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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여자친구에게 게임을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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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커플게이머를 아느냐!

바야흐로 솔로들의 지옥, 12월이 눈앞에 다가왔다. 현실에서는 뭐가 그리 추운지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커플을 보며, 온라인게임 속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망할 놈의 이벤트들을 보며 12월에 대한 분노 차곡차곡 쌓고 있는 게이머들이 비단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크리스마스(라고 쓰고 ‘커플기념일’이라 읽는다)

하지만 커플이라고 해서 12월 내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온라인게이머라면 더욱 그렇다. 왜냐고?

알다시피 12월에는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올해에는 썬부터 그라나도까지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그런 게임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여자친구가 게임의 ‘ㄱ’자도 모른다고 생각해보자. 커플게이머는커녕 오히려 여자친구가 당신의 게임생활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게임을 놓칠 셈이야? 응? 그런 거야?

그렇다고 12월에 나오는 이 수많은 MMORPG들을 놓칠 셈인가? 카트라이더밖에 할 줄 모르는 여자친구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여기 그 해답이 있다. 만약 당신이 진정한 게이머라면 여자친구에게도 게임을 가르쳐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올 연말에 나오는 수많은 온라인게임들을 마음껏 즐겨보자!

게다가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즐거움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고로 이제부터 당신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여자친구에게 온라인게임의 즐거움을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다. 즐거움을 전파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여자친구에게 온라인게임을 가르쳐보자(라는 것은 변명이고 실제로는 ‘연말에 나오는 게임을 여자친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편안히 좀 해보자’라는 다분히 속물적인 의도다)!

▲PC방의 커플석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본 코너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온라인게이머’를 위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의 내용에 해당되지 않는 열혈 여성게이머 여러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Mission.0 - 난이도 선택

우선 자기 여자친구의 게임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해야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여자친구가 게임에 대해 많이 알수록 이야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반대로 당신의 여자친구가 카트조차 몰아본 적이 없다면 난이도는 급상승! 커플게이머의 길은 꿈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혹시나 온라인게임을 한 가지라도 해봤다면 난이도는 EASY!

▲반대로 루키면허조차 없는 여자친구라면...... 힘내라-_-


Mission.1 - 오프닝

대략적인 난이도를 파악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임무에 돌입하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녀에게 ‘온라인게임을 배워야 하는 목적’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 데이트를 할 수도 있고 오고가는 사냥 속에 애정이 싹튼다는 등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 온라인게임의 좋은 점만을 최대한 강조하자. 이 기간 동안 최대한 PC방을 데리고 다니면서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 동안 너는 혼자서 게시판이나 뒤적거리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주의!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가 최대의 장점이다

정 어렵다면 좀 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게임 할 때는 여자친구조차 몰라보는 당신’을 연기하는 것도 괜찮다. 예를 들어서 PC방에서 몸에 손가락 하나 건들지 못하게 한다던가, 게임을 하는 동안은 아무런 말도 들어주지 않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여자친구는 당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게임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여자친구의 애정에 대한 어지간한 자신감이 없다면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자칫 잘못하면 커플의 분쇄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한테 게임 한 번 가르치려다가 깨지는 커플 자주 봤다.-_-

▲여자친구에게 ‘내가 좋아? 게임이 좋아?’ 라는 물음을 들었을 때 ‘이것만 잡고 얘기해 줄께’라는 말을 당당히 내뱉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Mission.2 - 입문과정 “캐쥬얼을 활용하자!”

목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으면 이제부터 캐쥬얼게임을 이용해 게임이란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자. 여기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메이플 스토리, 큐링 등의 캐쥬얼게임들이다.

앙증맞은 캐릭터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들을 물리치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반하지 않을 여성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이런 캐쥬얼게임들은 플레이방법도 매우 단순한데다가 따로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입문하는 과정으로 제격이다.

▲물론 그들(?)을 조심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여자친구가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때려 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행여나 여자친구의 답답한 플레이에 짜증을 느끼더라도 참아라. 참고 또 참는 자만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여자친구에게 메이플 스토리의 조작법을 가르쳐 주는데 장장 두 시간을 설명한 기억이 있다.
 

Mission.3 - 2D과정 “본격적인 온라인게임의 시작이다”

캐쥬얼게임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기본적인 틀을 알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온라인게임을 접할 차례다. 여기서 필자가 추천하는 게임은 거상과 테일즈위버다.

이 두 가지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나름대로 탄탄한 시스템을 가진 깊이가 있는 온라인게임들이기 때문이다. 이후, 복잡한 시스템으로 점칠 된 온라인게임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게임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기초적인 시스템에 대해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가벼워 보이지만, 갖출 건 모두 갖추고 있는 두 게임!

게다가 두 게임 모두 상당한 몰입도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집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니만큼 제대로만 가르친다면 굳이 당신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기특한(?) 여자친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몰입도가 지나치면 이런 상황까지 오게되니 주의하자!

Mission.4 - 3D고급과정 “적응이 과제다!”

이제 이번 임무의 가장 큰 고비! 3D게임의 적응만이 남아있다. 아마 지금까지 가르친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노력이 없이는 보상도 바랄 수 없는 법이다!

여자친구와 같이 2D게임만 즐길 유저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만 더 기운을 내보자. 고지가 바로 눈앞에 있다!

▲고지가 저곳이다!

똑같은 3D게임을 가르치더라도 어떤 게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적응하느냐 마느냐가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3D 온라인게임은 그 수가 헤아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선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게임을 하는 즐거움을 주면서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는 3D 온라인게임, 그것이 바로 이번 임무를 위해 꼭 필요한 게임이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잘 부합되는 게임이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다. 게다가 둘 모두 이미 상당수의 여성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적응하기도 쉬울 것이다(솔직히 여성유저는 어디를 가도 환영 받는 입장이긴 하다-_-).

▲더불어 캐릭터까지 귀여우니 효과만점! 이번과정에서는 화면돌리기를 중점으로 가르치자

매번 귀여운 그래픽 운운하는데 질린 유저라면 리니지 2를 가르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이쯤가면 이미 여자친구에게 게임을 가르친다기보다는 같이 즐긴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제 슬슬 여자친구의 온라인게임 결제를 주의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Mission.5 - 엔딩 “경지를 넘어서!”

여기까지 온 이상 당신의 여자친구는 당신에 버금가는 훌륭한 온라인게이머로 자라나(?) 있을 것이다. 마음껏 뿌듯해하자. 당신은 이제 훌륭한 커플게이머가 될 자격을 얻은 셈이다. 앞으로는 둘이서 함께 즐길 온라인게임을 찾는 일만이 남아있다.

▲PC방의 커플석을 점유하는 한 쌍의 ‘바퀴벌레’가 되어보자!

더 이상 게임만 하고 있냐는 여자친구의 구박은 없다! 아니, 앞으로 같이 결혼이라도 한다면 오히려 PC 한 대를 더 구입할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가? 이야말로 모든 솔로게이머들의 염원! 커플게이머의 꿈이 아닌가!

네 시작은 미비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렇다면 이렇게 커플게이머가 되고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단지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뿐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앞서 말한 ‘취미의 공유’ 외에도 커플게이머라는 것은 정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만능시스템이다.

우선 약속장소가 인근의 PC방으로 바뀐다. 이건 바꿔 말하면 웬만큼 약속 시간을 어겨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1분 단위로 당신을 재촉하던 전화? 그런 건 없어진지 오래다.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녀에게 전화기가 눈에나 들어올 것 같은가?

▲“던전 두 바퀴만 돌면서 기다려” “응” 아아, 이 얼마나 꿈같은 대화인가!

이외에도 당신이 부재중일 때 대신 사냥을 부탁한다거나 고급 아이템을 위해 같이 자금을 모으는 등 조금만 생각하면 수많은 커플게이머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여자친구에게 더 이상 게임을 가지고 구박당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속물적인 발상인가?


조급해 하지 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

여자친구에게 온라인게임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제일 쉽게 범하는 우(愚)가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이 즐기는 게임부터 가르치려는 것’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카트 좀 몰고, 블록 몇 개 끼워본 것이 게임생활의 전부인 당신의 여자친구가 정신없는 3D 좌표에 알 수 없는 낱말들이 날아다니는 온라인게임들을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신없는 3D 좌표에 알 수 없는 낱말들이 날아다니기로 유명한 에버퀘스트 2

옛말에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 게임을 가르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성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싶다면 그깟 고생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앞에 펼쳐질 커플게이머의 길을 꿈꾸며 당장이라도 여자친구에게 게임을 가르쳐 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보다는 둘이 하는 게임 몇 배는 더 즐거우니 말이다!

▲구박은 가라!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열렙 뿐이다!

본문에 사용된 스크린샷의 출처 = 와우메카, 썬메카, 마비노기 공식 홈페이지,  khj2466, archdation, luidus님의 네이버 포토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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