운 아바타 댄스 이상의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아스트로레인저’와 ‘팝스테이지’를 만나본다.

▲ 평소에는 메이드 코스프레(?), 위급할 때는 변신하는 그녀와 상큼발랄 아이돌인 그녀의 대결!

■ 아스트로레인저, 톡톡 튀는 캐릭터와 세련된 그래픽

먼저, 온라인 뮤지컬 액션게임이란 장르를 표방하고 나온 ‘아스트로레인저’에 대해 알아보자. ‘아스트로레인저’는 이미 3년 전 지스타를 통해 ‘아프로비스킷’이란 이름으로 간단한 게임의 컨셉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자체적인 포커스테스트를 앞두고 ‘아스트로레인저’로 이름을 고치고, 본격적인 변신용사(이른바 ‘전대물) 분위기의 게임 내용을 공개했다.

 ▲ 아스트로레인저의 로딩화면 및 간단한 키 조작법, 각 캐릭터들의 독특한 스토리도 알 수 있다.

게임 내용은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의 공격을 물리치는 용사가 된다는 전대물의 전형적인 스토리라인을 따르고 있으며, 이 같은 배경스토리는 강렬한 시각효과로 전달되고 있다. 유저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남녀 레인저(용사)가 되어 지구 평화 수호에 나선다. 심각한 것 같지만,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과감하게 원색을 사용한 게임 그래픽은 카툰렌더링으로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전달한다. 마치 미국의 슈퍼액션히어로 만화(카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에 들어가보면, 이 같은 시각적인 특징은 더욱 뚜렷해진다. 로딩화면, 대기실, 상점, 게임화면 등에서 볼 수 있는 효과들은 콘솔 게임의 ‘뷰티풀 조’나 ‘기타루맨’의 그것을 닮아있다. 근래 게임에서 보기 드문 정도의 완성도와 독창성이다.

 ▲ 잘 만든 만화같은 아스트로레인저의 강렬한 그래픽은 게임 내내 현란하게 등장한다.

캐릭터를 선택하면 싱글모드와 대전모드 중에서 원하고 싶은 게임모드를 선택, 음악과 배경을 골라서 플레이 할 수 있다. 배경은 외계인의 침략이 이루어진 공간으로 해외의 다양한 도시가 등장해 ‘금문교 대사투’, ‘맨하탄 대침공’, ‘위기일발 나고야’와 같은 만화 속 에피소드 같은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아스트레인저의 장점은 그래픽과 이 같은 게임의 컨셉이 조화를 이루어 일관되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 대전모드를 하기 위하 선택창의 모습(위)과 외계인의 공격으로 이루어지는 노트 진행(아래)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이제까지 나온 리듬액션 게임 중에서 가장 간단한 편이다. 키보드 양쪽의 시프트(Shift)키를 이용하며, 여기에 'Z', '?' 키를 추가해 함께 누르는 방식으로 난이도가 높아진다. 박자에 맞춰 동그란 원 안에 해당 노트가 들어갔을 때 누르면 된다. 정확히 노트가 일치하면, 캐릭터는 춤을 추는 대신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거나 하는 식으로 과감한 동작을 보여준다. 위급할 때는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캐릭터는 레인저로 변신할 수 있어 노트 판정에 유리해진다.

▲ 레인저로 변신하는 모습, 노트 판정 동그라미가 커졌다. 아래는 이벤트 영상과 키 입력시에 액션

■ 뮤지컬 액션게임? 액션은 있는데, 음악은 없다.

현재, ‘아스트로레인저’의 난이도는 노말, 레인저, 마스터 모드로 나뉘어져 있으며 시프트 키를 이용한 게임 플레이 방법은 직관적이라 이해하기 쉽다. 게임의 음악은 장윤정, 동방신기, 아이비 등 인기 가수들의 댄스음악부터, 트로트, 펑크,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을 다양하게 등장해 익숙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독창적인 그래픽과 게임 컨셉이 주는 인상과 달리 게임 플레이는 다소 밋밋한 편이다. 양 쪽의 시프트 키('Z', '?' 키 추가)를 단순히 타이밍에 맞춰 누르는 방식은 간단한 만큼, 게임 플레이를 지루하게 만든다. 캐릭터의 동작은 연출된 효과장면을 제외하고는 반복적이며, 외계인의 공격 역시 좌, 우 방향만 바뀔 뿐 일정하다. 마치 예쁜 밥그릇에 반찬 없이 삼 시 세끼 맨밥만 먹는 것 같다.

무엇보다 ‘아스트로레인저’는 기존에 만들어진 음악을 이용해 단순히 박자에 맞춰 노트를 등장시켰기 때문에 연주를 하는 듯한 느낌은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박자에 맞춰 기계적으로 키보드를 누르면서, 배경으로 최신 대중가요를 듣는 기분을 주고 있다.

▲ 아스트로레인저는 '연타치기'가 등장할 정도로 액션성이 강하지만, 음악 부분은 역시 아쉽다.

연주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노트배치나 판정 효과도 마찬가지다. 로딩화면이나 게임모드 선택화면 등에서 들려오는 역동적인 ‘아스트로레인저’ 만의 음악들을 오리지널 곡으로 등장할 수는 없을까? 다음에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과 호응하는 음악과 연주의 맛이 살아있는 게임이 되길 기대한다.

■ 착한 리듬액션게임 '팝스테이지', 기본에 충실하다.

두 번째 쇼케이스(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골격을 다듬은 ‘팝스테이지’는 앞서 소개한 ‘아스트로레인저’보다 리듬액션게임의 정석에 충실한 게임이다. 동시에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춤을 추는 ‘오디션’ 류의 아바타 댄스게임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

▲ 아기자기한 6등신의 캐릭터만 봐서는 '오디션'의 아류작처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아스트로레인저’의 게임 컨셉이 콘솔게임 ‘기타루맨’과 닮았다면, 엠게임에서 자체 개발한 ‘팝스테이지’는 ‘디제이맥스’의 3D 게임 버전처럼 보인다. 캐릭터가 등장해 춤을 추는 화면 가운데로 반투명한 노트필드가 등장하고, 박자에 맞춰 키보드를 누르면 된다. 현재 D, F, J, K 키에 스페이스바를 포함한 5키 모드를 기본으로, S와 K키를 추가한 7키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키 위치는 수정이 가능하다.

▲ 팝스테이지의 노트필드는 디제이맥스나 오투잼과 같은 리듬액션게임의 노트필드와 유사하다.

엠게임 사운드팀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곡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팝스테이지’는 그만큼 음악을 강조한 리듬액션 게임이다. 3차원으로 표현된 노트필드로 파도처럼 넘어온 노트를 박자에 맞춰 누르는 방식으로 연주에 참여할 수 있다. 노트 배치와 효과음이 적절하게 사용되어, 박자에 맞춰 입력하면 연주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 플레이 중간에 ‘쇼타임’이 되면, 노트필드가 사라지고 현란한 캐릭터의 춤 솜씨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화사한 파스텔풍 배경에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밝은 오리지널 곡의 궁합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로, ‘팝스테이지’는 ‘오투잼’의 유명작곡가 ‘브랜디’가 음악 프로듀서로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음악’과 같은 감성적인 음악 위주로 업데이트하겠다는 계획이다.

▲ 음악, 배경, 노트, 스피드 선택이 가능하다. 2차 쇼케이스에서는 총 25곡의 오리지널곡이 공개되었다.

‘팝스테이지’ 역시 아직 서비스를 하기에는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게임이 실행되기 전 로딩화면의 고요함(?)은 부담스럽고, 아직 최적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노트 판정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자잘한 버그 또한 수정사항이다. 무엇보다 커다란 노트필드 때문에 가려진 캐릭터의 춤을 보기 위해 등장한 ‘쇼타임’의 경우, 캐릭터의 역동적인 모습과 달리 일방적으로 플레이의 맥을 끊는 느낌도 준다. 리듬액션 게임으로서 기본이 잘 갖춰진 만큼 다음 서비스 때에는 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리듬액션 게임은 단순히 음악에 맞춰 게임을 즐기는 장르가 아니다. 음악을 게임의 형태로 재창조하는 것. ‘청각적’인 음악을 ‘시각화’, ‘촉각화’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까다로운 장르다. 나름의 색깔과 완성도로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아스트로레인저’와 ‘팝스테이지’. 그들이 만들어낼 온라인 리듬액션 게임의 르네상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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