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용사들의 밥벌이를 위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 수고해주신 분들이 계신다. 바로 지구 또는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의 무리의 보스들이 용사들의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약해주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악의 보스님들께서 세계를 정복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하는 괴혼은 다르다! 악의 무리의 보스(일지도 모르는) ‘황제’께서 온 세상의 별들을 다 파괴한 다음부터가 게임의 시작이니 말이다. 말로만 듣던 완전파괴 후 새로운 신세계의 건설이 지금부터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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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세계정복(?)을 시작해 볼까나? |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어디선가 사람의 기분을 묘하게 만드는 콧노래 소리가 들린다. ‘나나나~ 나나나~’ 왠지 기분이 오싹해지면서 맑고 투명한 기분이 오염되는 듯한 기분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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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나~의 검은 실루엣의 정체는 임금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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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제목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나나난 덩어리’ 일어로는 ‘ナナナン塊’. 한자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눈치챘겠지만 괴혼은 괴상한 영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혼의 덩어리’를 뜻하는 것이다. 혼의 덩어리라는 게임의 제목은 게임의 내용을 100%이상 담고 있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이제부터 게이머는 말똥구리의 사촌이 된 기분으로 플레이해야 하니까 말이다.
노래 제목뿐만 아니라 노래의 리듬도 게임의 괴상함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게임으 로딩과 함께 중후한(?) 중년의 콧노래 소리는 하이퀄리티 쭉쭉빵방의 간들어진 18세~27세의 수비범위 안에 있는 미소녀들의 목소리에 익숙해진 게이머라면 패드를 떨어뜨리거나 PS2의 리셋버튼을 누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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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나나나~ 얼쑤~ |
하지만 듣다보면 어느순간 동화되어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경악하게 되는 매력도 포함하고 있으니 왠지 최면에 걸리는 듯한 요소일지도... 모두 잠에서 깨어나자 레드썬!!!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뭔가 소제목도 단순 명료 느낌 팍!... 이라는 컨셉처럼 보이지 않는가? 게임의 컨셉은 일단 굴리는 것이니까 말 다했다.
게임의 시작은 은하계의 별을 다 파괴해버린 ‘왕’을 대신해서 우리의 ‘왕자님’은 별의 재생이라는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기보다는 무책임한 아버지를 대신해서 별을 대시 만들어야 하는 노가다 판에 뛰어 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왕자님은 왕에 비에 엄청나게 작은 몸집을 가지고 세상의 잡동사니를 모으기 시작하는데 그 컨셉은 바로 ‘굴러라! 깔아 뭉게라! 붙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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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무는 8분안에 50cm를 굴려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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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면 어느 한적한 방구석에서 시작하는데 달팽이도 기어다니고 압정과 쓰레기와 가정용품이 뒹구는 방에 왕자님이 살며시 나타난다. 이제부터 우리의 왕자님은 왕으로부터의 칙명을 하달받게되면서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간다. 임무는 ‘별을 만들기’ 왕의 칙명은 ‘2분안에 2m 크기의 무엇인가를 만들어라!’. 우리의 왕자님은 은하계의 모든 별을 없애버린 무서운 왕의 명령에 까라면 까고 말아버린다. 그리고 정말 까버린다.
이제부터 왕자님은 말똥구리의 후손이 된마냥 굴리고 굴려서 주변의 모든 물건을 깔아뭉개고 붙여버린다. 자기 맘에 안드는 것(사실은 플레이어 마음에 안드는 것)은 모두 깔아뭉게서 구체를 만드는데 방바닥에 떨어진 비스킷, 압정, 건전지, 바둑알, 장기알 할 것 없이 모두모두 별의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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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무한정 잡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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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해당 스테이지에 있는 모든 물건은 깔아뭉개버릴 수 있지만 조건은 존재한다. 현재 뭉쳐진 구체보다 큰 물체는 붙일 수 없으며 이동중인 생명체 또는 물체는 한번 충돌 후 멈추게한 다음 깔아뭉게버려야 한다는 것.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실제 해보면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이 조건은 처음에 게이머를 묶어버리는 족괘지만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쾌감으로 다가온다. 묶여있는게 쾌감으로 다가온다고 변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이미 이게임을 처음부터 즐겁게 하고 있다면 변태일지도)...
깔아뭉게는 쾌감을 맛보자
처음에 굴리는 구체의 크기는 Cm단위. 즉 초반 게임플레이에서는 허접한 컵하나, 공하나 심지어 꾸물거리는 달팽이마저도 왕자님에게는 생명의 위협을 가져다주는 무서운 공포일뿐이다. 하지만!!! 미터 단위의 구체로 키워지게 되면 게이머 자신은 신이 되어 버린다.
굴리고 굴려서 구체가 커지면 구체보다 작은 물건은 무엇이든지 붙여버릴 수 있다. 그것이 사람이든 짐승이든 풀밭에 피어있는 꽃이든.. 심지어 밭에 심어져있는 무, 배추 양파를 비롯해 초 거대해지기 시작하면 지구를 침략한 우주괴수, 괴수를 막기 위한 슈퍼히어로까지 모두 깔아뭉개버린다. 이쯤 되면 자기 자신이 우주괴수가 되어버린 상황에 직면 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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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왕자님의 크기 비교 이정도면 우주괴수다 |
쾌감의 극한을 가져다주는 재미의 키워드는 바로 ‘복수!’. 대하서사드라마 게임도 아니고 무협게임도 아닌 ‘로맨틱 액션’의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이 게임에 갑자기 무슨 복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초반 벌벌 떨었던 생쥐, 달팽이, 인간, 트럭 등을 피해 다니다가 자신이 커졌을 때 ‘이런 미천한 것들!!!~~’이라 부르짖으면서 그대로 깔아뭉개버리는 복수의 극치! 이것이 바로 별나라 왕자님의 로망인 것이다! 괴혼의 진짜 재미는 사람과 고양이, 개, 자동차 등을 뭉개버리기 시작하면서 처음에 조그만 모습의 왕자가 거대하면서 역습을 가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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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나무도! 사람도 모두 뭉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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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미를 기자 주변의 누군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울트라맨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50미터 이상 되는 존재가 눈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움직이는 벌레같은 것들을 깔아뭉개고 싶은 충동에 반해서 오히려 그런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만으로 그는 확실히 인간보다 월등한 인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오늘 나 자신이 100미터짜리 괴수들이 마을을 짖밟고 깔아뭉개는 쾌감에 눈 뜨고 말았다”
보다 엽기적인 것은 바로 구체에 붙어버린 생명체(?)들의 리액션이다. 그리고 이런 리액션을 보는 것이 바로 괴혼의 매력중 하나다. 달걀을 붙여버리면 갑자기 부화해 병아리가 아닌 닭이 태어나 ‘꼬끼오~’하고 외치며 사랑스런 누님을 붙여버리면 ‘아앙~’ 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등 다양한 사물만큼 다양한 리액션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어릴적 지나가는 개미떼를 보면서 껌으로 뭉쳐버리고 물을 흘려보내면서 즐거워했던 그 기분(설마..나만 이런 장난 한 것 아니겠지)을 이 게임을 하면서 추억에 잠겨보자.
참고로 본인이 가장 쾌감을 느꼈을 때는 지구굴리기 스테이지에서 미국과 일본 등을 가볍게 말아서 뭉개버렸을 때 그 느낌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쾌감으로 다가왔다.
사운드는 괴상하지만 아티스트들의 명곡뿐!
사운드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괴기한 느낌마저 들지만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괴혼에 투입된 아티스트는 무려 9명.
이들은 일본 연예계에서도 실력을 알아주는 사람들로 게임음악에는 처음 출연하는 사람도 있고 이들 9명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동원되었다는 것만으로 일대 화제가 되었다. 9명을 다 설명해봤자 일본 연예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감흥이 안나니 한국의 게이머라면 알만한 사람 2명을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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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이 뭉쳤다. 봐도 모르겠지? |
먼저 ‘다나카 아마사’ 씨는 크리스탈 킹의 멤버로 활약한 인물로 솔로로 나서서 ‘가면라이더 쿠우가’의 주제가를 불렀고 그 유명한 ‘북두의 권’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 ‘찰리 코세이’ 씨는 우리에게 이름은 생소하지만 아톰으로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의 ’천일야화‘의 테마송을 담당했으며 애니메이션 ’루팡 3세‘의 엔딩 테마를 불렀던 사람이다(왠지 소개하고 보니 점점 이상해진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분위기에 맞는 장르 1~2가지로 끝내지만 이들이 부른 곡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9개의 장르로 나뉘어 진다. 물론 곡의 제목과 가사는 개그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엽기적인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가사를 소개하는 것은 지면상 문제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장르만 살펴보자. 보사노바, 일렉트릭 팝, 락, 재즈, 힙합, 발라드, 맘보를 넘나드는 괴혼의 음악성은 지금까지 등장한 그 어떤 게임을 능가한다. 불가사의한 음계와 리듬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당당히 추천한다.
그로데스크한 그래픽도 압권
무조건 화려하고 심각할 정도로 랙을 유발하는 폴리곤 덩어리의 최신게임에 비해 괴혼은 2004년 3월에 발매한 최신 게임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래픽에 사용된 폴리곤은 눈으로 보면서 폴리곤 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이며 등장하는 캐릭터는 사람의 행동을 하되 사람이 아닌 먼나라 별세계의 생명체의 외형을 하고 있다. 별을 모두 소멸시킨 ‘왕’께서는 한가로이 기타를 치면서 ‘나나나~’를 흥얼거리고 있으며 왕자님은 작고 귀여운 1cm의 아담 사이즈로 일관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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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데스크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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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을 우리의 상식으로 생각해 ‘별것 아니군’이라는 판단을 하면 큰 코 다친다. 왕께서는 무려 레인보우 빔을 입에서 방출하시며 왕자님은 귀여운 외모에 거대화를 해가면서 지상의 모든 물체를 뭉개는 만행을 저지르는 와중에소 순진한 모습을 간직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오오~ 경배하라~ 이들은 진정한 우리의 구세주시다(아앗!!! 최면 당했다. 레드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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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레인보우~~~~~ |
“괴작은 재미없다”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 게임
흔히 괴작은 쓰레기의 반열에 올라가있는 게임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메카에서 소개한 괴작 시리즈의 60%는 참신한 장르라기보다는 어이없는 장르인 경우가 많았고, 참신하긴 했지만 게임성 마저도 너무나 참신해 재미없는 게임이 주를 이었던 것도 분명하다. 생각해보면 기사를 쓰기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써왔던 기자들이 해당 게임을 구입하고 첫 플레이를 했을때 느낀 감상은 대부분 “이건 사기야!”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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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뭉치고 별자리를 만드는 재미는 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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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괴혼은 남코가 게임을 정말 잘 아는 개발사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다. 단순하지만 게임의 본질은 그래픽의 화려함도, 쭉쭉빵빵한 미소녀를 내세워 남성 게이머를 유혹하는 것도, 네임밸류를 등에 없고 쓴물 단물 다 빨아먹고 남은 재료를 모아 잡탕을 만들어 벌이는 것도 아닌 단순한 재미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괴혼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게임에 지쳐있는 게이머라면 지금 당장 괴혼을 플레이해보길 바란다. 미천한 생물을 깔아뭉개면서 ‘왕자님 대시!’, ‘왕자님 하이점프’, ‘왕자님 180도 슬립턴!’ 등의 기술을 사용하는 순간 게임 불감증은 순식간에 날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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