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을 일컬어 게이머들은 차세대 게임기라고 불렀다. 매체가 카트리지에서 CD로 바뀌는 시기였고, 거대 전자제품 메이커 ‘소니’가 새롭게 게임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존과 여러모로 다른 변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닌텐도는 여전히 카트리지 매체를 이용하는 N64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11년…. 당시 차세대 게임기라 불렀던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책장 한 구석에 골동품처럼 보관되어 있고, 그들의 후계기에 해당하는 플레이스테이션 2(이하 PS2)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게임기 Xbox, 닌텐도의 게임큐브마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제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1994년 입장에서 보면 2005년 지금은 또 하나의 차세대기가 등장하려는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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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SONY의 플레이스테이션, 가운데가 세가의 새턴, 오른쪽이 닌텐도의 N64. 10년 전에는 이들이 게임시장의 주역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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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차세대기에 해당하는 PS2의 후계기 PS3, Xbox의 후계기 Xbox360, 게임큐브의 후계기 레볼루션(가칭)이 2005년을 기해 베일을 벗었다. 이들은 빠르면 2005년 말, 늦어도 2006년 초에는 발매가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2005년 하반기, 즉 지금은 비디오게임을 즐겨하는 콘솔 게이머들에겐 꽤나 의미 깊은 기간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세 종류의 게임기가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차세대기가 태동을 시작하는 시기니 말이다.
쇠락과 태동의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생겨나고 있는 비디오게임계. 이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게임계의 큰 흐름, 그리고 작지만 놓치기 쉬운 흐름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언제나
이맘때 쯤이면 생기는 현상들
1. 미소녀게임의 범람
하드웨어가
바뀌는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가 연애를 소재로 한 게임들,
즉 미소녀게임이 대량으로 출시된다는 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이런 경향이 좀 뜸했지만 새턴과 드림캐스트 말기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미소녀게임들이 줄기차게 등장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게임들은 나오지 않고 미소녀게임만 나왔기 때문에 당시 새턴과 드림캐스트는 ‘미소녀게임 전용 게임기’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럼 왜 이 시기에 미소녀게임들이 집중적으로 등장했던 것일까? 개발비가 적게 든다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이 시기는 이미 하드웨어가 충분히 보급되었기 때문에 잠재적인 시장가치가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히트한다면 적은 개발비로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개발사들이 큰 부담 없이 미소녀게임을 내놓는 것이다.
특히 이때 등장하는 미소녀게임 중에는 이식작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보다 PC용으로 등장했던 미소녀게임을 가정용게임기로 이식하는 편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단기간 내에 작업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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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기종 |
타이틀 |
제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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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22 |
DC/PS2 |
파티셰 냥코~첫사랑은 딸기맛 |
피오네 소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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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30 |
PS2 |
프렌즈~청춘의 빛 |
인터체널 |
|
04-09-30 |
PS2 |
디자이어 |
인터채널 |
|
04-09-30 |
PS2 |
프린세스 메이커 2 |
제넥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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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07 |
PS2 |
달은 동쪽에 해는 서쪽에~오퍼레이션 생츄어리 |
알케미스트 |
|
04-10-28 |
DC |
발드 포스 이그제 |
알케미스트 |
|
04-10-28 |
DC/PS2 |
수월~미심 |
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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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25 |
PS2 |
마녀 아 라 모드. 노래하라, 사랑의 마법 |
인터채널 |
|
04-11-25 |
PS2 |
멘 앳 워크 3 사랑과 청춘의 헌터 학원 |
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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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7 |
PS2 |
퓨어퓨어 귀와 꼬리의 이야기 |
데이텀 폴리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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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03 |
PS2 |
이즈모 컴플리트 |
GN소프트웨어 |
|
05-02-24 |
DC/PS2 |
엔젤☆위시 네 웃는 얼굴에 쪽 |
피오네 소프트 |
|
05-02-24 |
PS2 |
120엔의 봄 |
인터채널 |
|
05-02-24 |
PS2 |
가족계획~마음의 유대 |
인터채널 |
|
05-02-24 |
PS2 |
어디로 가니, 그 날~빛나는 내일로 |
프린세스 소프트 |
|
05-02-24 |
PS2 |
갤럭시 엔젤 이터널 러버스 |
브로콜리 |
|
05-02-24 |
PS2 |
내츄럴 2 듀오~핑크빛 계절 |
카도가와 서점 |
|
05-02-24 |
PS2 |
캐슬 판타지아 엘린시아 전기 플러스 스토리즈 |
카도가와 서점 |
|
05-03-31 |
PS2 |
스위트 시즌 |
타쿠요 |
|
05-03-31 |
PS2 |
메이플 컬러스~결전은 학원제! |
카도가와 서점 |
|
05-04-07 |
PS2 |
발드 포스 이그제 |
알케미스트 |
|
05-04-28 |
PS2 |
라이크 라이프 언 아워 |
GN소프트웨어 |
|
05-04-28 |
PS2 |
디어 마이 프렌드~사랑은 눈송이처럼 |
예티 |
|
05-04-28 |
PS2 |
노스 윈드~영원의 약속 |
데이텀 폴리스타 |
|
05-05-12 |
PS2 |
영원의 아세리아~이 대지 끝에서 |
자우스 |
|
05-05-12 |
PS2 |
매지컬 테일~꼬마 마법사 |
프린세스 소프트 |
|
05-06-02 |
PS2 |
홈메이드 |
프린세스 소프트 |
|
05-06-30 |
PS2 |
쇼콜라 ~메이드 카페 쿠리오 |
알케미스트 |
|
05-06-30 |
PS2 |
첫사랑~퍼스트 키스 |
프린세스 소프트 |
|
05-07-07 |
PS2 |
하늘색 풍금 리믹스 |
프린세스 소프트 |
|
05-08-25 |
PS2 |
라무네~유리병에 비친 바다 |
인터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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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25 |
PS2 |
화이트 프린세스 더 세컨드 |
키드 |
위의 표는 최근 1년 동안 비디오게임기로 일본에서 발매된 미소녀게임 63개 중 이식작만을 정리한 것이다. 총 63개의 타이틀 중에서 이식작품이 32개. 절반이 넘는 수치다. 미소녀게임 이외의 작품과 비교하면 이식작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32개의 타이틀 중에서 어드벤처 장르가 23개, 시뮬레이션 장르가 5개, 액션과 롤플레잉 장르가 각각 2개로 어드벤처 장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것 역시 이식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장르가 어드벤처기 때문이다.
다행히 PS2와 Xbox에서는 이런 미소녀게임의 범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워낙 많이 보급된 PS2다 보니 다양한 작품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예정이고, 서양 취향이 강한 Xbox에서는 텍스트 기반의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이 애초부터 설 자리가 없으니 말이다. 미소녀게임이 조금 많아지는 것 정도는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하고 너그럽게 생각해주자.
2. 대작, 기대작의 출시
미소녀게임의
범람과 함께 하드웨어 교체기의 특징 중 하나는 완성도 높은 대작게임이 계속 출시되어
하드웨어의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미소녀게임의 범람이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다면
대작게임의 출시가 이를 위로해주는 셈이니 병주고 약주는 셈.
실제로 2000년 3월 4일 PS2가 발매된 시기 이후에도 ‘베이그란트 스토리(2000년 2월 10일)’를 비롯해 수퍼로봇대전 알파, 파이널 판타지 9, 드래곤 퀘스트 7, 테일즈 오브 이터니어 등 많은 대작들이 일정한 시기를 두고 계속 출시되어 PS를 보유한 게이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었다.
<PS2 발매 즈음 또는 이후 발매된 PS 대작>
2000년
2월 10일 베이그란트 스토리
2000년 5월 25일 수퍼로봇대전 알파
2000년 7월
7일 파이널 판타지 9
2000년 8월 26일 드래곤 퀘스트 7
2000년 11월 30일 테일즈
오브 이터니어
2001년 3월 29일 수퍼로봇대전 알파 외전
2001년 11월 22일
드래곤 퀘스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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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즈 오브 이터니어(왼쪽)과 베이그란트 스토리(오른쪽). 모두 PS 황혼기에 등장한 명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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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게임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출시되는 첫 번째 이유는 그 막대한 보급량 때문이다. 만약 하드웨어가 100만대 보급된 시장에 50만장을 팔고 싶다면 하드웨어를 구입한 사람 두 명 중 하나가 구입해야 할 정도로 게임의 완성도도 높고 마케팅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1,000만대 보급된 시장이라면 20명 중 한 명만 사도 50만장을 팔 수 있으니 제작사로서는 해볼만한 장사인 셈이다.
두 번째는 그 동안 축적된 기술을 총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발매 초기에는 기기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하거니와 게이머들이 어떤 게임을 원하는지 데이터를 제대로 얻을 수 없어 완성도 높은 게임이 등장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서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프로그래밍 실력도 늘어나면서 좀 더 짜임새 있고 게이머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을 만들기 쉬워진다.
세 번째는 플랫폼 홀더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소니와 닌텐도 같은 플랫폼 홀더는 게임기의 수명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길 바란다. 그래야 게임이 많이 팔리고 매출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즐길만한 게임이 없다면 하드웨어의 수명은 거기서 끝나기 마련. 이로 인해 플랫폼 홀더는 하드웨어 말기에 대작게임을 개발하는 제작사에게 이런저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준다.
마지막 네 번째는 새로운 게임기가 가진 하위호환 기능 때문이다. 이미 알다시피 PS2에서는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PS게임을 구동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개발사는 아직 적응되지 못한 후속기로 게임을 만들기보다 이미 익숙한 게임기로 게임을 만들어 후계기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으니 개발을 망설일 이유가 없어진다. PS3와 Xbox360 역시 기본적으로 하위호환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당장 할만한 PS2, Xbox 게임이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후 발매될 예정인 PS2 대작>
2005년 10월 6일 드래곤볼 Z 스파킹
2005년 10월 27일 완다와
거상
2005년 11월 23일 소울캘리버 3
2005년 12월 15일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2005년
12월 로그 갤럭시
2005년 겨울 용과 같이
2005년 겨울 판타지스타 유니버스
2005년
말 바이오 해저드 4
2005년 킹덤 하츠 2
2006년 봄 오오카미
미정 환상수호전
5
미정 신 귀무자
미정 파이널 판타지 7 켈베로스의 만가
요즘
SONY와 MS, 닌텐도는 뭐하나?
강자의 여유, SONY
업계에서 가정용
게임기의 수명은 보통 5년이라고 말한다. 즉, 5년을 계기로 새로운 가정용 게임기가
등장해 후계기 역할을 한다는 소리다.
실제로 PS가 등장한 1994년 12월에서 5년 3개월(2000년 3월 PS2 발매)이 지나 PS2가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SONY는 이번 PS2가 5년 만에 끝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PS2가 워낙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PS2는 2005년 6월 현재 누계 출하량이 9천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PS가 9천만대에 도달한 시점보다 2년 3개월 이상 빨리 달성한 속도다. 또한 PS2용 소프트웨어는 2004년 한해에 2억 5,200만장을 포함해 총 8억장 이상 팔렸다. PS2가 황혼기에 접어들어 판매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놀라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판매량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SONY로서는 굳이 후계기를 내세워 PS2의 상승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려 하지 않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MS가 Xbox360을 워낙 대대적으로 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PS2의 아성이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지고 있지만, SONY의 전략은 확고하다. PS2의 상승세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Xbox360의 도전을 방어한다. 그리고 PS3의 확실한 성능차이로 라이벌을 제압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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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열린 E3에서 PS3를 처음으로 선보인 SCE의 쿠타라기 켄 대표 |
▲ PS3의 컨트롤러 컨셉이다. 최종 디자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SONY의 차세대기 전략은 이와 같지만 그래도 한 가지 꽤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PSP다. 현재 SONY의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PS3가 아니라 PSP를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량을 늘리느냐다.
당초 PS3가 Xbox360과 거의 같은 시기에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2006년 초로 발매가 미뤄진 것은 2005년 연말 시즌에 PSP의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얼마 전 끝난 TGS2005에서도 SONY는 PS3를 어필하기보다 PSP를 널리 알리는데 중점을 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PSP가 PS2, PS3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점도 SONY의 이런 전략을 강력하게 서포트하고 있다. PS2를 사서 즐긴 사람들이 Xbox360을 사지 않고 PSP를 사서 즐기도록 하면서 PS3가 등장할 때까지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이것이 SONY의 기본 전략이다.
그래서 SONY는 PS3와 PSP를 연동시키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지금도 짜내고 있다. PS에 이어 PS2를 가정용 게임기의 왕좌에 앉도록 만든 SONY가 PS3에서도 그 영광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 MS
SONY의
이런 느긋한 자세와는 달리 MS는 적극적, 아니 공격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Xbox360을 밀고 있다. 이 덕분에 2001년 11월 발매된 Xbox는 불과 4년 만에 후계기로
인해 밀려나게 됐다.
항간에 Xbox의 발매는 MS가 Xbox360을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시장조사 차원에서 설문조사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니 MS가 얼마나 Xbox360에 기대를 걸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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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box는 Xbox360을 위한 실험이었다? MS의 장기 전략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가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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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Xbox360에서 Xbox가 PS2에 비해 성공을 거둔 유일한(?) 장점인 온라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얼마 전 발표된 Xbox360 라이브 요금제를 실버, 골드등급으로 나누고 기존의 유료회원들이 누리던 서비스를 무료인 실버 요금제로 돌린 것만 봐도(더욱 고차원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골드 등급만 유료) MS가 얼마나 온라인서비스에 자신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PS2와 경쟁하며 비교적 선전한 미국, 유럽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강화를 목표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본의 유명개발사들로 하여금 Xbox360 게임을 개발하도록 하기 위해 라이센스 비용을 대폭 깎아주고 유명 개발자들이 독립해서 설립한 개발 스튜디오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등(FF 시리즈의 아버지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설립한 미스트워커라는 개발사에 Xbox360 게임을 개발하도록 600억원을 지원했을 정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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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스탭들이 모여 만드는 Xbox360용 롤플레잉게임 블루 드래곤 |
비공식적인 정보지만 MS는 Xbox가 출시될 때부터 Xbox360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2005년 중반부터는 Xbox360의 후계기에 대한 개발에 착수했다고 전해진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MS가 PS3에 대항해 Xbox360을 어떻게 전개시켜나갈지 주목할 부분이다.
신비주의 전략을 택한 닌텐도
절대강자 PS2와 의외의 복병 Xbox 틈에 끼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한 닌텐도의 게임큐브가 2005년 9월 14일을 기해 출시 4주년을 맞았다.
수퍼패미콤 4,900만대, 닌텐도64 3,300만대와 비교해 게임큐브는 Xbox와 비슷한 2,200만대의 출하를 기록했으니 닌텐도로서는 새로운 가정용 게임기에 절치부심을 해야 할 터.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3사 중에서 가장 조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닌텐도가 이렇게 조용히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신비주의를 통한 차별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PS3 홍보에 여유를 두고 있는 SONY, 사생결단을 내려는 듯 달려들고 있는 MS와 비교해 닌텐도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은 정보공개를 최소한으로 줄여 팬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섣불리 여유를 부리다간 게임큐브의 전철을 밟을 수 있고, 무작정 MS와 붙어 홍보에 치중하다간 SONY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큐브가 생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휴대용게임기 시장을 바탕으로 한 닌텐도의 게임사업 기반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모두 탄탄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닌텐도는 SONY와 MS 어느 쪽에도 반사이익을 주지 않고 독자적인 계획을 펼쳐가기 위해 지금 잔뜩 움츠리고 있는 것이다.
TGS2005에서 레볼루션의 컨트롤러를 깜짝 공개한 것도 다른 경쟁기로 인해 자칫 레볼루션에 관심이 멀어질 수 있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기 위한 닌텐도의 고차원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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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3에서 공개된 레보루션(왼쪽)과 TGS2005에서 공개된 레볼루션 컨트롤러(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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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비밀유지를 위해서다. 닌텐도의 이와타 사장은 그 동안 닌텐도의 새로운 게임기 정보가 공개되면 경쟁사가 그 아이디어를 응용해 제품을 먼저 출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닌텐도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레볼루션만큼은 정보 공개를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번 신비화 전략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닌텐도는 이번 TGS2005에 참가하지 않았다. 레볼루션의 컨트롤러만 공개하고 대응 타이틀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닌텐도의 비밀스러운 행보는 이후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국내
시장의 행보
차세대 게임기의 발매를 앞두고 해외에서는 SONY, MS, 닌텐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떨까?
우선 SCEK는 본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PS2가 국내에 등장한지 3년 7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라 벌써 PS2를 포기하고 PS3 준비에 들어가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 따라서 SCEK는 PS2용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PSP를 이용한 브랜드 마케팅과 휴대용게임기 시장의 개척, PS3로 이어지는 이미지 연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PS2용 게임은 2002년에 83개, 2003년 118개, 2004년 138개, 2005년(9월 8일 현재) 74개가 출시되는 등 여전히 왕성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SCEK는 PS2 사업과 함께 PSP 사업도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다. PS2가 교체기에 접어들고 새로운 게임기 PSP가 등장했다고 해서 PS2 사업이 축소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SCEK 관계자의 설명. 실제로 PS2 사업을 진행하는 멤버는 그대로 유지한 채 PSP 사업을 위해 인원이 다수 충원된 상태다.
PS3가 발매되고 게임이 다수 출시되면서 게임시장의 흐름이 PS3 쪽으로 이행될 때까지는 PS2 사업이 활발히 펼쳐질 것이라는 게 SCEK의 입장이다.
한국MS는 Xbox360 발매와 관련해 외부적으로는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분주한 상태다. 본사의 방침이 Xbox에서 Xbox360 우선으로 바뀐 상태라 Xbox360의 국내발매를 위해 여러모로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의 발매일과 가격이 발표된 시점이라 국내 발매일과 가격은 어떻게 책정할지, 런칭 행사는 어떻게 준비할지, 이후 프로모션과 마케팅은 어떻게 추진할지 등을 논의하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것이 한국MS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또한 이미 Xbox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고전한 전례가 있기 때문인지 Xbox360에 거는 기대와 각오가 남다른 것 또한 한국MS의 특징이다.
Xbox 시절에는 본사가 한국에 별로 신경을 써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아도 면책 구실이 있었지만, MS 본사가 Xbox360의 성공을 위해 아시아 시장에 전력투구를 하기로 한 만큼 한국에서도 그만한 실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Xbox360 전략은 11월 경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게이머들은
즐기기만 하면 OK
하드웨어가 바뀌는 시기에는 단순히 새로운
게임기가 등장한다는 사실 이외에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볼만한, 관심을 둘만한
소재들이 있다. 게임기의 성능이 어느 것이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언쟁을 벌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들을 둘러싸고 여러 회사와 단체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관찰하면
더 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즐긴 후 새로운 게임기가 나왔을 때 새로운 게임과 함께 놀라운 성능에 감탄하는 것이 좀 더 즐거운 게임 라이프를 즐기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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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가 공식으로 발표되기 전에 인터넷 상에서 돌았던 PS3의 디자인. 결국 허위로 밝혀졌지만, 이런 재밌는 사실들이 아직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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