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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젠 게임으로 즐긴다 - 비트 게임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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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밴드마스터’, ‘락밴드: 언플러그드’, ‘기타 히어로5’ , 비트 액션 게임 출시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5 30일부터 1 CBT를 실시한 크레이지 레인역시, CBT 전부터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비트 게임은 MMORPG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장르는 아니지만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중독성을 선보인다. 때문에 해당 게임에 대한 기존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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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악기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참 부럽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비트 게임의 특징을 살펴보며 변화의 흐름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음악을 못 하는 사람도,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도, 게임기 하나로 좋아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멋진 매력을 지닌 비트 게임을 잠시 둘러보도록 하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비트 게임은 비트매니아처럼 DJ의 턴테이블 연주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들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린다.

비트 액션 게임의 대부 -비트매니아’EZ2DJ’

비트 게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게임이 있다. 바로 비트매니아‘EZ2DJ’이다. 1999, DDR과 함께 오락실 붐을 불러일으켰던 주인공이기도 한 이 두 게임은 당시는 다소 생소했던 비트 액션 게임의 기본적인 틀을 완성한 게임이다. 지금 개발되는 비트 액션 게임도 기본 플레이 툴을 이 두 게임에서 따오고 있다. 그 정도로 초창기에 개발된 게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턴테이블과 패들을 모두 포함한 거대한 아케이드만큼 커다란 재미와 매력을 풍겼던 두 게임에 대해 아래에서 계속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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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계 하나면 오락실에서 누구나 멋쟁이가 될 수 있었다

비트매니아 - 비트 게임이 처음 등장한 역사적 순간!

‘비트매니아 1997년 일본 코나미에서 처음 제작된 이래로 2002년 발매된 비트매니아: 더 파이널에 이르기까지 총 13 편의 시리즈를 쏟아냈다. 비록, ‘비트매니아: 더 파이널로 영원한 작별을 고했지만 비트 액션 게임의 마니아들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최고의 게임으로 남아있다. 특히, 힙합 등 블랙뮤직에 한정되어 있던 비트 게임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대거 투입하여 대중성에서도 크게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패키지가 발매된 이후에도 신곡들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여 패키지 자체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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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매니아: 더 파이널'... 이 패키지를 끝으로 '비트매니아'는 작별을 고했다

DJ의 턴테이블에서 영감을 받은 비트매니아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코드 위에 버튼과 레코드를 활용해 비트와 멜로디를 얹어 음악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게임이다. 국내와 달리 DJ들의 공연이 잦은 일본에서는 게임을 통해 턴테이블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매리트를 가졌다. 소위 말해, 게임을 통한 대리만족의 기쁨을 최대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러한 리스너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확립된 이 플레이 방식은 후에 제작되는 수많은 비트 게임의 정석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력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되는 모드 체계 역시, ‘비트매니아가 기초를 닦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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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매니아의 'Tomorrow Perfume' 의 비주얼 화면, 은은하면서도 화려하다.

비트매니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턴테이블을 빼다 박은 오락실용 전용 기기. 그럼 수많은 기기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끈 컨트롤러인 비트매니아II DX’에 대해 알아보자. 일명, ‘비트투덱이라 불리는 이 기기는 1P , 7개의 키와 레코드와 진동 쉐이커 발판을 하나씩 장착하고 있다. 특히, ‘비트투덱에는 강약 조절과 이퀄라이징을 할 수 있는 믹싱 기능 버튼이 있어 클럽 DJ처럼 음악을 즉석에서 만들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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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바로 '비트투덱'! 이거 하나면 허름한 오락실도 멋진 클럽이 되었다

그러나 높은 난이도는 발매 초창기 때부터 마지막 시리즈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아버렸다. 많은 시리즈가 발매되는 동안, 이 단점은 게임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굳어버렸다. 비처럼 쏟아지는 버튼을 일일이 버튼을 입력해 해결하는 방식이니, 어느 정도 높은 난이도가 당연시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일색이 강한 음악에 반감을 갖는 국내 유저들 수가 적지 않아 오히려 비트매니아의 국내 버전, ‘EZ2DJ’에 유저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EZ2DJ - ‘비트매니아 PC화 버전에서 독립적인 게임으로 발전

코나미의 비트매니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국내 개발사들도 비트 액션 게임 개발에 맹렬하게 도전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EZ2DJ’인 것이다. 어뮤즈게임에서 개발한 ‘EZ2DJ’는 원래 비트매니아 PC버전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인터넷을 통해 공짜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가 유저들의 많은 관심으로 마침내 정식 게임으로 발매되어 오락실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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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비트매니아'가 있다면 한국에는 'EZ2DJ'가 있었다

‘EZ2DJ’의 기본 플레이 방식은 비트매니아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전용 아케이드까지 비슷하다. 2P의 플레이까지 유저 한 명이 플레이하는 클럽 믹스, 게임 속 모드까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애초에 제작될 때, ‘비트매니아를 기반으로 삼았으니 당연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비트매니아의 아류작이라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츰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며 결국 원작인 비트매니아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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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 기기도 따로 개발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EZ2DJ’와 비트매니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음악이다. 두 게임의 수록 곡은 한 곡도 겹치지 않는다. 모두, 각자의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DJ들이 제작한 믹싱곡과 자작곡은 유저들에게 크게 호평받았다. 라이센스를 받아 들여온 대중 가요와 팝송들 역시 국내 유저들에게 익숙한 곡을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비트매니아보다 화려하고 타격감 높은 이펙트 효과로 비트매니아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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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라는 곡의 비주얼 화면...필자가 가장 좋아한 곡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코나미가 표절 시비 소송에 승소하며 ‘EZ2DJ’는 결국 초라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특히, 같은 소송에서 펌프마저 ‘DDR’ 표절 문제로 패소해 국내 오락실에 불고 있던 체감형 게임에 대한 열기마저 식었다. 지금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즐겨왔던 게임이 명백한 표절 판정을 받았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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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오투잼'을 비롯한 다른 비트 게임을 통해 몇몇의 곡은 즐길 수 있었다

표절 판정으로 설 자리를 잃은 ‘EZ2DJ’는 온라인 상으로 이지투온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지만 당시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EZ2DJ’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게임 자체의 매력이 없을 뿐 아니라 이미 오투잼‘DJ MAX’ , 좋은 게임들이 온라인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비트 게임의 등장 -보스홀’, ‘오투잼’, ‘DJ MAX’,

‘코나미의 표절 소송 이후, 비트 게임 열풍은 잠시 가라앉았다. 비트 게임뿐 아니라 국내 오락실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기에 들어갔다. 사실상 당시 오락실의 실세였던 ‘EZ2DJ’‘Pump’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으니 유저들도 자연스럽게 등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비트 게임에 대한 열망과 관심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만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최초로 비트 게임을 온라인으로 집대성한 보스홀을 시작으로 오투잼’, ‘DJ MAX’ , 굵직한 온라인 비트 게임이 쏟아져 나오며 비트 액션 게임은 제 2의 전성기에 접어들게 된다. 그럼 온라인 비트 게임의 선두주자에 섰던 보스홀오투잼’, ‘DJ MAX’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보스홀 - 온라인 비트 게임의 서막을 썼다!  

1999, ‘한솔소프트가 제작한 보스홀은 미디 파일을 그대로 노트로 만들어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보통, ‘보스홀오투잼‘DJ MAX’의 후속작으로 잘못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보스홀은 위의 두 게임이 나오기 전, 인터넷 상으로 비트 게임을 구축한 선구자 역할을 맡은 게임이다. 무엇보다 비트매니아등 아케이드, 콘솔 비트 게임의 조작법을 키보드의 SDF, JKL, 스페이스 바 형식으로 확실하게 정비한 위대한 업적을 소유하고 있다. 이 키 조작방식은 훗날 오투잼‘DJ Max’ , 온라인 비트 게임 조작법의 정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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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홀의 메인 화면...애니메이션과 게임의 BGM이 곡 구성의 주를 이루었다.

음원을 미디로 찍은 음악을 서비스했지만 새로 찍은 음악이 나름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유저들은 보스홀의 음악을 좋아했다. 특히 국내에 판권을 얻지 못한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BGM들도 자유롭게 제작해 즐길 수 있어 어떤 비트 게임보다 풍성한 음악을 자랑했다. ‘가요의 경우, 목소리 없이 비트와 멜로디만으로 제작된 미디를 연주하는 맛이 쏠쏠했다. 필자 역시, 원곡보다 보스홀의 미디 버전 음악이 마음을 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동방영아초시리즈는 명곡 중의 명곡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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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는 보스홀을 통해 동방 프로젝트를 처음 알게 됐다.

무엇보다 보스홀의 가장 큰 특징은 전곡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오투잼등 다른 온라인 비트 게임이 어느 정도 유저들을 모은 뒤에, 유료화로 방향을 전환한 반면, ‘보스홀캔뮤직’, ‘땡깡’, ‘레몬볼, 서버를 옮겨 다니며 계속적으로 무료 서비스를 고수했다. 그 결과, ‘보스홀은 자주 게임을 닫는 등, 불안정하게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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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 서버 폐쇄로 많은 유저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보스홀'

또한,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노트로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최고의 강점이 있었다. 홈페이지 내에 있는 제작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누구나 쉽게 노트를 만들어 올릴 수 있었다. 그 중 몇몇 유저들은 월등한 노트 제작 실력을 선보여 게임 내에서 이름을 날렸다. 또한 자금이 없는 가난한 프로듀서들이 자신의 자작곡을 평가받을 수 있는 넓은 장이 되기도 했다. 최근, CBT를 진행한 밴드마스터노트제작시스템을 보며 필자는 보스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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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보스'의 메인 화면....'보스홀'에서 즐겼던 수많은 명곡이 그대로 있다

‘보스홀은 지난 5월부터 패션 보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서비스되고 있는 상태이다. 비록 정식으로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유저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패션 보스는 기존의 보스홀의 플레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으며 기존에 서비스되었던 모든 곡을 즐겨볼 수 있다. 또한 신곡등 새로운 콘텐츠의 추가도 꾸준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오투잼 - 비트 게임의 대중화 시작, 그러나 너무 급했던 유료화

보스홀이 온라인 비트 게임의 초석을 깔았다면 오투잼은 널리 퍼트리는 전도사 역할을 맡았다. 2002, 서비스를 시작한 오투잼은 기존 비트 게임이 가지고 있던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떨쳐버리고 밝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갔다. 음악들도 최신 가요나 유명 클래식 등, 익숙한 음악을 많이 넣어 비트 게임을 대중화 시키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비트 게임을 전혀 모르던 유저들도 쉽고 즐겁게 오투잼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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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아바타와 밝은 분위기로 먼저 눈길을 끌었던 '오투잼'

오투잼의 가장 큰 장점은 음악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귀에 익숙한 최신 가요들부터 팝송, 클래식, 하우스, 재즈, 힙합, 락 등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음원을 꾸준히 서비스하며 보다 많은 유저들의 귀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저작권 문제에 저촉될 수 있는 가요의 판권도 문제 없이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며 유저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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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투잼'의 모든 음악은 뮤직샵에서 다운을 받는 형식으로 제공된다.

음원의 질적인 면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의 미디 프로그램으로 음표를 찍어 음원을 제작하던 방식을 탈피해 실제 악기의 소리를 MP3 형식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모든 음원을 제작했다. 덕분에 오투잼의 음원들은 시중에 출시된 앨범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한층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귀가 예민한 유저들은 다른 비트 게임을 하다가 오투잼을 하면 한결 귀가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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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져 실감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캣 심포니'

또한, 비트 게임에서는 최초로 아바타 시스템을 구축해내는 데에 성공한다. ‘오투잼은 당시의 기존 비트 게임과는 달리 유저 대신 악기를 연주하는 아바타를 제공하여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한층 살렸다. 특히, 악기를 직접 연주하지 못하는 유저에게 이 아바타 시스템은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는 간접경험을 최대한 살려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여기에 레벨 업 시스템을 지원하여 음악을 연주하며 아바타를 육성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아바타는 상점에서 판매하는 코스튬으로 개성 있게 꾸밀 수 있었다. 옷이나 머리 모양뿐만 아니라 기타, 베이스, 드럼 등 다양한 악기를 제공해 고르는 재미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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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토리얼 화면...실제 플레이 때도 아바타가 연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너무 빠른 성공이 화근이었을까? ‘오투잼은 너무 급격한 유료화 추진 때문에 유저들을 잃고 말았다. 물론 서비스 초반부터 오투잼은 부분 유료화로 게임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유료곡무료곡의 비중이 적절하여 큰 불만은 사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유료곡의 비중이 눈이 띄게 늘어나는 반면 무료곡의 업데이트는 가뭄에 콩나듯 하더니, 그나마도 뚝 끊겨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때문에 유저들은 당시 막 서비스를 시작하던 ‘DJ MAX’보스홀등으로 빠져 버려 설 자리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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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에픽하이의 인기곡들을 대거 서비스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오투잼오투잼 X2’라는 새로운 이름과 전곡 무료 제공이라는 획기적인 변화로 돌아왔지만 이미 ‘DJ MAX’알투비트, 굵직한 음악게임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최신의 노래들을 꾸준하게 업데이트하는 모습만 봐도 개발진의 기술력과 운영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DJ MAX - No play, Just Music!

오투잼의 뒤를 이은 ‘DJ Max’오투잼보다는 약간 매니아틱한 분위기로 다가왔다. ‘오투잼이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워 가벼운 느낌을 살린 반면, ‘DJ MAX’는 오히려 기존의 비트매니아‘EZ2DJ’를 보는 것 같은 차가운 면모를 과시했다. 플레이 화면 역시, 수없이 쏟아지는 노트가 최대한 잘 보이도록 넓고 깔끔하게 디자인되었다. 때문에 오투잼만 생각하다가 ‘DJ MAX’를 처음 즐긴 유저들은 너무 다른 분위기에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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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제작된 비트 게임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DJ MAX'

‘DJ MAX’의 원래 목표는 ‘EZ2DJ’의 완전한 온라인화였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EZ2DJ’와 흡사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DJ MAX’의 제작자들이 과거 ‘EZ2DJ’를 탄생시킨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DJ MAX’에는 과거 ‘EZ2DJ’때부터 활동해온 실력파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한 주옥 같은 자작곡들이 줄을 이루었다. 특히 3rd corst, Nikacha , 유명 프로듀서들은 개인 팬들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바람에게 부탁해’, ‘아침형 인간, 초보 유저들을 배려한 가볍고 부드러운 음악들도 대거 서비스해 대중과 매니아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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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던 '바람에게 부탁해'

그러나 자칫 플레이 화면이 너무 밋밋할 것이라 단정짓지 말라. ‘DJ MAX’는 각 음악에 뮤직비디오를 제공해 음악을 완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각 뮤직비디오는 유저들의 개인 룸에 자동으로 저장되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었다. , 대전 모드로 게임을 즐길 때에는 배경에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 화면을 모두 공개하여 마치 대전액션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긴장감을 끌어냈다. 일명, ‘배틀 윈도우라 불리는 이 화면 시스템은 미션 모드에서 많은 유저들이 좋은 컨닝(?) 소재로 애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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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탄과 안개 때문에 괴로울 때는 옆을 보라...해답이 나와 있다

또한 다양한 노트 조절 시스템을 제공해 같은 곡이라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선사했다. 노트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랜덤, 리버스, 페이드, 블라인드 등, 획기적인 이펙트 효과를 선보였다. 특히 누를 때마다 펑펑 터지며 체력을 갉아먹는 폭탄은 유저들 사이에서 악명을 떨칠 정도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DJ MAX’는 이 이펙트 효과를 활용하여 특정 레벨마다 다양한 미션을 제공해 유저들의 성취욕을 자극했다. 이 미션에서 성공하면 플레이한 음악의 한정 레코드를 보상으로 제공하여 수집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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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오빌리비언', 끊어지는 것 같은 바이올린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DJ MAX’도 어쩔 수 없는 유료화의 벽에 부딪치고 만다. 과거의 오투잼과 마찬가지로 유료화의 비중이 늘어나자 유저들의 수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결국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해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다른 온라인 게임들과는 달리 저작권이라는 예민한 요소와 항상 맞닥뜨려야 하는 비트 게임들은 유저와 저작권자 사이에서 언제나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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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P로 플랫폼을 바꾸어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DJ MAX'

이에 ‘DJ MAX’는 온라인에서 PSP로 플랫폼을 갈아타며 제 2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다. ‘DJ MAX 포터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한 ‘DJ MAX’는 그 해에 가장 많이 팔린 PSP 패키지라는 영광을 안으며 화려하게 부활하는 데에 성공했다. 기존 ‘DJ MAX’의 장점을 PSP의 휴대성이 한층 더 살려준 것이다. 그러나 PSP 패키지의 성공으로 그나마 열려 있던 온라인 서버가 완전히 닫혀버린 일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따끈따끈한 신작 비트 액션 게임 -락밴드: 언플러그드’, ‘밴드마스터’, ‘크레이지 레인

마지막으로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신작 비트 게임을 간단하게 소개하며 이 시간을 마무리하겠다. 지금부터 소개할 신작 게임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다. 악기를 연주하는 느낌을 가장 잘 살린 락밴드: 언플러그드는 모든 악기를 자신의 손으로 연주하는 재미가 살아있다. 저번 5월 말에 CBT를 실시한 밴드마스터는 비트 게임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높은 난이도 장벽을 허무는 데에 성공하며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다. 3D 그래픽을 기반으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비주얼을 자랑하는 크레이지 레인은 국악을 비트 게임으로 제작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럼 아래에서 게임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락밴드: 언플러그드 - 모든 악기를 내 손 안에!

EA사의 간판 패키지인 락밴드시리즈는 각 패키지 당, 1000곡이 넘어가는 방대한 음악을 제공하여 콘텐츠 면에서부터 다른 게임과 차별성을 보인다. 특히 지난 5 21일에 출시된 락밴드: 언플러그드는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PSP로 제작되어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출시 이전, 벌어졌던 만우절사건 역시, ‘락밴드: 언플러그드를 유저들 뇌리에 강하게 인식시키는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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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우절'의 아픔을 딛고(?) 무사히 발매된 '락밴드: 언플러그드'

무엇보다 락밴드: 언플러그드의 특징은 게임의 모든 악기를 유저가 홀로 다룬다는 점이다. 게임에서 제공되는 기본 악기인 기타와 드럼, 보컬, 베이스를 등을 한 유저가 모두 다루며 실제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살렸다. 그러나 리얼 연주를 지향하는 락의 특성상, 모든 악기를 동시에 연주를 할 수는 없다. ‘락밴드: 언플러그드는 이 문제를 악기 세션의 분리로 해결했다. 쉽게 말해, 기타 세션을 플레이하다가 더 이상 노트가 나오지 않으면 버튼을 눌려 세션을 바꿔 플레이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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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4개의 섹션을 유저 혼자 맡아서 플레이해야 한다

이번 락밴드: 언플러그드 40여 개의 연주곡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에는 기존 락밴드시리즈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오리지널 곡이 9곡이나 수록되어 있어 패키지 자체의 소장 가치도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게임 내의 뮤직 스토어를 통해 신곡을 꾸준히 업데이트하여 콘텐츠가 떨어지는 일을 미리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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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밴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신곡이 올라오고 있다

멀티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기는 하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수준 높은 비트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 락밴드: 언플러그드를 선택하면 후회 없는 플레이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밴드마스터 - 비트 게임, 이제 다 함께 쉽고 재미있게 즐기자!

지난 5 27일부터 6 2일까지 CBT를 진행한 밴드마스터는 무엇보다 쉬운 난이도를 강하게 어필한다. 사실, 비트 게임은 다소 높은 난이도로 신규 유저의 유입이 어렵다는 고질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밴드마스터는 이 문제를 악기 세션을 분리해 유저들에게 하나씩 제공함으로써 해결했다. 유저들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악기를 선택하여 플레이를 하며 점점 게임을 배워나가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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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밴드' 결성...'밴드마스터'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악기 세션의 분리는 난이도를 낮출 뿐 아니라 유저에게 좋아하는 악기를 고를 수 있는 자유까지 제공한다. 만약 피아노가 마음에 든다면 오로지 피아노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밴드마스터는 피아노, 기타, 드럼, 트럼펫 등, 7종류의 다양한 악기를 제공한다. , 유저들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악기를 추가할 계획까지 잡고 있다. 또한 같은 악기라도 저마다 개성을 살린 다양한 디자인으로 각자 새로운 면모를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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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베이스라도 내 개성을 살려서!! 그나저나 저 베이스 정말 탐나네요...

또한 비트 게임으로는 최초로 합주시스템을 제공했다. 비트 게임은 홀로 즐기는 것이라는 유저들의 강한 인식을 깨고 하나의 음악을 다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모든 플레이가 진행된다. 이는 기존 비트 게임의 단점이었던 커뮤니티의 부족을 해결하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지난 CBT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커뮤니티 서버를 중심으로 개설될 밴드는 이 합주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아 마치 MMORPG길드처럼 함께 즐기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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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에서 다 함께 파티를 여는 기분으로 음악을 즐겨보자

비록 다른 비트 게임에 비해 음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직 CBT 단계에 있는 게임인 만큼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일단 1 CBT를 통해 게임의 재미를 알렸으니 남은 것은 단점을 보완하는 일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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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스테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크레이지 레인 - 우리의 국악을 세계로!

크레이지 레인은 과거 오투잼을 제작했던 송영일 대표가 개발에 참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오투잼을 제작한 비트 게임 제작 기술을 총동원하여 제작하였다는 크레이지 레인은 일단 음악의 퀄리티와 다양성에 놀라게 된다. 자체적으로 음원 제작 프로듀서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특히, 비트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국악을 플레이 음악으로 넣어 전세계인들에게 우리의 국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까지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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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화면에서부터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여기서 아직 CBT 단계에 있는 게임인데 세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시기상조처럼 보이는가. ‘크레이지 레인은 이번 CBT를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대만, 독일, 브라질 등 총 10개의 다양한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국내를 넘어 전세계인이 즐기는 비트 게임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개발진들의 최종 목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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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보 수가 높아질수록 더욱 화려한 이펙트 효과를 감상할 수 있다

‘크레이지 레인CBT에 앞서서 노트가 흘러나오는 스테이지가 직접 조립되는 모습과 화려한 이펙트 효과가 살아있는 트레일러를 공개해 비트 게임 매니아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했다. 3D 그래픽을 기반으로 제작된 플레이 화면은 그 어떤 비트 게임보다 화려한 이펙트 효과를 자랑한다. 화려한 이펙트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자체의 타격감까지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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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든지 너무 지나치면 좋지 않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아프네요

그러나 막상 실제 플레이에 들어가면 화려한 그래픽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펙트 효과가 너무 화려한 나머지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콤보 수가 높아질수록 노트 진행 속도는 빨라지는 반면 효과는 더욱 화려해져 노트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그래픽 수준을 조절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게임의 간접경험효과가 가장 살아있는 장르

음악은 그 어떤 문화 콘텐츠보다 높은 파급력을 자랑한다. 심지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도 하나가 될 수 있는 놀라운 포용력까지 지녔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음악을 직접 할 수는 없기에 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언제나 리스너의 입장에서 음악을 즐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직접 하는 것처럼 짜릿한 기분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음악을 좋아하지만 지독한 박치라서 직접 음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도저히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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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도 울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의 힘!

비트 게임은 이 리스너들의 열망이 한데 모여 탄생한 장르라고 봐도 무방하다. 콘솔이나 키보드를 누를 수 있는 손가락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음악을 할 수 있다. 비록 능숙하게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악기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으니 반은 온 것은 아닌가. 처음 비트매니아가 세상에 나왔을 때, 유저들이 느꼈던 설렘이 바로 이런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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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나 쉽고 재미있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비트 게임의 매력이다

그리고 그 설렘은 지금까지 이어져 수많은 명작 비트 게임과 매니아들을 탄생시켰다. 앞으로 또 어떤 비트 게임이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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