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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9별`과 `넥슨별`, 게임 그 이상을 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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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옮겨놓기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성공할줄은 아무도 몰랐다

‘세컨드 라이프’ 라는 게임을 아시는지.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게임은 ‘게임’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가상 세계’라 부르는게 나을 듯 하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이 안에서 일반적인 생산활동,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게임 내 토지를 사고파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게임머니를 현실의 돈으로 거래한 수익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세컨드 라이프’ 같은 가상 세계를 국내에서도 구현하려는 노력은 조금씩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넥슨에서 개발을 발표한 ‘넥슨별’ 과 한게임에서 클로즈 베타를 진행중인 ‘내맘대로 Z9별’(이하 Z9별) 이다. 이 게임들은 하나같이 ‘생활형 커뮤니티 게임’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가진다. 왜, 지금, 생활형 게임이어야 하는가?

Z9별 : 현실의 충실한 재현

▲자유로운 생활이 특징인 한게임의 'Z9별'

우선 한게임의 ‘Z9별’ 을 보자. ‘Z9별’의 전신前身은 ‘웃긴대학’에서 서비스했던 ‘로스트 웨폰’ 이라는 간단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웃긴대학’을 빠져나와 ‘브릭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다가, 이후 ‘한게임’에서 ‘내맘대로 Z9별’ 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었다. 2005년부터 시작되었으니 햇수로 따지면 언 4년이 되간다. 그동안 그래픽의 발전이 있었지만,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게임의 기본 틀은 바뀌지 않았다.

▲왼쪽 아래의 NPC간수 이름은 '석호필' 이다. 물론 탈옥은 못한다.

‘Z9별’에서는 수렵, 채집, 낚시, 목축, 벌목, 채광 같은 일반적인 생산활동 외에도, 우주전쟁, UFO납치, 수영대회, 자동차대회 같은 미니게임도 준비되어 있다. ‘온라인 생활형 게임’ 이라는 슬로건 답게 왠만한 행위를 게임상에서 구현해낸 것이다. 또한 ‘감옥’ 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해, 어떤 플레이어가 타인의 생산물을 훔쳐간다거나 비속어를 쓰면 자동으로 감옥에 보내지게 된다. 게임의 악성 플레이어 제제 또한 현실과 비슷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넥슨별 : 넥슨 게이머들의 커뮤니티를 목표로 하다

▲넥슨 게이머의 커뮤니티화를 담당하게 될 '넥슨별'

‘넥슨별’은 최근에 ‘G★Star 2008’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넥슨의 신작 게임이다. RPG와 커뮤니티성을 결합한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서 자신의 생활 터전인 ‘별’ 을 꾸미게 된다. 또한 다른 유저들과 ‘광장 별’ 에서 만나 미니게임을 즐기거나 낚시, 채집등을 할 수 있다.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전투나 대결 같은 폭력적인 요소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도 ‘넥슨별’의 특징이다.

▲개개인마다 하나씩의 '별' 을 소유하게 된다

‘Z9별’이 ‘넥슨별’보다 먼저 개발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넥슨별’이 Z9별을 맹목적으로 따라한 것은 아니다. ‘별’ 이라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주어진다는 점, 게임 클라이언트가 웹사이트와 연동된다는 점은 ‘넥슨별’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웹사이트와의 연동을 통해서, 플레이어는 언제 어디서나 ‘별’을 꾸밀 수 있고, 3D로 만들어진 아바타 또한 Z9별과는 다른 점 중 하나다.

‘넥슨별’ 의 궁극적인 목표는 넥슨 게임을 즐기는 모든 이용자들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는 것이다. ‘메이플 스토리’와 ‘카트라이더’ 등 넥슨의 여러 게임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다른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간의 결속력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넥슨별’은 넥슨의 게임을 하는 모든 유저들을 통합하여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라는 새로운 유저층의 발견

이런 식의 생활형 게임은 ‘지구별’과 ‘넥슨별’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 JC엔터테인먼트 역시 ‘오! 패밀리’라는 생활형 게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으나, 이것 역시 플레이어들과 커뮤니티를 이뤄나가는 게임이라 짐작할 수 있다. 플레이어간의 긴장과 대립보다는 협동과 조화를 추구하는 방식의 게임이라니, 갑자기 사람들이 착해지기라도 시작한 걸까? 그건 아닐 텐데 말이다.

▲WOW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모든 사람이 WOW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현재의 게임시장이 완전히 포화되었다는 사실이다. MMORPG는 ‘WOW’, ‘리니지’, ‘아이온’ 같은 몇몇 거대 게임 외에는 신규게임이 진입하기 힘들고, 캐주얼게임 역시 ‘카트라이더’ 와 몇몇 게임을 제외하고는 고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형 게임은 새로운 유저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누구를? 바로 게임과 관계없는 것처럼 보였던 여성들이다.

여태까지 게임을 어려운 것, 남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겼던 여성들에게 생활형 게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한 게임에서 떠났던, 애초에 게임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생활형 게임은 게임에 입문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 DS’의 ‘뇌단련 시리즈’나 ‘동물의 숲’의 성공은 ‘하드코어’ 하지 않은 게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캐주얼 게임은 MMORPG보다 플레이 하기 쉽다. 실제로 여성들도 캐주얼게임을 많이 하고있다. 하지만 캐주얼게임도 결국에는 플레이어간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게임과 별 차이점을 가지지 못했다. 타인을 이기기 위해 그 게임에 깊이 빠져버리는 폐인들은 캐주얼 게임에도 있었으니 말이다. 생활형게임은 게임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경쟁’ 과 ‘갈등’ 을 과감히 없앰으로써 중독성을 상당히 완화시켰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게임이 되길 기대한다

이런 식의 생활형 게임은 게임의 기본적인 기능인 오락을 넘어 커뮤니티 기능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Z9별’ 과 ‘넥슨별’ 역시 게임 자체의 재미와 함께 인맥을 넓혀나가는 사회적인 측면을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게임 플레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게임한 사람들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이런 게임들은 ‘게임 그 이상’을 추구하고픈 게 아닐까? 물론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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