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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을 즐기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찰나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채팅창에 험한 말을 쏟아내는 유저도 적지 않은데요. 공개된 채팅으로 욕설을 하면 제재를 받거나 고소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유저들의 시선을 피해 상대방에게 1 대 1 귓속말이나 개인 메시지로만 욕설을 퍼붓는 꼼수도 늘고 있습니다. "귓속말은 단둘이 보는 거니까 무슨 말을 해도 고소 못 하잖아?"라는 생각, 과연 그럴까요? 이번 판례.zip에서는 게임 내 귓속말을 둘러싼 법적 쟁점, 특히 수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인터넷 방송인(BJ·스트리머)에게 귓속말로 욕설을 할 경우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실제 판례를 통해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 스마트폰으로도 종종 1 대 1 채팅을 나누곤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온라인게임을 즐기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찰나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채팅창에 험한 말을 쏟아내는 유저도 적지 않은데요. 공개된 채팅으로 욕설을 하면 제재를 받거나 고소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유저들의 시선을 피해 상대방에게 1 대 1 귓속말이나 개인 메시지로만 욕설을 퍼붓는 꼼수도 늘고 있습니다.
"귓속말은 단둘이 보는 거니까 무슨 말을 해도 고소 못 하잖아?"라는 생각, 과연 그럴까요? 이번 판례.zip에서는 게임 내 귓속말을 둘러싼 법적 쟁점, 특히 수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인터넷 방송인(BJ·스트리머)에게 귓속말로 욕설을 할 경우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실제 판례를 통해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통매음과 모욕죄·명예훼손죄의 차이는 '공연성'
먼저 일반적인 유저 간의 1 대 1 귓속말에 대한 법적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채팅의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귓속말로 성적인 욕설을 하거나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쏟아냈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이른바 통매음이 적용되어 단둘이 있는 1 대 1 채팅방이라도 가차 없이 처벌 대상이 됩니다. 통매음은 다른 사람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을 애초에 범죄 성립 요건으로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적인 내용이 쏙 빠진 단순 욕설이나 패드립, 허위사실 유포라면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이때 주로 문제가 되는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통매음과 달리 반드시 '공연성'이 충족되어야만 범죄로 인정됩니다. 1 대 1 귓속말은 나와 상대방 단둘만 있고, 불특정 다수는 그 내용을 볼 수 없는 은밀한 공간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공연성이 부정되어 처벌로 이어지기 매우 어렵습니다. 교묘한 악플러들이 귓속말을 법적 방패막이로 적극 활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공연성이 입증되어야 인정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1 대 1 채팅이나 귓속말로는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앞서 살펴봤듯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법에서 말하는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우리 법원의 일관된 원칙에 따르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 대 1 귓속말이나 개인 메시지로 욕설을 보낸 경우, 제3자에 대한 전파 가능성이 없다면 공연성이 부정됩니다.
최근 이를 명확히 확인해 준 판례가 있는데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항소심 판결(2024노3678)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온라인상에서 지인과 1 대 1로 즉흥적이고 일시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타인에 대한 모욕적인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모욕죄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특정한 소수에게만 발언하였다는 점은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하에서의 전파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수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아울러 해당 사건은 대화 상대방이 문제의 욕설 메시지를 피해자에게 그대로 옮겨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인정됐습니다. 결국 법원은 해당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거나, 피고인에게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 법원에서는 문제의 메시지가 전파될 가능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자료출처: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노3678 판결문)
BJ가 방송 중 귓속말로 욕설을 한다면?
그런데 이 1 대 1 채팅이 실시간 인터넷 방송에서 방영되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집니다. 시스템상으로는 단둘이 대화하는 귓속말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그것이 방송 화면에 노출되는 순간 법원은 대화 장소가 공개적인 곳으로 탈바꿈된 것으로 봅니다.
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의 판결(2020고정90)을 살펴보겠습니다. 1인 방송을 진행하던 BJ가 상대방에게 1 대 1 채팅으로 욕설을 했다가 처벌받은 사례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1인 방송을 하던 피고인 A씨는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 C씨와 감정적인 시비가 붙었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피고인은 본인의 집에서 방송을 켜고,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와의 게임 채팅창과 카카오톡 대화창을 방송 화면에 그대로 송출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게임 채팅창을 통해 "부모님 X지셨어요?", "개XX 불효자님아" 등 입에 담기 힘든 심한 욕설을 총 6차례에 걸쳐 전송했습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자 "니 와이프랑 애기 건들기 전에 사진 다 까고 전화번호 뿌리기 전에 받아라", "나 칼 들고 가니까 너도 무장하고 와라"라며 서슴없는 협박까지 내뱉었죠.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이 비록 1 대 1 채팅창이라는 형식을 빌려 메시지를 보냈을지라도, 이를 단순한 사적 대화로 간주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 화면에 대화창을 띄워 시청자에게 그 내용을 노출한 상태에서 메시지를 전송한 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여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라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에서 모욕죄와 협박죄를 모두 인정하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판례는 BJ가 1 대 1 채팅창을 방송에 띄워 타인을 모욕한 사건이었죠. 그렇다면 반대로 일반 유저가 방송 중인 BJ를 향해 귓속말로 욕설을 던진 경우라면 어떨까요? 이 역시 앞서 살펴본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어 동일한 법리의 사정권에 놓이게 됩니다.
1 대 1 채팅에 공연성을 불어넣는 결정적 열쇠가 바로 '전파 가능성'과 '고의성'입니다. 만약 가해자가 상대방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거나, 실시간 방송 중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귓속말로 욕설을 보냈다면 법원의 잣대는 한층 엄격해집니다. 가해자가 단순히 은밀한 1 대 1 대화를 시도한 것이 아니라, BJ의 방송 화면을 일종의 '확성기'로 악용해 수많은 시청자에게 자신의 욕설을 전파할 의도가 다분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남부지법 판례가 방송 화면에 노출된 1 대 1 채팅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상태'로 판단해 공연성을 인정한 것과 완벽히 같은 이치입니다. 겉보기에는 단둘만의 1 대 1 귓속말이라는 껍데기를 썼더라도, 방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고의성) 이를 실행했다면 결국 공연성이 성립되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의 철퇴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 방송 중인 BJ에게 욕설을 하면 귓속말이라도 '공연성'이 성립될 수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귓속말은 무조건 안전하다는 것은 착각이다
결론적으로 "귓속말 기능을 썼으니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착각입니다.
인터넷 방송이 일상이 된 요즘, 무심코 던진 1 대 1 메시지 하나가 실시간으로 수만 명의 모니터에 생중계되며 나도 모르는 사이 '공연성'의 덫에 걸릴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단순히 '귓속말 시스템을 썼느냐'라는 껍데기만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채팅이 실제 방송 화면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가해자가 이를 의도했는지를 꿰뚫어 봅니다.
단둘이 있는 방이라고 생각하고 던진 돌이, 사실은 광장 한복판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익명성과 1 대 1 채팅이라는 얄팍한 방패 뒤에 숨어 던진 독설은, 결국 형사 처벌과 전과 기록이라는 무거운 대가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게임 중 화가 치밀어 올라 엔터 키를 누르기 전 모니터 너머에 수많은 시청자의 눈이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