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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가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 상반기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각 게임사는 신작 개발과 사업 다각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경로를 확보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축적된 위기 극복 경험은 향후 게임사들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2분기 국내 주요 게임 상장사 실적 (자료출처: 전자공시)
작년에 최악의 불황을 맞이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뼈를 깎는 체질 개선 끝에 올해 상반기에 드디어 숨구멍을 틔웠다.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섰고, 올해 2분기에 그 결실을 맺었다.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은 내부에 축적되어, 다음 위기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넘겨낼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치상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곳은 영업이익이 약 7,411% 증가한 펄어비스다. 지난 3월에 출시한 붉은사막 성과가 2분기 실적을 제대로 견인했다. 아울러 붉은사막을 기점으로 펄어비스는 느리다고 지적됐던 신작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실제로 붉은사막 뒤를 잇는 도깨비와 플랜8에 대해 출시 간격을 2~3년 정도로 유지하며 제작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붉은사막 DLC도 예고됐고, 검은사막도 정체됐던 업데이트에 속도를 붙이며 공백기를 넘길 계획이다.
▲ 펄어비스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펄어비스 IR페이지)
기존에도 실적 추이가 좋았던 크래프톤은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목됐던 '배틀그라운드 원탑' 체제를 해소할 단초를 찾았다. 배틀그라운드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5월에 발매한 서브노티카 2가 더해지며 상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성공 후 해외 개발사 M&A를 통한 라인업 확장에 나섰으나 장기간 결실을 보지 못했다. 서브노티카 2 역시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배틀그라운드 외 흥행작 발굴에 성공하며 그간의 아쉬움을 달랬다.
▲ 크래프톤 분기별 매출 구성 및 연도별 상반기 매출 추이 (자료출처: 크래프톤 IR페이지)
1분기에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으로 침체에서 벗어났던 엔씨소프트는 2분기에 또 다른 무기를 발굴했다. 지난 3월에 인수한 저스트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캐주얼게임'이다. 2분기부터 관련 실적이 연결로 반영됐고, 엔씨 전체 매출의 22%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엔씨는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이룬 후 모바일 MMORPG 편중에서 벗어나, PC온라인을 강화하고 캐주얼, 서브컬처, 슈팅 등 비 MMORPG로의 확장을 꾀했다. 경영진 체제 교체 이후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셈이다.
▲ 엔씨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제공: 엔씨)
넥슨은 2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17% 감소했으나,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가 2분기에 최대 실적을 냈는데, 원작이 건재한 가운데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메이플 키우기가 더해지며 '프랜차이즈화'가 순조롭게 전개됐다. 그중에도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로블록스처럼 유저가 게임을 개발하고, 그 수익을 공유하는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구조를 넥슨에서 최초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색다른 확장성이 두드러졌다.
▲ 넥슨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제공: 넥슨)
중소 게임사 중에는 밸로프가 눈길을 끈다. 과거에 밸로프는 다른 게임사에서 서비스하던 게임을 이관받아 운영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현재는 자체 플랫폼으로 글로벌 퍼블리싱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라스트오리진으로 굿즈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2차 창작 사업에도 나섰다. 이를 토대로 2분기에 영업이익이 61.6% 증가했다. 현재는 라스트오리진2 등 신작 개발에도 나섰기에, 앞으로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밸로프 CI (사진제공: 밸로프)
실적이 부진했던 곳도, 반등의 희망 보였다
2분기에 좋지 않은 성적을 낸 게임사도 위기를 이겨낼 단초를 찾았다. 대표적인 곳이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공백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빠졌고,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지난 6월에 라인야후로의 피인수가 완료되며 김태환, 이시우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고, 4분기부터 도깨비의 세계, 오딘Q: 발키리스콜을 출시하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번 연기가 마지막'임을 강조한 경영진의 약속이 이행된다면 연말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 카카오게임즈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카카오게임즈 IR페이지)
다작으로 승부해왔던 넷마블은 2분기 영업이익이 20.8% 줄었다. 2024년부터 시작된 신작 러시는 작년까지 유효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라인업 전체에 피로감이 누적됐다. 많이 내는 것은 좋으나, 게임 하나를 검증하는 시간은 줄며 차별점이나 신선한 감이 퇴색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이에 경영진에서도 하반기 신작을 3종으로 줄이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마련했다.
▲ 넷마블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제공: 넷마블)
P의 거짓 출시 효과가 소멸한 네오위즈는 2분기 영업이익이 57.5% 감소했다. 여기에 네오위즈는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정면승부에 나섰다. P의 거짓 글로벌 흥행을 주도한 박성준 신작개발그룹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하며 글로벌을 겨냥한 PC·콘솔 신규 타이틀 출시를 통한 반등을 꾀한다. P의 거짓 차기작도 개발 중이며, 스토리 중심 RPG '프로젝트 루비콘' 등 자체 개발작 다수를 준비하고 있다. P의 거짓으로 이뤄낸 체질 개선을 내재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 네오위즈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네오위즈 IR페이지)
시프트업은 네오위즈와 마찬가지로 스텔라 블레이드 스팀 출시 효과가 사라지며 2분기 영업이익이 58.5% 줄었다. 시프트업이 새로운 무기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은 자체 퍼블리싱이다. 상장 후 개발에만 집중해왔으나, 스텔라 블레이드 차기작을 기점으로 퍼블리싱에도 도전한다. 비용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자사 강점을 돋보이게 할 유통 전략을 찾을 수 있다면 퍼블리셔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이루게 된다.
▲ 시프트업 게임별 매출 추이 (자료출처: 시프트업 IR페이지)
2분기에 영업손실 53억 원으로 적자전환한 넥써쓰는 원스토어 인수를 핵심으로 앞세웠다. 장현국 대표가 취임하며 구축해둔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8월 중 원스토어에 AI 게임즈 탭을 신설해 텐센트와의 협업을 토대로 중국 상위권 캐주얼게임을 선보인다. 앱마켓인 원스토어를 사업 확장의 중요 플랫폼으로 삼는 전략이다. 다가오는 3분기부터 결실을 보며 원스토어 인수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 넥써쓰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전자공시)
비용 축소로 겨우 버텼다, 반등이 절실한 중견 게임사
반등을 위한 더 확실한 무기를 찾아야 할 중견 게임사도 다수 있었다. 먼저 살펴볼 곳은 위메이드다. 2분기에 위메이드는 매출도 줄었고,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대대적으로 줄이며 영업손실을 전년보다 적은 규모로 유지하는 데 그쳤다. 박관호 의장이 중국계 투자사로 알려진 네오펄스에 본인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나, 그 이후에 위메이드가 어떻게 되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양도 계약 체결이 완료된 다음에 무엇을 발표할 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 위메이드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위메이드 IR페이지)
컴투스는 영업이익이 420.7% 증가했으나, 게임사업 성장보다는 비용 절감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머너즈 워와 야구게임은 건재하지만, 장기간 도전해온 MMORPG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지점으로 손꼽힌다. 8월 26일 출격하는 제우스: 오만의 신이 갈증을 달래줄 흥행작으로 떠오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 실적 개선 역시 컴투스의 MMORPG 전환 성공에 달려 있다.
▲ 컴투스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컴투스 IR페이지)
그라비티는 매출은 5.2% 준 반면, 영업이익은 40.2% 늘었다. 이 역시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 효과이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33.2% 축소됐다. 그라비티는 기존처럼 라그나로크 기반 게임 다수를 글로벌 전 영역에 서비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중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유저 제작 게임 플랫폼인 '라그나로크 에코'를 구축하는 것인데,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 그라비티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제공: 그라비티)
넥슨게임즈는 2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뤘으나, 이는 수익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2022년에 박용현 대표와 맺었던 200만 주 규모의 스톡그랜트 계약이 주가를 유지하지 못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며 소멸했다. 이로 인해 그간 누적 반영했던 주식보상비용이 환입된 것이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익률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게임사업 성공의 결과가 아니기에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 넥슨게임즈 CI (사진제공: 넥슨게임즈)
마지막으로 데브시스터즈는 3월에 쿠키런: 오븐 스매시를 출시했음에도 매출도 42.7% 줄고, 영업손실 160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쿠키런을 핵심으로 삼아 무수히 많은 신작을 선보였고, TCG 등에도 진출했으나 초기 성과를 장기적으로 지키는 유지력이 크게 쇠한 상황이다. 쿠키런을 핵심으로 가져가되, 다른 경쟁사처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 데브시스터즈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출처: 데브시스터즈 IR페이지)
명확해진 경로, 하반기에 더 큰 성과로 이어질까?
이렇게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 실적을 살펴보며 향후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 봤다. 크래프톤이나 엔씨처럼 고질적인 단점을 해소하며 크게 도약한 곳도 있었고, 카카오게임즈나 넷마블처럼 대대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반등을 꾀하는 게임사도 등장했다. 좀 더 개선이 필요한 사례도 없지 않았으나, 어두웠던 2025년을 넘어 새로운 경로를 찾아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나아진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게임사마다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 위기를 타개할 경로를 확보해 둔 상황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한 발씩 나아가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핵심으로 떠오른다. 올해 연말에는 실적 부진이나 적자전환보다는, 개선과 흑자전환이 좀 더 늘어나며 완전히 침체기를 벗어나는 국내 게임업계의 모습을 보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