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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008년 상반기 전세계 인기 MMOG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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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게임메카에서 게이밍 메신저인 ‘Xfire’의 플레이 시간 통계를 통해 해외 인기 MMORPG와 RTS 순위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특정 게이밍 메신저를 통한 플레이 시간 통계를 이용해 순위를 매겼기 때문에, 조금은 객관성에 의문을 가졌던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MMOGCHART.COM의 자료를 인용해 2007년 하반기 ~ 2008년 상반기 MMOG 경향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MMOGCHART는 MMOG 연구가인 브루스 우드콕이 7가지 소스(아래 표 참고)를 통한 교차 연구를 통해 ‘MMOG 산업’ 전반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놓는 학술(?) 사이트이다. 단순한 플레이 시간 통계와는 달리, 회사의 공식 발표나 재무 보고서 등을 통해 분야별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다.

참고: MMOGCHART에서 MMOG 산업 경향 분석에 사용하는 7가지 소스

1. 게임회사의 공식 데이터: MMOGCHART의 공신력이 높아지면서 관련 게임 회사들이 공식적으로 데이터를 작성해 MMOGCHART에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2. 보도 자료: 게임 회사에 언론 매체에 배포하는 보도 자료를 이용

3. 회사 문서: 주주를 위해 공개 된 회계 감사 보고서나 재무 보고서

4. 관련 뉴스: 언론 매체에 보도된 뉴스

5. 게임 제작사나 유통사의 공식 코멘트: 게임 제작사나 유통사에서 행사나 컨퍼런스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을 참조

6. 익명의 소스: 게임 회사 내부자의 제보나 기타 등등.

7. 학문적 추론: 위의 6가지 소스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경우, 학문적 기법을 사용해 수치를 추론함.

MMOG 절대 강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와우'는 이제 지존 수준이다.

더 말하면 지겨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MMOG 시장의 지존은 당연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다. 2004년 상용화 이후 ‘와우’가 MMOG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08년 현재 MMOG 시장 점유율 62.2%라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독과점이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올 수준의 높은 점유율이다.

▲ 연두색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가입자 수

‘와우’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점유율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자의 증가가 눈에 띄게 둔화되는 다른 MMOG와는 달리, ‘와우’ 사용자(Active Subscriptions)의 폭발적인 증가가 2004년 이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만일 ‘와우’ 이용자의 증가가 현재 상태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2007년 전 세계 1천만 사용자 달성에 이어 2010년 즈음에는 전 세계 2천만 유료 사용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웹 게임이 잘 나간다? ‘룬스케이프’와 ‘도푸스’의 강세

‘와우’가 62.2%를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2위라고 말하긴 조금 민망하지만, MMOG 점유율 2위는 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룬스케이프’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인 ‘룬스케이프’는 놀랍게도 화려한 3D가 아니라 자바와 플래시로 구성된 웹 게임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웹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 참 심심한 그래픽이다.

‘룬스케이프’는 자바와 플래시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놀랄 만큼의 저사양, 저용량을 자랑한다. 덕분에 인터넷 환경이 썩 좋지 않은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어드벤처’게임과 ‘RPG’게임을 즐겨 하는 서양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 분위기도 ‘룬스케이프’의 인기에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서양식 RPG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온 모습이다.

2002년 이후 ‘룬스케이프’는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사용자 증가세를 보여왔다. 기본적으로 ‘룬스케이프’는 무료 게임이고, 필요에 따라 월 5달러에서 9달러 정도의 추가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료 게임인 타 MMOG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추산 가입자수 130만, 평균 동시 접속자 수는 약 15~20만명 이라는 수치는 ‘룬스케이프’가 웹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적에 가까운 수치라 할 수 있겠다.

▲ '도푸스'의 모습. 한결 깔끔해 보인다.

차트에 끼어있는 또 하나의 웹 게임으로 ‘도푸스’가 있다. 2.8%의 점유율로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푸스’는 ‘룬스케이프’와 유사하게 플래시 기반으로 작성된 MMORPG다. ‘룬스케이프’가 투박한 실용주의적 그래픽이라 보는 맛이 떨어졌다면, ‘도푸스’는 플래시의 장점을 살린 아기자기한 도트 그래픽이 큰 강점이다.

▲ '도푸스'의 후속작인 '와쿠푸(Wakfu)'의 스크린샷. 한결 더 깔끔해졌다.

‘도푸스’ 역시 ‘룬스케이프’와 유사하게 기본적으로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부분 유료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2008년 현재 ‘도푸스’의 전 세계 사용자 수는 약 40만명에 달하며, 아직까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자랑스러운 한국 MMORPG(?) ‘리니지’ 시리즈

MMOG 차트에서 점유율 3~4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다. 전 세계 통합 ‘리니지1’은 6.6%, ‘리니지2’는 6.3%를 차지하고 있어 합하면 12.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와우’에 비할 바는 못되겠지만, ‘과연 엔씨소프트’라는 말이 나올법한 높은 수치다. 참고로 MMOG 시장 점유율 차트에 포함된 유일한 한국산 MMOG기도 하다.

▲ 10년 가까이 된 게임이 아직도 점유율이 높다는건 좋아해야 할지 아닐지.

그렇다고 ‘리니지’시리즈의 점유율이 높다고 마냥 뿌듯해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1’의 인기는 이미 2004년을 정점으로 한 풀 꺾인 상태며 현재는 계속 사용자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사용자수에 비해 ‘뽑아내는 돈’이 많은 탓인지 시장 점유율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리니지2'의 경우에는 '리니지1'만큼 성공하진 못했다.

‘리니지2’의 경우에는 한결 더 심각한데,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2005년 시점에서 이미 사용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약 6년 동안 사용자수가 계속 증가했던 ‘리니지1’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007년 하반기부터 사용자수가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10년 가까이 된 게임인 ‘리니지1’의 사용자와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씁쓸하기만 하다.

 

의외의 강세, ‘파이널 판타지 11’

MMOG 차트에서 가장 의외인 게임이라면 바로 ‘파이널 판타지11’이다. 콘솔용 MMOG로 널리 알려진 ‘파이널 판타지11’은 점유율 3.1%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파이널 판타지11’은 윈도우 PC도 지원하므로 순수한 ‘콘솔용 MMOG’라 부르긴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용자가 적은 콘솔 MMOG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 딱 보기만 해도 콘솔의 냄새가 난다.

PS2, Xbox360, PC 3기종으로 즐길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11’은 세계에서 가장 큰 콘솔 MMOG 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사용자수가 많은 MMOG기도 하다. 2002년 첫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현재 약 50만 명 정도의 유료 가입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며: ‘와우’의 독주, 그러나 희망은 있다.

위에서 이미 밝혔듯이 ‘와우’의 절대적 독주는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차트에 나온 다른 MMOG들이 초라해 보일 정도의 성장세와 사용자 수를 자랑하는 ‘와우’는 이제 막을 수 없는 MMOG계의 괴물로 보인다.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지 4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와우’의 유료 사용자 증가세가 그다지 둔화되지 않은 것에서는 경악마저 느껴질 정도다.

▲ 꿇어!

이런 ‘와우’의 독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와우’의 초강세가 MMOG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와우’가 MMOG 시장의 ‘파이’를 크게 만들어 다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와우’의 절대적인 영향력 하에 다른 MMOG가 위축되어 시장이 후퇴하는 결과가 될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어 보인다. 별로 화려하지도, ‘와우스럽지’도 않은 웹 게임인 ‘룬스케이프’나 ‘도푸스’가 다른 쟁쟁한 MMOG를 뚫고 상위권에 랭크 되어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MMOG에게,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MMOG에게 아직 시장은 열려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머들이 와우 타령만 해서 MMOG가 발전이 안 된다’는 말은 아직 성급한 결론이 아닐까?

▲ 이런거 팔 궁리 보다는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드는게 낫지 않을까.

끝으로 지난 ‘Xfire’의 순위 분석과는 달리, 한국 MMORPG가 종류는 많을지 몰라도 시장 지배력에 있어서는 외산 게임에 크게 뒤떨어진다는 결과는 우리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분명히 한국산 MMORPG가 해외 게이머들에게 ‘인기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장 지배력에서 뒤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통계를 낸 사람의 편견이나 실수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산 MMORPG가 정말로 그만한 시장 지배력이 없기 때문일까. 이 역시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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