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스노우볼링, 소니 디스크 중단 결정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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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게임 실물 디스크 생산 종료 예고가 한 달째 글로벌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전환의 흐름은 인정하면서도 실물 패키지가 가진 소장 가치와 예술적 의미를 강조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게이머들의 강력한 저항과 서비스 안정성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니가 이를 어떻게 연착륙시킬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남았다
▲ PS5 프로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월 2일 발표했던 ‘게임 실물 디스크 생산 종료 예고’가 한 달 내내 글로벌 게임업계 및 커뮤니티 핫이슈로 떠올랐다. 플레이스테이션을 둘러싼 여론은 극단적으로 악화됐고, 업계 주요 관계자의 발언이 더해지며 높은 관심도가 한 달 내내 지속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눈덩이를 굴리듯이 여파가 커지고 있기에 향후에 소니가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디지털 다운로드가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실물 디스크가 사라진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이 많았다. 니폰이치 전 대표이자, 슈퍼니치를 설립해 ‘이세계의 마녀군주’를 선보였던 니이카와 소헤이 PD는 7월에 열린 아니메 엑스포 2026 현장에서 노이지 픽셀(Noisy Pixel)’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물 패키지를 없앤다면 하드웨어도 없애는 것이 낫지 않나. TV면 충분할 텐데 왜 콘솔이 필요한가”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업적으로는 디스크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린 이유를 이해할 수 있으나, 그 결정을 내린 당사자들은 아니메 엑스포와 같은 행사에서 누군가가 실물 게임을 들고 사인을 요청하는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라 전했다. 실물 패키지는 팬들에게 좋아하는 게임을 소장한다는 매우 큰 의미가 있고, 소중한 추억과 기념품이 되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세계의 마녀 군주 스크린샷 (사진제공: 대원미디어 게임랩)

니어 시리즈로 잘 알려진 요코오 타로 역시 7월 20일 본인 트위터를 통해 “실물 패키지가 사라진다는 것에 슬픔을 금할 수 없으나, 이 역시 시대의 흐름”이라며 “실물 패키지 유통망을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유한 강점이기에 디지털 다운로드가 대세가 돼도 고가 한정판은 남으리라 예상했는데 틀려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이하 33 원정대)로 스타 개발사로 떠오른 샌드폴 인터랙티브도 아쉬움을 표했다. 기욤 브로슈 CEO는 지난 28일 일본에서 열린 33 원정대 개발 포스트모템 발표회에서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있는 물건이라는 점이 예술의 아름다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DVD와 게임을 진열해두고 소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이해되지만, 게임의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안타까운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는 지난 7월 25일 베를린에서 열린 파이널 판타지 14 팬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내년 출시를 예정한 리벨레이션에 대해 실물 패키지로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이널 판타지 7 테마의 파이널 판타지 14 신규 레이드 공개 차 현장에 방문했다.

하마구치 디렉터는 실물 디스크에서 다운로드 게임으로 전환되는 것은 분명한 트렌드지만, 개인적으로 팬 페스트와 같은 행사에서 사람들이 말을 걸며 사인을 요청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그러한 문화가 사라진다면 아쉬울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디스크는 없어지더라도 다운로드 코드가 든 패키지, 닌텐도 스위치 2의 키 카드 등으로 실물 패키지가 남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 파이널 판타지 7 리벨레이션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스퀘어 에닉스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주요 경영진의 입장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락스타 게임즈 창업자이자 앱서드 벤처스 창업 후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댄 하우저 대표는 7월 25일 샌디에이고 코믹콘 현장에서 진행된 IGN과의 인터뷰를 통해 관련 질문에 답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디스크 생산 중단에)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 사람들이 원한다면 기업은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디지털 출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은 완성도 향상에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세가 우츠미 슈지 대표는 지난 23일 게재된 패미통 창간 4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콘솔과 PC에서 소위 ‘풀 게임’이라 불리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매우 중요하고, PC로 게임을 하는 사람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세가 역시 플랫폼 제조사였기에, 디스크 문화를 소중이 여기고 있으며, 디스크를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디지털의 중요성을 고려하며 병행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비소프트 이브 기예모 대표는 소니의 디스크 중단 결정이 업계에 큰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PC를 통해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발견했다”라며 “앞으로 기기 구매 비용에 대한 압박도 높아질 것인데, 완전한 디지털 방식이 도입된다면 (기기 제작비용을 낮출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이 기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장단점이 있겠으나 업계에 큰 혼란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 사이 게이머 반발은 거세지기만 했다

소니의 디스크 생산 중단 결정에 대한 게임 커뮤니티의 여론은 날이 갈수록 거세졌다. 발표 직후 캐나다 게임 소매업체 PNP 게임즈 주도로 시작된 ‘디스크를 죽이지 마(Don't Kill the Disc)’ 온라인 청원에는 약 10일 만에 3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아울러 8월 23일부터 8월 30일까지 PS5 전원을 끄는 블랙아웃 운동도 추진 중이다. 소니가 실적발표 등에서 중요시 여기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에 타격을 입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 플레이스테이션 패키지 판매 중단 반대 서명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change.org)

지난 주말에 PSN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며 유저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현재는 PSN을 이용하지 않는 게임의 경우 서버 이슈가 있어도 디스크를 보유하고 있다면 플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완전한 디지털로 전환한 후에도 서버 불안이 지속된다면 구매한 게임을 원하는 시간에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전환을 꾀한다면,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거나 서버 장애에도 보유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사전에 조성해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소니 퍼스트 파티가 아닌 게임을 홍보하는 소셜 미디어 게시글이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도 디스크 중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고, 예전 영상까지 찾아가서 불만을 성토하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트위터에서 리트윗한 서드파티 개발자의 게시글에도 동일한 반응이 이어졌다. 그 정도로 소니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일 수 있으나, 소니와 관련 없는 개발사에까지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과도하기에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디지털 다운로드는 분명한 대세, 연착륙 방법 고민해야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의 게임 판매 전환은 명확한 대세다. 지난 28일 발표된 캡콤 분기 실적(2026년 4월 1일~6월 30일)에 따르면, 해당 분기 게임 총 판매량은 2,381만 장이며 이 중 93.3%가 디지털이다. 실물 패키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불과했다. 아울러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서카나(구 NPD) 맷 피스카텔라 분석가는 7월 11일 기준으로 올해 미국에서 판매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 패키지가 10만 개 이상 판매된 게임은 7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캡콤 게임 판매 현황, 3년간 디지털이 90% 이상이며, 향후도 비슷하게 전망됐다 (자료출처: 캡콤 IR 페이지)

PC의 경우 디스크가 사라지고 스팀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판매가 명확하게 자리잡은 상황이다. 그리고 게이머 역시 ‘디지털이 대세’라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2028년 1월에 출시되는 게임부터 일괄 생산 중단이라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에 대한 선택지가 빼앗기는 듯한 상실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아 온전한 디지털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부담스러운 국가 및 지역도 적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니의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디스크 생산 중단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되고 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명확한 이점이 있으며, 디지털 다운로드가 전체 게임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시장의 반발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을 장기간 방치해두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니가 디스크 중단에 대한 우려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연착륙시킬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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