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치형 비디오 게임기의 삼파전은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오고 있다. 수퍼패미컴-메가드라이브-PC엔진을 시작으로 플레이스테이션-세가새턴(드림캐스트)-닌텐도64에 이어 최근에는 PS2-Xbox-게임큐브에 이르기까지 신기할 정도로 삼파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삼파전은 올해 또는 내년에 걸쳐 PS3(가칭)-Xbox2(가칭)-레볼루션(코드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Xbox는 공룡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게임기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PS2, 전통의 명가 닌텐도의 게임큐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Xbox의 선전은 북미와 유럽지역에만 국한될 뿐,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발표가 나온 적은 없지만 ) Xbox의 보급수가 약 7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본은 약 50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PS2가 국내 100만대, 일본 1,700만대 팔린 것과 비교해보면 정말 보잘 것 없는 숫자가 아닐 수 없다(그래도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 Xbox는 꽤 선전한 편이다. PS2와의 보급비율이 1:34에 불과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1:14이니 말이다).
Xbox에는 좋은 타이틀이 상당히 많다. ‘헤일로’를 비롯해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처럼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스튜디오에서 만든 작품은 물론이고, ‘DOA’를 비롯한 팀 닌자의 작품 등 서드파티의 타이틀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북미, 유럽 등 소위 서양게임으로 불리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아시아권 게이머들에게 있어 다양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Xbox가 아시아권에서 부진한 이유로 가장 많은 사람들은 이 부분을 꼽는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럴 거라고 단정하고 있을 수는 없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시작될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Xbox의 후계기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것 같은 기세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기 XENON(제논). 이미 외신 등을 통해 그 내용이 점차 공개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올해 1월에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빌 게이츠가 XENON에 대해 정식으로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신형 OS를 발표하는 정도로 그치고 말았다. 강연 막바지에 신형 게임들의 데모를 보여주긴 했지만 실제 게임기를 공개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너무 잘 나가고 있는 현행기(Xbox)의 추세에 악영향을 주는 발언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현재 Xbox는 북미에서 엄청난 기세를 보이며 보급되고 있다. 2004년 여름을 기준으로 Xbox의 북미 보급대수는 약 900만대. 참고로 PS2의 보급대수는 2,400만대다. 1년 늦게 등장한 신참 Xbox가 40% 수준까지 따라온 것이다. 가장 잘 나가는 게임기만 독주하고 나머지는 도태되기 쉬운 게임시장에서 이 수치는 상당한 이변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2004년 연말에도 Xbox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11월에 발매된 ‘헤일로 2’가 북미에서만 650만장이 넘게 팔린 것이다. 650만장이라니…. 일본 최고의 킬러 타이틀이라 불리는 드래곤 퀘스트 8이 2004년 말에 발매되어 현재 400만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헤일로 2의 인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보통 보급된 하드웨어 대수의 1/10이 넘게 팔리면 그 타이틀은 초대박이라 불린다. 그런데 헤일로 2는 7/10이라는 판매량을 보여준 것이다. 이 영향은 하드웨어 판매의 호조로도 연결됐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헤일로 2와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연말 시즌 덕분에 Xbox는 수백만대의 추가 판매를 이룬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이 점차 복잡화, 고성능화를 추구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상승하게 될 개발비를 고려하면 게임 판매는 자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규모로 생각해야 한다.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에서 Xbox의 이런 기세는 전세계 게임 개발자들이 이후 개발과 출시를 고려할 때 놓칠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FF 시리즈의 아버지 사카구치 히로노부 씨와 오카모토 요시키 씨(전 캡콥의 개발 총 책임자), 미즈구치 테츠야 씨(전 캡콤의 개발자) 등이 속속 Xbox의 후계기로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것도 모두 이런 맥락에서다.
XENON이 주목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시장에서의 기세뿐만이 아니다. 최대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PS2의 후계기가 정말 2005년 말에 나올 것인지 의문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게임시장이 가장 큰 판매호황을 보일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2005년 말, SONY가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PSP다. PSP는 일본에서는 꽤 좋은 스타트를 보였지만 과연 미국에서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임보이의 아성이 너무나 두텁기 때문이다. 닌텐도 DS도 GBA와의 호환성을 무기로 미국에서 순조롭게 팔리고 있어 판매점에 내놓기가 무섭게 매진되곤 한다. 닌텐도의 시장 지배가 강화되면 되었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또한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다. 이동하면서 즐기는 것이 전제된 휴대용 게임기, 특히 어른들을 타겟으로 하는 PSP가 운전하는 어른들이 많은 미국에서 제대로 먹힐지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올해 연말, 전략상품인 PS3를 PSP와 같은 시기에 프로모션할 수 있을까? 만약 연말에 PS2의 후계기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건 XENON에게 있어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PS2의 후계기종보다 먼저 발매해 그 기세를 이어나간다면…. 아직 가정에 지나지 않지만 이런 얘기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XENON을 더욱 높이 쳐주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XENON이 그렇게 간단히 독주할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무엇보다 플레이스테이션에는 과거의 소프트웨어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 호환성은 비할 수 없는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을 뒷받침할 것이다. 발매시기 역시 천하의 SONY인만큼 PSP와 마찬가지로 XENON보다 먼저 발매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또한 놓쳐서 안 될 것이 닌텐도의 차세대기 레볼루션이다. DS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게임 세계를 제시해줄 이 게임기 역시 시장에 확실한 위치를 구축할 것임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차세대 게임기와 관련된 내용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역시 5월에 열리는 E3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새로운 삼파전이 될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지금까지는 Xbox의 후계기가 가장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Xbox의 차세대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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