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으로의
개혁
플레이 시간이나 소재 문제와 함께 차세대 게임 소프트가 진지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능동적으로의 개혁"입니다. 즐기는 것만이 아니고 플레이어가 직접 프로그램의 일부를 만드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게임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다른 미디어와는 달리 참여가 보장된 능동적인 미디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안에서의 선택은 제작자에 의해 설정되기 때문에 그 참여성(參與性)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임은 더욱 더 능동적인 놀이 방법, 예를 들면 점토나 레고 블럭과 같은 놀이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기에 부속 키보드를 달아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소프트로 스프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각 화면의 기본 구성 등은 미리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저는 거기에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나 문자를 입력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일본 아지노모토 제품에 '쿡 듀'라는 중화요리용 레토르트 팩이 있는 것을 아십니까? 그런 것의 게임판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가장 어려운 맛내기는 프로가 준비하고 재료는 유저의 기호대로 배합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프로와 아마추어의 역할 분담이 있어도 좋습니다. 이와 같은 소프트 작성용 소프트를 전문적으로는 '컨스트럭션 툴'이라고 부르며 이미 PC나 비디오 게임기에는 몇 종류의 소프트가 발매되었습니다. 이 분야는 앞으로 유망한 만큼 업계 모두가 발전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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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코의 택티컬 롤플레잉게임 만들기 |
그밖에도 게임을 능동적으로 즐기는 아이디어는 많습니다. 게임 전체를 유저에게 만들도록 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코스 레이아웃을 바꿀 수 있는 골프 게임이나 레이스 게임 등입니다. 그렇게 코스를 스스로 에디트하는 기능이 있으면 유저는 싫증내는 일 없이 오랫동안 그 소프트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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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닌텐도의 마리오 페인트처럼 그림이나 음악을 마치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튼 기본 컨셉은 게임에 레디 메이드(Ready Made)의 개념을 넣는 것입니다. 억지로 떠맡기는 기성제품도 아니고 일반인들이 가질 수 없는 주문제도 아닙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레디 메이드 개념은 틀림없이 차세대 게임 소프트를 이끌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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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만성적인 크리에이터 부족으로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혜성처럼 나타나는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항상 구하고 있습니다. 이 제작자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만드는 행위가 좀 더 널리 개방되어야 합니다. 성미가 급한 게임업계에서 언제 '차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전쟁의 초점은 '어떻게 하면 유저로 하여금 게임을 만들 게 할 수 있는가'로 옮겨질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바뀌어서는 안 되는 문법
게임 소프트는 차세대를 향해서 더욱 더 수준향상이 요구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게임 디자인은 얼마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다 변하는 것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게임에는 20년간 배양되어 온 노하우(바뀌어서는 안 되는 문법으로 바꿔 불러도 좋다)가 있습니다. 이 노하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려 나가야 합니다. 관광도시나 모델을 자주 바꾸는 자동차의 선전문구는 아니지만 '게임 소프트는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과 바뀌어야 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며 진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바뀌어서는 안 되는 문법'의 예로서 '성취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게임은 원래부터 성취감을 맛보도록 만들어져 왔습니다. 이것은 플레이어에게 적당한 장해를 주고 만약 그것을 극복하면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구조로 표현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계속되는 성취감의 연속에 빠져 게임에 열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려는 나머지 성취감을 소홀히 한 소프트를 발견합니다. 일반론이긴 하지만 이런 경향은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어 본적이 없는 재야의 크리에이터들, 영상작가나 각본가 등의 처녀 작품에서 흔히 보입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정신은 좋지만 오히려 이것은 '바뀌어선 안 되는 것'을 변화시켜 버린 나쁜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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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어선 안 되는 것'은 그 외에 게임의 디테일에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화면의 가로 스크롤은 역시 <수퍼마리오 브라더즈>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플레이어는 가로읽기로 된 책을 읽는 것과 똑같은 눈의 움직임으로 주인공을 따라 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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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수퍼마리오 어드밴스 |
롤플레잉 게임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는 지금까지 방식대로 커서가 자동 표시되는 윈도우의 왼쪽 위에 두어야 하며 게임 중 메시지에서 '동쪽이라고 하면 그것은 화면의 오른쪽을 가리킨다'라는 약속도 파기해서는 안됩니다.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게임의 BGM(Back Ground Music)은 몇 번씩 반복 사용해도 싫증나지 않는 것이어야 하며 버튼을 눌러서 입력하면 화면이 그 신호를 받은 표시로 내는 효과음 역시 미래에도 필요한 구성요소입니다.
이와 같이 게임에서는 '바뀌어서는 안 되는 문법'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문장에서의 주어와 술어처럼 고집스레 지켜야할 규율인 것도 있는가 하면, 체언 맺기처럼 수사기법으로서 편리한 것도 있습니다. '바뀌어서는 안 되는 문법'은 미래의 게임 소프트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게임에는 '바뀌어야 할 문법'도 존재합니다. 차세대 게임 소프트는 틀림없이 지금까지의 문법이 변용을 이룬 새로운 문법을 요구합니다.
바뀌어야 하는 문법
게임은 옛날부터 '기호화'가 특기였습니다. 과거의 컴퓨터는 많은 영상을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왕년의 게임 작가들은 기호를 사용해서 게임의 세계를 표현했던 것입니다. 기호로 게임의 세계를 표현한다는 것은 '게임은 과장과 할애의 창조물이다'라는 것과 뜻이 같습니다. 즉, 게임은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코믹과 공통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표현되는 것이 사실적이 아니라 데포름(deform)된 세계였던 것입니다. 그런 배경으로 게임 특유의 수사기법의 일종으로서 데포름과 관련된 표현기법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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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예로 우리에게 낯익은 '마리오'라는 머리 큰 캐릭터가 있습니다. 마리오는 인간과 비슷한 서툰 모습보다 머리가 큰 쪽이 오히려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데포름 기법에 따른 것입니다. 마리오뿐만 아니라 패미컴 시대에 태어난 캐릭터 대부분이 데포름 기법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차세대 하드웨어란 굳이 데포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기입니다. 거기에는 머리가 큰 삼두신(三頭神)과 같?기호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 한없이 사실적인 CG 영상이 때로는 비디오 데크 그대로의 모습마저도 표시할 수 있는 머신이 이미 우리 눈앞에 있는 것입니다. |
이러한 과도기에 지금의 게임은 당황하고 있습니다. 하드는 새로운 것인데 기존의 데포름 기법에 의지한 게임이 계속해서 눈에 띕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서툰 게임도 있습니다. 모처럼의 리얼한 영상에 걸맞는 새로운 표현기법이 빨리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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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식을 가지고 바라보면 세가 새턴의 <버추어 파이터>가 획기적인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게임은 데포름 기법이 가득한 격투 게임을 사실적인 게임으로 멋지게 전환시켰습니다. 종래의 격투 게임은 요가를 하는 인도인이 공중에 떠서 불을 뿜는 것 같은 과장된 표현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버추어 파이터>는 충실한 인체의 움직임만으로 게임을 완성시켰습니다. 게다가 사실을 묘사했을 뿐인 무미건조한 시뮬레이터가 아니라 거기에 유희성이 가미된 것이 탁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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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씀드린 '바뀌어야 할 문법'을 내포한 게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수는 아직 적어 게임이 기호의 세계에서 탈출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게임이 기호만 가지고 만들어졌던 시대의 표현기법을 뛰어넘었을 때에야 게임 소프트는 겨우 차세대다워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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