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최고의 보드게임을 만든 개발자를 만나다!

/ 2

「컬드셉터 세컨드 익스팬션(이하 컬드셉트)」의 한국 최강자를 뽑는 ‘최강 셉터 배틀’이 지난 22일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는 컬드셉트의 제작사인 오미야소프트의 개발자들도 참석해 경기 진행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았으며, 사인회를 비롯해 다양한 부대행사를 가졌다.

게임메카는 컬드셉트의 한국 발매를 담당한 A.K커뮤니케이션즈의 도움을 받아 오미야소프트 개발자들과 단독으로 만나 컬드셉트와 최강 셉터 배틀 결과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CREATOR'S IN CULDCEPT

스즈키 히데오(鈴木英夫)
SUZUKI HIDEO
 

1965년 생, 현재 오미야소프트 대표이사. 「컬드셉트」 시리즈의 프로그램 개발 및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진구 타카유키(神宮孝行)
JINGU TAKAYUKI


1967년 생, 현재 오미야소프트 기획부장. 「컬드셉트」 시리즈의 기획 및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게임의 절묘한 밸런스 조절을 담당한 인물.

케츠 카이로후(傑怪老)
KETU KAIROHU


1966년 생. 란마1/2, 중장기병 발켄, 건해저드 등의 게임 일러스트를 맡았다. 요리를 특히 잘해 오미야소프트의 점심을 많이 책임진다고.

 

오미야소프트(大宮 Soft)는 어떤 곳?

1993년 오미야소프트 설립

1994년 메가 드라이브용 「로드 모나크 ~최후의 전투전설~」 제작

1996년 수퍼패미컴용 「건 해저드」 제작

1997년 세가새턴용 「컬드셉트」 제작

1999년 플레이스테이션용 「컬드셉트 익스팬션」 제작

2001년 드림캐스트용 「컬드셉트 Ⅱ」 제작

2002년 플레이스테이션 2용 「컬드셉트 Ⅱ 익스팬션」 제작


●「컬드셉트」에 관해서

-「컬드셉트」 시리즈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최고의 보드게임이라 불려질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컬드셉트」의 개발 동기는 무엇입니까?

스즈키 히데오(이하 스즈키) : 무엇보다 멀티 플레이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동기라면 동기랄까요. 일본 유저들이나 게임시장을 보면 혼자서 게임화면을 보고 즐기는 것은 보편화 되어 있었지만, 여럿이 즐기는 게임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꼭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여러 명이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성격을 띤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진구 타카유키(이하 진구) : 기획은 1995년에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추진된 건 1997년부터였습니다. 기획 당시 일본에도 트레이딩 카드가 소개되기 시작했지만, 붐이 일어나는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저희들도 당시에는 일문으로 된 카드가 아닌 영문으로 된 카드로 게임을 즐겼으니까요. 당시 사원들과 카드 및 보드게임을 즐기면서 이런 카드나 보드게임의 특징을 비디오게임에 집어넣는다면 재미있고 괜찮은 보드게임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생각에 「컬드셉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그럼 그 당시의 카드 게임과 지금의 카드 게임을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오미야소프트(이하 오미야) : 그렇게 많은 면에서 발전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굉장히 복잡하고 플레이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유희왕」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카드 게임이 등장해 붐을 조성하면서 플레이 하는 연령대는 조금 낮아졌지만, 게임을 즐기는 데는 더욱 더 쉬워졌고 카드 게임 본연의 재미인 카드 컬렉션 부분에서의 특징이 좀 더 강조된 것 같습니다.  

 

- 카드 게임의 시초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매직 더 게더링(이하 매직)」을 꼽습니다. 「컬드셉트 」 시리즈 또한 어느 정도는 「매직」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컬드셉트」 시리즈가 「매직」과 다른 점, 그리고 다른 보드게임과 다른 점을 말씀해주십시오.

오미야 : 「컬드셉트」는 「매직」을 포함한 흔히 말하는 카드 게임과는 카드를 이용해서 게임을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이 보드게임과 같이 맵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기존의 카드 게임은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카드 덱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의 전부였다고 하면 「컬드셉트」는 보드게임에 원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장이 되는 맵이 존재합니다. 맵이 존재함으로 해서 카드 게임의 전략성과 보드게임의 전략성이 적절히 조화되었죠. 이것이 바로 「컬드셉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 「컬드셉트 Ⅱ」에서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카드나 맵을 다운받고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서 확인하는 정도였죠. 하지만 진정한 네트워크 활용은 온라인 대전이라 생각되는데,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런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하게 될 런지요.

오미야 : 현재로서는 아직 구체적인 예정이 없습니다. 온라인 대전이 가능하다면 게임의 재미를 폭넓게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인프라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죠. 일본판에는 현재 웹 브라우저를 통해 추가된 카드와 맵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웹 브라우저가 없어 그마저도 힘듭니다. 이후 PS2를 비롯해 후계기종이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기에 무리가 없고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습니다.

 

 

- 혹시 「컬드셉트」를 온라인 전용 게임으로 만들 계획은 없으신가요?

오미야 : 알고 계시다시피 PS2 온라인게임 서비스는 이제 초창기에서 막 벗어난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서 일본에서는 이제 온라인게임에 대한 기술적, 영업적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는 뜻이죠. 한국과 같이 온라인게임 인프라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고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파이널 판타지 XI」와 「노부나가의 야망」등의 PS2용 MMORPG가 서비스 되고 있지만, 그것도 그만큼 타이틀의 인지도와 자금력이 적절하게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일본에서 네트워크 전용 게임이 히트할 수 있는 인프라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겠지만,「컬드셉트」도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점차 진화해가고 있는데, 그 변화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간단히 즐길 수 있도록이라든지, 보다 깊은 전략성을 추구한다든지….

오미야 : 「컬드셉트 Ⅱ」를 개발할 당시, 말씀하신 두 가지는 모두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컬드셉트 Ⅱ」에는 카드도 전작에 비해 대폭 추가되었으며 새로운 능력이나 효과도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때문에 보다 깊은 전략성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소의 추가는 동시에 게임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리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적으로 추가된 만큼 늘어난 복잡함을 간소화시키기 위해 룰을 새롭게 바꾸고 간단하게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컬드셉트 Ⅱ」에서는 「컬드셉트」에는 있었던 요소가 일부 간략화되거나 삭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처음하는 사람이라도 간단하게 룰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기준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컬드셉트 Ⅱ」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가 메달 시스템입니다. 메달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오미야 : 「컬드셉트」를 플레이 하는 유저 분들 중에는 멀티플레이로 게임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지만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드림캐스트 판에서는 네트워크 대전이 되어서 멀티플레이라는 개념이 확실했지만 「컬드셉트 Ⅱ 익스팬션」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혼자서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뭔가 새로운 도전거리를 제공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추가된 것이 바로 메달 시스템입니다. 메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메달은 솔로 플레이로 얻을 수 없는 것도 있으며, 대전을 통해서만 입수할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혼자서 조용히 플레이 할 때와는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해도 입수하는데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미야 : (웃음) 어렵기는 하지만 예상 외로 빨리 모든 메달을 모은 사람이 나타나더라고요. 개발자가 생각해도 어떤 것은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쉽게 모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치 확인이라도 해보라는 듯이 자신이 모은 메달의 리스트를 모두 웹에 공개하는 유저들이 발매한지 며칠 만에 저희들도 등장해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가 메달 시스템을 추가할 당시에는 ‘아! 이렇게 플레이를 해야 얻을 수 있구나’라는 뭔가 ‘발견했다’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다 보니 그러한 순진무구한 생각은 이미 물 건너 간지 오래더군요(웃음). 인터넷으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정보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니까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빨리 모든 리스트가 공개되어서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컬드셉트」의 제작기간은 기획에서 완성까지 어느 정도 였는지요?

오미야 : 세가 새턴으로 발매된 1편 같은 경우는 기획에서 완성까지 약 1년 4개월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드림캐스트로 2편을 제작할 때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2년이 넘었죠(웃음). 여러 가지로 준비할 것도 많았고 시스템 적으로도 변경된 사항이 많았으니까요. 무엇보다 개발 플랫폼이 변했기 때문에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좋은 작품으로 탄생했으니 다행이죠. 유저 분들이 모두 이해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컬드셉트」 시리즈 중 본편은 모두 세가의 하드웨어로 발매가 되었으며 「익스팬션」 버전은 SCE의 하드웨어로 발매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오미야 :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오미야소프트 직원들이 세가의 플랫폼을 좋아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아까 말씀은 농담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언제나 세가의 플랫폼이 먼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가의 플랫폼으로 나오고 나서 「컬드셉트」의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했고요. 그런 작은 작품에 대한 애착심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분들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SCE의 PlayStation도 선택했습니다. 보급률 면에서는 PlayStation 쪽이 훨씬 높으니까요.

▲ 22일 열린 최강 셉터 배틀

▲ 특히 길드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 카드에 관해서

-「컬드셉트 Ⅱ 익스팬션」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카드가 추가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드를 추가할 때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예를 들어 전략의 다양성이 기준이 된다거나, 유저의 성향이 기준이 되는 것, 아니면 흥미를 일으킬 만한 독특한 종류의 카드가 기준이 된다거나 말이죠.

오미야 :「컬드셉트 Ⅱ」에는 「컬드셉트」에서는 없었던 ‘영지능력’이나 ‘아이돌’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그것에 맞추어 다양한 카드를 추가시켰습니다. 다른 부분에서는 그 이전 시리즈에서 수렴했던 유저들의 의견과 마법을 참고로 했으며, 그런 카드에 대항하는 카드나 버전 업이 된 카드를 만들어 새롭게 추가시켰습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게임을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소위 최강의 전략이라는 묘수가 발견이 되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그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컬드셉트」 시리즈에서는 가능한 한 그런 요소를 없애기 위해 어떤 전략이라도 반드시 대항수단을 만들 수 있게 디자인을 했습니다. 모두 「컬드셉트」를 플레이 하시는 유저들의 의견을 많은 부분 참고해 디자인을 실시했습니다.

 

- 새로운 크리처를 추가할 때 선정 기준이 있는지요?  

오미야 : 기본적으로는 실제 전설과 신화에 존재하는 동물을 모티브로 해서 크리처를 만들고 있습니다. 「컬드셉트」 시리즈만의 오리지널 크리처도 조금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해 나가면서 게임의 등장하는 카드를 모을수록 플레이어는 각종 전설과 신화에 대한 지식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제가 신화나 전설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자주 관련된 책이나 도감을 구입해서 회사에 가져와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결코 대충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웃음).

 

-크리처가 갖고 있는 능력과 크리처와 관련된 신화와 이야기 설정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고싶습니다. 예를 들어 ‘운디네는 물의 속성을 갖는다’는 것 말고 말이죠.

오미야 : 가능한 한 크리처에게는 전설에서의 설정과 본래 가지고 있는 성질에 맞추어서 능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요. 예를 들어 메듀사 같은 경우는 ‘눈을 보게 되면 돌이 된다’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던가 히드라 같은 경우는 재생능력이 있지만, ‘불에 타면 재생을 하지 못한다’라는 특징을 부여하는 것처럼 속성이외에도 신화나 전설에 관련된 다양한 설정들이 크리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컬드셉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크리처는 유럽쪽 신화나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등 동양권에 전해져오는 몬스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나요?

오미야 : 손오공이라는 크리처가 등장하긴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동양권 문화에 등장하는 크리처는 수가 적은 게 사실입니다. 컬드셉트의 근간을 이루는 판타지 세계는 검과 마법이 가장 큰 소재입니다. 그런데 검과 마법은 유럽쪽 신화와 전설에 많이 등장하는 요소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유럽쪽 신화에 등장하는 몬스터와 크리처들이 컬드셉트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개인적으로 일본이나 한국 전설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만, 후속작을 만들게 된다면 새로운 크리처들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컬드셉트」 시리즈에는 굉장히 다양한 카드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카드들을 그려주신 유명 일러스터들도 많으시죠. 한국 게이머들도 잘 알고 있는 일러스터는 없을까요? 예를 들어 다른 유명 게임의 일러스트를 담당하셨다든지 해서요. 현재 한국에서는 아틀라스의 「진 여신전생」 시리즈 덕분에 악마화가 카네코 카즈마 씨가 유명하고, 「컬드셉트」 코믹을 그리신 카네코 신야 씨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미야 : 이름은 잘 모르시겠지만, 그 분들의 작품을 보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관련 자료는 인터뷰 마지막 데이터를 참고)

 

-「컬드셉트」의 일러스트를 담당하신 일러스트 분들의 「컬드셉트」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요?

오미야 : 모두들 굉장히 열심히 하십니다(웃음). 일러스트 실력은 정말 최고라고 말할 정도지만 「컬드셉트」의 실력은 아직까지 최고는 아니거든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컬드셉트」의 코믹을 그려주신 카네코 신야 씨는 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코믹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카네코 신야씨는 게임에 푹 빠져 계시죠.

▲ 아깝게 길드전 2위를 차지한 역촌 길드. 다음 카페의 컬드셉트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 당초 10분으로 예정되어 있던 사인회 시간이 몰려드는 사람으로 인해 연장되었다

 


● 전략에 관해서

-「컬드셉트」 같은 보드게임은 무엇보다 전투 시의 전략성, 즉 카드간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특히 「컬드셉트 Ⅱ 익스팬션」에 등장하는 카드는 특별히 강한 것도, 특별히 약한 것도 없이 밸런스가 절묘합니다! 이런 카드간의 밸런스는 게임성과도 관련된 요소라고 생각되는데, 이 밸런스 조절은 어떤 분이 담당하고 계신지? 그리고 밸런스 조절의 기준이 되는 것이 있는지?

오미야 : 잘 만들어진 카드 게임(「매직」과 같은 게임)은 절대적으로 강한 카드도 없으며, 게임에서 한 번도 쓰이지 않는 카드도 없습니다. 「컬드셉트」 시리즈도 그런 면에서는 카드 게임의 좋은 점을 재현해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레벨 디자인을 감수해주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하지만 밸런스 조정은 게임 디자이너인 진구 씨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진구 씨의 의견을 반영해서 진행해나가고 있습니다. 게임에 관한 의견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오지만 결국 결정은 한 사람이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기획과 밸런스 조정은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게다가 카드는 세계관과 룰의 부분에서 기획부분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호 관계 등의 밸런스 조정은 기획자의 손을 거쳐야만 합니다. 양쪽을 모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꽤 힘들죠. 실제 밸런스 조정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 디버그를 맡아준 팀도 단순히 디버그만을 해준 것이 아니라 게임 개발 도중 밸런스나 시스템 면에서 많은 의견을 내주어 게임을 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풍부한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는 전장이 되는 맵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도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맵 디자인 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시는지요? 맵 밸런스 조절은 따로 담당하시는 분이 있나요?

오미야 : 스토리 모드에서는 처음에는 룰도 간편하며, 짧고 간단한 맵에서 부터 시작을 해 초보자들도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한 개씩 새로운 룰(사당이나 성당 등)이 생겨나도록 디자인 했습니다. 이것도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진구 씨가 모두 기획했습니다. 맵 디자인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기획과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스토리와 맵 구성을 잘 연결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루시엔 전에서 성당이 처음 등장한다거나, 동맹전을 스토리에 넣는다거나 불과 물의 맵에 속성에 맞는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은 기획과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컬드셉트 Ⅱ」에서는 ‘영지 커맨드’의 추가로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후속작에서도 이런 새로운 시스템의 추가가 있을까요?

오미야 : 다음 작품을 만들게 된다면 새로운 요소는 반드시 추가해야겠죠. 유저들도 새로운 것을 원할테니까 말이에요. 아이디어는 「컬드셉트 Ⅱ」를 개발할 당시에 예비안으로 준비해 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컨드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관련 요소를 빼고 다른 것을 집어넣는다고 하면 반발도 심할 것 같고, 여러모로 고민 중입니다.

▲ 개인전 결승에 앞서 간단하게 소감을 말하는 진출자들

▲ 대회가 끝난 후 입상자들과 개발자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 한국판 「컬드셉트」는?

-한국 비디오게임 시장에 대해 알고 계신지요. 「컬드셉트」 시리즈를 한국 유저들도 플레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오미야 : 한국판 제작에 관한 문의가 들어왔을 때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컬드셉트」와 같이 텍스트의 중요도가 높은 게임을 외국어로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많은 한국 유저들이 외국어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계자로서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희들의 마음이 한국판에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오미야소프트에게 있어 한국판 컬드셉트의 발매는 일본 국외로 발매되는 첫 타이틀이었습니다(미국판은 한국판 이후에 발매되었다).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오미야 : 역시 언어소통 부분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판 로컬 작업도 병행하고 있었는데, 영어는 사전을 옆에 두고 찾아가면서라도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한국어는 너무 어려워서 그마저 곤란했죠. 천상 한국 파트너인 A.K커뮤니케이션즈를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A.K쪽에서 한글화를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해주셨기에 그 이후에는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한국 유저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컬드셉트」 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본 유저와 한국 유저의 성향이 같지는 않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것이 있을 법도 한데요.

오미야 : 현재 일본과 한국의 비디오 게임에 대한 환경은 확실히 다르지만, 유저로서의 성향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컬드셉트」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한국 유저 분들도 계시고 말이죠.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대부분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쉽게 게임을 진행해나갈 수 있는 것들이어서 오히려 자신만의 작전을 만들거나 자신만의 플레이 패턴을 찾아가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컬드셉트」 시리즈는 자신만의 플레이 패턴을 연구해서 나름대로 플레이에 적용할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작전을 세워 다른 유저가 만든 작전과 비교해볼 수 도 있습니다. 그런 플레이 속에서 유저는 비로소 게임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컬드셉트」 시리즈가 내세우고 있는 특징입니다. 이런 재미는 국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회나 각종 이벤트에서 저희들은 저희도 생각지 못한 작전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번 최강 셉터 배틀에서도 실력을 뛰어난 한국 플레이어들을 많이 봤습니다.

 

-맵 에디터의 제공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신 적이 없으신가요? 아시다시피 한국 유저들은 유저가 직접 맵을 디자인해서 플레이 하거나 공식적인 대회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새로운 맵을 제공해주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서비스도 유저를 위해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미야 : 현재로서는 맵 에디터 제공에 관한 예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발매 후에도 추가 맵을 제공할 수 있게 처음부터 제작이 되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추가 맵에 제작은 오미야소프트가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저 분들도 아이디어를 내서 맵을 제작할 수 있지만, 실질적은 프로그래밍은 오미야소프트가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는 맵 에디터보다는 유저 분들이 디자인 해주신 맵을 제작해서 어떠한 방법으로 유저 분들에게 배포할 것인가에 대해 검토 중에 있습니다.

 

- 아스트랄 퀸, 탈리스만, 에너지 플래시 등의 카드가 한국판에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이 카드들이 특별히 선정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오미야 : 아스트랄 퀸과 에너지 플래시는 일본에서 컬드셉트 세컨드 익스팬션이 발매된 후 만들어진 카드입니다. 게임 소프트웨어 내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PS2를 이용한 웹사이트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는 있죠. 한국판 컬드셉트 세컨드 익스팬션을 발매하게 되면서 이 두 장의 카드에다 한국판만을 위한 오리지널 카드 ‘탈리스만’이 추가되었습니다. 개발팀 내에서도 “이거 너무 강력한 카드 아니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능력이 좋은 카드니 많이 사용해 주십시오.

 


● 그 외

- 한국에서 열린 최강 셉터 배틀의 길드전과 개인전 결승을 본 소감은 어떠셨습니까?

오미야 : 실례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생각보다 참가자들의 레벨이 높아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컬드셉트가 발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훌륭한 실력을 갖고 계셔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 개인전 결승에서 스펠 카드를 바탕으로 상대의 크리처를 전멸시키는 전법을 사용한 셉터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미야 : 보통 그런 북을 전멸북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그런 북의 승률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국대회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그런데 한국 결승전에서 그런 북을 사용하는 셉터가 결승까지 올라와 많이 놀랐습니다. 그만큼 실력이 높다는 뜻이겠죠.

 

- 일본에서는 컬드셉트 관련 대회가 꽤 많이 열렸습니다. 이후에 한국에서 우승한 셉터들과 친선경기를 개최하실 의향이 있는지요?

오미야 : 저희로서도 꼭 추진하고 싶은 이벤트입니다. 자세한 진행과정은 A.K측과 협의를 거쳐야하겠지만, 가급적 한 번 성사시키고 싶은 이벤트입니다.

 

-다양한 크리처 카드와 아이템 카드에 의해 생각지도 못한 콤보가 가능합니다. 제작자가 추천하는 콤보가 있나요? 아니면 뭔가 독특한 효과를 지닌 콤보는 없을까요?

오미야 : 직접 찾아보는 것이 좋으니까 조금만 소개하겠습니다.

1) 스톤 월+보텍스 → 싼 가격에 비해 방어력이 높다
2) 레프리콘+다이나마이트 → 즉사 콤보
3) 코카트리스+바타링그람 → 즉사 콤보

 

-「컬드셉트」 시리즈 개발자분들의 「컬드셉트」 실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오미야 : ‘매우 강합니다. 아주 잘하죠’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죠. 현재 일본에는 매일 새로운 작전과 콤보를 연구하고 있는 유저 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유저들끼리 대전할 수 없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에 관련된 새로운 작전과 공략법도 수없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개발자인 저희들도 이해 못하는 작전도 공개되었습니다. 작년 전 일본 셉터 챔피언 쉽을 했을 때 고수들의 플레이를 저희들은 이해 못해서 서로 물어보고 있는데 주위의 갤러리 분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계시더라고요. 결국에는 어느 유저 분에게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유저 분들도 꼭 좋은 공략법이나 작전을 찾아내셔서 저희가 감탄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고리간에 대한 질문입니다. 게임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고리간은 많은 비밀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있다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오미야 : 고리간은 「컬드셉트」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는 본래 봉인된 반역신 발베리트가 자신을 부활시키기 위해 마지막 힘까지 다해 만들어낸 창조물입니다. 고리간은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력한 셉터를 찾는 발베리트가 있는 곳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하지만 고리간은 발베리트의 명령을 거역하고 셉터를 도와 발베리트를 멸하기 위해 절대신인 컬드라에 의해 신의 지위를 내려받고 지금은 컬드라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 컬드셉트 세컨드 익스팬션이 발매된지도 벌써 2년째가 되어갑니다(일본판 발매 후). 이제 슬슬 오미야소프트의 후속작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밝힐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알려주십시오.

오미야 : 지금까지 미국판과 한국판 컬드셉트의 로컬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사실 새로운 작업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부분이 정해지지 않아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다만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컬드셉트를 이용해서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건 어떨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일본에서는 디지몬이나 포켓몬, 유희왕처럼 매직 더 개더링 방식의 카드 게임이 많습니다. 인기있는 카드 게임의 경우 게임으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컬드셉트는 오프라인 카드 게임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은 없습니까?

오미야 : 사실 오래 전부터 생각은 해왔지만 막상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더군요. 아직은 고려 단계고,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컬드셉트를 이용해 다른 방면으로도 연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컬드셉트 Ⅱ 익스팬션」을 플레이하고 있는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즈키 :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요즘 게임은 플레이어가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하지 않아도 끝낼 수 있는 영화와 같은 게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컬드셉트」 시리즈는 그런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플레이 하셔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정말 게임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유저 분들이 꼭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구 : 스즈키 씨가 워낙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저는 한국 유저들이 일본 유저들도 알아내지 못한 새로운 전략이나 작전 등을 많이 연구하셔서 꼭 오미야소프트로 보내 달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도 새로운 전략을 많이 배우고 싶거든요(웃음). 꼭 즐겁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케츠 : 「컬드셉트」는 이겨도 재미있고 져도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비록 우정이 파괴될지라도 말이죠(웃음), 한국에도 「컬드셉트」 열풍이 불어서 전국적으로 플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인터뷰가 끝난 후 A.K커뮤니케이션즈, 오미야 소프트 제작자들과 저녁시간을 가지면서 한 컷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