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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만세의 한물간 청순가련과 떠오르는 샛별(?) 츤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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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디추운 12월 겨울. 크리스마스라 더욱 솔로들이 외로운 한 달.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것은 하나 있으니 바로 눈이렸다.본좌는 눈만 내리면 그저 방안에서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하늘에 감사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밀린 것들을 다시 쓰기 시작했으니.

전편의 모에 코드의 뜨거운 성원, 그리고 차가운 냉대와 짜릿한 선율로 들려오는 논쟁들. 그것이 본좌를 더욱더 흥분시켜 보다 굳건한 마음가짐으로 다시 임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노선 변경 따윈 없다는 얘기다.

여러분들의 모든 충동. 이 미숙한 몸이 모두 다 받아줄 테니. 마음껏 썰을 풀어라. 좁은 식견으로 부족했던 나에 대한 반성이라 생각한다.

그럼 오랜만에 미소녀 코드를 가지고 얘기를 풀어보도록 해볼까? 먼저 최근 인기 상승을 보여주는 ‘츤데레’와 인기가 떨어짐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청순가련’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저 츤데레가 뭐나요?

아직도 이 언어를 모르는 자 있는가? 물론 이해한다. 실상 본좌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츤데레’에 대해 말하면 ‘그게 뭔 단어냐?’라고 물어보는 이가 적지 않다. 그만큼 일반 사회엔 덜 친숙한 단어란 얘기.

츤데레란 일본어의 신생 의태어로 쌀쌀맞은 ‘츤츤(ツンツン)’과 부끄러워하는 ‘데레데레(デレデ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용어다. 굳이 우리말로 한다면 ‘냉혈녀(새침데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화 된 미소녀 게임 캐릭터들을 쭉 나열해 보았다. 우선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는 비주얼 노벨 ‘월희(토오노 아키하)’, 그리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세이버와 토오사카 린)’, 화이트앨범(미즈키 마나)’, ‘카논(사와타리 마코토)’, ‘파르페 쇼콜라(카토리 레아)’, ‘키미키스(후타미 에리코: 그녀는 그림으로 많이 알려져 있을지도…)’ 등 이미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게임 속에서 그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허나… 미소녀 게임을 하지 않는 자. 어찌 이해할 수 있으리오? 그래서 애니메이션도 예를 들어봤다. ‘에반게리온(아스카)’, ‘마법소녀 리나(리나)‘, ‘스쿨럼블(에리)’, ‘성계전기(라피르)’등이 있다.

또한 최근 츤데레 인기선상에 놓여져 물밀듯이 나오고 있는 츤데레 NT 노벨도 있으며, 대박을 친 소설은 애니화 되어 다시금 츤데레 열풍을 일으켰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스즈미야 하루히’와 ‘작안의 샤나’, ‘제로의 사역마’가 되겠다.

여자 캐릭터만 등장하니 이상한가? 그럼 남자 캐릭터 중에서도 이와 같은 캐릭터들도 찾아볼 수 있다. ‘슬램덩크’ ‘서태웅’과 최근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만화가 원작인 ‘노다메 칸타빌레’ ‘치아키 신이치’도 남자 츤데레라 할 수 있다.

물론 국내 드라마에서도 있다. ‘환상의 커플(조안나)’, ‘주몽(소서노)’, 얼음공주 ‘노현정’ 등 알고보면 츤데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냉혈녀’라고 본좌가 표현했듯이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 성향과 인기로 인해 ‘얼음공주’ 키워드가 유행하고 있다.

▲ 주몽 '소서노'

▲ 얼음공주 '노현정(전 아나운서)'

▲ 환상의 커플 '조안나/나상실'

왜 ‘노현정’ 전아나운서가 대표 얼음공주가 될 수 있었는가? ‘상상플러스’에서 그녀의 도도함은 완벽했지만 탁재훈과 이휘재 등 재치만점 연예인들로 인해 흐트러진(망가지는) ‘또 다른 그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는가.

그만큼 드라마나, 패션에선 츤데레의 인기가 그칠 줄 모르고 있으며, 요즘 드라마에서는 이와 같은 ‘츤데레’ 코드가 가미된 캐릭터가 꼭 들어가는 것처럼 이제 인기 코드는 ‘츤데레’가 된 셈이다.

시대는 변화를 원해 츤데레를 만들었고,

청순가련은 버리기 아까워 남겼노라.

80년, 90년도까진 청순가련 스타일이 사랑을 받아왔을 정도로 그 입지는 굳건했다. 때문에 남성들의 이상향으로 굳건이 1위를 차지해 왔던 것도 이미 다 아는 사실. 특히 미소녀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녀들.

▲ 너무 많아 한 장에 담긴 힘든 그녀들…

대표적으로 그 시초가 된 ‘도키메키 메모리얼(후지사키 시오리)’, ‘동급생’, ‘하급생’에 이어서, 국내에 비주얼 노벨의 시대를 연 ‘원(ONE) ~빛나는 계절로’, ‘투하트 시리즈’, 그리고 ‘피아캐럿 시리즈’ ‘카논’, 그리고 백색마약이라 불렸던 ‘화이트앨범(모리카와 유키)’와 분홍마약 ‘그것은 흩날리는 떤처럼(호사자키 노조미)’에 의해 많은 남성들은 청순가련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 청순 캐릭이 저런 분위기를 내도 이제 식상하기만 하다

허나 지금은 마냥 착하고, 남자들을 살살 보듬어주는 온기서린 부드러운 말결들, 너무나도 달짝지근해서 떨어지기 힘든 그 가승즈러운 청순걸들의 인기도 이제 한 물 갔다.

이젠 ‘가울동화’의 ‘원빈’이 ‘얼마면 돼!’라는 절규 앞에 청순가련 캐릭터 ‘송혜교’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시대는 지났다.

▲ 이름처럼 하얀색이 어울렸던 그녀 '모리카와 유키'. 그러나
이제 그녀도 식상하기만 한 '청순가련'일뿐…

청순가련? 이제 옛 말이다. 더 이상 남자들이 그런 바보같이 착한 답답녀를 보고 만족을 할까? 하물며 보는 사람도 너무 식상해서 미쳐버릴 지경일 것이다. 본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 왜 츤데레가 인기가 있는지도 이해가 빠를 것이다. 츤데레 캐릭터 만큼 요즘 사회의 시류에 딱 들어맞는 캐릭터는 없다. 그만큼 츤데레 캐릭터는 요즘 사회의 차가운 일면 속에서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은 ‘청순가련’ 못지 않게 여리고, 순수한, 그리고 사랑을 하고픈 소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즉 사랑 앞에 연약하고 애교많은 그녀를 본다면 어느 누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근 심심풀이로 다시 하고있는 미소녀계의 던젼시즈(!?) ‘둥지짓는 드래곤’을 해보면서 ‘류미스’가 그렇게 사랑스럽기까지 한 적도 없다(…). 그녀의 공포스러운 여왕님과 같은 겉모습과는 달리 마음이 열리는 순간 현모양처마냥 주인공을 챙겨주는 애교만점 모습. 가희 뭇 남성의 마음을 휘어잡는 여왕님의 자태가 절로 느껴진다(물론 보는 이로서 부담백배일 수도 있다).

▲ 공포의 대마왕이었던 '류미스'. 허나 한거풀 벗겨놓고
보니 단지 솔직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물론 이 밖에도 최근 본좌가 스쿨럼블을 다시보고 있는데, 거기서 등장하는 ‘사와자키 에리’ 새침데기한 모습도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이처럼 츤데레 코드가 살아있는 다양한 캐릭터(앞서 언급했던)들의 새침데기하면서도 뻔뻔스럽지만, 때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보이는 경우를 다들 한 번정도 느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물론 해본 사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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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쿨럼블의 '사와자키 에리'.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엽구나!

이제 식상하기만 한 청순가련 캐릭터의 답답한 면모보단 강인한 여성상과 연약한 소녀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내유외강의 츤데레 캐릭터. 그것이 더욱더! 오늘날 남성들의 눈과 가슴(마음)을 자극시켜 불타오르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청순가련을 매몰차게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일까? 비록 청순가련의 인기는 시들었지만, 아직도 츤데레 곁에서 머물며 조연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어필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오히려 츤데레를 더욱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은 당연지사. 왜 그런지 앞에서 언급했던 ‘환상의 커플’을 통해서 얘기를 해보자.

왜 청순가련은 츤데레를 돋보이게 하는가?

최근 종영한 ‘환상의 커플’을 본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본좌 역시 드라마는 잘 안보더라도 이 드라마는 매 주마다 챙겨 봤으니. 다른 이들은 어떻겠는가?

우선 여기서 등장하는 ‘조안나(한예슬)’와 ‘오유경(박한별)’이란 캐릭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뭐 본좌가 말 안 해도 최근 이슈가 되는 만큼, 이 둘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청순가련의 입지가 달라졌다’라는 것, 물론 그것도 상당히 흥미진진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오유경’이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조안나’라는 캐릭터가 빛을 발했다는 부분이다.

▲ 좌 청순가련 '오유경', 우 얼음여왕(?) '조안나(나상실)'

이유는 왜일까? 왜 청순가련이 츤데레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청순가련은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캐릭터이며, 이미 우리들이 쉽게 영상을 떠올릴 수 있는 부분과 그 반대로 톡톡 튀는 츤데레 캐릭터의 ‘내유외강’ 모습이 신선하다는 것이다.

즉 오유경이란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츤데레 캐릭터인 ‘조안나’의 신선함과 매력에 그녀는 단지 맛깔스러운 간식 정도에 지나지 않다. 조연의 슬픔이자 운명이지 않는가?

▲ '꼬라지하곤' 그녀의 도도함을 더욱더 강화시켜주던 대사!
이것이 그녀의 매력이 아닐까?

이제 주연의 그림자에 가려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츤데레, 이제 메인으로 올라와 그 썰을 푸니. 감동적이지 않는가?

물론 이 드라마에서 ‘청순가련’ 역시 ‘답답녀’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실속 있는 캐릭터로 바뀐 점도 재미있다. 허나 조연이라는 부분에서 이미 츤데레가 얼마나 사회에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지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래도 한때 ‘백색마약(화이트앨범)’, ‘분홍마약(그것은 흩날리는 떤처럼)’이라 불리며 미소녀 게임계에 ‘청순가련’이 최고봉을 차지하던 그때 그 시절도 있었다만, 이제 안녕이다.

혹시 아직도 웃기지 마! 나에겐 영원한 히로인 후지사키 시오리님이 계셔!라는 식으로 말하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메인 히로인 '후지사키 시오리'
허나 현실로 따지면 그녀는 이제 아줌마닷!

물론 본좌의 귀에는 ‘염병의 까마기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만, 아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니 열 내지 말라.

수많은 청순가련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미소녀 게임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며, 덕분에 수많은 미소녀 게임회사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하지만 좀 다른 캐릭터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 그녀로 인해 헤어나오지 못했던 시절… 무섭다

원래 사람 마음이란게 갈대 같은 거야

거짓말쟁이 세 사람이 정직한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쉬운 듯, 사람이란 원래 대중적으로 휘둘리기 마련이다.

남들이 ‘예’라고 할 때, 나 ‘아니요’라고 말하면 ‘왕따’ 당하듯이. 취향도 시대에 따라 흔들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법.

특히 남성들의 눈높이는 매해가 지날수록 까다로워지는 지금, 더 이상 현대 남성들이 ‘청순가련’만 보면서 그녀들과 ‘쌔쌔쌔’를 할 이유가 없다.

▲ 언제까지 잡고 있을 것인가!!

물론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고 그것에 매진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 정도 시선을 돌려 다른 것도 둘러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그럼 이것으로 이번 코너를 간단히 마무리를 짓고, 다음 코너를 준비를 해볼까 한다. 물론 다음 코너는 예고를 했듯이 ‘누님연방’과 ‘로리지온(지크로리!? 맙소사!)’ 즉 연상과 연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누님연방과 로리지온… 과연, 어찌 될지

그때까지 본좌가 살아 있다면 아마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럼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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