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35% 틈 생긴 스마일게이트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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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는 권혁빈 CVO가 지분 100퍼센트를 소유하며 외부 간섭 없는 비상장 체제를 유지해 왔다. 법원이 통합법인 지분 35퍼센트를 배우자에게 분할하라는 결정을 내려 지배구조가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판결로 권 CVO의 단독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지고 향후 지분 현금화 과정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구동성 게임만평

그동안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초대형 게임사 중 유일하게 권혁빈 CVO가 지분 100%를 독점 소유하며 비상장으로 남아 있던 완벽한 '전제군주국'이었습니다. 상장기업들이 주주의 눈치나 실적 공시 압박, 경영권 방어 등에 신경쓰는 동안, 스마일게이트는 외부 간섭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단단한 성벽을 두르고 있었죠. 그러한 절대적 지배구조 덕분에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크로스파이어'나 '로스트아크' 같은 대형 프로젝트와 장기 R&D에 막대한 자금을 과감하게 투입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1월, 홀딩스·엔터테인먼트·RPG 등으로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하나의 통합법인 체제로 합치는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가정법원이 이 통합법인 지분 35%를 배우자에게 넘기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을 결정하면서, 이러한 지배체제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아직 1심이긴 하지만, 이 결정대로 간다면 권 CVO의 지분은 65%로 줄어들고 배우자가 35%를 쥔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됩니다.

물론 분할 후에도 권 CVO의 지분이 과반을 차지하기에 경영진 선임이나 사업 운영은 그대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경영에도 큰 변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관 변경이나 M&A, 회사 분할 등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출석 주주 의결권의 2/3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이전과 같이 단독 처리할 수 없게 됩니다. 한 번도 뚫리지 않은 성벽에 처음으로 구멍이 뚫린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우자 측이 35%의 지분을 그냥 쥐고 있을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건 현금화를 시도하리라는 분석인데, 이 경우 앞서 진행하지 않기로 했던 기업공개(IPO)를 재차 요구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으려 하거나, 사모펀드나 중국 거대 기업 등에 지분을 파는 시나리오가 점쳐집니다. 양쪽 모두 권 CVO나 스마일게이트 임직원들이 바라는 그림은 아닐 겁니다. 과연 장기적으로 스마일게이트는 어떤 방향으로 변하게 될 지, 해당 소송의 최종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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