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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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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컬럼] CCR 대표 윤석호 -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이 무엇일까?

온라인게임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은 게임에 대한 다채로운 개인사(史)를 듣게 된다.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비디오게임에서 PC게임, 모바일게임 등 거쳐간 게임만도 무척 다양하다. 자신들이 즐기던 게임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은 참 행복해보인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에 좀처럼 보기 힘든 흥분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열성 게이머에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로 전환한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결국 이들이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소설을 방불케 하는 빈틈없는 스토리와 그래픽, 그리고 커뮤니티로 귀결된다.

개발자 이전에 게임 매니아였던 그들은 게임스토리가 주는 무한한 상상력과 삼국지를 무색케 하는 전략, 전술이 사용되는 전투에서 얻는 성취감 그리고 다양한 종족과 계급 사이에서 맺어지는 커뮤니티에 열광하고 있었다.

물론 이제는 개발자라는 자리에 서 있는 그들이 현재 온라인게임 이용자들과 다른 시각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재미, 즉 상상력이 발휘되는 게임공간과 건전한 승부가 주는 성취감 그리고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맺어지는 커뮤니티가 주는 만족감에 대해서 만큼은 게이머들과 동일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된다.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과연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영원한 화두다. 완결된 패키지형 게임들이 잘 마무리된 틀 안에서 이용자들을 맞이하는 것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항상 이용자들과 호흡하며 역동적으로 게임을 만들어 나가야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앞서 얘기한 기본적인 재미 요소를 충실하게 구현했다고 해도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어렵다. 이는 온라인게임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살아 숨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발사와 게이머들이 이렇듯 서로 상호작용을 거듭하는 가운데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96년 바람의 나라가 출시된 이래 리니지, 뮤, 라그나로크, 씰 등의 RPG 게임들의 대세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물론 RPG 일색이던 시장에서 포트리스 2나 비앤비와 같은 캐주얼 온라인게임들도 자리를 잡았으며, FPS나 레이싱 등 장르의 다양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엔 리니지 2와 RF 온라인처럼 Full 3D 그래픽의 게임들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새로운 시도라는 미명 아래 막대한 홍보마케팅 비용을 들여 화려한 출발을 기약하지만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추는 온라인게임들이 많다. 반면 입소문만으로 게이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수많은 이용자 커뮤니티와 팬사이트를 통해 인기게임으로 우뚝 서는 게임들도 있다.

게임회사를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 추측하건데, 결국 이용자들이 원하는 온라인게임은 궁극적으로 높은 게임성을 기반으로 한 성실한 게임운영과 서비스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독창적인 게임구성,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난 그래픽, 화려한 전투와 멋진 아이템, 독특한 마케팅 등이 게임 이용자들의 눈을 끌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용자들의 발을 붙드는 것은 성실한 게임운영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이용자 지향의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흐르는 물은 절대로 썩지 않는다.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는 게임 운영과 서비스로 이용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온라인게임을 만들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온라인게임 문화를 건설적으로 이끌어주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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