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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최고 게임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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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벤디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판권을 획득해 잽싸게 게임제작에 뛰어는 EA와는 달리 동명소설에 대한 판권을 뒤늦게 획득해 반지의 제왕 레이스에서 한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2002년 말,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2편인 ‘두개의 탑’이 영화가 개봉할 무렵 EA는 <두개의 탑>을 콘솔용으로 내놓은 반면 비벤디는 그제야 <반지 원정대>를 내놓았었다.

또한 EA는 영화의 명장면을 게임에 삽입하고 보다 액션 중심적인 게임을 내놓아 게이머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지만, 소설에 충실한 반면 특별한 매력을 갖추지 못한 비벤디의 게임들은 그렇지 못했다. 더구나 비벤디가 GBA용으로 내놓은 <반지 원정대>는 특정지역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심각한 버그로 EA가 내놓은 <디아블로 1> 스타일의 <두개의 탑>에 참패했다.

결국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를 내건 EA와 비벤디의 첫 번째 대결은 EA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1차전일 뿐. 영화 ‘반지의 제왕’의 최종편인 ‘왕의 귀환’이 개봉하는 올해 말, 이 두 게임계의 공룡은 다시 한번 격돌할 태세다(몰론 내년에도 반지의 제왕 게임은 나온다). 하지만 둘이 박 터지게 싸우든, 승자가 누가 됐든, 그래서 돈을 얼마나 벌든 무슨 상관인가. 게임만 재밌게 나온다면야 반가운 일 아닌가.

 

<심즈>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확장팩과 후속작을 내놓으며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EA가 적지 않은 금액으로 획득한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를 가만 둘 리 없다. 더구나 액션과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PC 게임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액션 게임 <왕의 귀환>을 내놓은 EA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뭔가 내놓을 거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 당연히 게임의 개발은 <제너럴> 시리즈를 내놓으며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의 제2의 전성기를 연 EALA스튜디오가 맡았다.

웅장한 전투EALA

스튜디오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반지의 제왕: 중간계 전투(이하 중간계 전투)>는 <제너럴> 시리즈에 사용된 세이지 엔진을 기초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중간계 전투>는 같은 엔진으로 개발된 <제너럴>이나 같은 소재를 채택한 워크래프트풍의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전쟁>과는 달리, 대규모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오히려 <토털 워> 시리즈에 가깝다. 이 게임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2편에서 등장한 헬름스 딥 전투는 물론, 3편에서 선보일 스펙터클한 전투를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에서는 최대 500개의 유닛이 한 화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치열하고 웅장한 전투가 연출된다.

심심하면 한번 세어볼만 하다

 이렇게 수많은 유닛이 한 화면에 등장한다는 점은 개발사에게나 플레이어에게나 큰 도전이다. 개발사의 입장에서 세밀한 유닛모델을 유지하고 프레임레이트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한번에 많은 유닛을 한 화면에 뿌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EALA스튜디오는 이를 위해 기존의 세이지 엔진을 대폭 개량했으며 현재 엔진 최적화 작업을 진행중이다(물론 결과는 게임이 정식으로 발매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보면 이는 컨트롤의 문제다. 한번에 수백 개의 유닛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중간계 전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대단위의 컨트롤 방식을 채택했다(앞서 이 게임이 <토털 워>에 가깝다고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 게임에서는 소수의 유닛으로 구성된 분대에 적합한 전술적 컨트롤 대신 대규모의 군대에 걸맞은 전략적 컨트롤이 승리의 열쇠다.

그러나 이 게임은 사실적인 역사적 전투의 재현에 초점을 맞춘 <토털 워> 시리즈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판타지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다. 마법과 영웅이 존재한다는 점이 큰 차별점인 것이다. <반지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에는 다양한 특수능력과 마법을 사용하는 영웅유닛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웅유닛에 한해서는 유닛단위의 개별적인 컨트롤이 가능하다.

<중간계 전투> 역시 선의 진영과 악의 진영 캠페인을 선보인다. 그러나 <반지의 전쟁>과는 달리 선의 진영이 인간, 엘프, 드워프 등의 연합군으로 되어 있지 않고 각각 국가에 따라 분리돼 있다. 로한(Rohan), 곤도르(Gondor), 이센가드(Isengard), 모르도르(Mordor) 등이 <중간계 전투>에 등장하는 4개의 진영이다.

영화속의 무마킬도 그대로 재현해 냈다.

독창적인 게임 디자인

각 진영은 자원과 유닛 등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곤도르는 헬름스 딥의 공성전에서 모티브를 따와 디자인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진영에 비해 기지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 식량을 자원으로 하는 곤도르는 위기시에는 일꾼을 소집해 방어군으로 활용하며, 마법사 간달프와 ‘망자의 군대(The Army of the Dead)’를 지원군으로 소환할 수 있다.

한편 로한군은 ‘라이더(Rider)’라는 별칭에 걸맞게 강력하고 기동성 높은 기병유닛이 강점이며, 폐왕자(廢王子) 에오메르(Eomer)가 영웅유닛이다. 모르도르군의 강점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유닛이다. 오크, 트롤, 나주굴 등의 사악한 생명체들로 구성된 모르도르군은 캠프를 지으면 일정시간마다 유닛이 생산되므로 사실상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러나 고급 생산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유닛의 희생이 필요하다). 따라서 모르도르군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유닛한계를 늘이기 위해 끊임없이 확장해나가야 한다. 이센가드군은 모르도르의 트롤 못지않게 강력한 유닛인 엔트가 자랑이다. 엔트는 거대한 돌덩이를 던지기도 하지만 적의 건물을 부수고 떨어진 벽돌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와아~ 돌격 돌격~

엔트의 경우처럼 이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유닛들은 개성있는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엘프궁사는 숲에 숨었을 때 은폐에 대한 보너스를 받는다. 그러나 거대한 코끼리처럼 생긴 올리펀트(Oliphant) 숲에 뛰어들어 이렇게 숨어있는 유닛들을 뭉개버릴 수 있다.

개발사는 이처럼 각 유닛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유닛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느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중간계 전투> 또한 멀티플레이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계 전투>는 1:1 대결 또는 팀플레이와 같은 일반적인 대전 모드를 채택하는 대신, 전투결과가 다음의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스토리 중심적인 캠페인 모드와 ‘에픽 워 시스템(Epic War System)’이라는 독특한 모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게임에 들어온 플레이어들이 각자 1:1 소규모 전투를 마친 후 남은 병력으로 팀을 이뤄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모드다.<중간계 전투>는 개발이 시작된 지 약 6개월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2년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제너럴>을 내놓은 경험이 있는 EALA스튜디오(구 EA퍼시픽)가 개발을 맡은 만큼 발매 예정일인 2004년 6월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은 항상 허접하다고? 지난해 말 EA가 내놓은 <두개의 탑>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수많은 영화장면으로 범벅이 된 이 게임이 훌륭했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허접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영화의 성공과 함께 대박확률 120%인 이 게임을 콘솔용으로만 내놓은 EA는 PC 게이머만큼이나 안타까웠을 게다. 그만큼 돈 벌 기회를 놓쳤을 테니까 말이다.

 작년의 실수를 뼈저리게 통감했는지, EA는 3부작 영화의 마지막 편에 기반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하 왕의 귀환)>을 PC용으로도 내놓을 계획이다.<왕의 귀환>은 영화의 스토리대로 위기에 처한 미나스 티리스를 구하려는 간달프,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모르도르를 향하는 프로도와 그의 충직한 하인 샘, ‘망자의 군대’를 부활시키려는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 삼총사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노익장의 진수를 보여주마

이에 따라 게임도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자 다른 방식의 게임플레이를 선보인다. 간달프로 진행하는 부분은 짐작한 대로 마법중심이며, 아라곤 일행에 대한 부분은 무기를 이용한 전투중심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프로도 일행에 대한 부분으로 잠입위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멀티 플랫폼 게임이 다 그렇듯, <왕의 귀환> 또한 콘솔의 냄새를 지울 수 없는 게임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컨트롤하는 데 불편함이 없지만 원하는 지점에서 세이브를 하는 기능이나 인터넷 멀티플레이는 아쉽게도 빠져있다. 대신 다른 캐릭터나 캠페인을 모두 마치면 사용할 수 있는 숨겨진 캐릭터를 이용해 이미 클리어한 미션을 다시 플레이할 수 있으므로, 싱글플레이를 모두 마쳤다고 바로 삭제할 정도는 아니다. 또한 포인트를 획득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롤플레잉적인 요소도 가미돼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는 맛에 플레이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폼 좀 나오지! 불타는 창을 던지려는 간달프

<왕의 귀환>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다양한 장면을 담았다. 단지 영화의 일부를 보여주는 데 그친 전작과는 달리, <엔터 더 매트릭스>처럼 영화장면과 게임이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영화의 최종편집 과정에서 수정된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 영화사인 뉴라인시네마와 긴밀히 협조해왔으며 직접 촬영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엔터 더 매트릭스>라는 소리를 듣고 경기(?)를 일으키는 독자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수많은 전쟁이 언급된 소설 ‘반지의 제왕’은 어쩌면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 최적의 소재일지 모른다. 개발사 리퀴드엔터테인먼트가 소설을 가지고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전쟁(이하 반지의 전쟁>을 만들 때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이 수많은 재료들을 어떻게 맛있게 요리해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게임의 수석 개발자이자 리퀴드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인 에드 델 카스티요는 필자에게 “쉬운 점은 전쟁의 소재가 풍부하다는 점이지만, 이 스토리들을 잘 엮어내는 게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그는 원작과의 일관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설에서 언급은 됐지만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전투에 살을 붙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반지의 전쟁>는 적어도 영화에서 보인 장면만 가지고 개발되고 있는 EA의 <중간계 전투>보다 풍부한 스토리를 선사할 것이다.

불가사리??

영웅은 죽지 않는다. 책에 그렇게 안 나왔거든…

<반지의 전쟁>은 한눈에 봐도 <워크래프트 3>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는 혐의를 피할 수 없다. 그래픽은 물론 영웅중심적인 게임플레이도 <워크래프트 3>와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 라이센스에 기반한 상업적인 타이틀인 만큼, 이는 어쩌면 당연한 개발방향이다. 단지 만화풍의 그래픽이 반지의 제왕의 웅장한 분위기를 놓친 점은 톨킨의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외의 부분은 원작에 충실하다. 캠페인은 철저히 원작의 결말을 따르고 있어 두 가지 엔딩이 존재하지 않는다. 선의 진영이 이기도록 되어 있다면 게임에서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원작에서 영웅은 죽지 않는다. 따라서 게임에서도 죽으면 안 된다는 것이 톨킨의 작품에 대한 라이센스를 관리하는 톨킨엔터프라이즈의 입장이다. 개발사는 이런 제한을 독특한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영웅의 체력이 완전히 고갈되면 적에게 포로로 잡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포로가 된 영웅은 구출함으로써 다시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

<반지의 전쟁>은 비록 판타지를 무대로 한 게임이지만 D&D 세계나 <워크래프트 3>에서처럼 마법이 난무하지는 않는다(물론 원작에서도 그렇다). 개발사는 결정적인 순간에만 마법을 사용하도록 게이지가 완전히 차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페이트 시스템’을 고안해냈다. 결국 원작과 마찬가지로 게임에서 영웅의 마법은 중요한 순간에 전세를 역전할 때에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헬름계곡의 전투는 빠질수 없다

‘원작과의 일관성 유지’라는 제약을 뛰어넘은 부분은 바로 유닛 디자인이다. 유닛은 전략 시뮬레이션의 생명이며 아무리 사실적이라도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개발사는 유닛 디자인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았다. 따라서 게임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활을 쏘는 오크라든가 드워프 소드맨 군단이라든가, 혹은 적을 향해 커다란 바위를 던지는 트롤 같은 공성유닛도 보게 될 것이다.

<반지의 전쟁>은 라이벌 작품인 EA의 <중간계 전쟁>보다 반년 정도 빠른 올해 11월에 발매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 두 작품의 선의의 대결을 놓치게 된 것은 아쉽지만 둘 중 하나라도 빨리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일 것이다.

 

 

EA가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짭짭한 재미를 봤다면 이제 소설의 판권을 산 비벤디가 재미를 볼 차례다. 어떻게 재미를 보냐고? 바로 톨킨이 창조한 미들어스의 세계관을 온라인 게임으로 옮겨 매달 사용료를 챙기자는 거지. 사실 비벤디에게는 <미들어스 온라인>만 대박을 친다면 앞서 언급한 PC 게임이나 콘솔 게임이 모두 쪽박을 찼다고 해도 남는 장사다.

원작에 충실하게

<애쉬론즈 콜> 시리즈로 유명한 터바인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하고 있는 <미들어스 온라인>의 가장 큰 매력은 미들어스의 다양한 지역을 탐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는 프로도의 고향은 샤이어(Shire)를 비롯해 에레드 루인(Ered Luin), 브리(Bree), 타워 힐(The Tower Hill) 등 다양한 지역이 등장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플레이어는 반지 원정대의 일원이 될 수는 없다(물론 그렇게 된다면 너도 나도 반지 원정대가 될 테니 말이다).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에 기반한 비벤디의 게임들이 그렇듯, <미들어스 온라인>도 원작에 충실한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스토리와 상충되거나 벗어나는 내용은 게임에 포함되지 않는다.

디아블로가 아니다. 발로그다!!

하지만 이는 미들어스라는 유산을 톨킨에게서 물려받음으로써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기 위해 고심할 필요가 없었던 개발사 터바인엔터테인먼트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예컨대 ‘캐릭터가 죽었을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개발사에게는 원작이라는 제한된 틀 안에서 창의력을 요하는 난제인 셈이다(이 문제는 개발사에서 아직도 논의중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순전히 톨킨의 팬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다. <미들어스 온라인>는 퀘스트, 아이템 제작, 전투, 집, 레벨업 개념 등 MMORPG의 모든 전형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그럼 미들어스 세계관 말고는 별반 다를 게 없는 걸까? 물론 그런 것은 아니다.

타락과 용기의 갈림길

<미들어스 온라인>이 특징은 타락(악)과 용기(선)이라는 개념이다. 선(빛)과 악(어둠)의 두 길을 제시해주고 이에 따라 주변환경의 반응을 다르게 함으로써 플레이어가 항상 자신이 선택할 행동에 대해 고심하게 하는 <스타워즈: 공화국의 기사단>과 마찬가지로, 타락과 용기의 갈림길은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매번 마주치게 된다. 따라서 같은 퀘스트라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난달 ‘비벤디 아시안 게임즈 서밋 2003’ 기사에서 소개한 ‘타락한 물의 정령 구하기’ 퀘스트의 경우, 독거미를 무찌르고 정령을 구할 수도 있고 정령을 처치해버릴 수도 있다. 타락의 길의 경우 보상이 더 커서 마음에 끌리지만 단지 죄책감만을 담보로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성향이 결정되고, 이는 NPC를 비롯한 주변환경의 반응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타락할수록 그 반응이 호의적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선과 악의 길을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는 <반지의 전쟁>과는 달리, 악의 진영에 설 수는 없다. 따라서 게임에서 인간, 호빗, 드워프, 엘프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오크는 될 수 없다(적어도 지금까지 개발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그렇다).

터바인엔터테인먼트는 <애쉬론즈 콜> 시리즈에서 매달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를 선보여 왔다. 이런 전통은 <미들어스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개발사는 정식 서비스 개시일에 공개되지 않은 지역은 추가 퀘스트 등과 함께 매달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므로 항상 새롭고 신선한 게임플레이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미들어스 온라인>은 적어도 내년 말이 돼야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서비스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유통사인 비벤디코리아가 국내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므로 한번 기대해보도록 하자.

 

 

신비로운 미들어스 대륙을 배경으로 한 톨킨의 첫번째 소설은 ‘호빗’은 ‘반지의 제왕’과는 달리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로 쓰인 작품이다(톨킨이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썼다는 설도 있다). 따라서 인에비터블엔터테인먼트와 비벤디가 개발과 제작을 맡은 게임 <호빗>이 아동을 타겟으로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EA의 <해리포터>와 마찬가지로, 이 게임은 주인공 ‘빌보 배긴스’의 모험을 중심축으로 한 액션 어드벤처다.빌보 배긴스의 모험은 어느 날 회색망토를 입은 마법사 간달프와 13명의 드워프들이 호비튼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이 드워프들은 사악한 드래곤 스마우그가 그들의 보물을 빼앗아갔다며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결국 이들의 간청을 못 이긴 빌보는 보물을 찾기 위해 여행을 나선다.

소설의 줄거리에 따르면 작은 막대기 하나를 들고 모험에 나선 빌보는 그 유명한 절대반지와 ‘스팅’이라는 검을 손에 넣게 된다. 절대반지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손가락에 꼈을 경우 투명인간이 되게 해주며, 스팅은 근처에 고블린 등의 적이 있을 경우 빛을 내면서 경고해준다.

절대반지와 스팅

절대반지와 스팅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아마 소설 ‘호빗’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태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절대반지와 스팅, 더불어 막대기는 게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게임에서 스팅은 적의 존재를 파악하고 이들을 무찌르는 무기의 역할을 하며, 막대기는 마치 장대높이뛰기처럼 멀리 점프할 때 쓰인다. 또한 절대반지는 상대하기 어려운 적을 피해갈 때나 몰래 적에게 접근할 때 사용된다. 즉 절대반지를 이용한 잠입도 게임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것이다.

톨킨 프랜차이즈를 바탕으로 비벤디가 제작한 다른 게임과는 달리 <호빗>에는 개발사의 상상력이 약간 가미됐다. 원활한 게임구성을 위해 톨킨엔터프라이즈가 원작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가공의 내용을 첨가하도록 허락했기 때문. 따라서 원작의 팬이라면 원작과는 다른 점을 찾아가며 플레이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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