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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인간복제의 미래를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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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인간복제의 미래를 경고하다!!

생명과학 발전, 미래의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국민적 영웅은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던 황우석 교수가 최근 난자 불법제공이라는 구설수에 오르면서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일로 인해 순항 중이던 줄기세포 연구에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으며 황우석 교수 본인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들뜬 마음을 한번쯤은 추스르는 기회가 되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게임 속에서 말하는 생명과학발전에 따른 경고의 메시지를 한번쯤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메시지에서 우리의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진실이 어디에 있던 이 문제의 근원에는 ‘생명’이라는 가장 숭고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 줄기세포 연구로 생명과학의 단계를 끌어올린 황우석 교수

권력과 손잡은 과학, 인류의 대재앙을 가져오다 - 바이오 하자드
생명과학에 대한 재앙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게임은 캡콤이 명작 ‘바이오하자드’다. 바이오하자드는 인류가 만들어낸 판도라의 상자 ‘과학’이 한 기업의 오만으로 인해 얼마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게임의 주 배경인 라쿤시티를 한순간에 죽음의 도시로 만든 T-바이러스는 원래 백신을 만들기 위한 시조바이러스로부터 탄생되었다.

▲ 국가보다 강한 권력을 가진 다국적 기업 엄브렐러. 그들의 욕망은 급기야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켰다. 바이오하자드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부터 시작한다

저명한 생물학박사 '제임스 마커스'는 인류의 안녕을 위한 최고의 백신을 개발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는 혁신적인 기술을 토대로 시조바이러스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그는 ‘생체병기’라는 욕심에 눈이 먼 엄브렐러의 총수 스펜서에 의해 살해당하게 되고 그 후 개발된 것이 인류에게 대재앙을 안겨주는 ‘T-바이러스’다.

▲ 권력과 손잡고 시조바이러스의 창시자 마커스를 죽인 윌리엄 버킨과 알버트 웨스커. 이 모든 것이 엄브렐러라는 거대기업의 음모였다

엄브렐러의 오만은 결국 재앙을 뿌리고 만다. 그들은 자신이 완벽하게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유출되기에 이르렀고 라쿤시티는 결국 좀비가 득실대는 죽음의 도시로 변하게 된다. 결국 라쿤시티 전체를 핵으로 파괴시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바이러스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제 2, 제 3의 재앙을 싹틔운다.

▲ 황우석 교수는 인간 줄기세포 이식에 돼지를 사용했지만, 바이오하자드의 마커스는 거머리에 시조바이러스를 이식했다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음에도 엄브렐러의 욕망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다. 그들은 T-바이러스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 더 강력한 바이러스를 만든다. G-바이러스나 베로니카 바이러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결국 엄브렐러의 헛된 욕망은 그들 자신도 파멸에 이르게 한다. 이렇듯 한 기업의 헛된 욕망이 신기술, 그것도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과학과 만났을 때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 T-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투입해 만든 생체병기 타일런트. 엄브렐러의 야욕은 결국 동물이 아닌 인간을 실험대상으로 삼기에 이른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순수한 의도에서 실행된다 할지라도 스펜서 같은 부도덕한 권력자가 있다면 그 순수함은 퇴색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는 순수한 연구가 거대한 힘에 의해 왜곡 됐을 때 인류는 크나큰 재앙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인류의 번영을 위해 만들어진 다이너마이트가 위정자들에 의해 전쟁에서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로 변질되거나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 물리학자가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핵’을 만든 과거의 역사를 보면, ‘권력’과 손잡은 ‘과학’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지 게임은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창조자에게 칼을 뽑아든 피조물 -스타크래프트-

한국의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 오늘도 하루에 몇 천, 몇 만 번의 전투가 스타크래프트 안에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잠시 마우스를 놓고 생각해 보자. 스타크래프트의 주인공인 테란, 프로토스, 저그 이 3종족이 그토록 처절하게 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이 기나긴 전쟁사의 이면에는 ‘생명과학’에 대한 인류의 경종의 메시지가 숨어있다.

스타크래프트의 고대종족 젤-나가는 자신들의 유전진화 공학을 완벽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실험을 계속했다.

▲ 당신이 아무 생각없이 플레이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에도 '생명과학'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가 숨어있다

수 만 번의 실험 끝에 탄생한 피조물이 바로 ‘프로토스’다. 강한 육체와 신비로운 마법, 그리고 고도의 지능까지, 그야말로 프로토스는 우주역사상 최고의 종족이었다. 하지만 프로토스의 감각과 육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결국 프로토스는 그들의 창조주에게 칼을 들이대기에 이른다. 결국 젤-나가는 프로토스를 실패작으로 선언하고 다른 실험 체를 찾아 우주를 떠돌게 된다.

▲ 자신이 만든 피조물이 자신보다 더 우수한 종족으로 발전한다면? 젤-나가가  첫번째로 창조한 프로토스가 그런 종족이었다

여러 행성을 전전하던 중 젤-나가는 ‘제러스’라는 행성에서 가장 하등한 곤충인 ‘저그’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게 된다. 그들의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저그는 환경에 적응하며 급속히 번창했다. 숙주의 대사방법을 이해하고, 그 숙주를 이용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몇 세대가 지나면서 저그에게도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숙주의 진화과정을 완전히 흡수했고, 다양한 모습을 보이던 외형도 장갑을 뚫을 수 있는 척추 뼈와 날카로운 사지 등으로 정형화 되어갔다.

▲ 오버마인드의 컨트롤을 통해 저그는 하등동물에서 전투에 최적화 된 군사조직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던 중 저그의 집단의식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오버마인드’가 점차 자신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오버마인드는 저그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셀레브레이트’라는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렇게 환경에 적응하고 스스로 발전을 거듭하는 저그족을 보고 젤-나가는 그들의 실험이 성공했다고 확신한다. 그들은 “오버마인드를 확실히 감시할 수 있다”는 크나큰 착각을 저지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버마인드는 젤-나가의 감시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젤-나가는 경악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저그의 대군이 젤-나가의 우주선으로 돌진했고 젤-나가는 그렇게 자신들이 창조한 생물에 의해 최후를 맞게 된다.

▲ 제러스 행성의 하등한 곤충인 저그는 결국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멸망시키고, 강력한 라이벌인 테란과 프로토스 마저 압도해버린다

인간 배아세포를 이용해 장기를 배양할 때 흔히 쓰이는 것이 돼지다. 돼지는 인간과 그 장기의 생김새나 유전적 요인이 비슷하기 때문에 돼지에서 장기를 배양해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이 황 박사 연구의 목표다.탐욕’의 상징으로 치부하던 돼지가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흡사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인간에게 배양시켜 다시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안전하고 편한 방법이겠지만, 이 방법은 복제인간이라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그나마 돼지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 주1)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인간의 줄기세포를 받아 장기를 배양한 돼지에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자신의 줄기세포에서 배양된 장기를 자신의 몸에 다시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단 같은 종이 아닌 돼지라는 다른 종의 몸을 거친 장기이기에 몇 십 년 후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 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물론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즉시 폐기되겠지만 저그의 오버마인드처럼 감시의 눈을 피해 있다가 언젠가 인간을 향해 칼을 뽑아든다면, 인류 또한 프로토스와 저그를 창조한 젤-나가의 전차를 밟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인간도 아닌 돼지인데 무슨 문제가 있으랴'. 하찮은 곤충을 이용해 저그를 만든 스타크래프트의 젤-나가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주1) 원숭이가 돼지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데 왜 돼지를 사용할까? 장기의 크기가 원숭이는 인간의 그것보다 더 작기 때문이다. 또한 돼지는 많은 수의 새끼를 한꺼번에 낳기 때문에 원숭이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점도 돼지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다.

 

돌연변이에게 감시받는 세상 - 하프라이프 2-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알려지자 세계 과학언론들은 하나같이 우려를 표했다. 최고권위의 과학 잡지 ‘네이처’지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한국정부 차원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한국의 언론은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가고 있다. 여차하면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이 엄청난 결과에 우리 언론들은 단지 “한국인이 이룩한 쾌거”정도로 먼 산 보듯 말하고 있다.

밸브의 대작 액션게임 하프라이프 2에는 잘못된 미디어가 인류에 얼마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는지 보여주고 있다.

하프라이프 2는 지구가 외계인에게 점령당한 암울한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지구를 지배하는 외계생명체는 콤바인이라 불리는데, 그들은 엄청난 과학기술과 유전공학기술을 앞세워 지구를 지배한다.

이들이 지구인을 통솔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군대’와 ‘미디어’다.

▲ 2004년 최고의 게임 하프라이프 2. 그 명성에 걸맞게 생명과학에 대한 심오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프라이프 2에서의 인간은 그들의 변종에 의해 통제되고 돌연변이의 노예로 전락한 삶을 살아간다. 여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반역자가 있으니 그가 월라스 브린이다. 브린은 콤바인의 명령에 따라 지구를 콤바인에게 바칠 계획을 착실하게 수행한다. 그리고 그가 가장먼저 한 일이 바로 미디어 점령이다. 브린은 신문, 텔레비전 등의 모든 언론매체를 검열하고 그 내용을 조작했다.

▲ 권력자들은 '군대'와 '미디어'를 통해 인간을 지배하려 든다. 인간은 조작된 언론매체를 끊임없이 접하며 스스로 돌연변이들의 노예가 되어 간다

브린의 메시지는 이랬다. “인류와 콤바인이 조화되는 기간동안 그 어떤 마찰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우주 연합에 가입하기 위해선 인류는 희생해야한다”. 유저는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콤바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브릴의 연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게 될 것이다(그러고 보면 하프라이프 2는 미디어의 역기능에 대해 소름 돋칠 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 하프라이프 2는 권력의 비도덕성과 잘못된 생명과학,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미디어가 낳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소름 끼칠정도로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연일 울려대는 미디어의 위력에 인간들은 점차 브린과 콤바인을 믿게 되고 서서히 노예화되기 시작한다. 돌연변이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역자 브린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인간에게 그릇된 생각을 심어준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이 콤바인의 실험물이 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그들에게 복종하게 된다.

▲ 주인공은 콤바인에게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의 일원이 되어 돌연변이들과 싸워야 한다

이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우리 미디어의 행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우리 언론은 세계적인 인재가 한국에 등장했다는 것에만 흥분하여 찬양 일색으로만 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릇된 장밋빛 미래와 과장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

물론 황우석 교수의 업적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언론이라면 좀더 냉철하고 차분한 시각으로 그 장단점을 분석해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 언론이 자기 역할을 못했을 때의 비극을 익히 잘 알고 있다. 하프라이프 2는 미디어가 올바른 역할을 못하고 썩어버렸을 때 어떤 부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신랄하게 경고하고 있다.

 

한 복제인간의 '자아'에 대한 성찰 - 메탈기어 솔리드-

“유전자만을 물려받은 복제인간에게도 정체성이 있을까?”

거장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메탈기어 솔리드’시리즈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게이머와 함께 게임의 주인공이자 복제인간으로 태어난 솔리드스네이크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두었다.

게임의 주요인물인 솔리더스, 리퀴드, 솔리드 스네이크는 모두 빅보스의 유전자를 복제해 탄생한 복제인간들이다.

냉전시대, 미국 CIA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인간병기’를 갖기 위해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부분이 바로 당시 최고의 인간병기였던 빅보스의 클론을 만들어 내는 것. 그래서 탄생한 복제인간들이 솔리더스, 리퀴드, 솔리드 스네이크 형제들이다.

이렇게 복제된 ‘무서운 아이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세계 주요 분쟁지역에서 미국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게 된다. 셰도우 모세스 사건(메탈기어 솔리드1)으로 인해 열성인자를 물려받은 솔리드 스네이크가 우성인자를 물려받은 리퀴드 스네이크를 제거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 최고의 잠입액션게임이자, 역사와 인간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졌던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

만약 복제인간이 탄생하게 된다면 그들은 어떤 생각과 의식을 가지고 살아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제인간이 그들의 원본인 인간과 같은 생각과 의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다시 말해 ‘히틀러를 복제하면 다시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히틀러가 될 것이고, 아인슈타인을 복제하면 원자폭탄을 만든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그대로의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 현대사의 이면에서 최강의 전투병기로 활약한 빅보스(위). 그리고 그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스네이크가의 형제들(좌부터 솔리더스, 리퀴드, 솔리드 스네이크).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형이 동생을 죽이는 이들의 인연속에서 과연 '가족'란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메탈기어 솔리드는 “이는 말도 안 되는 추측”이라고 말한다. 복제인간은 절대 원본인간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솔리드나 리퀴드는 모두 빅보스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클론이지만 그들은 결코 빅보스가 되지 못했다. 비록 그들은 클론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살아온 방식이나 환경은 빅보스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렇기에 아버지 빅보스의 열성인자를 물려받았지만 평생 ‘우성’이라고 믿었던 솔리드 스네이크는 그 반대인 리퀴드 스네이크를 꺾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지만 살아온 생각과 환경으로 인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탈기어솔리드 2의 엔딩에서 주인공이 그의 연인 로즈와 나누는 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철저한 인간병기로 시뮬레이팅 되어온 이들이 과연 부모의 유전자 외에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그것이 자유일까?

“인생은 단순히 유전자를 전해주는 것뿐만이 아니다. 언론, 음악, 문학,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우리는 후손에게 횃불을 전해야 한다. 그 빛으로 어지럽고 암울했던 우리 역사를 읽게 해야 한다”

복제인간이란 단순히 어느 인간으로부터 유전자만 전해 받은 존재가 아니다. 비록 유전자는 같고, 모습도 같더라도 그들은 살아온 시대, 문화, 사상에 의해 그들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들은 하나의 주체적인 개체이며 분명히 한명의 인간이다. 메탈기어 솔리드는 인류가 실제 직면한 ‘인간복제’에 관해 이렇게 고찰하고 있다.

 

이종간의 융합 그리고 돌연변이 -수왕기-

세가의 PS2용 게임 수왕기에는 인간복제의 미래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수왕기에는 ‘프로젝트 얼터드 비스트’라는 비밀계획이 나온다. 이는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이종간의 융합을 일컫는 것으로 인간의 몸에 다른 동물의 능력을 이식시키는 것을 뜻한다.

‘개체로서 절대적인 전투력을 구현 한다’라는 컨셉으로 기획된 이 계획은 천재 생물학자 에드 잡스라는 한 과학자에 의해 연구와 개발이 행해진다.

동물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인간에 이식시키려는 이 실험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인도적인 계획이었다. 때문에 모든 연구는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시간은 흘러 결국 이 프로젝트는 결실을 맺게 된다. 게놈 칩을 인체에 이식시켜 수인화 된 게놈 사이보그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했다.

▲ 인간과 동물의 이종융합을 다룬 수왕기

성공한 몇몇 개체들을 제외한 수많은 개체들은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급기야 그들은 지각이 없는 돌연변이 괴물로 변하고 말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형종발생가능성이다.돼지 같은 짐승의 경우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복제의 경우 기형종의 문제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 게임은 온몸에 피갑칠을 한 돌연변이간의 처절한 살육전을 묘사하고 있다. 눈이 뽑히고 내장이 쏟아지고, 사지가 뜯겨나가는  등 구역질 날 정도의 잔혹한 묘사로 도배되어 있다

수왕기에서도 주인공을 비롯한 실험에 성공한 몇몇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 실패작들은 하나같이 인간성 없는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 행해지고 있는 연구들에 윤리적인 감시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미래를 막기 위함일 것이다.

인간의 오만은 반드시 재앙을 부른다
배아줄기 세포에 관한 연구는 분명 우리에게 신세계를 펼쳐보여 줄 것이다. 난치병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연구이며 인간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진보의 한 걸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게임이 말해주 듯 인간의 오만과 욕심이 그 순수함에 상처를 낸다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역사가 말해주 듯 인간의 '도전'은 희망을 낳았지만 '오만'은 재앙을 불렀다. 인간복제에 대한 맹목적인 '경계'나 '신앙' 보다는 좀더 이성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사진은 인간복제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일랜드의 한장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유토피아가 탄생할 것인지, 디스토피아가 탄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것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정부에서는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철저하고 공명정대한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고 국민들은 인간복제에 대한 맹목적인 '경계'나 ‘신앙’보다는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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