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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국내 최초 PS3방 탐방! 역시 위닝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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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국내 최초로 PS3와 Xbox360으로 영업을 하는 비디오 게임방을 취재했습니다. 대다수의 비디오 게임방 업주들이 PS3와 Xbox360을 놓고 고민을 하는 중인데 미리 선수를 치신 업계의 선구자를 인터뷰 하러 간 것이죠. 지금부터 현직 PS2방 운영자이자 게임메카 전문 필자인 시모나미가 차세대 게임방 사장님과 나눈 대화를 통해 비디오 게임방의 미래를 살펴볼까 합니다.

                                                                                                        -게임메카 편집부-

PS3반 Xbox360반, 차세대 기종 주력 게임방

서울 신천역 부근입니다. 플스방 간판이 보이네요. Crazy라고 적혀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시기에 플스방을 차린다는 것이 Crazy한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복도에도 크레이지가 가득합니다.

저 역시 ‘크레이지’하면 한 ‘크레이지’ 하는 놈이기에 핏줄 가득, ‘크레이지’를 주입하고 폐 속 깊숙이 ‘크레이지’함을 충전한 후 뇌세포 하나하나에 ‘크레이지’함을 채우고 안으로 난입할까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나경섭 사장님(32)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사진 찍기는 극구 거부하시는군요. 뒤통수 샷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실내는 깨끗하고 쾌적해 보입니다. 기기 상황을 물어보니 PS3가 14대이고 Xbox360이 15대라고 합니다. 반반씩 섞어 놓았다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PS3와 Xbox360이 함께 위용을 뽐냅니다. 여름철엔 발열과 소음문제가 꽤나 골치를 썩일 것만 같군요.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겠습니다.

 

▲ NBA하는 크레이지 플스방 사장님

그동안 매장에 PS3나 Xbox360을 들여놓은 곳은 많았지만 1대나 2대 정도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영업용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이렇게 전면적으로 차세대 기기를 돌려서 영업을 하는 곳은 이곳이 국내최초라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초라는 프리미엄과 희소성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눈을 돌려 손님들이 하는 게임을 보았습니다. ‘기어즈 오브 워’를 하고 있더군요. 풀 HD 42인치 LCD TV에서 돌아가는 폭발적인 화질에 시모나미는 잠시 유체이탈을 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Xbox360에 뒤지고만 있을 PS3도 아니지요. ‘버추어 파이터 5’로 맞불을 놓더군요. 게이머의 무릉도원이자 유토피아가 여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가서 그럴까요. 사장님은 주로 밤장사 위주라고 귀띔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가 상권과 유흥가 상권은 차이가 많아보였습니다. 4월은 PC방에도 플스방에도 잔인한 달이로군요.

손님들의 연령층을 살펴보니 20대와 30대가 주이고 40대 이상이나 10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높은 게임비 때문일까요? 사장님과 의견을 나눠본 결과 그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겠으나 요즘 10대들은 PC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많이 즐기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향후 플스방의 주요고객으로 성장할 10대들에게 콘솔게임을 많이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기어즈 오브 워(위) 버추어 파이터 5(아래)

크레이지 게임방에서는 '위닝일레븐'이 생각만큼 많이 돌아가고 있지 않았습니다. ‘위닝일레븐’ 일변도인 저희 플스방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콜오브듀티 3'를 하는 손님도 있고 '레지스탕스', 'NBA'등등 PS3전용 게임도 많이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제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위닝 절반, 기타 절반 이라고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플스방에는 '위닝일레븐'만한 효자도 없습니다. 수익의 대부분을 뽑아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저들이 파트너를 대동하기 때문에 기계 한 대로 2인, 최대 8인까지 이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기기의 효율적인 사용과 수익의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말이 되겠죠. 다양한 게임의 서비스도 좋지만 영리의 추구라는 플스방의 근본 목적과 상반되는 것이 아닐까 요?

이 점에 대해서 나 사장님과 깊은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나 사장님 역시 플스방의 주수입원은 '위닝일레븐'이란 사실에는 동감을 했습니다. 하지만 ‘위닝일레븐’ 일변도로만 나갈 경우 돌발적인 상황(그럴리는 없지만 ‘위닝일레븐’의 단종이나 사용금지처분 등)에 대처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역시 맞는 말이긴 하지만 99% 위닝만 돌리는 저희 플스방 입장으로서는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어즈 오브 워’ 대회나 동호회 활동을 유치하는 나 사장님의 방식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것 역시 옳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으니까요. 건투를 빕니다.

아, 그리고 위닝이 PS3로 나온 후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 때가 되면 분명 크레이지 플스방의 문턱이 닳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게임방 차세대기 두 기종 사이 줄타기, 위닝이 관건!

잠시 휴식 후, 두 가지의 차세대 기종에 대한 업자들 간에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대화가 오갈 수록 ‘누구’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SCEK는 영업용 PS2를 플스방에 보급하면서 업주들과 마찰을 빚은 전력이 있습니다. 플스방이 퍼졌던 초기에는 가만히 있다가 전국적으로 플스방이 퍼지자 가정용보다 비싼 영업용 PS2을 거의 반강제로 팔면서 위세를 부렸죠. 덕분에 거의 모든 대부분의 플스방은 영업용 PS2를 다시 구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내 PS2 보급에 플스방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오자면,

플스방 업자 이전에 한 사람의 게임애호가로서 현재 PS3의 행보는 갈지자(之) 행마입니다. 즉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바로 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집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기분입니다. 제대로 들어가면 일단 다행인데 길가에 쓰러지지 않을지 걱정되는군요. 한번 길에 누우면 입 돌아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표현이 너무 가혹했나요? 그렇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I'm Sony 아니 아니, I'm Sorry.

반면 Xbox360측은 PS3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기어즈 오브 워’ 라는 엄청난 대작을 들고 나와서 게이머들에게 차세대기기로 갈아탈 것을 당당히 요구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전략이 제대로 먹힌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킬러타이틀이 FPS에 몰려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FPS를 즐기는 유저도 많지만 FPS는 어지러워서 못하겠다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PS측의 킬러 타이틀인 ‘위닝일레븐’을 Xbox360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한 점은 정말 좋았으나 ‘위닝일레븐X’의 수준은 꽤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보완되겠으나 '위닝일레븐' 시리즈 골수팬들의 시각을 돌리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최다 4인플레이까지만 지원한다는 건 플스방 업자측으로는 썩 반가운 소식은 아니군요. 3 vs 3, 4 vs 4 대결이 재미도 있고 수입도 쏠쏠한데 말이죠.

자, 여기까지 읽고 나신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대세는 Xbox360이야.”라고 하고 계실지, “그래도 플스를 믿어봐야지.”라고 하고 계실지 궁금하군요. 일단 플스방 업자로서의 저와 나 사장님의 의견은 PS3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겠군요. 어디까지나 비디오 게임방 업자의 의견이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저희가 PS3을 지지하는 이유는 바로 ‘위닝일레븐’ 때문입니다.

국내의 거의 모든 플스방에서나 또는 PS2 보유자 중에서 '위닝일레븐'을 소장하고 있지 않은 분은 드물 겁니다. 이른바 ‘시스템셀러’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지구상에서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또 남자가 멸종하지 않는 한 축구는 계속 될 것이고 축구게임은 영원히 인기 있을 테니까요. 그 대표가 바로 위닝일레븐입니다. 아무리 멀티플랫폼을 선언했다 하더라도 일단 PS3로 먼저 나온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맛. 이 손맛을 빼놓을 수가 없군요. PS2용 위닝을 즐기시던 유저들은 Xbox360용 위닝X을 즐기면서 패드에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드셨을 겁니다. 저 역시 한참 헤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PS3는 PS2의 패드를 계승하였기에 유저들의 적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R2 트리거 버튼은 감이 다르긴 하지만 Xbox360 패드에 비한다면 적응은 아주 쉽습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을 더 전한다면 PS3는 7인용까지 가능하다는 것. 이것이 우울한 PS3 진영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이겠군요. 하지만 위닝 하나만 그렇다는 것이지 다른 게임에 있어서는 아직 Xbox360이 우위에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게임방, 힘들지만 가능성이 있다!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만 비디오 게임방의 현황은 밝지 않습니다. 2003년부터 2006년 사이에 전체 비디오 게임방의 40%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영업부진이지요. 작년 월드컵 특수를 타고 반짝했을 때도 있었지만 한국팀 16강 진출 탈락과 함께 그 열기도 같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지금도 누가 비디오 게임방을 창업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군요. 이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게임인구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이 업종이 멸종당하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현재 닌텐도 코리아의 한국시장 진입과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서 반가운 마음까지 듭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게임시장의 확대는 저희에게도 언젠가 훈풍으로 다가오겠지요.

앞으로 플스방, 정확히 비디오 게임방이 나아가야 할 길은 크레이지 게임방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향후 비디오 게임방은 가정의 게임환경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좋은 시설과 온라인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승부를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은 굳이 게임방에 올 필요가 없다는 걸 감안해 볼 때 가정과 비교하여 얼마나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크레이지 게임방은 비디오 게임방의 새로운 역할 모델임에 틀림없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비디오 게임방이라는 업종이 위기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영난도 힘든데 업그레이드의 압박까지. 정말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러 나선 나 사장님의 도전정신은 높이 살만 했습니다. “내가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한다. 앞으로도 절대 그만두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하는 나 사장님의 모습에서 비디오 게임방의 활로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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