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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말 갑작스럽게 블리자드를 떠날 빌 로퍼(이하 빌) 일행이 새로운 개발사 플래그십스튜디오(이하 플래그십)를 설립하고 게임계에 정식으로 복귀했다. 파워진은 국내최초로 빌과 접촉하는 데 성공, 새로운 회사와 차기작에 대해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파워진: 이제 새로운 회사와 함께 게임계에 복귀했다. 동료들과 함께 블리자드를 떠난 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무슨 일을 했나. 또 새로운 사명(플래그십)의 연유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
빌: 우리가 블리자드에서 열심히 개발한 게임을 즐긴 팬들에게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플래그십의 모든 사람들은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으며, 이 중에는 5살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죽마고우도 있다. 따라서 플래그십은 아주 편안한 일터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회사를 세우는 동시에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면서 정신없이 몇 달을 보냈다.
새로운 사명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개발할 새로운 게임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유통사들은 “플레그십(편집자 주: Flagship은 본래 기함이라는 뜻이나 동급최강, 즉 ‘군계일학’ 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이다.” 또는 “양사(플래그십과 유통사)에게 초석(Cornerstone)이 될 만한 게임이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플레그십’은 우리가 게임에 쏟을 노력과 재능을 나타내기에 딱 알맞았으며 마음에 와 닿은 단어였다.
‘플래그십’은 바로 우리 자신과 우리가 개발할 게임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목표였기에 이를 사명으로 결정했다. 이 단어는 우리 스스로 세운 기대는 물론 게임을 즐길 팬들이 거는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우리가 개발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상징하기도 한다. ‘플래그십’은 항해와 관련된 단어이기도 한데, 아마 사명을 정할 당시 우리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함께 관람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비비스: 만약 그때 ‘킬 빌(Kill Bill)'을 봤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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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그십 스튜디오의 공식 홈페이지 |
파워진: 새로운 게임의 유통 건에 관해 수많은 유통사들과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의 진척상황은 어떤가. 아직도 진행 중인가 아니면 결정이 내려진 상태인가.
빌: 현재 소수의 훌륭한 유통사들과 대화를 진행 중이며 이 문제에 대해 조만간 공식발표할 생각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수의 한국 유통사들 또한 접촉해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게임들이 항상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인 것 같다.
비비스: 파워진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N사를 비롯해 자금력과 사업능력을 갖춘 몇몇 유통사들이 플레그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진: 플래그십의 사내분위기는 어떤가. 블리자드와 같이 큰 개발사를 운영할 때와 새롭게 설립된 작은 개발사에서 일하는 것과 차이는 없는가.
빌: 블리자드노스와 플래그십은 공통적으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세워졌다. 플래그십에서 함께하고 있는 우리 9명은 모두 가까운 사이이며 업무외적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함께 저녁을 먹고 야구경기를 관람하거나 주말에 모여 매직카드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우리의 흔한 일과다. 우리는 일터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는 과정조차 즐거운, 재밌고 창조적인 공간이 되길 원하며 절친한 친구들과 한 회사에 몸 담으로써 이런 바람을 쉽게 이룰 수 있었다.
파워진: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회사의 규모를 적게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대성공 후 회사가 커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 아닌가. 물론 아직 성공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매우 이르지만, 블리자드에서 겪었던 ‘성장의 고통’을 피하는 동시에 모든 여력을 게임개발에만 집중할 묘안이 있는가.
빌: 회사의 유일한 목표는 훌륭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블리자드 시절에도 이에 초점을 맞췄으며 덕분에 언제나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토론과 생각에서 게임을 우선으로 한다면 수많은 문제를 비껴갈 수 있다. 이런 목표의식은 게임의 구조, 밸런스, 기술, 그래픽, 분위기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열띤 토론을 가능하게 해준다. 어느 누구도 토론 과정에서 오간 의견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게임개발에만 집중한다면 불가피한 성장의 고통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영원히 작은 개발사로 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개발에만 매진하는 조직적이고 협력적인 팀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 회사에 합류하는 이들에게도 이런 철학을 심어주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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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스: 빌은 한 해외 게임웹진과의 인터뷰에서 블리자드를 나온 주된 이유는 비벤디와 갈등이지만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점점 게임 개발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쉬웠다”며 이를 ‘성장의 고통’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파워진: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묻겠다. 물론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컨셉이나 분위기에 대해 얘기해 달라. 게임의 장르는 무엇인가.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가.
빌: 게임의 컨셉은 기존에 우리가 개발했던 게임들과 매우 다르다. 하지만 기존 게임의 팬들이라면 분명 담긴 우리만의 개발철학을 다시 발견하고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멀티플레이는 물론 게임 발매 후에도 계속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로 신나고, 흥미롭고, 중독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므로 게이머들은 기대해도 좋다.
하지만 이 이상은 이야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직 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발할 게임이 간단히 익히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으며, 자꾸 플레이해도 재밌는 게임이라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전에 개발한 것과 같은 게임을 만들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블리자드 시절에 만든 게임을 즐겼다면 누구나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도 열광할 것이다. 우리는 게임 계에 새로운 파도를 몰고 올 것이며 모든 게이머들이 여기에 동승하길 바란다.
비비스: 이봐. 빌…. 질문의 요지를 잘 모르나본데 액션 롤플레잉이냐 아니냐 이 말이야! 파도타기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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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그십의 캐릭터팀이 제작한 컨셉 아트웍 |
파워진: 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유통사는 언제나 확장팩 또는 후속작을 내놓기를 마련이다. 이렇게 나온 확장팩이나 후속작중 일부는 훌륭하지만 수준미달인 것도 적지 않아서 프랜차이즈 자체를 망치기도 한다. 플래그십은 작은 개발사이기 때문에 두 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없으므로 첫 번째 게임개발을 완료한 후 후속작 개발과 새로운 게이의 개발 중 한쪽을 택해야 할 것 같은데.
빌: 회사의 규모를 키워야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 만약 게임이 많은 호응을 얻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콘텐츠와 후속작을 원한다고 판단되면, 그런 요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알맞은 규모로 회사를 키울 생각이다. 항상 게이머들에게 귀를 귀울이면서 그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비비스: 플래그십이 새로운 게임을 내놓은 후 확장팩을 발매하길 원한다면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여 탄원서를 보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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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진: 비록 신생 개발사지만 뛰어난 경력을 갖춘 인물들이 설립한 회사인 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플래그십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 관심과 애정을 가진 팬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텐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빌: 플래그십을 설립한 이래 팬들로부터 받은 전화와 E-메일은 모두 대단히 호의적이었다. 새로운 회사의 설립을 발표한 후 게이머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수백 통의 E-메일을 받았는데 모두 행운을 기원하거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내용이었다. 접촉한 유통사들도 모두 호의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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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이런(따듯한)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기존에 우리가 개발한 게임들을 즐겨준 수많은 게이머들에 감사하며 차기작에 대해서도 열성적인 호응을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 번 성원에 감사하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의 게임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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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진: 플래그십의 처녀작이 풀 3D 게임이며 이 게임을 위해 자체적으로 3D엔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게임에 대한 컨셉을 잡은 후 게임엔진 제작에 착수했나. 아니면 기술을 개발한 후 게임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택했나.
빌: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바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게임 디자인이 기술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파워진: 본 기자의 나이가 28인데 서른이 되기 전 플래그십의 처녀작을 플레이하거나 적어도 데모 버전이라도 볼 수 있겠는가.
빌: 발매일은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 솔직히 개발초기에 게임개발에 필요한 변경사항을 모두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발일정은 물론 게임 자체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므로, 개발일정은 매우 유동적이며 지속적인 검토와 수정을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0세 생일을 축하하기 전 무언가(?) 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비스: 빌의 약속이 맞는다면 적어도 2년 내에 게임에 대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무언가’라… 과연 뭘까?
파워진: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빌: 우리가 첫 게임을 내놓았을 때 훌륭하고 열성적인 한국의 게이머들도 우리만큼 기뻐하길 바란다.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이미 이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의 모든 게이머들이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겼으면 한다. 플래그십의 일원으로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비비스: 오~ 그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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