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전체

우리시대 부끄러운 자화상!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3부

/ 2

[특별기획]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1부: 대한민국 PC 게임 패키지 시장, 종말을 고하다

2부: 모드칩에서 커스텀 펌웨어까지 - 콘솔 복사 전쟁

3부: The Day After -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외전: 복돌이, 마침내 온라인 게임에 손을 뻗치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이 남았는가?

1부에서 보았듯이 대한민국 PC 게임 시장은 2000년대 중순 말 그대로 ‘멸망’했습니다. 이후 국산 게임은 거의 나오지 않고, 간간히 나오는 해외 대작 게임들도 형편없는 판매량을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2006년 출시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한정판의 경우에는 약 500장을 찍었습니다. 그마저도 물량이 남아서 한정판이 한동안 옥션이나 용산에 돌았고요. 한정판이 고작 ‘500장’이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무슨 동호회 공동구매 물량도 아니고… 일반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만장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해외에서 극찬을 받은 ‘명작’ 게임도 이 정도인데 일반 게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런 한심한 상황에서 우리에겐 과연 무엇이 남았을까요?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제3부, The Day After. 폭풍이 휩쓸고 간 이후의 대한민국 게임 시장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길었던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시리즈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 날 이후: 2000년대 중반 ~ 현재까지

대한민국 PC 게임시장의 빙하기

2000년대 중반 이후 대한민국 PC 게임 시장은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간간히 출시되는 해외 초대형 명작 게임마저도 우리나라에서는 형편없는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였으니까요. 명작 게임이 아닌 경우는… 그냥 세지 않는 게 마음 편하겠네요.

결국 많은 게임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 방향을 변경합니다. ‘리니지1’과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대성공 이후 많은 PC 게임 개발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에 뛰어들었고, 나름대로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뮤’, ‘헉슬리’ 등을 개발한 ‘웹젠’입니다. ‘웹젠’의 경우 ‘그날이오면’ 시리즈를 개발했던 ‘미리내 소프트’가 해체되면서 일부 개발자들이 이적해서 만든 회사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의 저 편으로 사라졌습니다. 한 때 국내 PC게임 유통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던 ‘동서게임채널’은 현재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상태이며, ‘하이콤’이나 ‘위자드소프트’등의 게임 유통 회사는 부도가 나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의 자존심이던 ‘손노리’와 ‘소프트맥스’역시 PC 게임 개발을 버리고 온라인 게임과 콘솔 게임으로 플랫폼을 갈아탑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는 PC 게임 정품을 ‘직수입’하느냐, 아니면 불법복제를 하느냐 하는 두 가지 선택만 남은 상태입니다. 사실 어떤 게임이든 ‘직수입’하는 순간 가격이 2배로 뛰기 때문에, 대부분 게이머들의 선택은 불법복제로 돌아서 버렸습니다. PC 게임 시장에 끝나지 않는 영원한 빙하기가 찾아온 것입니다.

추악한 웹 스토리지와 와레즈의 공생관계 (1)

이렇게 대한민국 PC 게임 시장은 쑥밭이 되었지만, 이 쑥밭 속에서도 승리한 업체들이 있었으니… 대한민국 PC 게임시장의 최종적인 승리자(?)는 바로 웹 스토리지 업체와 P2P 업체, 그리고 법무법인, 와레즈 들입니다.

2000년, 데이콤의 ‘웹하드’가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웹 스토리지 서비스가 게임 시장을 초토화 시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웹하드’의 경우 유료로 사용해야 하며, 가장 저렴한 서비스의 경우 고작 100MB의 저장공간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웹 스토리지 시장에 그래텍의 ‘팝폴더’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본래 ‘팝폴더’는 가상 데스크탑인 ‘팝데스크’의 일부로 설계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팝데스크’는 인터넷 브라우저 만으로 문서 작업이나 파일 전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일종의 ‘사무용’ 서비스였지요.

초기의 ‘팝폴더’는 100MB 정도의 용량을 제공하면서 본래의 기능인 ‘문서 저장’ 용으로 사용되었지만, 당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어떤 와레즈가 ‘팝폴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러한 상황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바로 지금까지 살아남아 국내 최대의 와레즈로 군림하고 있는 ‘짱공유’입니다.

잠깐 이 당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당시 국내 와레즈계(?)는 혼돈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맞물려 수많은 와레즈들이 양산되었고, 이 당시 최대의 와레즈였던 ‘날개달기’같은 경우에는 하루 수십만명이 찾는 초거대사이트였습니다.

이들 와레즈들은 당시 한참 인기 있던 ‘무료 홈페이지 공간’을 이용해 파일을 업로드 했었는데, 각 인터넷 업체에서 제공하는 무료 공간은 고작해야 10MB 정도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와레즈들은 수십개의 계정을 이용해 시디이미지를 올리곤 했습니다. 이 당시 와레즈의 위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CD-ROM 이미지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는 수십개의 계정에다가 10MB 단위로 분할압축 된 파일을 올려야 하는데, 당연히 이 수십개의 계정 중 하나라도 짤린다면 이미지 자체를 풀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추악한 웹 스토리지와 와레즈의 공생관계 (2)

인터넷 업체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이런 자료에 대한 감시를 크게 강화했고, 당연히 불법공유 된 자료의 전파력(?)은 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와레즈들이 분할압축 노가다를 하면서까지 자료를 올렸던 이유는 돈이 아니라 유명해지고 싶은 공명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와레즈의 수익이래봤자 누군가 광고를 클릭하면 한 번에 10원을 벌까 말까 한 이상한 성인 사이트 광고뿐이었고, 이마저도 돈을 떼이고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와레즈로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노가다를 한 판 뛰는 것이 훨씬 더 나았으니까요.

▲ 이거 벌려고 그 노가다를?

수많은 와레즈들이 ‘좀 더 유명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 중에 ‘짱공유’가 있었습니다. ‘짱공유’의 경우 당시 후발주자였고 ‘날개달기’에 비하면 초라한 규모였지요. 그러나 곧 ‘짱공유’는 다른 모든 경쟁 와레즈를 제치고 제일 큰 규모의 와레즈로 성장하게 됩니다.

‘짱공유’ 성장의 가장 큰 원인은 ‘팝폴더’를 이용한 새로운 공유 방식이었습니다. 기존의 ‘무료’ 웹 공유에서 벗어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자료를 ‘웹 스토리지’를 이용해 공유하고, 짱공유는 그 중개 역할만 해준다는 아이디어였죠. 이 방식은 자료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원 개개인이 진다는 점에서 와레즈 측에서는 별 부담 없이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웹 스토리지’ 업체를 통해 파일을 주고 받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요. 비록 유료긴 하지만.

물론 ‘웹 스토리지’업체도 주기적으로 자체 단속을 해서 불법 자료를 삭제하였지만 어디까지나 요식행위에 불과했고, 실질적으로는 ‘자료의 양이 너무 많아 다 단속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이런 불법 공유 행위를 눈감아 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불법 자료들 때문에 자신들의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는데 굳이 까다롭게 단속 할 회사는 없었고, 곧 ‘웹 스토리지’시장은 큰 폭의 증가세를 그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그래텍사의 ‘팝폴더’와 ‘짱공유’가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짱공유’와 ‘웹 스토리지’ 업체 사이의 추악한 공생관계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팝폴더’를 채택(?)한 지 몇 년 뒤 ‘짱공유’는 갑작스럽게 후발업체인 H소프트사의 ‘네오폴더’ 프로그램으로 권장 프로그램을 바꿉니다. 심지어 자료실에 등록할 때 H소프트의 ‘네오폴더’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자료를 올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짱공유’의 운영자는 H소프트사로부터 자사의 프로그램 사용 대가로 약 5억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입건됩니다. 웃기는 일입니다. 누구는 게임 1만개를 팔아야 얻을 수 있는 매출인데, 누구는 남의 자료 팔아먹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돈을 벌고…

어쨌든 ‘팝폴더’가 크게 성장하면서 그래텍사 역시 급격하게 성장하고 ‘팝폴더’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연 매출 100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래텍사의 다른 수입원이 바로 P2P였다는 것입니다. 이 그래텍사는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P2P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한 때 개인 사용자들에게 그래텍사의 ‘나누미’프로그램(후에 ‘구루구루’로 개명)이 크게 유행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P2P 이야기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지요.

▲ 이 화면을 기억한다면... 복돌이

그래텍사의 성공 이후 많은 중소IT 업체들이 ‘웹 스토리지’ 시장에 뛰어들고, 당시 PC통신망의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PC통신 업체들도 ‘웹 스토리지’ 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하이텔’의 경우 ‘아이디스크’라는 웹 스토리지 서비스를 개시해 사용자를 긁어모았고, ‘나우누리’는 ‘클럽박스’라는 웹 스토리지 서비스를 시작해 크게 성장합니다.

뭐, 다들 명분은 하나같이 ‘동호인들간의 대용량 자료 공유’라든가 ‘업무용 문서 보관’등의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남의 자료’로 돈 좀 벌어보자는 얄팍한 상술이 깔려있었지요. 겉으로는 저작권법을 지키자고 말하면서 정작 그 ‘저작권법’ 관련 내용은 구석에 자그마한 공지로 올려주는 센스. 그 곳에 올라오는 자료가 99% 이상 불법복제 자료인 것을 감안하면, 업체들이 무엇을 노리고 서비스를 시작했는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그렇다면 그 ‘웹 스토리지’라는 것은 게임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까요? 간단한 예로 ‘화이트데이’ 사건 때 그렇게 빨리 ‘화이트데이’가 퍼질 수 있었던 1등 공신이 바로 웹 스토리지입니다. 발매 당일 ‘팝폴더’등을 통해 순식간에 이미지가 퍼졌고, 덕분에 화이트데이는 7천장이 팔리는 황당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승리의 팝폴더.

PC 게임시장이야 어쨌든, ‘웹 스토리지’업체는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복돌이와 더불어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되고 지금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진출해 ‘남의 자료’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업무용으로 제공한 서비스다’라는 되도 않는 변명을 하면서 말입니다. 현재 ‘짱공유’의 운영자는 모 중소기업체에 사이트를 거액에 팔아넘기고 지금은 다른 와레즈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P2P, 게임시장을 초토화 시키다.

‘웹 스토리지’와 더불어 PC 게임시장을 초토화 시킨 장본인이 바로 P2P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P2P 파일 전송 프로그램입니다. ‘당나귀’ 열풍으로 시작된 P2P파일 전송프로그램은 이후 ‘토렌트’까지 이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보급됩니다.

P2P를 이용하면 대부분 무료로 쓸 수 있는데다가 외국 자료와 음란물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P2P는 청소년층에게 크게 번졌고, 곧 청소년층이 게임을 입수하는 주된 루트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웹 스토리지보다 더 악질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P2P의 성공을 보며 가만히 있을 우리나라 업체들이 아니었습니다. P2P의 경우 철저히 사용자간 자료 교환 방식이고, 메인 서버의 부하가 적기 때문에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결국 웹 스토리지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중소 업체가 P2P 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그래텍사는 국내 최초로 유료 P2P인 ‘나누미’을 제작해 큰 수익을 올렸고, ‘미디어뱀프’(지금은 ‘프루나’로 변경됨)의 경우에는 무료 P2P인 ‘이뮬’을 개조해 자기들 마음대로 필터링하고 과금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V-Share’라는 프로그램은 한 술 더 떠 P2P로 사용자간 자료를 전송하면서 사이버 머니인 ‘치트’를 소비/획득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리바다’의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결국 이들 P2P를 통해 음란물, 불법복제 프로그램, 게임 등의 불법복제가 가속화 되면서 ‘웹 스토리지’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그나마 남아 있던 시장마저 완전히 초토화 시킵니다.  해외 명작 게임이 국내에 정식 발매되면 뭐합니까. 해외 발매 당일 날 P2P로 다운받아 다 즐기고 국내에 게임이 정식 발매 될 쯤이면 재미없다고 지워버리는데. 돈 주고 사는 사람만 바보.

법무법인, 과연 저작권의 수호자인가?

그리고 여기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저작권 전문 법무법인 사무소’(이하 법무법인)입니다. 이들은 저작권자에게서 저작권에 대한 각종 권리를 위임 받아 불법복제 유저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어떻게 보면 복돌이를 처단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C프로그램과 관련되어 악명이 높은 ‘법무법인 S’가 있습니다.

▲ 자료 사진은 특정회사와 관련 없음

그런데, 이 ‘법무법인’이라는 곳이 사실은 불법복제를 막으려는 곳이 아닙니다. ‘법무법인’의 패턴을 보면 불법자료 업로더를 적발한 후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합니다. 문제는 이 다음인데 ‘합의를 하고 싶으면 얼마를 내라’라고 아예 조건을 제시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대학생 100만원, 일반인 150만원, 고등학생 80만원’이라고 하네요.

일반인과 대학생이야 그렇다 치고, 고등학생 이하 어린 학생들에게 이 ‘법무법인’이란 절대적 권력을 가진 곳이나 다름 없습니다. 자칫하면 ‘전과’가 생길 수도 있고 (거짓말입니다.) ‘민사소송’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 할 수 있다(이것도 거짓말입니다)라고 협박하는데 어린 학생들이 넘어가지 않을 수 없죠.

결국 피의자는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돈을 ‘법무법인’에게 지불하고, ‘법무법인’은 이 돈을 저작권자와 나눠가집니다. 참 편하지 않습니까? 일단 고발한 후에 전화 좀 걸면 살살 낚여서 돈을 갖다 바치니. 여기에 맛들려 다른 업무를 보지 않고 저작권법 관련 사항만 전담하는 법무법인도 있을 정도니 말 다했죠.

냉정히 말하면 웹 스토리지, P2P, 법무법인, 그리고 복돌이. 이 넷은 대한민국 PC 게임시장의 시체 위에 피어난 독버섯입니다. 남의 자료로 먹고 사는 웹 스토리지와 P2P는 말할 것도 없고, 불법복제를 막는다는 구실로 닥치는 대로 돈을 뜯어내는 법무법인, 그리고 돈 주고 물건 사기 싫어서 복제나 해대는 복돌이. 이제 대한민국 PC 게임시장에는 이 넷의 환상적인 공생관계만 남아있습니다.

맺으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복돌이입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복돌짓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복돌이의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겠습니까? 제 자신이 이미 수많은 복돌짓을 해 왔기에 (물론 정품도 다수 구매했지만) 이 기사가 작성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 자신이 ‘내가 한 불법복제는 정당하다. 어쩔 수 없었다.’라고 변명할 생각도 없고 다른 복돌이들이 잘 했다고 변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떠한 핑계를 대도 불법복제는 명백한 불법행위며 거기에 대해서 변명할 여지는 없으니까요.

▲ 과거 모 회사에서 개발자가 '닥터'를 단체 주문했다가 걸린적이 있었죠.

쓰레기를 만들던,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던 그건 하나의 ‘상품’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이상 ‘상품은 재화를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원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법복제 논쟁이 벌어지기만 하면 ‘쓰레기 같은 게임을 만든 개발사들이 문제야’라고 개발사들을 비난하거나 ‘돈이 없어서 복제했어요’라는 복돌이 여러분은 좀 자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신이 구매한 ‘상품’의 질이 낮으면 그 때에서야 업체를 욕하는 것이지, 어떻게 된 것이 ‘써보고 구매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자신의 불법복제를 정당화 하려고 할까요? 물건 살 때 이마트에서 물건 일단 훔쳐보고 구매하시나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려고 하지 맙시다.

▲ 누구 말마따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복돌이에 대한 비난은 이 정도로 해두고, 결론은 이렇습니다. 모든 것이 잘못된 현재 상황에서 누구 하나만 반성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1,2부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단지 복돌이 때문에’ 모든 것이 끝장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PC게임 시장의 경우처럼 ‘복돌이’와 ‘잡지 번들 경쟁’, 그리고 ‘제작사의 오만’,’웹 스토리지 업체’등이 다 같이 겹치면서 재앙을 불러온 것이지 어느 하나만이 원인이라고 꼬집을 수 없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합니다. 완전히 박살 나버린 PC게임 시장에서, 그리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무언가를 배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게임에 미래는 없습니다. 그것이 게이머든, IT업체든, 게임업체든 간에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