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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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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에 있어 상당히 의미깊은 해였다. 2002년 2월에 국내에 첫 선을 보인 PS2는 태동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도약하는 해였으며, Xbox와 게임큐브 또한 본격적으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선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갈 거라 생각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제 2003년도 불과 4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시장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특정시기에 수반되는 특수(特需)이므로 2003년의 전반적인 상황을 돌아보기에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된다.

이에 게임메카는 2003년 비디오 게임시장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과연 2003년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연초에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었는지 함께 살펴보자.


외형적인 성장 : 우(優)
60만대 이상 팔린 하드웨어, 최초의 10만장 돌파 타이틀 등장,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 시대 개막, 타이틀의 한·일 동시 발매. 이상은 2003년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을 화려하게 빛낸 호재들이다. 이 호재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자.
 

60만대 이상 팔린 하드웨어
하드웨어의 판매량은 그 나라의 게임시장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가장 정확한 척도로 평가된다. 하드웨어가 깔려있어야 거기에 맞는 소프트웨어의 구입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관련 사업이 계속해서 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전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 기종의 게임기가 모두 출시되어 있다(휴대용 게임기인 GBA는 일단 제외하자). 이 게임기들은 국내에서 얼마나 팔렸을까? PS2를 보급하고 있는 SCEK, Xbox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세중게임박스, 게임큐브를 선보인 대원 C.I.가 밝힌 하드웨어의 공식판매대수는 모두 합쳐 약 60만대로 이 중에서 90% 이상을 PS2가 점유하고 있다.

과연 이 60만 대라는 수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일본 내 PS2의 누계판매량인 1,300만대와 비교해 국내 판매량은 너무 초라하지 않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 지 벌써 20년이 넘은 일본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이에 필자는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이하 호주)를 예로 들고자 한다. 물론 호주 역시 우리나라에 비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훨씬 두텁고 오래 전부터 비디오 게임시장이 존재해왔기 때문에 수치만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비디오 게임시장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서있는지에 대한 기준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호주 비디오 게임 하드웨어 판매량(2003년 8월 기준)
PS2 : 833,000대
Xbox : 289,000대
게임큐브 : 76,000대

세 기종의 하드웨어를 합산하면 약 120만 대, 즉 국내 판매량의 2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교육열이 유난히 극성스러운 우리나라에서 게임의 주 소비층인 학생들의 게임환경이 굉장히 열악하다는 점과 일천한 비디오 게임시장의 역사 등을 고려하면 국내 비디오 게임기 판매량 60만대는 오히려 호주를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호주에서 120만대 팔린 것보다 국내에서 60만대 팔린 게 더 대단한 일이다


최초의 10만장 돌파 타이틀 등장
숫자가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가격이 40,000원일 때보다는 39,800원이라고 하는 편이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가 월등하고, 예를 들어 비교할 때는 5나 0으로 딱 끝나는 숫자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 게이머들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기준으로 타이틀의 판매량이 10만장을 돌파했는지를 꼽아왔다.

10만장…. 사실 일본에서야 그다지 대단할 것 없는 판매량이지만 우리나라에서 10만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섯 자리 숫자인 만 단위에서 여섯 자리 숫자로 올라갔다는 심리적인 느낌도 크지만, 국내에 보급된 하드웨어를 고려했을 때 10만장 판매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10만장을 달성한 타이틀은 PS2용으로 발매된 ‘철권 4’로 국내에 보급된 PS2가 약 60만 대라는 걸 고려하면 하드웨어 6대당 1장이 판매될 꼴이다.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시키면 PS2가 1,300만대를 돌파한 일본에서는 200만장이 팔린다는 뜻이며 이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급의 더블 밀리언 셀러 작품이라는 것과 상통한다.

이제 출범 2년 째를 맞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더블 밀리언급의 타이틀이 등장했다는 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 대작 타이틀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며 10만장을 돌파하는 타이틀도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 2002년 7월에 발매된 철권 4는 1년 넘게 꾸준히 팔려
                              최종적으로 10만장 출하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 시대 개막
집에서 혼자 즐기는 비디오 게임도 점차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가상 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 즉,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화 바람은 국내에도 전해져 지난 7월 3일에 PS2용 FPS(1인칭 슈팅 게임) ‘SOCOM : U.S. Navy Seals’의 온라인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10월 30일에는 Xbox용 온라인 서비스인 Xbox LIVE가 시작되었다. 이런 경향은 계속되는 추세인데, 지난 11월 5일 PS2용 FIFA 2004가 발매되어 스포츠 게임의 온라인 대전이 가능해졌으며 뒤를 이어 11월 14일에는 NBA 2004가 발매되어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는 레이싱, 슈팅, 스포츠 등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장르가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전 격투, 롤플레잉, 시뮬레이션 게임들도 서비스될 것이라 하니 온라인에서 느끼는 재미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 첫 스타트는 SOCOM이 끊었고 다음은 FIFA 2004와 NBA 2004이 이어받았다

 

▲ 10월 30일부터 시작된 Xbox LIVE는 PS2보다 뒤늦은 온라인 서비스 시작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온라인 대응 타이틀이 많이 출시되는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한 발 앞서가고 있다

 

타이틀의 한·일 동시 발매
지난 6월 19일은 한국 비디오 게임사에 남을 역사적인 날이었다. 바로 ‘R-TYPE FINAL’이 발매된 날이다.

이전까지 국내에 발매된 비디오 게임은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발매된 게임을 수입 또는 로컬라이징 과정을 거쳐 한글화한 작품이라 현지 발매보다 발매일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이 아직 협소하다보니 동시발매를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고, 한글화 작업 또한 일본 스탭들이 다른 작품의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6월 19일에 발매된 ‘R-TYPE FINAL’은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작단계부터 한글화를 거쳐 한, 일 동시발매가 추진된 작품이다. 또한 출시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일본판 ‘R-TYPE FINAL’에 사소한 문제가 생겨 발매일 연기가 불가피했던 상황이 생겼는데, 한국판에는 그 문제가 없어 예정대로 6월 19일에 나와 결과적으로는 일본보다 선행출시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Xbox용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2와 PS2용 타임 크라이시스 3 역시 각각 미국, 일본과 동시에 발매되는 등 한글화를 거친 동시발매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SCEK와 한국 MS의 관계자, 그리고 해외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후 게임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목표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로컬라이징 작업을 거친 동시발매가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 일본보다 먼저 국내에서 발매된 기념비적인 작품 'R-TYPE FINAL'

    ▲ 한글화되어 동시에 발매된 '타임 크라이시스 3'. 앞으로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이다

 


내부 속사정 : 양(良)
지금까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외형적인 성장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부 속사정을 알고 보면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 지금부터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속사정에 대해 살펴보자.

 

중고와 카피 소프트웨어 문제의 대두
2002년, PS2의 정식발매와 함께 숨가쁘게 달려온 비디오 게임시장은 2003년을 맞아 새로운 암초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중고 소프트웨어와 카피 소프트웨어의 범람 때문이다.

중고 소프트웨어 문제란 게이머가 한 번 구입한 타이틀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판매하고, 그 판매한 타이틀을 다른 게이머가 구입하게 됨으로써 신규 타이틀의 수요가 줄어드는 문제를 일컬음이다.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타이틀을 구입해야 제작사, 그리고 유통사들이 이익을 낼 수 있고 그로 인해 좋은 타이틀들이 계속해서 정식으로 발매될 수 있는데, 게이머들이 신품을 구입하지 않고 다른 게이머나 게임매장에서 중고 타이틀만 구입한다면 제작사와 유통사들은 금전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게임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고작 밀봉이라는 이유로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길 원치 않으며 조금이라도 가격이 더 저렴한 중고 소프트웨어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게임매장 또한 신품을 팔아서 얻는 이익보다 중고 타이틀을 게이머로부터 구입해 다른 게이머에게 판매하는 이윤이 많기 때문에 게임매장에 신품을 사러 온 사람에게조차 중고 소프트웨어를 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고 소프트웨어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여기서 논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중고 소프트웨어 문제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히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다.

중고 소프트웨어 문제와 함께 새롭게 대두된 것이 카피 소프트웨어 문제다. 카피 소프트웨어란 CD-RW나 DVD-RW를 이용해 게임 타이틀을 복사, 이를 공 CD, 공 DVD에 옮겨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며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품 타이틀 가격의 1/5 이하로 게임을 구입할 수 있어 많은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일부 비양심적인 게임매장에서는 멀쩡한 정품 타이틀이 있으면서도 소비자가 구입을 원하면 물건이 없다고 말하며 복사 소프트웨어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복사 소프트웨어의 마진이 더 많기 때문인데, 이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무너진 유통구조에도 원인이 있다(이전 기사인 ‘비디오 게임 유통시장, 과연 제대로 흐르고 있는가’를 참조).

복사 소프트웨어의 또 다른 형태로 인터넷 공유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우가 있다. 이는 게임 소프트웨어에 있는 정보들을 추출해내 인터넷을 통해 아는 사람들끼리 파일을 복사해가며 사용하는 것으로 집에 CD-RW나 DVD-RW가 있다면 바로 복사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오프라인 상에서 복사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진화된 방법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흔적도 남기 어려워 유관 업체에서는 단속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직 발매되지 않은 게임의 마스터 ROM이 인터넷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살포된 적이 있어 국내 유통업체가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 싼 맛에 복사 소프트웨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 CD를 굽는 프로그램에는 이렇게 친절(?)하게도 PS2 전용 메뉴가 있다

 

▲ 팝폴더에는 PS2나 PC 게임의 자료를 공유하자는 말이 흔히 올라와있다

 

 

소프트웨어 판매량 부진
게임사업은 하드웨어의 보급하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해서 이윤을 내는 사업이다. 이에 하드웨어는 최대한 저렴하게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그렇게 해서 보급된 하드웨어 소유자들에게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게임 제작사는 이윤을 내는데, 이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국내에서는 썩 좋지 않다.

앞서 10만장 돌파 얘기를 했다. 국내에서 10만장 판매는 일본에서 200만장 판매와 같은 의미라고 했다. 그러나 제작사(국내에서는 유통사)가 얻게 되는 이윤에서 국내 10만장 판매와 일본 200만장 판매는 천양지차다.

소프트웨어 관련사업이 다 그렇겠지만, 개발비용과 인건비 등 초기 제작비용이 크게 필요한 반면 그렇게 해서 제품이 일단 완성되고 나면 추가 제작에 드는 비용은 굉장히 저렴하다. 즉, 게임 소프트웨어의 경우 손익 분기를 넘으면 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알기 쉽게 A라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자. 게임 소프트웨어를 10만장 판매해서 1억원의 이익을 보았다면 20만장 판매하면 얼마나 이익을 볼까? 얼핏 보기에는 2억원의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겠지만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2억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5억, 또는 그 이상이 된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게임을 DVD로 찍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비디오 게임시장은 아직 작다. 200만장 판매와 같은 의미인 10만장 판매도 실질적으로 제작사나 유통사에 돌아가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10만장에 훨씬 못미치는 게임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많이 보급되어 있다고 하는 PS2마저 5만장 판매를 넘기는 타이틀이 손에 꼽을 정도니, 그럼 다른 타이틀들을 유통하는 회사들은 사정이 어떻겠는가?

실제로 비디오 게임사업에 의욕적으로 참여했다가 얼마 전 사업에서 철수한 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장밋빛 환상을 품고 게임사업에 참여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타이틀이 나가지 않을 줄은 몰랐다”며 “특정 장르의 인기작만 팔리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다양한 타이틀로 시장을 넓혀가는 건 불가능한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퍼블리셔 철수
2002년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출범과 함께 많은 회사들이 비디오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비디오 게임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의 관계자들은 이미 해외에서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에 우리나라에서도 큰 성장 가능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참여이유를 밝혔다. 이런 현상은 2003년에도 계속되었다.

많은 회사들이 유통사, 퍼블리셔로 참여하면서 폐단도 발생했다. 비디오 게임사업에 제대로 된 사전지식 없이 단지 돈이 될 것 같으니까, 또는 이곳저곳에서 게임사업을 시작하니까 덩달아 게임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함량불량의 타이틀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게이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어 비디오 게임을 막 시작하려는 게이머들이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비디오 게임을 접어버린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문제는 한 가지 더 있다. 이처럼 준비 없이 게임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관련사업에서 손을 떼는 사태로 발전했고, 이는 멀쩡히 사업을 잘 하고 있는 다른 우량 퍼블리셔들에게까지 악영향을 주었다.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은 가망성이 없기 때문에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최근에는 비디오 게임사업 부분을 접어버린 회사들이 상당히 많다

 


앞으로의 가능성 : 수(秀)
이상을 정리해보면 2003년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은 겉으로 보기엔 큰 결실을 거두었지만 실제로는 곳곳에 문제점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004년,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이제 막 싹을 틔운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은 이대로 고사하고 말 것인가?

결론부터 말해 그럴 위험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자,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비디오 게임기의 온라인 대응으로 인해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 폭이 넓어졌다. 지금까지는 CPU와 정보를 주고받는데 지나지 않았지만,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주고받게 됨으로써 무궁무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것이 힘들지 한 번 시작하면 그 발전속도를 짐작하기 어려운 것 또한 온라인의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게이머들은 온라인 대응 비디오 게임을 통해 비디오 게임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계속되는 하드웨어의 가격인하로 인해 게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아무리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한다 해도 20만원 중반대를 기록했던 가정용 게임기. 그러나 얼마 전부터 그 가격이 10만원 대로 인하해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게임기의 가격 인하는 그 자체의 의미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PS2와 Xbox의 후계기종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기도 하며, 이는 게이머들이 더멋진 그래픽과 사운드로 무장한 게임을 머지 않아 만나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여러 문제점들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복사 소프트웨어의 심각성과 그 폐해를 PC 패키지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쭉정이 퍼블리셔들은 다 걸러지고 확실한 계획과 지식을 갖춘 퍼블리셔들만이 살아남아 계속해서 좋은 타이틀들을 한글화해 선보일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소프트웨어의 판매량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다른 나라에서 유행하는 것이라면 곧 우리나라에도 들어온다.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비디오 게임시장이 우리나라에서만 실패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제작사, 유통사, 그리고 소비자인 게이머들. 모두 저마다 불만이 있고 힘든 상황일 것이다. 조금만 더 사명감을 갖자. 제작사는 좀 더 정성을 들여 게임을 만들고, 유통사는 좀 더 정성을 들여 한글화를 하며, 게이머들은 좀 더 정품을 애용하고 비디오 게임시장을 키우는 것이 자신임을 자각하자. 그리고 2004년 말에는 지금과 같은 기사에서 좋은 점들로만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 산재한 문제점들은 현명한 지혜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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