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게임 매니아 호빵맨은 지금 들떠 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메이드 카페에 오늘 직접 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소녀 연애 시물레이션(이하 미연시) 게임을 즐기긴 했지만, 오늘처럼 가슴이 떨리는 날은 처음이다. 마치 힘겹게 구매한 미연시 게임 패키지를 뜯어, 조심스럽게 CD 드라이브에 밀어넣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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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복판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메이드 카페 amuamu(http://www.amuamu.tv).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어 조금 찾기
힘들었지만 '주인님'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수고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앗! 저기
조금은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카페가 있군!! 드디어 찾았다. 오오 방송에도
많이 나온 곳이잖아.
여기까지
과감히 왔지만 왠지 모르게 선뜻 들어갈 수 없다. 게다가 가게 앞에는 심상치
않은
코스프레를 한 한무리의 '언니'들이 진을 치고 있다. 하지만 호빵을 먹기로
했으면 밑종이는 뜯어야 하는 법. 조금 망설이던 호빵맨은 과감히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호빵맨 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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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정말 들어가도 될까? 헉!
▲ 다녀오셨습니까? 주인님 |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우렁찬 인사소리가 들린다. "다녀오셨습니까? 주인님!". 주인님이라니..주인님이라니..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극존칭 호칭에 조금 얼어있던 호빵맨의 마음이 확 녹아버린다.
"아 ..나 말랑말랑 해질 것 같아.."
아직 이른시간 이어서인가. 가게 안에 주인님은 호빵맨 뿐이다. 그야말로 amuamu의 주인님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호빵맨은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아, 그런데 테이블 위에 무엇인가 이상한 것이 있다. 이건 '종' 이잖아?! 호기심이 발동한 호빵맨 종을 흔든다. 딸랑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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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뭐 필요한 것이 있으십니까?" 청아한(?) 종소리가 채사라지기도 전에 대기하고 있던 메이드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호빵맨, 잠시 놀랐지만 이내 마음과 목소리를 가다듬고, 최대한 우아하게 말한다. "아. 메뉴판 좀 가져다 주겠어요?"
호빵맨은 오므라이스를 먹기로 했다. amuamu에는 8000원, 7000원 두 가지 종류의 오므라이스가 있다. 호빵맨은 8000원짜리 '모에모에 오므라이스'를 시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오므라이스를 가져온 메이드가 호빵맨에게 물었다. "뭐라고 써 드릴까요?"
그렇다. 1000원 더 내면 오므라이스 위에다 주인님이 원하는 문구를 써주는 것이 amuamu의 법칙! 우리의 호빵맨, 정말 용의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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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빵맨 사랑해요'를 쓰고 싶었지만, 오늘의 물주는 게임메카 ㅜㅜ
호빵맨은 메이드가 정성스래 쓴 '케찹문구'를 망가뜨리지 못해 한참이나 망설였다. 힘겹게(?) 식사를 마친 호빵맨은 다시 종을 흔들었다. "커피 주세요" "네~ 주인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평소 "커피호빵은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커피를 절대 마시지 않던 호빵맨. 왠일인지 오늘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 그것도 한 잔에 5000원이나 하는 커피를.
하지만 잠시후 커피를 가져온 메이드의 한마디는 "호빵맨이 왜 커피 호빵이 되려 하는가"란 궁금증을 풀어줬다. 호빵맨은 amuamu의 필살기, 메이드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어떻게 타 드릴까요 주인님?" "음, 부드러우면서도 달지 않게 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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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amu의 필살기. "메이드가 '커피 타 주기'를 시전 중입니다
식후 커피까지 챙겨먹은 호빵맨은 자리에서 잠시 일어났다. "영역 표시좀 해볼까?". 방명록을 뒤적이던 호빵맨은 좌절했다. "아니 왠 주인님들이 이렇게 많아!"
개점한지 3개월 남짓 지났을 뿐인데 amuamu의 방명록은 책으로 내도 될만큼 그 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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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카페에 들린 주인님들이 손수 쓴 방명록 뭉치, 옆에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기도 비치되어 있다
만화책과 잡지를 뒤적이며 신나게 놀던 호빵맨은 이제 그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명록에 호빵맨을 주인으로 정성껏 모셔준 메이드에게 작별인사를 작성한 후,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호빵맨이 먹고 마시며 노는 동안 대 여섯팀의 주인님들이 카페를 찾아 온 것. 시간당 2~3명 밖에 없는 메이드들은 새롭게 카페로 '돌아오신' 주인님들의 시중을 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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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몸놀림으로 주인님께 봉사하자!
호빵맨은 정신없이 바쁜 메이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냥 가려했으나, 오늘 극진한 대접을 받은터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결국 메이드가 한가해지길 잠시 기다렸다가 계산을 마친 호빵맨. 근데 계산을 마친 메이드가 영수증에다 무얼 적는게 아닌가?
"흐흐. 역시 내가 맘에 든게야. 연락처를 적어주려나?"
하지만 아쉽게도 호빵맨의 희망은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영수중에는 "빨리 돌아오세요 주인님"라는 앙증맞은 문구뿐. 하지만 이런 작은 부분까지 배려해주는 정성스러움에 호빵맨은 또 한번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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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세요 주인님".
작별인사를 받으며 호빵맨은 자신의 안쪽에 단팥, 야채를 대신 할 무엇인가가 꽉 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 내 얼른 다녀올게. 집 잘보고 있어".
무조건 행복한 호빵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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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빵맨,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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