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의 별미라고 한다면 단연 시원한 수박과 무서운 이야기가 떠오를 것이다. 여러분도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형이나 누나에게 ‘화장실 좀 같이 가줘’라고 이야기 해 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최첨단을 달리는 게이머들에겐 음성만 지원되는(?) 이야기보다 화면과 배경음악까지 지원되는 호러게임이 더 친근하다. 이번 여름 방학의 더위를 쫓아줄 호러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지 살펴보자.
호러게임 100% 즐기는 법
당신은 어떤 이유에서 호러게임을 하는가? 십중팔구 머리카락과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오싹함을 느껴보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런 오싹함을 느낄 때면 더위는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그러면 게임들을 둘러보기에 앞서 어떤 환경에서 호러게임을 즐겨야 실감나는 공포감을 맛볼 수 있을지 알아보자.
|
|
첫 째, 새벽이나 늦은 밤 시간에 즐겨라 |
|
|
둘 째, 모든 불을 끄자 |
|
|
셋 째, 헤드셋을 끼고 볼륨을 높여라 |
|
|
넷 째,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절대 거울을 보지
마라 |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내 눈앞에 보이고 있다. 이건 꿈일까? 나는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거지? 아…아… 모르겠다. 다만 이곳에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뿐…
평범한 생활을 하던 당신이 어느 날 갑자기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 빠진다면 어떻겠는가? 당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총도, 칼도 아니다. 기괴하게 생긴 괴물들과 지옥 같은 끔찍한 배경의 세계다. 상체와 하체가 기묘하게 뒤틀려있는 남자, 피를 흘리며 자신의 얼굴을 도려낸 간호원, 삼각형 머리를 한 인간. 무엇 하나 정상적인 괴물(?)이 없는 그런 세계. 이런 것들이 당신의 주위를 서성이는 곳이라면 당신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
▲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사일런트 힐은 현재 4편까지 출시되었다. |
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명작 중의 명작 ‘사일런트 힐’ 시리즈다. 만약 당신이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플레이해 본 이에게 어떤 게임이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무섭고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누구라도 오싹해 할만한 대중적인 공포를 담아내면서 플레이어를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일런트 힐은 다양한 반전이 있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게임으로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로 공포를 선사한다. 괴물도 괴물이지만 분위기 메이킹이 완벽하게 됐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사운드와 화면구성이 뛰어나다. 단순히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질이 좋다는 말이 아니라 분위기만으로 몸을 꽉 죄여오는 듯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
|
|
▲ 사일런트힐의 수수께끼는 안개처럼 시작해 안개처럼 사라진다. 안개는 사일런트 힐의 트레이드 마크다. |
특징적인 것은 어둠으로 게이머의 시야를 차단한 것이 아니라 안개를 이용했다는 것과 발랄한 듯 들리지만 음산함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배경음악이다. 안개의 경우 어두운 곳보다 훨씬 덜 무서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대낮처럼 밝은 상황에서 한치 앞도 볼 수 없다는 불안한 느낌과 안개 속에서 괴물이 등장했을 때엔 기묘한 느낌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
배경 음악은 일반적인 호러게임들처럼 낮게 깔리는 저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빠르면서 높은, 자칫 처음 들었을 땐 발랄한 느낌을 주는 착각을 일으키지만 듣다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언 밸런스(Unbalance)한 음악이다. 또 스토리 자체로도 상당한 재미를 준다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영화로 치자면 관객의 뒷통수를 치는 ‘식스센스’나 ‘디 아더스’같은 느낌이랄까? |
|
|
▲ 사일런트힐은 영화로 제작되 이번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
사일런트 힐과 비슷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는 ‘콜 오브 크툴루 : 다크코너 오브 디 어스’라는 게임이 있다. 외국에선 ‘J.R.R 톨킨’만큼 유명한 소설가인 ‘H.P. 러프크래프트’에 의해서 탄생된 ‘크툴루’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일단 크툴루는 FPS 게임이지만 진행 방식과 시나리오는 철저하게 어드벤처 스타일이다. FPS 게임답게 전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아이템 수집과 심오한 이야기는 어드벤처의 특징을 잘 담고 있다. 사일런트 힐이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공포라고 한다면 크툴루는 인간의 내면을 자극하는 공포를 내뿜는다.
|
▲ 'H.P 러브크래프트'에 의해 탄생한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쿨툴루 신화'에 기반을 둔 '콜 오브 쿨툴루'. |
이런 점은 크툴루의 시스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크툴루에는 ‘정신시스템’과 ‘체력시스템’이 존재한다. 체력시스템의 경우 부상 부위에 따라 실제 캐릭터의 활동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면 절뚝거리게 되어 이동 속도가 감소하고 팔이 부러지면 총이나 무기를 쓰기가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클툴루의 진정한 백미는 정신시스템이다.
|
▲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고 들을지 모르는 쿨툴루는 인간 내면의 공포를 자극한다. |
주인공이 음산한 마을을 탐험하면서 괴이한 소리를 듣고, 섬뜩한 시체를 보고, 괴물을 보게 되면 차츰 자제력을 잃게 된다. 자제력을 잃어감에 따라 보통 사물이나 사람이 추악한 괴물로 보이게 되고 갖가지 불쾌한 환청을 듣게 된다. 게이머는 이 자제력에 따라 불시에 괴물을 볼 수도, 괴기스러운 환청을 들을 수도 있게 된다. 어떤 때에는 지나가던 개가 갑자기 괴물이 되어 주인공을 공격하고 2층도 않될만한 높이가 천길 낭떠러지로 변하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갑작스러운 공포를 느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것이 크툴루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공포다.
|
▲ "여기에 이런게 있을리 없다. 내 눈이 이상해 진건가? 아니면..." |
허억.. 허억.. 나의 몸은 이미 지쳐있는 상태다. 하지만 나는 쉴 수 없다. 내 뒤로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뒤쫓아 오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단지 본능이 시키는 데로 난 도망가고 있을 뿐이다. 저것에게 따라 잡히면 나는 어떻게 될까? 내 머리는 혼란상태다. 나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라. 당신을 해치기 위해 괴물이 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도망치는 길 밖엔… 이처럼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의 공포를 표현한 게임. ‘데멘토’와 ‘사이렌’이 있다.
PS2로 출시된 데멘토는 한 소녀가 살아남기 위해 괴물로부터 도망치는 게임이다. 쫓아오는 괴물과 싸울 수 없기 때문에(주인공은 18세 소녀, 괴물은 프랑켄슈타인급이다) 벽장, 문 등을 이용해 오직 도망치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한 번에 충격적인 공포를 주진 않지만 서서히 죄어오는 공포, 사람이 무언가에 쫓길 때 떠 올리는, 마음 속 바닥에 깔려있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특히 도망치면서 계속 주위를 살피며 적절한 엄폐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다.
만약 몇 번의 기회를 놓친다면 주인공은 괴물의 손에 ‘우두둑’ 당해 죽게 된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휴이’라는 개가 등장해 주인공을 도와주지만 근본적으로 괴물을 해치울 순 없다. 바이오하자드를 플레이 해본 게이머라면 ‘타이런트’의 추격신에서 이런 느낌을 조금이나마 경험해 봤을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게이머에겐 매그넘도, 샷건도, 머신건도 없다는 것이다.
역시 도망자 스타일의 게임인 사이렌은 가상의 마을에서 괴물로 변해버린 마을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마을의 비밀을 푸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전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살아 남을 수 있다. 피해 다니는 것이 주된 내용인 게임인 만큼 특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뷰재킹’ 시스템이다. 뷰제킹은 말 그대로 시야를 훔치는 것으로 게이머가 대상의 시점으로 주변을 살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안전한 위치에서 괴물로 변한 마을 사람의 시야를 훔쳐 게이머가 숨어서 이동할 위치를 찾는 것이다. 만약 뷰제킹을 했는데 게이머가 딱 걸리는 위치에 있다면?! 일단 뛰어라!
|
▲ 괴물로 변해 버린 마을 사람들... 주인공은 마을의 숨겨진 비밀을 풀 수 있을것인가... |
무언가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방이다. 왠지 기분이 오싹하다. 귀신이 자기 몸을 지나쳐 갈 때 이런 오싹함을 느낀다고 하던데, 귀신이 내 몸을 지나쳐 간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문득 옆의 벽장을 보았다. 그리고 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벽장 안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희뿌연 눈동자와…
서양에서 좀비나 뱀파이어 같은 괴물이 공포의 대상이라면 동양에서 공포의 대상은 ‘귀신’같은 영적인 존재다. 어떤 이유에선지 승천하지 못하고 밤마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지박령이 귀신의 대표적인 예인데 이 귀신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론 ‘영제로’ 시리즈가 있다.
|
▲ 뭔가 이상한 감을 느끼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렇게 된다. |
심령 사진을 알고 있는가? 흔히 사진에는 귀신 같은 영적인 존재가 찍힌다고 한다. 영제로는 사진기라는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 동양적인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이 다가오는 공포감을 게임에 잘 옮겨놓았다. 게임상에서 귀신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오직 사진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화면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면 재빨리 사진기를 꺼내라. 그 위치에는 어느새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귀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갑자기 등장하는 귀신! 순간적으로 게이머를 놀라게 하는 이 점이 영제로의 공포포인트다. 그들을 보고 싶다면 야심한 밤에 사진기를 꺼내보라.
|
▲ 영제로는 현재 3편까지 출시되었다. |
|
▲ 이승환 뮤직비디오에 귀신이 찍혀 화재가 됐었던 심령사진 |
좀비놈이 할퀸 등이 아직도 따갑다. 벌써 진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거리는 아직도 좀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놈들을 다 상대하기엔 탄알이 부족하다.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잠깐… 골목 모퉁이에서 무언가 끌리는 소리가 들린다. 빌어먹을…. 분명 그 놈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저곳을 지나가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당신의 손에는 무기가 들려 있다. 눈 앞에는 당신을 노리는 괴물들이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하겠는가? 그렇다! 괴물들을 없애고 당신은 살아남아야 한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살아있는 자를 공격하는 좀비들은 허리가 끊어져도, 팔이 떨어져 나가도 끝까지 살아있는 자를 위협한다. 여기 괴물로부터 도망치는 호러게임에 질린 이들을 위한 ‘랜드 오브 더 데드’와 ‘컨뎀드’가 있다.
|
▲ 좀비가 들끓는 도시. 당신은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
랜드 오브 데드는 동명의 영화를 기초으로 제작된 게임으로 좀비가 들끓는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인공의 험난한 탈출기를 보여주는 FPS 게임이다. 슈팅게임답게 다양한 무기가 등장해 통쾌한 좀비킬링을 맛볼 수 있다. 거기에 아주(!) 많은 수의 좀비가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어 한시도 심심할 틈이 없다. 오히려 너무 많다고 느낄 정도로 좀비들이 등장해 게이머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다. FPS 특유의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고 싶은 게이머라면 ‘랜드 오브 데드’를 추천한다.
|
▲ It's Showtime! |
비록 좀비가 등장하진 않지만 좀비보다 더 무서운 정신병자들이 등장하는 ‘컨뎀드 : 크리미날 오리진스’도 빼 놓을 수 없다. 게이머가 FBI의 수사관이 되어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쫓는 컨뎀드는 호러게임 못지 않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보통 FPS 게임은 여러 개의 무기를 가지고 일당백의 괴력을 과시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컨뎀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게이머는 보조무기인 ‘스턴건’을 빼 놓고는 오직 한 가지 무기만 장착할 수 있다. 총?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
▲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화면은 호러게임과 못지않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
쇠파이프, 소방용 도끼, 부러진 책상 다리가 주인공의 주 무기다. 게이머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 등장하는 적들의 인공지능이 높아 다수의 적을 만났을 때 대처가 늦으면 바로 저승행이다. 적들의 경우 무작정 달려드는 타입도 있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숨어있다가 불시에 덤벼드는 녀석들도 있다. 이런 요소 때문에 호러게임 못지 않은 긴장감을 맛 볼 수 있다. 여기에 어두운 조명과 음산한 음악은 호러게임이라고 해도 어울릴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살인 현장에 항상 마네킹을 새워두는 연쇄살인범, 광기로 미쳐버린 범죄자들이 들 끓는 도시. 바로 그곳에서 당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
▲ 피해자 옆에 항상 마네킹을 새워두는 연쇄살인범. 당신은 반드시 녀석을 잡아야 한다! |
- [순정남] '대책 없는 쓰레기'지만, 평가는 좋은 악당 TOP 5
- 몬길 PD와 사업부장, 프란시스와 린 코스프레 약속
- 아이온2 출시와 함께 엔씨소프트 주가 15% 급락
- 지스타 불참사 관계자들이 밝힌 '지스타 패싱' 이유
- 타르코프 스팀판 환불하니, 기존 계정까지 차단 당했다?
- 엔씨 신더시티, 멋진 겉모습 뒤 부실한 슈팅게임 기본기
- 라운드8 이상균 디렉터의 소울라이크 신작, 윤곽 드러났다
- "약속 위반" 엔씨, 아이온2 P2W 상품 논란 일자 철회
- 게임 과금에 '배송 실패'가 웬 말? 아이온2의 미숙한 오픈
- [포토] 지스타 코스프레, 올해 대세는 체인소맨&레제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