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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의상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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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이드복
오늘 첫 번째로 알아볼 의상은 바로 ‘메이드복’입니다. ‘코스튬 플레이(줄여서 코스프레라고들 하죠)’의 단골의상 가운데 하나인 이 복식은 특히 남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이는 주종 관계, 즉 주인과 하녀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메이드복을 입은 종업원들이 서빙하는 메이드 카페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메이드복을 즐겨입는 여성들도 많다는 사실.

 

이제부터 메이드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메이드는 가정부, 또는 하녀를 지칭하는 말로, 메이드복은 바로 이들 가정부나 하녀가 입는 의상을 뜻합니다. 메이드의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 시기엔 미니스커트라는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이므로 긴 치마에 일하기 좋게 ‘에이프런(실용성이나 장식을 목적으로 착용하는 앞치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머리가 흘러내리거나 요리하는 중에 머리카락이 음식에 들어가지 않도록 두건을 착용했으며, 잡일을 주로 했기 때문에 옷이 쉽게 더러워지므로 보통 검정색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과거 실용적인 면을 강조한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마비노기>의 ‘케이틴’과 ‘알리사’

그러나 과거의 실용적인 면과는 상관없이 요즘엔 장식적인 면을 강조하는 추세입니다. 치마의 길이가 개인의 취향(또는 신체적 특징)에 따라 가지각색이고, 두건은 헤어드레스(프릴이나 레이스로 이루어진 작은 모자, 또는 헤어밴드)로 변화됐습니다. 컬러 역시 다양하죠.

그럼 게임 속에서 메이드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요?

<라그나로크의 카프라 서비스 멤버>
<라그나로크>에서 창고나 지역이동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카프라 서비스 멤버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 바로 메이드복입니다. 제복(유니폼, 일정한 기준에 의해 제작된 정해진 일정한 양식의 복장)답게 일부 장식을 제외하면 컬러와 스타일이 동일하지만 성숙하거나 보이시한 여성, 또는 로리한 여성 등 어느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지 않나요?

▲테일링

▲비닛

▲소린

▲디포르테

▲글라리스

▲더블류

<마비노기의 NPC>
퍼머넌트 옐로우 컬러의 프릴이 요란할 정도로 많이 장식되어 있지만 차분하고 정갈한 아이보리색 의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셰나의 의상입니다. 그 옆의 델은 머리의 컬러가 코랄 핑크인데다 의상의 컬러 또한 인디언 핑크로 같은 핑크 계열이라 유치하고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검은 에이프런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혀 모던하고 도시적인 심플함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프릴은 놓칠 수 없는 포인트죠.

▲셰나

▲델

<리니지 2의 NPC>
앞서 소개한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 외에도 <리니지 2>와 <요구르팅> 등 여러 게임에서 메이드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니지 2>의 경매 관리 NPC는 헤어드레스와 프릴, 그리고 셔링(부드러운 천을 꿰매 입체적으로 무늬나 주름을 잡아 음영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수예. 주로 애프터눈이나 이브닝용 원피스나 블라우스에 사용된다)을 제외하곤 메이드복의 양식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컬러와 디자인이네요. 아지트 관리인의 메이드복 역시 색다른 디자인입니다. 엠파이어 라인의 메이드복이라니…. 그나마 컬러와 장식으로 인해 메이드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매 관리 NPC

▲아지트 관리 NPC

<요구르팅의 캐릭터>
아래는 <요구르팅>에서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성숙한 느낌을 주는 블랙과 퍼플의 조화를 바탕으로 큼지막한 리본과 헤어드레스, 벌룬 소매, 그리고 하얀 스타킹과 에나멜 구두의 귀여움이 믹스되어 있는 메이드복이네요. 다만 오렌지색의 헤어드레스 매듭과 오른쪽 다리의 파란색 밴드가 너무 튄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같은 계열의 컬러로 통일감을 주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말이죠.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요구르팅>의 캐릭터

2. 세일러복
‘세일러 문’으로 유명한 세일러복은 본래 영국과 미국의 해군학교 생도의 제복입니다. 일반적으로 두꺼운 면직물의 오버블라우스로, 감색의 네모난 칼라(목 둘레의 옷깃. 흔히 ‘카라’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본식 영어이므로 사용을 자제합시다)와 커프스(손목을 덮는 의복의 한 부분. 소매)가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브레이드(실 등으로 납작하게 땋거나 꼬아서 만든 끈) 장식이 있고, 목에 넥타이나 나비 모양의 보타이를 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의로 긴바지나 반바지, 또는 스커트를 함께 입으며, 요즘엔 이런 양식을 가진 여성복이나 아동복을 총칭한답니다. 세일러복은 군복에서 유래된 복식이므로 정확히 따지자면 밀리터리에 해당하겠네요.

참고로 세일러복의 가장 큰 특징인 칼라가 크고 네모난 이유를 알고 계신가요? 주로 배에서 생활하는 해군의 경우 물에 빠지는 일이 많은데, 구조하기 위해 손을 잡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고, 상대방이 버둥거리는 경우도 있겠죠? 그때 칼라를 잡아서 구조한다고 하는군요. 또한 물에 빠졌을 때 발견이 쉽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세일러복으로 유명한 세일러 문의 ‘세일러 머큐리’. 주인공인 세일러 문보다 인기가 많았다

<마비노기의 NPC>
지난 번 <마비노기>의 코르셋과 엠파이어 라인, 그리고 볼레로 자켓에 대해 소개한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번 달 메이드복에 이어 세일러복까지, <마비노기>에는 현실의 의상이 변형된 것이 참 많네요. 먼저 마리는 비록 타이가 빠졌지만 칼라와 커프스, 그리고 주름치마까지 완벽한 세일러복의 형식을 갖췄네요. 밝고 따뜻한 느낌의 컬러 매치가 너무 잘 어울리는군요.

로나는 세일러복 상의에 프렌치 블루와 인디고가 그라데이션된 롱스커트를 입고 있습니다. 화이트 컬러와 함께 매치하면 차갑고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는 블루 계열에 칼라와 동일한 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세련된 이미지가 완성됐네요. 마지막으로 ‘티르코네일’에서 은행업무를 담당하는 베빈의 칼라를 보면 세일러복인지 한눈에 아시겠죠?

 

▲세일러 마리

▲마리

 

▲로나

▲베빈

<요구르팅의 안나와 캐릭터>
앞의 <마비노기> 캐릭터와는 다르게 짧은 소매의 세일러복을 입고 있는 <요구르팅>의 안나입니다. 안나의 세일러복은 오렌지색의 칼라와 스커트가 돋보이는데요, 오렌지색과 잘 어울리는 검정색의 스타킹이 특히 눈에 띄는군요.

<요구르팅>의 캐릭터들이 입는 옷은 소매와 컬러를 제외하곤 안나의 세일러복과 동일한 디자인입니다. 세일러복은 스쿨룩에 포함되므로 루즈삭스(무릎까지 올라오는 헐렁한 양말)나 스타킹, 그리고 V넥 조끼를 매치한 후 캔버스화나 스니커즈, 또는 로퍼 등의 신발로 마무리하면 더욱 분위기를 살릴 수 있겠죠?

 

▲안나

▲세일러복을 입고 있는 <요구르팅>의 캐릭터

3. 메이드복과 세일러복의 공통점은?
자, 지금까지 메이드복과 세일러복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 두 가지 의상엔 공통점이 있는데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모두 제복이라는 점있죠. 그리고… 남성들이 좋아하는 옷이라는 것! 여러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단골로 등장한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자고로 이 게임을 제외하고 연애 시뮬레이션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세일러복의 홍수에서 허우적댈 수 있는 <도키메키 메모리얼>

메이드복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에서 간단히 덧붙였지만 뭔가 부족한 감이 있어 미소녀 전문가 ‘베이더 대왕님’에게 자문을 구해봤습니다.

모리건: 안녕하세요, 베이더 대왕님. 많은 남성들이 메이드복이나 세일러복을 입은 여성을 보면 열광하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베이더 대왕: …남자니까!!
모리건: …….

베이더 대왕님과의 인터뷰를 끝으로 이번 게임 속 의상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이외에도 메이드복과 세일러복이 나온 게임이 더 있지만 일부러 다루지 않은 것도 있으니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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