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E3 기간동안 해일처럼 밀려든 LA현지 특파원의 생생한 정보는 게임메카 독자들에게 E3를 간접체험하게 해주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현지 특파원들의 숨겨진 취재 뒷이야기는 아무도 모르게 묻혀지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하지만! 게임메카 E3 현장의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금 공개한다! 개봉박두~ 두둥~
미리미리 준비하자. 그런데 누가 미국에
가지?
E3는 세계최대의 게임전시회로 이를 취재하기 위해서는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주요인사의 인터뷰를 위한 사전 스케줄
조정 및 클로즈부스 사전예약 등의 작업을 하기 위해선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만약 오차가 생길 경우 그 약속은 그대로 펑크~.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미국으로 보내야할지 결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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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결혼으로 도망간 헐크매니아, 비자문제로 도망간 러프, 말안듣는 무무, 변신(?)전문 세라송 |
결혼식을 앞둔 헐크매니아, 비디오게임 전담 기자인 세라송, 부스걸 전담기자(…….)인 음마교주, 그 외 기타 등등 스내처와 러프를 사이에 두고 미국에 갈(사실은 보내야할…….) 기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남들이야 미국에 간다는 것과 E3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가길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일단 왕복 24시간동안 이코노미 클래스의 좁은 비행기 좌석에 쪼그려 앉아있어야 하고 시차적응도 못한 상황에서 밤샘작업은 물론 총 맞을 일까지 각오해야 하는 것이 미국 출장이기 때문에 게임메카의 분위기는 누구나 “네가 가라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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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석에 태워 보내준다면 "내가간다 미국!"이지만... |
문제는 미국 비자. 영어가 좀 되는 헐크매니아 기자는 얍삽하게 결혼식 날짜를 E3의 피크인 15일로 잡아 빠져나갔고 기자 짬밥이 좀 안되고 일 잘하는 러프 기자는 ‘절대 저는 비자가 나올 수 없어요! 내년을 위해 전 안되용~’이라며 피해나갔다. 결국 비자발급조건을 완벽히 충족시키는 세라송 기자와 음마교주가 미국에 가기로 되었는데….
출국전 편집팀에서 하달된 지령은 ‘부스걸 부위별 핀 포인트 포토 어택’. 결국 나를 미국으로 보내는 이유가 그것이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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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의 E3 특별지령은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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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국, E3 D-1(5월 11일)
미국행
비행기는 대한항공 011편 오후 8시 30분으로 미국 도착 예정시간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3시경. 왠지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으로 가볍게 출발하기는 했으나 이륙
후 4시간이 지나자 정신은 말똥말똥해지고 배는 더부룩해지면서 무릎과 좌석사이의
불편함이 내내 괴롭히기 시작했다. 게다가 좌석은 비행기 꼬리 근처 화장실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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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간동안 같은 장면만 본다면... |
나름대로 잠을 자려고 했으나 최악의 조건 속에서 잠이 올리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 지루함을 달래라고 영화를 틀어주기는 했는데 영화의 제목은 ‘반지의 제왕’. 미국 입국 전부터 왠지 모를 짜증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어쨌든 미국 LA공항에 무사히 도착하긴 했는데 입국 심사대에서 사람들이 몇몇 끌려 나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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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전경이 보이는 순간 안도의 한숨 |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우리가 미국에 도착했을 무렵 이라크에서 미국인이 목이 잘려 죽는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나 뭐라나……. 현지 분위기는 정말 살벌했다. 결국 미국 입국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몇몇이 있었으니 E3 최대의 불상사였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바로 다음차례가 나인데 심사대에 앉아있는 사람은 이것저것 캐묻고 결정적으로 기자 3명을 보안과로 넘겨버린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혹시 나도 붙잡혀서 돌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때부터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하면서 각종 시뮬레이션이 시작되었다.
‘Where is from -> from korea'
'What are you come to USA -> Tour'
'How many stay to USA -> 4 day 6 night'
'how old are you -> 29 years old'
이런 가상 질문과 답변(물론 엉터리 영어다)을 생각해내던 찰나, 희망의 빛줄기가 내 눈으로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바로 옆의 입국심사대의 말없는 아저씨가 거의 수속을 끝내는 것이었다. 깐깐한 아줌마가 'NEXT'를 외칠 때 못들은 척하다가 슬쩍 아저씨쪽으로 입국심사를 받으러 가버렸다. 결국 무사통과했지만 내 뒤에 있던 모 기자에게 자신을 한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음모였다고 엄청 구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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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무사통과! 앗싸! |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내일부터 있을 강행군에 대비해 휴식. 그사이 미국에 먼저 도착한 선발대에서 연락이 왔는데 M모사의 누군가 대낮에 강도를 당했다고 한다. 뭔가 첫날부터 미국의 무서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내일이 점점 두려워진다. 이 글의 진짜 배기는 지금부터다.
그 중요한 이벤트를 남자들 때문에 못보다!
E3 D-0(5월 12일)
시차적응 실패로 인해 잠을 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하지만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직업을 가진 탓인지 정신은 말짱하다.
지금 시간은 아침 6시 30분 한국은 지금……. 계산하기 귀찮아 진다. 새벽 2시 30분
정도 되었겠다. 일단 밥부터 먹고 컨벤션센터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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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 센터의 모습... 빙산의 일각이다 |
오늘의 스케줄은 부스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사전 약속을 잡아놓은 해외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갖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눈앞에는 쭉쭉빵빵하고 섹시한 부스걸이 유혹하고 있으며 해보고 싶은 게임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악마의 유혹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이 사랑스러운 것들을 나두고 수염나고 뚱뚱하고 나이는 중년에 다가서는 남자들고 만나러 가야 하다니 아~~ 이래서 미국은 오기 싫다니까. 스케줄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줄줄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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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서 보던 악마와 천사의 싸움은 진실된 자에게는...보인다... |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컨벤션센터는 사우스홀, 웨스트홀, 켄시아홀로 나뉘어 있으며 각 홀의 크기는 코엑스 무역전시장 태평양관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라는 것. 각 홀을 이동은 뛰어서 10분 걸어서 15~20분 정도 걸리므로 인터뷰하다 시간이 오버되면 다음 스케줄은 그대로 펑크가 나게 된다. 뭐 본인이야 일 안해서 편하지만 편집팀의 보복을 피하려면 불법체류를 해야 하므로 죽기 살기로 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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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이 아니고 편집팀의 지령을 완수하기 위해 눈앞의 부스걸을 지나칠 수 없었다. 인터뷰와 인터뷰 사이의 이동시간을 섹시한 부스걸이 있는 부스를 통과하기 위한 동선을 짜고 그대로 움직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테크모 부스의 이벤트 참여 라인에 줄을 서있는 것이 아닌가. 음마교주 선정 E3 2004 최고 미인 쭉쭉빵빵 부스걸 1순위가 있는 그곳에서 시간을 쪼개 겨우 4사람을 남겨놓고 밸브의 마케팅 이사인 럼바디의 독점 인터뷰를 위해 아쉽게 자리를 떠야 했다. 내 게임쇼 취재인생중 손에 다 넣은 부스걸을 버리고 남자를 만나러 가다니….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 E3는 18세 미만은 입장조차 거절당하는 성인의 성인에 의한 성인을 위한 게임 전시회다. 따라서 몇몇 이벤트는 화끈하게 진행되며 또한 전시회 첫날에 한정되어 진행한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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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모는 게임보다 부스걸! |
오후 3시.
잠깐 휴식시간을 틈타 한국에서 온 게임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청천벽력,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소식을 접하고야 말았다.
“저는 3시부터 **부스에서 인터뷰 약속이 있어서”
“앗 그 시간에 *** 개발자 인터뷰 있는데~ 시간 겹치네요”
“난 ***랑 약속이 있어서”
“음…….3시에 럼블로즈 비키니 이벤트 하는데 같이 가실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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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블로즈 첫날 한정 이벤트를 못보고 말았다 ㅠ.ㅠ |
“그리고 곧바로 플레이보이 이벤트하고 에이도스에서는 사라 패트릭이 온다는데 가실 분 없어요?”(사라패트릭은 백야드레스링에 출연하는 유명한 포르노 배우-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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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게임 이벤트는 한국에서온 모든 기자들이 볼 수 없었다 |
그 순간 다들 적막에 휩싸이면서 피던 담배 꺼버리고 새 담배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하아……. 내가 왜 E3에 왔을까.
비키니와 섹시 도우미인가 아니면 리처드 게리엇인가! 첫날 외에는 시간이 없다던 인터뷰어에게 저주를!!!
첫날 행사를 마치고 두려움에 떨다
행사
취재를 마치면 이제부터 특파원들에게는 지옥이 시작된다. 현지시간으로는 오후 6시,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10시. 즉 미국에서 취재가 끝나면 한국에 대기중인 편집팀은
특파원이 보낼 정보와 기사를 어미새가 먹이를 물고 오기를 기다리는 아기새처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파원에게는 한국에서 잘 때 일하고 한국에서 일할 시간에도 일하는 어이없는 일이 생겨버리는 것. 게다가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해진 뒤 돌아다니다가는 총 맞는다는 나라. 게다가 우범지대의 명소인 LA가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이 되는 호텔을 예약했건만 전송 속도는 무려 20kb. 행사 동영상이 대략 300M~1G정도니까……. 메카 독자를 위해서 생명을 담보로 한인 PC방으로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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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은 멋있지만 저 아래는 목숨을 걸고 나서야 한다 |
미국 택시(엘로우 캡)은 무서우니 한인 콜택시를 불러서 가장 인터넷이 빠른 PC방으로 가자고 부탁하고 잠깐 잠이 들었는데 눈을 살짝 떠보니 다운타운에서 벗어나 하이웨이를 타고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잠깐! 우리 이러다 납치되는 거 아냐? ‘가장 빠른 인터넷->한국->코리아타운->코리아타운 한인 PC방’ 이라는 공식에 사로잡힌 우리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결국 도착한 곳은 다운타운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롱비치 근처로 차비만 대략 35달러 정도 나오는 곳이었다. 참고로 한인 PC방이 있는 코리아 타운은 5달러면 이동할 수 있다. 그래도 인터넷 속도만 빠르면 상관없기 때문에 PC방으로 들어갔건만 최대 업로드 속도 74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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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낮선 환경에 직면! |
▲우리가 원하던 곳은 여기란 말이다! |
그렇다. 완전히 당했던 것이다. 어차피 호텔로 다시 가기 위해서는 같은 차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왕복 70달러, 팁 포함 80달러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참고로 음마교주의 하루 출장비는 50달러……. 아악~~ 이 아픔을 내일 부스걸로 치유 하리라고 마음을 먹으며 미국에서의 2일째 밤을 지새웠다. 아니…….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한국에 있는 편집부에서 부스걸 특집 나가야 한다고 사진을 원하니 난 지령을 완수하기 위해서 부스걸을 찾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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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내가 간다! 편집부의 지령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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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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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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