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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와 모피, 게임 속 의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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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서 발견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의상

최근 등장한 게임들은 그래픽도 좋고 여러 가지 화려하고 멋진 의상들이 준비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상들을 보며 그저 멋지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슨 특징이 있는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고 감상한다면 즐거움이 한층 커지겠죠? 그래야 의상을 디자인하는 개발자들도 보람을 느끼고 더욱 아름다운 의상을 디자인하지 않을까요?

청바지

 ◆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의상 중 하나인 청바지입니다. 청바지는 데님(denim), 혹은 진(jean)이라고 불리는데요. 이는 청바지의 원단을 뜻하는 것으로, 정확히는 데님팬츠나 진팬츠라고 부르는 게 맞겠죠.

 

데님은 색실에 표백실 등으로 짠 두꺼운 면직물인데요, 기본적으로 인디고(쪽빛, 남색) 실과 표색실을 사용해 겉은 청색, 안쪽은 백색으로 되어있죠. 주로 청바지나 질기고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작업복이나 아동복 등에 사용됩니다.

 

 최초의 청바지는 ‘레비 스트로스(Levi Strauss)’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여러분들도 다들 아실 만한 ‘리바이스(Levi’s)의 창시자인 레비는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오게 되죠. 그 곳에서 강에서 사금을 캐는 일꾼들을 보고 그들이 입을 만한 옷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청바지의 시초입니다. 

 ▲ '킹 오브 파이터'의 랄프와 클라크도 청바지 마니아

 

하지만 이 옷은 청색이 아니라 돛을 만드는데 쓰이는 원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약간의 황색이 도는 바지였습니다. 그러다가 프랑스에서 짙은 청색 원단을 수입해 바지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진정한 청바지가 탄생한 것이지요. 청바지는 주로 노동자들이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1900년대에 들어 이 인식에서 탈피하게 됩니다. 특히 1950년대부터는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상징이 될 정도였죠. 또한 1970년대 후반에는 ‘켈빈 클라인’이 청바지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디자이너 진이라는 고급화가 이뤄지기도 했답니다. 

요즘에는 패션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스판덱스’, ‘라이크라’ 등의 탄성 섬유, 또는 ‘텐셀(목재 펄프를 원료로 만들어진 섬유)’이나 ‘레이온(목재나 무명으로 펄프를 만들어 이를 섬유로 가공한 것)’ 등의 섬유를 첨가하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전통 진은 100% 면이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특징을 가지고 있는 청바지. 과연 게임에서는 어떻게 등장하는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 프리스타일의 워싱 힙합진

▲ 청바지 하프팬츠

 

청바지는 어떤 의상과 코디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왼쪽 의상을 보시면 워싱처리된 힙합 청바지에 데님 조끼를 매치함으로써 자유롭고 활동적인 느낌이 들지만 복고풍 중절모로 마무리함으로써 너무 가볍지 않은 코디가 완성됐습니다.

 

오른쪽 의상은 정장 자켓에 5부 팬츠를 받쳐입은 언밸런스한 코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웬만해선 개성을 표출하기 힘든 요즘이라면 한번쯤 이렇게 독특한 코디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참고로 5부 팬츠란 다리 길이를 10으로 봤을 때 절반, 즉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팬츠를 말합니다. 무릎과 발목의 중간까지 오는 길이의 7부 팬츠나 발목까지 오는 9부 팬츠는 한번쯤 들어보셨겠죠?

 

지금 소개한 두 바지는 모두 워싱 처리가 무척 잘 표현돼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워싱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것인지 잘 모르시겠다구요? 좋습니다. 그럼 먼저 워싱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기로 할까요?

 

워싱이란?

워싱은 세탁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출고 전에 한번 세탁을 하고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바지는 데님에 인디고 염료로 염색을 하는데, 대부분 염색 직후에는 원하는 색보다 훨씬 진하게 나오기 때문에 남색에 가까운 청색을 띄게 되죠. 이를 한번 세탁해서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물을 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 외에도 워싱 처리를 하게 되면 청바지가 부드러워지고 차후 세탁시 물 빠짐이 적으며 수축 등의 변형도 적어지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런 워싱 처리로 인해 훨씬 다양한 컬러의 청바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워싱 처리를 하지 않은 바지는 ‘리지드’라고 하는데요, 이 청바지는 구입 후 물을 빼거나 자신의 몸에 맞도록 수축시키는 등, 자신의 개성에 맞는 청바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청바지를 구입한 후 바로 드라이 클리닝을 하게 되면 이후 세탁할 때 물 빠짐이 적어지므로 관리하는데 참고하셨으면 좋겠네요. ^^*

 

자, 이제 아래 그림을 살펴볼까요? 아래 왼쪽의 청바지는 7부까지 접어 올렸군요. 주로 여성들이 입는 스타일인 7부 팬츠는 귀엽고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후드 티셔츠나 자켓 등과 함께 매치하면 그 느낌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답니다.

 

오른쪽의 바지는 1900년대 중반에 크게 유행한 나팔팬츠입니다. 판타롱 바지로도 불리곤 하죠. 가장 큰 특징은 밑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폭으로, 원단은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스타일의 의상은 유행을 많이 타는 편이므로 주의하시구요, 다리가 길고 가는 분들이 입으면 아주 멋진 의상이지만 밑위(바지의 허리선부터 엉덩이 부위 아래 선까지의 길이)가 짧은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허벅지가 두껍거나 다리가 짧은 분이라면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프리스타일의 접어 올린 데님

▲ 복고풍 나팔팬츠

어깨에 멜빵을 걸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멜빵 바지에 큼지막한 패치 포켓이 달려 카고 팬츠의 특징까지 가지고 있는 의상입니다.

 

주머니의 모양이 건빵과 흡사하다는 이유로 건빵 바지라고도 불리는 카고 팬츠는 원래 화물선 승무원들의 작업복에서 유래됐습니다.

 

참고로 카고는 ‘카르고’라고도 불리며 ‘화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카고 팬츠는 대부분 통이 넓고 여러 개의 주머니가 달려있어 활동성과 기능성이 뛰어나 스케이트 보더들에 의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유행하게 됐답니다.

▲ 프리스타일의 탱크 카고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카우보이가 입는 의상을 ‘프리스타일’에서도 볼 수 있군요.

 

데님으로 만들어진 의상에 가죽으로 패치를 하고 모자와 붉은 스카프까지 갖춰 서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완벽한 카우보이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목장에서 가축을 돌보는 일은 활동적이고 꽤 힘들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하고 더러움을 잘 타지 않는 데님 의상은 카우보이에게 더없이 훌륭한 작업복일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카우보이 스타일 자체가 매력적인 패션 코드로 자리잡은 것 같군요.

▲ 프리스타일 카우보이 스타일

 

▲ 라그나로크의 화이트 스미스

 

위 그림에서는 불과 철을 다루는 대장장이인 ‘라그나로크’의 남성 화이트 스미스가 앞에서 소개한 몇몇 청바지와 마찬가지로 은은하게 워싱이 잘되어 있는 청바지를 입고 있어요. 바지가 다리에 타이트하게 피트되는 것을 보니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키니진으로 보여집니다.

청바지에 조끼를 매치하고 가죽 멜빵과 힙색(허리에 매는 가방, 또는 주머니) 등으로 심플하고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멋진 의상이네요. 여성 화이트 스미스 역시 힙색을 매고 있지만 핫 팬츠길이의 청 바지와 노출이 많은 탑, 그리고 멋진 모자 등으로 한껏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 다크에덴의 위도우스

▲ 마스터 판타지의 여성 메이지

 

게임 속 다양한 모피

‘다크에덴’의 몬스터 중 하나인 위도우스는 노출이 심한 에나멜 소재 의상과 함께 모피를 두르고 있어 마치 귀부인 같아 보이네요. 방한효과가 뛰어난 모피는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전해 주는데요, 위도우스의 의상은 매우 추울 것 같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모피의 효과죠.

 

허리에 두른 동그랗게 말린 모피가 인상적인 ‘마스터 판타지’의 여성 메이지 캐릭터입니다. 모피를 다양하게 이용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듯한데요. 프렌치 블루 톤의 코사지(의복의 일부분을 장식하는 꽃 장식)와 앙증맞은 리본들과 함께 모피를 매치해 귀여운 느낌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 라그나로크의 연금술사

▲ 선광의 윤무의 미카

 

‘라그나로크’의 연금술사와 ‘선광의 윤무’의 미카가 입고 있는 의상에는 모피가 어깨부분에 쓰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허전해 보이는 어깨에 휘장이나 어깨 보호대 등의 아이템을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얻을 수 없었을 겁니다.

 

  주제는 청바지와 모피였습니다만, 청바지는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반면에 모피는 다소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 본 기사는 12월호 네트파워 '컬처존'에 연재된 내용입니다. 다음 연재는 게임메카에서 이어지게 될 겁니다. 좋은 옷감, 눈에 확 띄는 패션, 올해 유행에 맞아 떨어지는 게임 속 캐릭터가 눈에 띄면 즉시 게임메카를 통해 알려드리기로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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