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처럼 본인의 앞가림을 하면서 게임라이프를 즐기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게임하는 것을 좋게 보는 부모님은 거의 없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어느 정도의 본인 앞가림이란 표현인데 일단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으면서 약간의 용돈을 부모님 손에 드리는 정도를 말한다. 또한 학생이라면 상위 10%정도의 석차정도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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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가림도 못하는 자의 게임라이프는 부모님의 눈총을 받기 쉽다
자고로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자유와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던 대학은 어느 새 소 판돈으로 간다는 우골탑(牛骨塔)이 되었다가 이제는 어머니들이 파출부까지 해가며 대학등록금 마련한다는 모골탑(母骨塔)이 돼버린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냉혹한 현실에서 자식이 공부는 아니 하고 게임만 하고 있다는 건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을 터.
그렇다고 게임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게임은 이미 우리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회적관계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강화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 ‘위닝일레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여 술만 마시는 사람들을 우리는 무수히 봐왔다(오호 통재라!).
그렇다면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을 줄이면서 당당히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게임과 학습을 연계시키는 방안이다. 실제로 게임 때문에 일본어공부를 시작해서 마스터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랏말쌈이 일본과 달아 문자와르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어린 게이머가 클리어하고자 할 배 이셔도 마참내 제뜨들 시러펴디못할노미하니라.”
이런 전차로 외국어공부를 열심히 하노니 장차 취직 및 사회생활에 편리하도록 함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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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공부, 오늘날 한국인의 피할 수 없는 고난
놀면서도 공부를 놓지않는 실로 완전무결한 둘러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둘러댐이 둘러댐으로만 그친다면 실로 부모님께 죄송한 일. 시작은 둘러댐이었으나 그 끝은 영어&일어 마스터이리라.
실제 필자가 국민학생 때(당시는 초등학교가 아니었음) 슈퍼컴보이로 ‘파이널판타지6’, ‘성검전설2’, ‘로맨싱사가 2’를 일어를 하나도 모르는 채로 클리어 한 일이 있었다. 마법의 이름 같은 것은 글자의 모양으로 외웠으며 아주 작은 힌트 하나도 알아채지 못하고 헤매기만 하면서 말이다. 실로 근성만으로 게임을 했으며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학계의 주장을 피타고라스의 정리처럼 명쾌하게 증명했던 꼬마였다. 당시의 경험은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명제를 필자에게 금과옥조로 만들어 주었으며 일본글자인 ‘가나’를 외우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비로소 읽는 법을 다 익혔을 무렵, 읽기만 해도 게임 내의 난관은 크게 줄어들어듬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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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파이널판타지라는 것을 처음 읽어냈을 때의 감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하루는 아버지께서 ‘파이널판타지 6’ 게임을 하고 있는 필자더러
“너 무슨 소린지는 알고 하는거냐?”
라고 물으시기에 당당히
“남쪽에 피가로 성이 있대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들놈이 벌써부터 일본어를 읽을 줄 안다며 보는 사람마다
“아 글쎄 이놈이 벌써 일본어를 줄줄 읽습디다.” 라며 자랑하셨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아셔야 할 것이 하나 있었으니 게임 이외에 나오는 일어는 거의 까막눈이었다는 사실이다. ‘마나’, ‘포션’, ‘파이가’, ‘케알가’, ‘에스나’를 실제 생활에서는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분명한 사실은 게임은 일본어 학습에 대한 분명한 동기부여를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어찌어찌 클리어해 엔딩을 보긴 했지만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니 그 내용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으니 말이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일본어를 좀 더 공부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어느 정도는 일어에 자신이 붙은 다음 접한 게임에서는 학교와 학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생소한 단어나 표현들이 꽤나 많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다 생생한 구어체 표현이랄까. 물론 못 알아듣고 넘어가는 것이 훨씬 많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드는 생각은 외국어의 고수들이라 하더라도 이런 게임을 통해 배우는 표현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실제 요즘 게임들 같은 경우에는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시네마틱 게임이 늘어나는 추세라 게임 내에 성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부분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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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S 시네마틱 게임의 대명사, 대사텍스트의 분량 또한 상당하다.
게임으로 영어를 배우자는 취지의 책도 나온 적이 있으며 상당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동어반복이 많이 되는 게임의 특성상 눈과 귀에 익은 표현의 의미를 알려주게 되면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되고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던 게임에 관한 내용이라 더욱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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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 한 판으로 끝장내는 영어, 영단어 암기에는 괜찮은 편이었다
과거의 게임에서는 주로 텍스트 위주의 읽고 해석하기 정도의 학습을 할 수 있었다면 요즘의 게임에서는 읽고 해석하기 이외에도 듣기 공부까지 가능해졌다. 최근 게임의 경우에는 성우들이 직접 더빙한 대사들이 상당히 많은데 성우들의 발음과 억양은 상당히 정확한 편이기에 듣기 공부에도 크게 도움이 될 법 하다. 자막선택이 되는 게임도 있으니 고수라면 자막없이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
때로는 영어음성에 일어자막이 나오는 게임도 있으니 2개 국어를 동시에 마스터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교재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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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판12인터내셔널’ ‘gc트윈스네이크’ 게이머는 영어공부와 일어공부를 동시에 하게 된다.
필자 또한 일본어 게임을 할 때 옆에 전자사전을 놓고 찾아가면서 한 일이 있었는데 단어 암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책으로 공부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하게 암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같은 게임동영상을 보면서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앞뒤 상황으로 미루어서 어느 정도 의미의 유추가 가능했고 모르는 단어를 체크해두었다가 찾아보면 유추한 의미와 얼추 들어맞는 경우가 많았다. 외운 내용이 오래 지속되었음은 물론이다.(동어반복이 계속되는 게임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주지해야할 사실은 게임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꼬꼬마 상태에서는 그저 까막눈일뿐 학습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공부를 해야겠구나 하는 정도의 동기부여 정도로 그치고 말뿐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학습을 거친 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게이머의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학습재료로 쓰일 수가 있는 것이다. 리딩부터 히어링까지 그 효용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필자의 학습에 도움이 된 게임들을 추천해보도록 하겠다.
Reading 부문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드래곤퀘스트’ 시리즈같은 RPG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자랑한다. 이 게임들에서 특성화된 부분은 가타가나로 표기된 마법이름과 아이템 이름이다. 이 게임들을 통하면 가타가나 읽기부분은 상당히 자신을 얻을 수 있겠다. 물론 텍스트의 양이 많으므로 일일이 해석하는 것 또한 당신의 일어능력을 고취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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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파판12’ 학습목표:가타가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킨다
▲ (아래) ‘드퀘’ 학습목표:읽고 해석하기를 통해 전반적인 능력을 올린다
일본한자 읽기 부문
많은 이들이 일어공부를 할 때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일본식 한자 읽기이다. 그중에서도 인명으로 쓰이는 한자는 평상시와 다른 음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 일본식 한자 읽기 공부를 따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교보재로 딱 적합한 게임이 있으니 바로 ‘전국무쌍2 엠파이어즈’가 되겠다.
전국시대의 일본을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게임은 400명이상의 실존무장을 등장시킨다. 문제는 이들의 이름이 모두 한자로 표현된다는 것. 그러나 안심해도 좋다. 전국사전을 뒤져보면 한자 위에 가나로 이름을 모두 표기해주었으므로 일본식 이름 읽기 연습에도 좋다. 400여 등장인물의 이름을 모두 읽어낸다면 일본이름읽기에 큰 자신이 생길 것이다. 아울러 일본역사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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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무쌍 2 엠파이어즈' 학습목표: 일본식 한자이름 읽기능력을 향상시킨다
Hearing 부문
전통적으로 성우의 연기가 먹어준다는 평가를 받는 ‘메탈기어솔리드’ 시리즈를 권할만하다. 영어 듣기를 원한다면 영문판으로, 일어듣기를 원한다면 일문판으로 플레이해볼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국내정발된 2탄 'Sons of Liberty'는 영음, 3탄 ‘Snake Eater'는 일음으로 출시되었다. 정식발매되진 않았지만 1탄 오리지널판은 일음, 인테그랄판은 영음으로 되어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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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mgs2' 학습목표: 자막을 보지않고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 (아래) ‘mgs3' 학습목표: 자막을 보지않고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이 외에도 ‘용과같이’ 시리즈와 ‘테일즈오브데스티니’ 시리즈 역시 높은 평가를 줄만하다. 특히 ‘용과같이’는 구어체 표현과 사투리까지 구현하는 등 그 내용과 분량 면에서 일본어능력 고급자에게 특히 권장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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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과같이’ 학습목표: 살아있는 표현을 위주로 한 서바이벌 일본어를 익힌다
게임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학습용 타이틀인 ‘DS 영어삼매경’ 같은 경우는 말 그대로 영어듣기 및 받아쓰기를 게임의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빼놓고 갈 수는 없겠다. 매일매일 해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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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삼매경’ 학습목표: 일단 끝까지 클리어하자
지금까지 보신 소감은 어떠실지 궁금하다. 공감하시는 분도 있으실테고 그렇지 못한 분도 계시리라. 게임의 본래 목표는 즐거움을 얻는 오락의 추구이지만 공부하려고 마음먹은 사람 앞에서는 훌륭한 교재로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대사집, 번역집을 구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 풀어보려고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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