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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지난 2월 27일 출시된 9번째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다. 출시 직후 공포와 액션의 균형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량 600만 장을 넘겼고, 메타크리틱 88점을 기록하는 등 찬사가 이어졌다. 레퀴엠만으로도 충분히 시리즈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전작을 안 해 본 유저 입장에서는 시리즈를 모두 해봐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레퀴엠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계관 핵심 사건인 라쿤 시티 사태와 레온, 그레이스에 얽힌 서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캡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하 레퀴엠)은 지난 2월 27일 출시된 9번째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다. 출시 직후 공포와 액션의 균형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량 600만 장을 넘겼고, 메타크리틱 88점을 기록하는 등 찬사가 이어졌다.
레퀴엠만으로도 충분히 시리즈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전작을 안 해 본 유저 입장에서는 시리즈를 모두 해봐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레퀴엠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계관 핵심 사건인 라쿤 시티 사태와 레온, 그레이스에 얽힌 서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화려한 액션과 이스터 에그 등 레퀴엠이 가진 매력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해보려 한다.
생지옥에서 피어난 베테랑, 28년간 이어진 라쿤 시티 이야기
레온의 험난한 여정은 '바이오하자드 2' 무대였던 라쿤 시티 경찰서 R.P.D에서 막을 올린다. 정체 모를 연쇄 살인 사건이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던 시기, 21살의 풋풋한 청년이었던 레온은 R.P.D의 신임 경찰관으로 발령받는다. 그러나 제약 회사 '엄브렐러'의 수석 과학자 윌리엄 버킨이 바이러스를 유출하면서, 그가 부임할 예정이었던 도시는 하룻밤 새 좀비가 들끓는 생지옥으로 변모하고 만다. 전날 과음으로 인한 지각 덕분에 도심 한복판의 참극은 면했지만, 뒤늦게 당도한 경찰서 역시 이미 좀비들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뒤였다.
경찰서장 마빈 브래너, 또 다른 생존자 클레어 레드필드, 그리고 스스로를 FBI라 소개한 미지의 여성 에이다 웡까지. 레온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여러 인물과 조우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마침내 엄브렐러의 비밀 시설 '네스트'에 도달한 그는 바이러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윌리엄을 꺾고, 그의 딸 '셰리 버킨'을 구출해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정부가 진실 은폐를 목적으로 도시에 미사일 폭격을 감행하면서, 시리즈 전체의 뼈대가 되는 '라쿤 시티 궤멸 사건'은 막을 내린다.
▲ 21살의 젊은 나이로 R.P.D 신입 경찰관이 된 레온 (사진출처: 바이오하자드 RE:2 스팀 페이지)
▲ 그러나 경찰서와 라쿤 시티는 이미 지옥으로 변해버린 뒤였다 (사진출처: 바이오하자드 RE:2 스팀 페이지)
이 참극을 계기로 레온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뀐다. 미국 대통령 직속 기관에 발탁되어 혹독한 훈련을 거친 그는, 어리바리한 신참 경찰에서 냉철한 특수 요원으로 거듭난다. '바이오하자드 4'에서 사이비 종교 집단에 납치된 대통령 딸 '애슐리 그레이엄' 구출 임무를 맡게 된 레온은, 정신을 지배하는 기생충 '플라가'에 감염된 광신도들을 단신으로 궤멸시키며 완성형 요원스러운 면모를 과시한다.
▲ 특수 훈련을 거치며 시니컬한 요원으로 성장한 레온 (사진출처: 바이오하자드 RE:4 스팀 페이지)
'바이오하자드 6'에 이르러 보안 작전부(DSO) 소속이 된 레온에게 또 한 번의 비극이 닥친다. 라쿤 시티의 진실을 대중에게 공표하려 했던 미국 대통령 아담 벤포드가 의문의 바이러스 테러로 변이하자, 레온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손으로 대통령을 사살한다. 이로 인해 대통령 암살이라는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된 레온은 새로운 파트너 '헬레나'와 함께 테러의 진범인 국가안보보좌관 '시몬스'를 추적한다. 톨 옥스 교회, 중국 란샹 등 수많은 장소를 넘나드는 기나긴 추격전 끝에, 레온은 마침내 시몬스를 처단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위기에서 구한다.
▲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강력했던 6편의 레온 (사진출처: 바이오하자드 6 스팀 페이지)
여기에 신작의 핵심 인물인 그레이스 서사가 더해지며 라쿤 시티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그레이스의 어머니는 과거 외전작에서 활약했던 지역 저널리스트 '알리사 애쉬크로프트'다. 알리사는 과거 라쿤 시티가 폭격으로 지도에서 지워지기 직전, 엄브렐러의 만행을 폭로할 결정적 증거를 품고 탈출했던 인물이다.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진실은, 세대를 넘어 딸인 그레이스의 여정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수많은 사선을 넘나들며 시니컬한 베테랑으로 성장한 레온은, 레퀴엠에서 발생한 의문의 연쇄 변사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새로운 무대에 파견된다. 훌쩍 성장한 셰리 버킨의 원격 지원을 받으며 미지의 적 빅터 기디언과 맞서는 과정은 시리즈의 새로운 서막을 알린다.
이러한 레온의 굴곡진 서사는 액션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신입 경찰 시절의 생존 지향적이고 소극적이던 움직임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과감하고 화려한 기술로 발전했다. '레퀴엠'에서는 이러한 면모가 두드러지는데, 이제는 상징과도 같은 돌려차기를 시작으로 적의 빈틈을 파고들어 머리를 날려버리는 등 시원한 손맛을 자랑한다. 또한 전기톱을 든 적과 힘겨루기를 펼치거나, 오토바이를 활용해 지형지물을 뛰어넘는 등 한층 호쾌하고 다이내믹한 연출을 선보인다.
▲ 좀비를 날려버리는 화끈한 액션부터 (영상: 게임메카 촬영)
▲ 속이 뻥 뚫리는 오토바이 액션도 만날 수 있다 (영상: 게임메카 촬영)
▲ 좀비와의 힘겨루기 한판 (영상: 게임메카 촬영)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기절할 만한 위기 상황에서도 레온은 결코 당황하지 않는다. 거인형 좀비부터 거대 거미 등 기괴한 크리처 앞에서도 특유의 시니컬한 농담을 던지며 방아쇠를 당긴다. 심지어는 도끼 한 자루만으로 전기톱과 RPG, 달려오는 차량까지 튕겨내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면, 그가 왜 시리즈 팬들에게 '좀비보다 더 무서운 요원'으로 불리는지 여실히 느껴진다.
▲ 도끼 하나로 전기톱과 RPG를 모두 막아내는 김레온 (영상: 게임메카 촬영)
상황에 맞춰 무기를 교체하며 만들어내는 시원한 연출도 백미다. 좁은 통로로 몰려드는 좀비 떼를 산탄총으로 시원하게 분쇄하거나, 약점을 정확히 저격해 폭발적인 대미지를 입히는 손맛은 서바이벌 공포의 긴장감을 짜릿한 액션 카타르시스로 치환시킨다.
레퀴엠을 200%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숨겨진 이스터 에그
이전 타이틀과의 정교한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 또한 레퀴엠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특히 레온 파트에서 잠시 등장하는 R.P.D 본부는 2편의 무대를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과거 미사일 폭발의 여파로 무너져 내린 구역들이 시간의 흐름을 대변하며, 서측 사무실에 덩그러니 남겨진 환영 파티용 장식과 마빈 서장의 기록은 정상적인 첫 출근의 꿈이 짓밟혔던 레온의 씁쓸한 과거를 상기시킨다.
▲ 레퀴엠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과거 R.P.D의 흔적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배경 곳곳에 교묘하게 숨겨진 상징적인 이스터 에그도 눈길을 끈다. 기디언의 사무실에서 발견되는 가짜 와인병은 전작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디미트리스쿠 가문 특유의 라벨을 달고 있다. 또한 혈액 연구실에서 검체를 분석해 그레이스의 전용 제작법을 해금할 때 시스템 화면에 출력되는 버전 번호를 역순으로 읽으면 19980121, 바로 '바이오하자드 2'의 북미 정식 발매일(1998년 1월 21일)을 가리킨다.
이 밖에도 과거 레온이 주역으로 등장했던 시리즈의 넘버링을 조합한 차량 번호판이나, 2편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던 '두부' 캐릭터가 맵 구석에 숨어 있는 등 다채로운 이스터 에그가 유저들을 기다린다. 이러한 디테일은 단순한 시각적 재미를 넘어 신규 유저에게는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기존 팬들에게는 깊은 헌사와 감동을 전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된다.
▲ 다양한 이스터 에그를 찾는 것 또한 레퀴엠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FunWithGuru', 'NerdSpaceGame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