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메카 생일을 축하하는 마당에 “엔딩(Ending)”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나는 어쩔 수가 없는 인간인가 보다. 난 단지 자유주제를 써도 좋다고 하길래, 평소에 생각하던 게임의 엔딩에 대해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것 뿐이다. ‘노컷’을 믿어본다.
게임을 평가하는데, 엔딩을 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일까?
1. 그렇다
나는 근본적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게임이 재미있으면 자연 엔딩을 볼 것이고, 지루하다면 중간에 포기하겠지. 그렇지만 즐기는 입장을 떠나 평가해야되는 입장이라면 게임의 엔딩을 보지 않고 가능할까? 영화평론가들도 그런 고민을 할까? 영화와 왜 다른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재미없어서 중간에 잤어”라고 말하는게 용납이 되어도, 게임은 엔딩을 미처 다 보지 못하고서 평가를 해버리면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자꾸 영화를 걸고 넘어져서 미안하지만 영화는 그냥 집중해서 한번 끝날 때까지 화면을 지켜봐주기만 하면 된다, 아니 한번 집중을 못해서 미안~ 다시 한번 본다해도 길어야 3시간이다. 그리고 이해가 안되면 다시한번 보면 되고, 글을 쓰기 위해서 또 다시한번 정리용으로 감상할 수가 있다. 일방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타고난 분석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스크린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 쯤에 실력까지 필요하진 않다. 영화는 감상 이후 멋드러진 평가가 나올 때까지 비교적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을 감상(?)하고 평가하는데는 고도의 전문성과 인내력을 요구한다. 가끔 엄청나게 지루한 게임의 공략을 맡게 되는 필자의 경우 앞서 말한 바를 토대로 하여, 필자는 공략과 평가를 위해 반드시 엔딩을 봐야만 하며 그리고 나서 글을 써야만하기 때문에 괴로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억울하다 하더라도 어쩔수가 없는 일이다. ‘누구나 엔딩을 본 리뷰와 공략을 원하니까…’라기보다 말하자면 쫀쫀하게 누구에게서 욕을 먹는 이유때문만이 아니라, 게임의 엔딩을 보고서 평가를 해야한다고 고집<확실히 고집처럼 들린다>하는 이유는 잘된 게임에 대한 평가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게이머들에게는 재미없는 게임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알려져야 한다. 재미없는 게임을 끝까지 꼭 해보고, 어디어디가 아쉬웠고 엔딩마저 실망시켰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잘못 추천해도 많아야 3시간 극장에서 졸다 나오면 되지만, 게임은 실로 많은 노력과 피눈물을 흘려야하니까…>
2. 아니다
그런데 생각이 좀 바뀌었다. 최근에…. 근자에 한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저런 도란도란 어쩌구저쩌구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무슨 게임 해? 아직도 EQ(에버퀘스트: 이하 EQ) 하나?\" “응,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주로 EQ죠\" ”아, 거 뭐 엔딩도 없는 게임, 무슨 재미로 하나?” “무슨 말씀을요. 나 EQ 2년 동안 했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내가 못가본 마을이 있구, 내가 못푼 퀘스트가 있어. 이 게임은 있잖아요, 할수록 새로운 게임같아요\"
아뿔사! 2년 동안 엔딩을 못본 게임이 있다니! ‘이 친구가 잡지사 필자였다면 잡지사 잘도 말아먹었겠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엔딩에 대한 정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 친구가 2년 동안이나 플레이를 해놓고도 엔딩을 못봤다면 이유는 몇가지가 있을 것이다. 게임을 못하는 친구다, 게임이 재미가 없다, 게임이 방대하다… 나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그 친구(참, 여러분은 그 친굴 모르는군요 ㅋㅋㅋ)나 EQ(EQ도 모르나?)를 생각해보건데 게임이 방대하기 때문이 이유이다. 엔딩을 못본 이유 몇가지 가운데 ‘그 친구가 한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이다’라는 항목을 넣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이유다. 솔직히 현재에도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의 공략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 이유가 온라인 게임은 엔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게이머로 하여금 더 돌아다닐 대륙이 없고, 더 풀어야할 이벤트도 없고, 더 이상의 어떤 재미라곤 단지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다(온라인 게임들이 많이 하는 주장아닌가?)라는 것 뿐이라면 그건 예쁜 채팅 프로그램일 뿐이며, 이미 엔딩은 본 것이나 진배없는거 아닐까? 2년 동안 플레이를 한 게이머라면 EQ의 시스템이라든지 진행방식은 물론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도 아직 접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있다는 말이다. <이토록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아무리 엔딩에 목을 매는 탄야라 하더라도, 비록 그 엔딩은 보지 못했지만 ‘재미있다’라는 평가를 확실히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Q는 잘된 온라인 게임의 케이스로서 물론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즉, 게이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게임을 처음 제작할 때 참 많이 고민하고 멋드러진 기획을 확실히 세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에 비하면 정말 속상하게도 국내의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아무것도 없이, 새로운 시스템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기발한 이벤트 커녕, 수많은 몬스터 사냥터가 전부인 멋진 그래픽만으로 유저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부디 내 입으로 “그 게임의 엔딩은 절대로 볼 수가 없어. 하지만 할 때마다 새로워서 늘 새로운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재밌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 강국, 대한민국 게임이길 바란다.
<김희균/ 탄야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는 PC파워진 전 팀장. 현 제우미디어 기획팀장>
게임을 평가하는데, 엔딩을 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일까?
1. 그렇다
나는 근본적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게임이 재미있으면 자연 엔딩을 볼 것이고, 지루하다면 중간에 포기하겠지. 그렇지만 즐기는 입장을 떠나 평가해야되는 입장이라면 게임의 엔딩을 보지 않고 가능할까? 영화평론가들도 그런 고민을 할까? 영화와 왜 다른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재미없어서 중간에 잤어”라고 말하는게 용납이 되어도, 게임은 엔딩을 미처 다 보지 못하고서 평가를 해버리면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자꾸 영화를 걸고 넘어져서 미안하지만 영화는 그냥 집중해서 한번 끝날 때까지 화면을 지켜봐주기만 하면 된다, 아니 한번 집중을 못해서 미안~ 다시 한번 본다해도 길어야 3시간이다. 그리고 이해가 안되면 다시한번 보면 되고, 글을 쓰기 위해서 또 다시한번 정리용으로 감상할 수가 있다. 일방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타고난 분석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스크린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 쯤에 실력까지 필요하진 않다. 영화는 감상 이후 멋드러진 평가가 나올 때까지 비교적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을 감상(?)하고 평가하는데는 고도의 전문성과 인내력을 요구한다. 가끔 엄청나게 지루한 게임의 공략을 맡게 되는 필자의 경우 앞서 말한 바를 토대로 하여, 필자는 공략과 평가를 위해 반드시 엔딩을 봐야만 하며 그리고 나서 글을 써야만하기 때문에 괴로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억울하다 하더라도 어쩔수가 없는 일이다. ‘누구나 엔딩을 본 리뷰와 공략을 원하니까…’라기보다 말하자면 쫀쫀하게 누구에게서 욕을 먹는 이유때문만이 아니라, 게임의 엔딩을 보고서 평가를 해야한다고 고집<확실히 고집처럼 들린다>하는 이유는 잘된 게임에 대한 평가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게이머들에게는 재미없는 게임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알려져야 한다. 재미없는 게임을 끝까지 꼭 해보고, 어디어디가 아쉬웠고 엔딩마저 실망시켰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잘못 추천해도 많아야 3시간 극장에서 졸다 나오면 되지만, 게임은 실로 많은 노력과 피눈물을 흘려야하니까…>
2. 아니다
그런데 생각이 좀 바뀌었다. 최근에…. 근자에 한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저런 도란도란 어쩌구저쩌구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무슨 게임 해? 아직도 EQ(에버퀘스트: 이하 EQ) 하나?\" “응,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주로 EQ죠\" ”아, 거 뭐 엔딩도 없는 게임, 무슨 재미로 하나?” “무슨 말씀을요. 나 EQ 2년 동안 했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내가 못가본 마을이 있구, 내가 못푼 퀘스트가 있어. 이 게임은 있잖아요, 할수록 새로운 게임같아요\"
아뿔사! 2년 동안 엔딩을 못본 게임이 있다니! ‘이 친구가 잡지사 필자였다면 잡지사 잘도 말아먹었겠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엔딩에 대한 정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 친구가 2년 동안이나 플레이를 해놓고도 엔딩을 못봤다면 이유는 몇가지가 있을 것이다. 게임을 못하는 친구다, 게임이 재미가 없다, 게임이 방대하다… 나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그 친구(참, 여러분은 그 친굴 모르는군요 ㅋㅋㅋ)나 EQ(EQ도 모르나?)를 생각해보건데 게임이 방대하기 때문이 이유이다. 엔딩을 못본 이유 몇가지 가운데 ‘그 친구가 한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이다’라는 항목을 넣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이유다. 솔직히 현재에도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의 공략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 이유가 온라인 게임은 엔딩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게이머로 하여금 더 돌아다닐 대륙이 없고, 더 풀어야할 이벤트도 없고, 더 이상의 어떤 재미라곤 단지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다(온라인 게임들이 많이 하는 주장아닌가?)라는 것 뿐이라면 그건 예쁜 채팅 프로그램일 뿐이며, 이미 엔딩은 본 것이나 진배없는거 아닐까? 2년 동안 플레이를 한 게이머라면 EQ의 시스템이라든지 진행방식은 물론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도 아직 접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있다는 말이다. <이토록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아무리 엔딩에 목을 매는 탄야라 하더라도, 비록 그 엔딩은 보지 못했지만 ‘재미있다’라는 평가를 확실히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Q는 잘된 온라인 게임의 케이스로서 물론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즉, 게이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게임을 처음 제작할 때 참 많이 고민하고 멋드러진 기획을 확실히 세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에 비하면 정말 속상하게도 국내의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아무것도 없이, 새로운 시스템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기발한 이벤트 커녕, 수많은 몬스터 사냥터가 전부인 멋진 그래픽만으로 유저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부디 내 입으로 “그 게임의 엔딩은 절대로 볼 수가 없어. 하지만 할 때마다 새로워서 늘 새로운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재밌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 강국, 대한민국 게임이길 바란다.
<김희균/ 탄야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는 PC파워진 전 팀장. 현 제우미디어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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