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 동네 목욕탕을 찾은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쪽에서 그녀가 날 꼭 어이없이 바라볼까?”
위의 글은 모두에게 친숙한 노래인 DJ DOC의 ‘머피의 법칙’ 중 일부이다. 나쁜 일이 연달아서 벌어진다는 ‘머피의 법칙’, 하지만 이것이 꼭 노래 속에서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심지어는 우리의 휴식처인 온라인게임마저 머피의 법칙에 잠식 당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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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이라도 사면 당연히 이렇게 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
밥까지 굶어가며 산 CD를 지하철에 두고 내리고, 어쩌다 한 번 쏟은 음료수가 게임기 안으로 흘러들어가는 운도 지지리 없는 당신, 온라인게임이라고 다르겠는가? 여기 당신의 쾌적한 게임생활을 방해하는 온라인게임 머피의 법칙을 모아봤다.
혹시라도, 이 중에 5가지 이상을 경험해 봤다면 당신은 ‘재수 옴 붙었다’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는 ‘게임메카에서 공인한 재수 옴 붙은 게이머’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좋다.
게임 플레이 편
1.멈추고 되감고 - 서버다운과 롤백
서버다운이란 과중한 업무나 예기치 못한 버그 등으로 인해 서버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힘들 때 서버의 안전을 위해 전원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하루에 적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백만이나 되는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서버, 그래 힘든 건 이해한다. 쥐꼬리만큼 들어오는 전기만 먹고 그 많은 업무량을 처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처리속도를 핑계 삼아 쉬는 것 정도야 얼마든 눈감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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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와 함께 일어나서 서버와 함께 휴식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서버다운은 기다려왔던 휴식시간일지도 모른다 |
▲아무렴. 너도 쉬어야지 |
그런데, 왜 하필 그 서버다운이 당신이 레어아이템을 먹거나 보스 몹을 잡았을 때만 이루어지냐는 것이다. 그것도 꼭 PC방 정액을 넣은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을 때에 말이다.
게다가 이런 서버다운에는 십중팔구 롤백(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이전의 상황으로 돌리는 것. 속칭 빽섭이라 부른다)이 뒤따르기 때문에 기껏 구한 아이템이 사라지거나 보스 몹이 되살아나는 난감한 경우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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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롤백 한 번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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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
여기까지는 ‘오늘은 운이 없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그친다면 머피의 법칙이라고 할 수 없다.
2.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찾을 때만 안 보이는 퀘스트 몬스터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평소에는 그리도 잘 보이던 퀘스트 몹이 어찌된 영문인지 퀘스트만 받고나면 자취를 감춘다. 산에 박혀서 파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노사분규로 인해 해고된 것도 아닌데 왜 하필 이럴 때만 모습을 감추느냐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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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귀찮을 정도로 보이는 퀘스트 몬스터들.
대부분 퀘스트 이외의 목적으로 잡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상도 낮게
설정되어 있다 |
비단 몬스터만이 아니다. 경매장이나 개인상점에 산더미 같이 올라와 있던 퀘스트 아이템들이 정작 필요할 때는 하나도 안 보이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아예 개인상점이 씨가 마르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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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아시X나 항공이냐? |
▲간혹 퀘스트 NPC채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
3.몹이 없거나, 아이템이 없거나
기껏 잡은 보스 몹은 롤백으로 인해 사라지고, 퀘스트나 하려 했더니 퀘스트 몹이 안 보이고, 자신의 불행을 한껏 저주해보는 당신,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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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따지면 이제 이만큼
온 것이다! |
이것저것 죄다 실패한 당신은 결국 레벨 업을 위해 사냥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필요할 때 보이지 않는 것은 퀘스트 몹만이 아니다. 아예 일반 몬스터부터 NPC까지 깡그리 가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속칭 몹따(몬스터 서버다운)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차라리 준비나 안하고 나온 것이라면 덜 억울하지, 세팅까지 다 마치고 지나가는 유저에게 사정해서 버프까지 받고 왔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정말 울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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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이 마음~ |
▲허전하다. 필드도, 내 마음도... |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껏 받은 버프가 다 사라질 때쯤 느긋하게 등장하는 몬스터들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놓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은 바로 물약! 때마침 나를 알아봐준 몬스터들은 덤벼들고, 버프는 사라지는데 물약은 없고... 이쯤가면 흘릴 눈물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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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웃지요. 허허허... |
아이템편
1.두 개라서 행복해요?
더 이상의 사냥은 집어치고,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쇼핑이나 즐기자. 당신은 마침 그렇게도 구하고 싶었던 아이템을 싼 값에 구입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러기엔 아직 이르다. 이런 때도 머피의 법칙은 당신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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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 마시지 마라! 너의 불행은 아직 초반일 뿐이다! |
싸든 비싸든 좋은 아이템을 가지게 되면 실험해보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당신은 방금 구입한 아이템을 실험하기위해 몬스터를 잡을 것이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새로 산 아이템의 뛰어난 효과에 감동하고 있을 때쯤 아이템이 하나 떨어진다. “어라? 이것은 내가 그렇게 가지고 싶어 하던 XXX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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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이것은? |
그렇다. 그것은 당신이 방금 전에 구입한 그 아이템이다. 방금 산 아이템을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공짜로 구한 심정, 이는 용돈 모아서 산 게임을 다음 날 생일선물로 받았을 때의 충격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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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묘한 상황에 빠져버린다! |
▲혹은 돈 모아서 구입한 게임이 다음 달 잡지 부록으로 나올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PC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100% 공감할 듯 |
2. 나오질 말던가. 그림의 떡이 되어
버린 아이템
그렇다고 이렇게 모든 일이 비비꼬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때도 있다. 예를 들어서 이런 아이템이 나오는 경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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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마법 주문서 |
기껏해야 며칠에 한 장밖에 안 나오는 이 주문서를 발견한 당신은 ‘신이 나를 측은히 여기셨나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머피의 법칙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이런 아이템들이 순순히 떨어질 리가 없다. 실상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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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다 |
▲화면 바깥에 떨어지면 어떻게 주우라고? |
그 넓디넓은 맵 중에 아이템이 떨어진 자리는 하필이면 이동 불가지역인 것이다. 게다가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서 아이템이 있는 곳에 도착해도 이미 누군가가 집어간 상태거나, 시간이 지나 스스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템에 도착하기 직전에 자신의 눈앞에서 다른 사람이 집어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 충격은 두 배! 홧병을 조심해야 할 단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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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나를 위해 저 하늘의 별도 따다 줄 수 있어?" "미안, 저기는 이동 불가 지역이야" |
보너스 - 세이브를 안 하면?
이러한 머피의 법칙들이 온라인게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게임이외에도 게임생활을 좀먹는 머피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콘솔게임에서 세이브를 안 했을 때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이다.
평소에는 꼬박꼬박 기회가 될 때마다 하던 세이브가 어느 날 갑자기 귀찮아지는 때가 있다. ‘이 정도 난이도면 죽을 일은 없겠지’ ‘보스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이러한 생각에 휘말려 세이브를 거르는 순간 머피의 법칙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다.
평소에 발로 싸워도 이길 것 같은 조무래기들이 본적도 없는 요상한 기술을 써대는가 하면, 명중률 95%의 우리 편 공격은 빗나가고, 명중률 5%의 적에게는 얻어맞는 기괴한 현상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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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갑자기 왜 이래? |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
그나마 소심한 유저라면 이런 일을 겪자마자 바로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려 하겠지만, 가끔씩 ‘우연의 일치’를 주장하면 꿋꿋이 진행하는 유저들도 있다. 이런 유저의 앞길은 한 가지 뿐이다.
짜증과 즐거움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소한 아이템 획득부터 대규모 레이드까지 쉴 새 없이 유저들을 괴롭히는 ‘온라인게임 머피의 법칙’ 하지만 이러한 머피의 법칙도 알고 보면 간단한 심리에 불과하다.
머피의 법칙이란 일종의 선택적 기억이다. 만약 기분 좋은 일 한 가지와 기분 나쁜 일 한 가지씩을 경험했다고 치자.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당연히 기분 나쁜 일을 좀 더 오래 기억하게 되고 그것이 쌓이다보면 ‘나는 기분 나쁜 일만 겪었다’라는 머피의 법칙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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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를 알 수 없는 명언! '지금 당신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다운될 확률은 작성하고 있는 문서의 중요성과 비례한다' |
온라인게임의 머피의 법칙도 이와 같다. 게임이란 것은 확률의 집합이다. A라는 몬스터를 죽여서 B라는 아이템을 얻을 때가 있고, 똑같이 A라는 몬스터를 죽였는데 아무것도 안 나올 때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B라는 아이템을 얻었을 때보다는 얻지 못했을 때만을 기억하며 자신의 운이 없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거꾸로 뒤집어보자. 퀘스트 몬스터가 안 보이면 그 동안 주변의 몬스터를 잡으며 레벨 업 하는 셈 치면 되고,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나왔다면 그것을 팔아서 돈을 벌 생각만을 하면 된다. 주울 수 없는 위치에 나온 아이템은 나오지 않은 셈치고 그냥 지나가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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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인생, 공수래공수거가 아닌가.” 물론 이 공수레랑은 다른 것이다! |
불가능하다고?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서 즐기는 온라인게임에서마저 불쾌감을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생각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은 어디까지나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일어난 안 좋은 일들은 모두 모니터 속에 묻어둔 채 즐거운 기억만을 가져오자. 머피의 법칙에 시달리지만, 그 머피의 법칙마저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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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래도 이것만은 못 참겠더라.-_-;; |
기사에 사용된 스크린샷의 출처 = 와우메카, 마비노기 공식홈페이지, bbanzil2님, wkddntjr34님, papered님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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