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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선정 2004년 최고의 게임(비디오게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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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밑이 되면 TV에서는 한 해 활약했던 가수, 연기자들에게 상을 안겨주고 신문, 잡지 등에서는 히트 상품을 선정한다. 이런 현상은 매년 반복되어 이제는 뭘 한다 해도 별 감흥이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면서 시큰둥하기 십상. 하지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난다는 옛 어른들의 말처럼, 있을 때 모르지만 없으면 허전한 게 또 이런 시상식이 아닌가.

이에 게임메카 역시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돌아보며 기념할만한 게임들을 선정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구상에 게임 개발자들이 좀 많겠냐마는 그 중에서도 남다른 노력으로 훌륭한 게임을 세상에 내놓아 게이머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개발자들은 겨우 한줌뿐이고, 게이머들의 뇌리 속에 남아 오랫동안 기억되어지는 작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1년 동안 게이머들의 일희일비를 자아냈는지 함께 확인해보자.

 

비디오게임 편
죽어가는 PC게임 시장의 대안으로서 대한민국 게임시장 부활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욱일승천 기세 높은 줄 모르고 성장을 계속해온 비디오게임은 2004년 된서리를 맞았다. 중소 퍼블리셔들이 하나 둘씩 사업을 접었던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는 YBM시사닷컴, 한빛소프트 등 메이저급 퍼블리셔들이 비디오게임 사업에서 철수했고, 급기야 Xbox의 국내 유통을 맡은 세중게임박스마저 사업을 중단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와 ‘마그나카르타’ 정도가 2004년 대한민국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거둔 유일한 성과라고 할까?

원인이야 여러 가지겠지만 여기서 그 원인들을 논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일 테니 그만 하고, 이런 어려운 게임시장 와중에서도 코코캡콤과 EA코리아 등은 변함없이 왕성한 타이틀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비디오 게임시장 수호에 힘써왔다. 어떤 타이틀이 2004년 한 해 동안 선보여졌고, 어떤 작품이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살펴보자.

최고의 오리지널 타이틀:괴혼(SCEK)

올 한 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오리지널 타이틀은 단연 괴혼일 것이다. 접착성이 강한 공을 굴려 모든 것을 붙인다는 특이한 설정과 아날로그 컨트롤러만을 움직이면 되는 간단한 조작성, 게임 곳곳에 삽입되어 웃음을 자아내는 위트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많은 재미를 주었던 괴혼이 게임메카 선정 최고의 오리지널 타이틀로 뽑혔다. 이 밖에도 유쾌한 오버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뷰티플 죠(코코캡콤)’와 소대운용 시뮬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FPS의 신지평을 열었던 ‘풀 스펙트럼 워리어(THQ코리아)’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2004 게임메카 어워드 PC게임 편 보러 가기]

[2004 게임메카 어워드 온라인게임 편 보러 가기]

 최고의 후속작: 헤일로 2(한국MS) & DQ8(스퀘어에닉스)
후속작 중 최고의 작품을 헤일로 2와 드래곤퀘스트 8 중에서 고르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리라. Xbox의 대표 타이틀로 꼽히는 헤일로의 후속작 헤일로 2는 3년 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일본에서 국민 롤플레잉게임이라고까지 불리며 발매될 때마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의 최신작 DQ8은 4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출시 한 달 만에 500만장 판매를 달성한 헤일로 2, 출시 첫날 278만장 출하를 기록한 DQ8. 이 수치만으로도 두 작품의 완성도를 갈음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탈 기어 솔리드 3(코나미)’와 ‘그랜드 시프트 오토 산 안드레아스(락스타 게임즈)’도 후속작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최고의 온라인 멀티플레이 타이틀: 
헤일로 2(한국MS)

온라인으로 즐기는 멀티플레이 타이틀 중에 헤일로 2를 능가하는 작품이 있을까? 헤일로 2 출시를 기점으로 Xbox Live의 데이터 이동량이 10배 이상 폭증할 정도니 Xbox 게이머들이 헤일로 2의 멀티플레이에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완벽한 맵 디자인과 무기 밸런스, 컨트롤러에 최적화된 조작성 등을 무기로 헤일로 2는 자신의 후속작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자리를 내놓지 않을 듯 하다. 이밖에도 ‘데드 오어 얼라이브 울티메이트(한국MS)’와 ‘번아웃 3(EA 코리아)’, ‘몬스터 헌터(캡콥)’, ‘파이널 판타지 11(스퀘어에닉스)’ 등도 멀티 플레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오프라인 멀티플레이 타이틀:
WWE 스맥다운 VS RAW(THQ코리아)

친구들과 여럿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중에서 ‘스맥다운’과 ‘위닝’만한 것이 있을까? 달인의 길은 까마득하지만, 그래도 몇 가지 조작법만 배우면 친구와 대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진입문턱이 낮은 것 또한 두 작품의 장점이다. 전작과 비교해 WWE의 양대 리그인 스맥다운과 RAW의 유명선수들을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바뀐 ‘WWE 스맥다운 VS RAW’가 위닝 8을 제치고 최고의 오프라인 멀티플레이 타이틀로 선정됐다. 시나리오 모드를 두 명의 플레이어가 협력해서 진행하는 2인 시나리오 모드의 ‘블링스 2(한국MS)’도 친구 또는 가족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고의 다크호스:
데프잼 파이트 포 뉴욕(EA코리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완성도와 게임성이 높은 작품을 뽑는 다크호스 상은 ‘데프잼 파이트 포 뉴욕’이 차지했다. 뉴욕의 밤거리를 무대로 힙합과 랩의 절묘한 하모니 속에 격투게임과 액션게임의 영역을 교묘하게 교차시킨 데프잼 파이트 포 뉴욕은 격투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L.A.를 무대로 범죄조직과 맞서 싸우는 경찰의 활약을 흡사 GTA 시리즈처럼 높은 자유도와 과격한 표현으로 연출한 ‘트루 크라임 스트리트 오브 L.A.(한국MS)’와 건퍼레이드 마치를 연상시키듯 치밀한 설정과 방대한 자유도를 자랑하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2(반다이코리아)’도 흥행여부와는 별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최고의 실망작: 페이블(한국MS)

(이전에도 많은 작품을 발매했지만 특히) 블랙&화이트로 게임사의 한 획을 그은 피터 몰리뉴가 Xbox용으로 자유도 높은 롤플레잉게임을 만든다고 해서 게이머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강조했던 높은 자유도는 단순히 몬스터 때려잡는 노가다로 탈바꿈됐고 스토리 또한 단순히 ‘복수’라는 평범한 주제로 집약되는 등 피터 몰리뉴는 아주 오랜만에(?)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다. 흔치 않은 Xbox용 한글화 타이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별 반응이 없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단점이었던 ‘마그나카르타(SCEK)’, 한글화가 필요했던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영문으로 출시됐던 ‘에이스컴뱃 5(SCEK)’ 역시 게이머들의 기대에 못미쳤다

 

 

최고의 캐릭터: 삐뽀사루(SCEK)

은하계 절멸의 위기를 구한 수퍼액션 히어로 마스터 치프를 물리치고 최고의 캐릭터 자리에 우뚝 선 녀석은 바로 한 마리 원숭이다. ‘사루겟츄’라는 액션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잡아야 할 원숭이로 등장했던 요 녀석(삐뽀사루)이 활동영역을 점차 넓혀가더니 이제는 아이토이를 이용한 미니게임 모음집 ‘아이토이: 삐뽀사루’에 등장했고 ‘메탈 기어 솔리드 3’에서는 스네이크가 생포해야 할 캐릭터로도 출현한다. 참고로 삐뽀사루에서 삐뽀는 요 녀석 머리 위에 있는 사이렌이 울릴 때 나는 소리를 일본어로 표현한 것이며 사루는 원숭이라는 뜻. 이외에도 헤일로 2의 멋져버린 아저씨 마스터 치프와 DQ8에서 바스트 모핑으로 수백만 DQ 팬들의 심금을 울린 제시카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최고의 가족 타이틀:
아이토이 플레이 2(SCEK)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라면 역시 아이토이 카메라를 이용한 ‘아이토이: 플레이 2’가 아닐 수 없다. TV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작법, 열심히 움직이는 아빠를 보며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은 가족 타이틀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다. 인기배우 송강호 씨의 TV CF를 무기로 빠르게 일반가정으로 스며들고 있는 중. 왕년의 인기만화 아톰을 소재로 한 ‘우주소년 아톰(YBM시사닷컴)’과 2004 아테네 월드컵 공식 게임인 ‘아테네 2004(SCEK)’도 가족들이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작품들이다.

 

최고의 이슈메이커:
고스트 리콘 2(Ubi소프트)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지 않나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지 않나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을 모두 군비로 빼돌린다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언급하지 않나…. 이런 여러 문제점들 때문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보류 판정으로 사실상 국내 출시가 무산된 작품이다. 게임 내 역사왜곡 문제로 시절이 어수선할 때 삼국지 10과 함께 본보기로 찍혀 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이 밖에도 한정판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마그나카르타(SCEK)’, 동봉된 발판 컨트롤러의 불량으로 리콜에 들어간 ‘펌프 잇 업 익시드(안다미로)’, 2004 대한민국게임대상 대상을 비롯해 그래픽상, 사운드상 등 3개 부분을 제패하고 해외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판타그램)’  등이 화제를 일으켰다.

 

최고의 감투상 :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판타그램)

암울했던 2004년 대한민국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그나마 수확이 있다면 국산 비디오게임의 해외 진출일 것이다. ‘KUF: 크루세이더’과 ‘마그나카르타’는 외국 게임과 비교해도 퀄리티가 뒤지지 않았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는 해외로까지 이어져 수십 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했고,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특히 우여곡절을 겪으며 국내 개발사로는 최초로 Xbox용 게임을 만들어 작품성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한 판타그램의 KUF: 크루세이더는 감투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호평을 받은 ‘마그나카르타’와 방대한 한글화 작업을 매끄럽게 완성한 ‘사쿠라대전 뜨거운 열정으로(YBM시사닷컴)’ 역시 칭찬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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