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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호드의 역사는 스랄과 그롬 헬스크림, 이 두 거목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알다시피 그롬의 숭고한 희생으로 호드는 피의 굴레에서
벗어나 불타는 군단의 부채를 탕감할 수 있었다. 빚을 갚은 스랄은 이제 안정된 기반에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롬의 죽음으로 모든 빚이 청산된 것은 아니었다. 로데론 그룹들을 하루아침에 파산 시켜버린 불타는 군단의 리더 아키몬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노로스가 호드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키몬드는 막강한 스컬지 군을 이끌고 칼림도어에 총공격을 감행했다. 3부는 아키몬드 군과 호드·얼라이언스 연합군이 격돌했던 ‘하이잘 산 전투’,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부터 시작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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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롬의 숭고한 희생으로 호드는 불타는 군단과의 악연을 끊을 수 있었다 |
6장:
하이잘 산 전투
‘백년전쟁’을 통해 유럽은 중세의 막을 내리고
근대로 접어들었다. 1, 2차 대전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이처럼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는 전환점은 항상 ‘전쟁’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이잘 산 전투도 마찬가지다. 호드, 얼라이언스는 물론 스컬지, 불타는
군단까지 총동원된 이 전쟁은 워크래프트 사상 최대규모의 전투였다. 현실로 따지자면
세계대전 급의 대전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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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 휴먼, 나이트 엘프 연합군과 스컬지군이 맞선던 '하이잘 산 전투'는 WOW 역사상 최대의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
격돌!
운명의 아침이 밝아오다
만노로스의 죽음은 불타는 군단에
있어서 커다란 충격이었다. 자신들의 꼭두각시 노릇이나 했던 미천한 종족에게 조직의
행동대장급이라 할 수 있는 만노로스가 죽은 것이다. 격노한 아키몬드는 처절한 응징을
맹세하며 군사들을 긁어모아 칼림도어에 총공격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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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군단의 리더 아키몬드, 리치킹 마저도 두려워 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
한편 호드, 얼라이언스의 모든 종족들은 전쟁에 대비해 연합군을 결성했다. 그동안 물과 기름관계였던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손을 잡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시대는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이윽고 아키몬드의 스컬지군과 호드, 얼라언스 연합군은 칼림도어 중부에 위치한 하이잘 산에서 대치하게 됐다. 그 유명한 하이잘 산 전투의 아침은 이렇게 밝아 왔다.
아키몬드의
‘만용’으로 시작된 전투
하이잘 산 전투는 양측이 정면으로
격돌하는 전면전보다 방어전의 개념이 강했다. 아키몬드는 연합군의 씨를 말리기
위해 하이잘 산을 완전히 포위하고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반면 연합군은
아키몬드를 ‘세계수(월드 오브 트리)’까지 끌어들여 숲의 정령과 함께 일시에 폭주시켜
버리자는 유인작전을 세웠다.
연합군 총사령관 말퓨리온은 죽은 세나리우스의 뿔피리를 불어 숲의 정령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45분간 스컬지군이 하이잘 산 정상에 오를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 이 45분을 얼마나 잘 견디느냐에 따라 하이잘 산 전투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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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연합군과 스컬지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하이잘 산. 지금도 그 처절한 전투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
아키몬드는 연합군을 우습게보았다. 그의 휘하에는 스컬지뿐만 아닌 둠가드, 드래곤 로드, 가고일 등 막강한 정예부대가 포진해 있었다. 이정도면 45분은커녕, 단 5분만에 연합군 진영을 쓸어버릴 수 있는 군사력이다. 연합군을 가볍게 여긴 아키몬드는 전투에 대한 사전준비나 계획 없이 막무가내로 공격을 감행했다.
전쟁에서 지도자의 ‘만용’은 그의 눈을 가리는 안개가 된다.
그래서 운명은 항시 분별력 없이 자만하는 자들을 짓밟아 버린다. 아키몬드는 그의
‘만용’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스컬지의 모든 군사들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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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을 우습게 본 아키몬드는 자신의 '만용'으로 인해 죽음으로서 그 대가를 치뤄야 했다 |
대범한 작전과 경솔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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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제비츠는「전쟁론」에서 “대범한 계획은 성공을 부르고, 경솔한 계획은 실패를 낳는다”고 말했다. 하이잘 산 전투에서 연합군과 스컬지가 택한 전술은 모두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친 작전’이었다. 하지만 연합군은 ‘대범한 작전’이었고, 스컬지는 ‘경솔한 작전’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전투는 방어전인 만큼 병력을 어느 곳에 집중, 분산시켜야 할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연합군 총사령과 말퓨리온은 산 하류, 중턱, 정상에 각각 따로 방어진을 세웠다. 산 하류에 휴먼의 제 1방어선, 산 중턱에 오크의 제 2방어선, 그리고 말퓨리온이 이끄는 나이트엘프 군대가 산 정상에 최종방어선을 구축했다. 또 티란데는 기동력이 빠른 헌트리스와 라이더 부대를 이끌고 각 진영을 돌아다니며 지원과 보충을 담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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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치킹에 의해 창설된 강력한 스컬지군 |
강한 상대를 맞아 군사를 나누는 것은 어쩌면 자살행위일수도 있다. 만약 적이 각개격파를 시도하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끝장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퓨리온은 아키몬드가 ‘무지’와 ‘오만’으로 가득 찬 지휘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키몬드가 연합군의 작전에 말려들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계산하고 있었다.
놈을
자극하라!!
전투가 벌어지자 스컬지 군은 금세 무질서한 모습을
드러냈다. 산길에 접어들면서 보병 부대들이 뒤처지자 곧 대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강력한 둠가드와 상대적으로 약한 언데드들이 서로 뒤죽박죽 섞여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여러 종류의 부대가 뒤섞이다 보니 기동력 면에서 형편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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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전쟁에 임한 아키몬드 군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허둥지둥 대기 시작했다 |
처음부터 허둥지둥 대는 아키몬드 군사에 비해 연합군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각 진영에 군사를 배치해 서로 돕는 한편, 방어선이 무너지면 신속하게 다른 진영으로 이동해 또 다른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전투를 리드해 갔다. 전투시간 20분이 지나자 말퓨리온은 휴먼의 제 1방어선을 철수 시켰다. 제이나는 산 위로 후퇴하면서 아키몬드를 도발했다.
“말퓨리온, 이 비겁한 놈!! 언제까지 여자 꽁무니 뒤에 숨어 있을 테냐?”
피 튀기는
제 2방어선
분노가 극에 달한 아키몬드는 공격할 생각은 안하고
파괴와 약탈에만 집중했다. 이 때문에 연합군은 시간을 더 벌수 있었다. 하이잘 산 방어전의 최대의 승부처는 호드의 2차 방어선이었다.
스랄은 모든 기지에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아키몬드의
군사를 맞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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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시간 9분! 이제 자원도 바닥나기 시작했다 |
전쟁시작 25분이 경과하자 대규모 스컬지 군이 스랄의 기지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키몬드는 둠가드, 인페르날, 리치 등 불타는 군단의 정예병들을 총동원해 파죽지세로 몰아붙였다. 스랄 또한 필사적으로 이들과 맞섰다. 적어도 35분까지는 버텨야 한다. 전쟁터에는 그야말로 피와 비명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무리 죽여도 스컬지 군은 계속해서 밀려들어왔다. 연합군의 자원도 서서히 바닥하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 5분, 절체절명의 상황
만약 워크래프트 3 싱글플레이를
해보지 않은 독자분이 있다면 나이트 엘프의 마지막 미션 '신들의 황혼' 만큼은 꼭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긴박한 설정과 잘 짜여진 반전은 게임을 뛰어넘어 한편의 전쟁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다. 물론 난이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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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정상에 위치한 나이트 엘프의 마지막 방어선. 연합군은 이곳에 배수의 진을 치고 끝까지 항전했다 |
35분이 지나자 오크의 제 2방어선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산 정상에 위치한 나이트 엘프의 마지막 방어선. 말퓨리온이 정령을 모을
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키몬드를 막아야 한다. 종료시간 5분을 남겨두고 모든
자원이 바닥났다. 이제는 남아있는 군사만으로 5분을 버텨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연합군은 하이잘 산 정상에 배수의 진을 치고 사력을 다해 적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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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군단은 둠가드 등 최정예 부대를 총 동원해 파상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결국 하이잘 산을 함락하지는 못했다 |
아키몬드의
최후!!
이날 하이잘 산에는 시체가 언덕을 쌓고 피가 강을
이루었다.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으면 지금도 하이잘 산에는 그때 죽은 군사들의
원혼들이 떠돌고 있을 정도다. 피 말리는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드디어 45분의
시간이 모두 흘렀다. 말퓨리온은 세나리우스의 뿔피리를
힘껏 불었다.
“부우우우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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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나리우스의 뿔피리를 불어 숲의 정령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말퓨리온 |
세나리우스의 뿔피리가 울리자 아비규환의 전쟁터에는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숲의 정령들은 세계수 주위를 둘러싸고 엄청난 에너지를 폭주시켰다. 폭발에 휘말힌 아키몬드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져 죽고 말았다. 또 그의 스컬지 군 또한 화염에 휩싸여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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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과 무지함으로 가득찬 아키몬드는 세계수의 폭발과 함께 최후를 맞았다 |
지휘자 한사람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사상 최강의 군대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학살당한 것이다. 45분간의 치열한 전투는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연합군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예언자 메디브는 하이잘 산 전투를 가리켜 이렇게 회고했다.
“이제 칼림도어에는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다음 세대의 희망은 언제나 오늘을 살아가는 현세인들의 몫이다. 내 임무는 끝났으니 나는 그저 전설로 돌아갈 뿐이다”
스컬지가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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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막강했던 스컬지 군이 왜 연합군에게 질 수밖에 없었을까? 우선 스컬지 군은 군사력은 막강해도 이를 통솔할 지휘관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사스를 비롯한 실바나스 윈드러너, 켈두자드 등 유능한 지휘관들이 모두 빠져있는 상태였다. 아키몬드는 이들 지휘관들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독단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아니, 아예 무시했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만약 이 전쟁에 아사스만 참여했더라도 승패의 향방은 바뀌었을 것이다. 반면 연합군은 말퓨리온, 티란데, 스랄, 제이나 등 최고 지휘관들이 협력해 일사분란하게 군사들을 이끌었다. 비록 이전에는 서로 적이지만 불타는 군단이라는 ‘공동의 적’을 맞아 똘똘 뭉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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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스만 있었더라도 전쟁의 판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
결국 아키몬드는 자기 혼자 ‘최고의 권력’을 탐하려다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됐다. 리더의 아집과 무책임함은 이렇듯 조직에 엄청난 비극을 가져오게 된다. 앞서 메디브의 말처럼 하이잘 산 전투는 이제 하나의 전설로 남게 됐다. 그리고 암흑의 시대가 지나고 와우의 세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7장,
오그리마의 인재들
인재는 키워지는 것일까? 타고나는 것일까?
그롬 헬스크림, 랙사, 나즈그렐, 드렉타르, 볼진 등 오그리마 출신의 인재들은 어디가나
추앙을 받는다. 그만큼 오그리마는 인재들이 넘쳐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전쟁 후
스랄은
기업의 제 1목표로 ‘인재제일주의’를 선포했다.
오그리마의 핵심 브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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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랄의 오그리마 대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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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곡식을 심는 일은 일년지계요, 나무를 심는 일은 십년지계이며,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다. 인재육성은 현실의 모든 기업들이 안고 있는 숙제다. 스랄은 자원, 기술, 노동력 등의 생산요소 중 인적자원을 기업의 가장 큰 성장요인으로 보았다. 그리고 능력 있는 인재를 모으기 위해 지금까지 상상조차 못했던 혁신적인 개혁들을 단행했다. 그야말로 기업구조를 뿌리부터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
1. 지연, 학벌주의 폐지
스랄은
우수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 가장 먼저 지연과 학벌위주의 인사를 폐지했다. 당시
호드를 이끄는 주도권 세력은 스랄의 ‘프라우드 울프 클랜’과 그롬의 ‘워송 클랜’
출신들이었다. 이들은 오그리마 창업에 가장 큰 공헌을 했으며 그만큼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다. 현실로 따지자면 일류대학 출신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만이
최고’라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이들은 서서히 타락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롬의
워송클랜이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고 반란을 일으킨 이유도 바로 이런 ‘특권의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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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류클랜 소속은 아니지만 스랄의 측근으로 발탁되어 호드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랙사(좌)와 볼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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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랄은 가장 먼저 기업에 만연해 있는 지연과 학벌주의를 타파했다. 그는 일류클랜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중용 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롤, 오우거, 고블린 등 비주류 종족의 인재들도 능력만 있으면 무조건 기용했다. 실제로 스랄의 오른팔인 랙사는 모크나탈 (오크와 오우거의 혼혈)출신이었고, 왼팔인 볼진 또한 트롤 출신이다. 이들 모두 일류클랜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2.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필자는
크로스로드의 전투교관 셀그라 다크쏜과의 대화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들었다. 그녀는
호드사회에서 여성들도 열심히 일하면 남성 못잖은 위치에 오를 수 있다며 대족장 스랄을 찬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호드 사회에서 여자라는
존재는 단순히 종족번식의 개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남자들이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동안 여자들은 숨죽이며 아기나 보고 기도나 해야 하는 팔자였다. 상대적으로
얼라이언스가 수많은 여성 영웅들을 배출한데 비해 호드는 여성의 존재감마저도
미미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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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교관 셀그라다크쏜과 상급주술사 칼드리스. 호드의 대표적인 우먼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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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랄은 호드에 만연된 ‘남존여비’ 사상을 타파했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이때부터 호드의 여성들은 남성과 똑같은 직업 가지고, 똑같은
무기를 장비하며, 똑같은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상급주술사 ‘칼드리스 드림시커’,
상급마법사 ‘페프레도’같은 우수한 여성인재들이 속속 배출되기 시작했다. 만약
스랄이 아니었다면 호드의 여자 캐릭터는 구경도 못했을 것이다(NPC로 가끔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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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랄의 집무실, 그롬마쉬를 지키고 있는 오크 그런트들. 재밋는 것은 남녀 병사가 똑같이 배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 보수적인 오크 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
3. 장애인 고용확대
우리 사회에서는
소외계층이란 이유만으로 여러모로 차별받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은
더욱 그렇다. 스랄의 인재제일주의는 장애인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됐다. 그는 시각장애인인
드렉타르를 호드 최고주술사로 영입했다. 사실 드렉타르는 태어났을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주술사로서의 능력은 탁월했지만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변변한
전투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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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랄의 상임고문 역을 맡고 있는 나즈그렐. 한때 스랄의 CEO 취임을 열렬히 반대한 인물이었다. 지금은 스랄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다 |
스랄에 의해 최고 주술사로 영입된 그는 주술의 힘을 연구하는데 일생을 바쳤다. 또 오크의 ‘샤먼사상’과 타우렌의 ‘토템사상’을 융합해 호드만의 새로운 주술사상을 만들어 냈다. 호드의 주술사상은 드렉타르라는 장인이 만들어낸 위대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4. 비정규직 차별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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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는 달리 오그리마의 스랄은 모든 직원들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로조건을 만들었다. 사진은 비정규정 근로자들의 시위장면 |
얼마 전 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분신자살 한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에 보도됐다.
전체 임금 노동자의 40% 이상에 달하는 비정규직 사원들은 회사에 정식으로 고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도 차별대우를 받아왔다. 이렇듯
비정규직 문제는 청년 실업문제와 함께 또 하나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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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호드유저들이 오그리마를 찾고는 이유? 재수좋으면 대족장의 축복을 보너스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스랄은 오그리마 직원이라면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했다. 그는 특정 퀘스트를 해결하면 1시간짜리 ‘대족장의 축복’ 버프를 보너스로 준다. 재미있는 것은 퀘스트를 수행한 일부 캐릭터뿐만 아니라 오그리마 전체의 모든 캐릭터에게 내려진다는 사실이다.
스랄은 자신에게 직접 고용된 직원만이 아닌 호드를 위해 일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축복'을 내려주었다. 실제로 오그리마를 돌아다니다 보면 대족장의 축복을 쉽게 시전 받을 수 있다. 그때마다 채팅창에는 스랄에 대한 찬양과 감사의 글이 넘쳐난다(실제 유저가 NPC에게 존경을 표하는 장면은 와우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이렇게 스랄은 기업을 누구나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자아실현의 장’으로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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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그리마는 누구나 신명하게 일할 수 있는 자아실현의 장이다. 와우 유저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
신입사원 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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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오그리마가 낳은 불세출의 인재, 랙사에 관해 이야기 해보자. 랙사는 뛰어난 마케팅수단으로 주변 종족들의 신뢰를 얻고, 호드의 마지막 원수 프라우드무어 제독을 쓰러뜨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런 그가 호드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사냥꾼인 랙사는 황야을 떠돌다 죽어가는 오크 전사 모그린을 발견했다. 그는 눈을 감기전에 한 장의 보고서를 오그리마에 있는 스랄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랙사는 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온갖 위험을 뚫고 오그리마에 도착한 랙사는 오크들에게 문전박대부터 당해야만 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오우거 잡종 따위가 들어오는 거냐? 썩 꺼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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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의 변혁을 주도한 랙사 |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면접은커녕 서류전형에서 떨어질 판이었다. 랙사는 이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스랄이 있는 사장실에 찾아갔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고 했는가? 랙사를 본 스랄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를 즉시 채용했다.
스랄은 어떤 인재를 좋아했나?
1.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인재
과연
스랄은 랙사의 무엇을 보고 그를 신용하게 되었을까? 스랄은 첫째, 기업문화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인재를 좋아했다. 랙사는 ‘사냥꾼’이라는
독특한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 오크들은 주술, 흑마법, 전사관련
기술을 주로 배웠다. 이들이 시류에 편승하는 동안 랙사는 야수 길들이기와 사냥법이라는 신기술을 터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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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표, 물음표 방식의 퀘스트 진행법도 워3 확장팩의 랙사 미션에서 처음 도입됐다. 퀘스트 방식은 기존 미션방식보다 능률면에서 월등히 앞섰다 |
일을 수행하는 방식도 달랐다. 랙사는 한번에 한 가지씩만 수행하는 ‘미션 스타일’보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하는 ‘퀘스트 스타일’에 능했다. 물론 일의 효율성도 높았다. 사실 와우에 채용된 ‘느낌표, 물음표’ 방식의 퀘스트은 랙사 미션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이렇듯 그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조직의 변화를 주도해 갔다.
2. 적극적이고 실천력 강한 인재
둘째,
스랄은 적극적이고 실천력 강한 인재를 좋아했다. 랙사는 항상 적극적, 활동적으로
업무를 수행 했다.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직접 몸으로 부딪혀 가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입사첫날
잠시 휴식을 취하라는 스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밥값은 해야 한다”며 곧바로
업무에 들어갈 만큼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스랄은 그런 적극적인 태도에 감동해
랙사를 더욱 신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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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랙사 미션은 생산개념이 없다. 그야말로 발바닥에 땀나도록 퀘스트를 위해 뛰어야 한다 |
3. 항상 신뢰할만한 인재
스랄은 직원을 뽑을때 성적이나 레벨보다 ‘인성’을 중요시
했다. 랙사는 죽은 오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갖은 위험과 치욕을 감수하면서도
보고서를 전해 주었다. 죽은 사람한테 까지도 변치 않은 '신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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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랙사는 오크, 타우렌은 물론 성격 까다롭기로 유명한 볼진과도 잘 어울렸다. 물론 모든 조직원들이 그를 믿고 따랐다 |
스랄은 회사에서 혼자 똑똑한 척 다하는 독단적인 인물을 경계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고, 남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믿을 만한 인재를 원했다. 이런 의미에서 ‘신뢰’와 ‘명예’를 중시하는 랙사야 말로 오그리마가 필요로 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재'였다.
마케팅의 귀재, 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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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리마에 입사한 랙사는 마케팅부서에 배속됐다. 그는 타우렌, 오우거, 트롤, 휴먼 등 주변 기업을 돌아다니며 오그리마를 알리고 그들의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랙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로즌 쓰론: 오크미션’은 대륙을 돌아다니며 쉴 새 없이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한마디로 고객을 분석하고 그들의 신뢰를 쌓는 마케팅 전략을 게임으로 풀어 놓았다고 보면 된다. 랙사의
마케팅 혁신 그는 켄타우루스와 타우렌간의 골깊은 갈등, 트롤 종족에게 처한 위기상황, 오우거와 오크의 불편한 관계, 휴먼 지도자 제이나의 가족관계 등 고객을 철저히 분석해 그에 따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는 직접 발로 뛰면서 고객의 생활에 밀접하게 접근했다. 메아리 섬의 트롤, 썬더 블러프의 타우렌, 테라모어 섬의 휴먼 등 칼림도어의 모든 종족들이 그의 고객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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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력 있고 추진력 강한 호드야 말로 마케팅분야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종족이다 |
둘째, 변화에 민감했다. GE의 전회장 젝 웰치는 “기업 내부의 변화가
외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 회사는 끝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마케팅 분야는 말할 나위없다. 하이잘 산 전투 이후, 스랄과 제이나는 상호불가침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휴먼이 호드를 공격하는 사건이 급증해 양종족간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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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랙사는 휴먼 도발의 배후에 프라우드 무어 제독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밝혔다. 그의 선견지명이 없었더라면 호드의 모든 종족은 자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
대부분 호드들은 제이나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발한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랙사는 이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외부에 어떠한 보이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했다. 그는
단신으로 제이나에게 찾아가 오해를 풀고, 이 모든 사건이 제이나의 아버지 프라우드무어
제독의 음모임을 밝혔다. 결국 랙사의 선견지명으로 호드 연합군은 그들의 마지막
원수, 프라우드무어 제독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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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고객감동’의 마케팅을 펼쳤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남아도는 요즘, 웬만해서는 고객의 시선을 따라잡기가 힘들다. 마케팅에서도 과거처럼 단순히 고객을 만족시키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랙사는 ‘고객감동 마케팅’에 탁월한 소질이 있었다. 그는 트롤족장 센진의 시시콜콜한 심부름을 군말 없이 들어 줄만큼 인내심이 강했다(게임을 하다보면 ‘이런 미션을 도대체 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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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랙사는 타우렌 족의 신뢰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케른블러드 후프의 아들을 구해주었다 |
또 타우렌 족장 케른 블러드후프의 자식이 켄타우로스에게 납치되자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해냈다. 스톰마울 클랜의 폭군, 코갈을 제거하고 오우거 일족들의 해방시킨 그는 앙숙지간인 오크와 오우거의 동맹을 성사시켰다. 랙사의 이런 노력으로 호드연합은 단순한 동맹의 개념을 넘어 마음으로부터 하나가 된 ‘가족’으로 발전했다.
마케팅과
혁신은 성공의 기본
세계적인 경제석학 피터 드리커는 “'마케팅'과
'혁신'은 성공하는 기업의 기본조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혁신과 마케팅은
기업발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스랄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오그리마를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랙사는 오그리마의
혁신적인 기술을 타 종족에게 전파하고 그들의 신뢰를 쌓았다.
스랄이 ‘위대한 경영자’라면 랙사는 ‘천재적인 마케터’다. 이들의 궁합이 지금의 오그리마를 만든 것이다. 고속 승진 끝에 명예퇴직을 결정한 랙사는 지금도 잊혀진 땅 근처에서 호드를 위해 일하고 있다. 만약 게임 중 그를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정도는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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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랄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호드의 수도를 '듀로타'라 명하고, 오그림 둠해머의 정신을 받들어 '오그리마'를 건설했다. 그리고 그롬 헬스크림의 기리는 마음으로 대족장의 집무실을 '그롬마쉬'라 칭했다. 이렇듯 오그리마에는 과거 호드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기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호드에게
영광을…
이제 길고 긴 호드의 역사를 마무리 할 때가 왔다.
스랄은 비록 판타지속의 인물이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는
패배주의에 찌들어 있는 호드를 구했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또 시대의
변화에 따라 호드를 칼림도어로 인도하고 그들의 문화를 개혁했다. 오그리마는 그런
호드가 만들어낸 영광의 상징이다.
호드의 역사는 아직 ‘진행형’이다. 수많은 영웅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오그리마의 영광, 예언자 메디브의 말처럼 다음 세대의 희망은 오늘을 사는 유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호드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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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회
예고, 왕자의
난과 로데론 붕괴
“아버지, 당신은 더 이상 왕관의 무게를 지탱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내가 모두 준비해 놓았습니다”
아사스가 아버지 테레나스 왕을 시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로데론 왕국의 촉망받던 후계자 아사스. 그는 아버지와 백성들의 생명을 제물로 바치고, 프로즌 쓰론을 차지했다. 그는 왜 자신앞에 놓여진 부귀영화를 버리고 리치킹이 되길 갈망했을까?
다음 회부터는 아사스를 중심으로 얼라이언스의 역사를 짚어보려 한다. 연인을 버리고 아버지의 죽음마저도 외면해야 했던 비운의 여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쿠엔탈라스를 최후까지 지키다 결국 언데드가 되어버린 실바나스 윈드러너, 아끼던 제자에게 버림받고 로데론과 함께 죽음을 택했던 우서 라이트브링어 경, 아사스의 개인적 원한이 빗어낸 스트라 솔룸 대학살까지….
얼라이언스의 역사는 호드와는 달리 어둡고,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들의 피빛 역사는 우리사회를 또 한번 되돌아 보게하는 거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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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왕국을 버리고 리치킹의 왕관을 선택한 아사스. 두려워하라! 그가 다시 돌아오는 날에는 모든 대륙이 또 한번 피로 얼룩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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