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동경게임쇼 2001 봄 총정리

/ 2

동경게임쇼 2001 봄 총정리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CESA)가 주최하는 동경게임쇼 2001봄이 3월 30일에서 4월1일까지 3일간 마쿠하리멧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작년까지는 첫째날을 비즈니스 데이라고해서 일반인들은 입장을 하지 못했었지만 이번에는 첫째날 오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관람객수의 증폭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이틀째 되는날 아침부터 시기에 맞지 않는 강설이 내려 게이머들의 발길을 묶어둔 덕에 총 방문객수는 지난회에 비해서 2만명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세가, 에닉스 등의 주력메이커들이 불참하며 전회보다 10사가 감소했으며 타이틀수도 많이 줄어들었다. CESA측에서는 다음 게임쇼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할 듯 하다. 여하튼 이번 동경게임쇼 2001봄에서는 어떤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있었으며 무엇이 화제가 되었는지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자.
 

최대의 관심사는 빌게이츠
이미 게임쇼가 개최되기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게이츠의 강연이 역시 이번 동경게임쇼2001 최대의 꽃이 되었다. 행사 첫째날 오후 1시부터 행해진 빌게이츠의 기조강연에는 4천여명이 몰려들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강연에서 빌게이츠는 X박스의 하드웨어 스펙을 공개한뒤 영상물을 보여주며 X박스의 컴퓨터그래픽과 개발환경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확실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본의 게임제작사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2의 최대 약점인 개발환경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일본 게임제작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플레이스테이션 2의 개발환경이 어렵다는 점을 자주 거론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점을 간파하고 계속해서 개발환경을 꼬집어 내는듯 하다. 또한 빌게이츠는 미국용 패드와 일본용의 패드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일본인들의 체형에 맞추어 개발했다며 일본에서 발매될 X박스에 오리지날패드를 투입할 것을 분명히 밝혔다.


영상미의 극치 파이날판타지 10
이번 게임쇼 최대의 주목을 받은 게임은 무엇일까? 당연히 파이날판타지 10일 것이다. 최근 파이날판타지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12탄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파이날판타지가 조금은 가벼워졌다는 것이 느껴졌었지만 이번 동경게임쇼에서 파이날판타지 10의 공개된 영상은 그런생각을 한번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CG무비는 경악할만한 수준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어떤 CG무비보다 훌륭하고 화려했다. 또한 풀폴리곤으로 만들어진 게임화면은 수준급이며 CG영상이나 전투화면 등은 정말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아름답기까지 한 영상을 보여주고 약 80대에 달하는 체험코너를 마련하며 다시 한번 파이날판타지의 위상을 드높여준 파이날판타지 10도 이번 동경게임쇼 최고의 화제거리였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파이날판타지 10은 7월 발매예정.


데드오어얼라이브 3
X박스 전용으로 데드오어얼라이브 3(이하DOA3)의 발표가 있었다. 필자는 테크모가 나오미 2 기판으로 DOA3를 개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X박스 전용으로 등장한다는 발표를 했다.(어찌 필자가 DOA2라는 한 타이틀을 두기종으로 4번이나 발매한 만행을 저지른 테크모가 한기종으로만 발매할 것을 감히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 -;;) X박스부스에서 10% 개발버전을 공개하며 뛰어난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배경은 새롭게 모두 바뀌었다.

캐릭터는 아직 개발단계인지 전작보다 월등히 뛰어난 모델링을 보여주진 않았다. 바다의 파도라던가 평원에 날아가는 수많은 새들은 완성된 버전의 DOA3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테크모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라이센스로 인하여 데드 오어 얼라이브 3는 X박스전용 타이틀이 될 듯. 아쉬우면 X박스를 사는수 밖에..


동경게임쇼 2001 봄 총정리


처음으로 생긴 휴대형게임관
이번 동경게임쇼에는 처음으로 휴대형게임기와 그 소프트들을 전시하는 휴대형게임관이 신설되었다. 휴대형게임관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얼마전 발매된 최강의 휴대형게임기 게임보이 어드밴스(이하GBA)였다. GBA용 소프트는 이번 게임쇼에 출전된 전체 소프트의 24%라는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며 게임제작사들이 휴대형게임기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했다.

닌텐도는 포켓뮤직이라는 색다른 게임과 마리오카트 어드밴스 두 타이틀을 선보였으며 가정용 게임기인 게임큐브는 7월발매를 목표로(파이날판타지 10와 겹치는군)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날짜나 가격에 대해서는 오는 5월 개최되는 E3쇼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원더스완용 게임들이 다수 전시되었지만 역시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잔치인 듯한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세가와 MS의 제휴 그리고 X박스의 미래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 빌게이츠의 기조강연에서 " 온라인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불가결하다" 라는 말과 함께 이미 판타지스타온라인을 비롯한 여러가지 네트웍 게임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세가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였다. 세가와의 제휴로 세가GT2(가칭), 젯셋라디오퓨처, 팬저드래군 최신작 등(세가의 메인타이틀은 아니다)이 X박스 전용으로 발매된다고 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NTT커뮤니케이션과의 제휴에 관련해서 "X박스가 ADSL로 24시간 상시접속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라며 ADSL 회선보급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였다. 또 일본에 X박스 사업부를 두어 70명 정도의 체재로 일본전용소프트를 개발한다는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본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역시 비디오게임계의 왕국인 일본시장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는 건가? 여하튼 세가까지 X박스를 지원해준다고 하니 일본에서의 X박스 성공여부도 그다지 부정적으로만 볼 것만은 아닌 듯 하다.

 

동경게임쇼 2001봄에 나타난 특징
최근 닌텐도사가 스퀘어를 비꼬며 "화려한 영상과 사운드를 내새운 게임은 언젠가는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결국 게임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제작된 게임은 도태될 뿐이다"라고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강조한 적이 있다. 이번 게임쇼에도 극단적으로 패가 둘로 나뉘었다. 화려한 영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모으는 게임과 신선한 아이디어나 심플함을 강조하며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강조한 게임이 그것이다(물론 파이날판타지 등의 영상이 화려하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의 본질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억지이며 잘 만든 게임에 대한 시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는 것은 무조건 영상만 강조한 게임을 말하는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2와 X박스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 이번 게임쇼에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2의 시유대를 설치하여 뛰어난 영상을 보여주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한 다른 부스에서는 심플하고 신선한 요소를 지닌 게임들을 선보이면서 재미를 강조한 게임을 몇몇 선보였다. '높은 기술력을 이용한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며 영화를 방불케하는 게임' 그리고 '원점회귀를 주장하며 신선한 시스템을 중시하는 게임'은 비단 동경게임쇼뿐만 아니라 최근 비디오게임시장의 전반적인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주는듯 하다.


마치며
이번 동경게임쇼는 상당히 볼거리가 부족했다. 그나마 X박스가 아니었더라면 정말 최악의 게임쇼로 기억되었을 듯. 필자는 비디오게임계의 발전이라는 의미에서 앞으로는 많은 게임제작사가 좀 더 게임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야 하지 않나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앞으로 개최될 E3쇼라든지 동경게임쇼2001 가을 등에서는 좀더 성숙된 비디오게임시장을 지켜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