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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온라인게임은 결국 게이머들의 몫 -드랙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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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 스틸, PK, 현거래…. 하루 이틀 사이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더욱 활개치고 있는 온라인게임 용어들이다. 아마도 여러 언론매체에서 다룬 ‘온라인게임, 이대로는 안 된다’, ‘무분별한 온라인게임 청소년들 멍든다’ 등의 공익질서 표어와도 같은 문구 역시 이들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앞서 설명한 먹자, 스틸, PK, 현거래 등의 소위 온라인게임 부조리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제각각 게임에서 얻는 ‘재미’를 느끼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이다.

흔히 온라인게임이라고 불리는 MMORPG는 말 그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접속해서 즐기는 롤플레잉 게임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는 있지만 내 생각은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사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먹자, 스틸, PK 등이 존재한다면 MMORPG의 기본적인 취지는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더욱 슬픈 현실은 이런 MMORPG의 무의미한 부조리를 한국 개발사들은 미리 염두에 두고 게임을 제작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먹자, 스틸, PK 등이 없는 게임은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 안 먹힌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항상 시끌벅적하고 사고 터지고, 그래야 언론의 집중세례를 받고, 그 때문에 유명세 타고 게임이 잘 되고, 결국 나중에 발생하는 갖가지 사회적인 문제나 부조리는 “일단 성공하면 장땡”이라는 황색논리에서 나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몇몇 온라인게임 업체에서는 겉으로 부조리에 대한 염려를 나타내면서 뒤로는 알게 모르게 아이템 현금거래 등을 조장한 경우도 실제 여러 번 목격되었다.

한때 온라인게임 삼매경에 빠졌던 나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이같은 현실이 싫어 최근 다시 외국 온라인게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얼마 뒤면 국내에 서비스될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이 게임에는 PK, 먹자족 등이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단지 3개의 나라(렐름)로 나뉘어 각 국가끼리 전쟁하는 RVR에서만 게이머들끼리 대결할 수 있다. 저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 힘을 합쳐 몬스터를 사냥하고, 자국의 번영을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한다.
PK없고 먹자 없는 온라인게임을 뭐하러 하느냐는 사람들에게 “미친척하고 일주일만 이 게임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의리와 단합, 희생정신이 깃든 따뜻한 온라인게임 세상을 한번이나마 맛보라는 뜻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에서 카멜롯 같은 게임을 과연 만들 수 있을까? 기술력이야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들은 또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을까 싶다.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우리나라와 아시아권 밖에 머물 수 없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말 것이다. 이미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이런 우려를 현실로 보여주고 있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국산 온라인게임의 문제는 게이머들의 의식 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개발사들은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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