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일본 게임전문 매체들이 앞다투어가며 다루어왔던 기사중 하나가 바로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이다.
비디오게임시장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여러 매체들을 통해 최근 비디오게임의 판매량 부진에 대한 내용을 많이 접했을 것이다.
일본 비디오게임업계는 이런 시장의 불황에 대해 “1990년대 초반까지의 비디오게임시장과 비교해 최근 비디오게임시장에 있어 게임기는 가전제품으로서의 인식이 강해져 백색가전시장과 같이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성능진화부분에 있어 굉장히 빠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게임기의 발전이 게임기 자체의 기능뿐만 아니라 DVD라든가 게임 외적인 부분의 기능에도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게임기의 판매량이 증가해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크게 늘지 않았고 하드웨어 발전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이 점점 상승해 채산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은 이 외에 시장축소에 대한 또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게임의 매니아화이다. 그들은 일본 비디오게임업계가 시장축소라는 위기에 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게임이 복잡해져 매니아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인들은 더 이상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을 다시 비디오게임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일본 비디오게임업계는 현재 모바일 게임시장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들이 가장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부분은 바로 2월에 서비스를 개시한 ‘900i 시리즈’.

▲외관과
성능이 이전의 휴대폰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도코모의 차세대 FOMA 단말기로 불리고 있는 900i 시리즈가 일본 비디오게임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바로 900i 시리즈가 비디오게임기에 못지않은 게임기 성능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축소되고 있는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에 대한 원인과 그 해결책으로 제시된 900i 시리즈의 모바일게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왜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은 축소되고 있는가?
CESA(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공급자 협회)가 매년 9월에 발간하는 게임백서에 따르면 아래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3년간 일본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의 매출액과 시장규모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구분 |
일본국내 총 매출액 |
일본 국내 총 시장규모 |
||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
’00 |
1,892억 엔 (+100.8%) |
2,931억 엔 (-10.8%) |
2,101억 엔 (+76,6%) |
4,131억 엔 (-14.8%) |
’01 |
2,211억 엔 (+16.9%) |
2,642억 엔 (-9.9%) |
2,449억 엔 (+16.5%) |
3,685억 엔 (-10.8%) |
’02 |
1,397억 엔 (-36.8%) |
2,492억 엔 (-5.7%) |
1,646억 엔 (-32.8%) |
3,367억 엔 (-8.6%) |
출처: 2000, 2001, 2002년 CESA 게임백서
위 표를 보면 하드웨어의 경우 PS2가 발매된 2000년과 GBA와 NGC가 발매된 2001도의 매출과 시장규모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해 소프트웨어의 매출과 시장규모를 보면 모두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PS2의 경우 하드웨어 구입자 10명 중 2명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았고 그것조차도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왜 이렇게 일본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은 축소되고 있는가?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축소에 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게임이 점점 복잡해진다.
32비트 게임기인 PS가 등장한 이래 매년 게임기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게임 시스템이나 조작법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기술도 눈에 띄게 발전했으며 이로 인해 유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일부 아케이드 형 체감게임이나 ‘EyeToy: Play’나 저 연령층을 대상으로 제작된 게임을 제외하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이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즐기려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둘째, 게임을 클리어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늘어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하드웨어가 대용량화되고 이로 인해 영상이나 음성 등의 표현의 폭이 넓어져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수십 시간이 소요되는 게임의 제작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게임을 클리어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경제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있어 이런 긴 시간을 요하는 게임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가 있다. 때문에 CESA의 발표에서 본 것과 같이 소프트웨어의 구입빈도가 적어지게 되었고 전체 소프트웨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잡한
게임은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하기 보다는 자기 만족이 크다
셋째, 게임기의 다기능화로 게임 선택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짐
게임기 본연의 목적만 생각한다면 게임기는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TV와 같이 단순한 상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발매된 일명 차세대 기종이라 불리는 PS2나 Xbox의 경우 게임이외에 DVD 플레이어라는 선택사항을 붙여 해당 시장의 급격한 발전을 가져왔다(실제로 일본내에서 PS2가 발매되면서 DVD 시장이 이 전에 비해 약 3배정도 성장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으로 인해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는 그리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이러한 부가적인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진 하드웨어의 발전은 오히려 소프트웨어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게임기의
다기능화에 실패하는 사례도 종종 등장한다
현재 일본 모바일게임시장은 어떠한가?
1999년 i-Mod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일본 모바일인터넷 시장을 이끌어 온 것은 배경화면, 벨소리 등의 컨텐츠 액세서리 서비스였다. 2002년 이런 벨소리, 배경화면 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등장한 자바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모바일 컨텐츠 프로바이더의 관심은 점차 게임으로 집중되었다.
휴대폰의 기능 구현과 관련된 자바 프로그램의 버전 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본 모바일게임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PS용 게임의 휴대폰으로의 이식과 네트워크게임의 개발이다.
비디오게임의 모바일게임으로의 이식은 최근 일본에서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휴대폰에 3D엔진이 탑재되어 있고 3D엔진에 대한 버전도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PS용 게임뿐만 아니라 PS2용 게임에 대해서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PS용
타이틀의 이식은 현재 활발히 진행중이다. 사진은 DQ와 FF
하지만 네트워크게임과 관련해서는 최근까지도 본격적인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의 각 이동통신 사업자는 네트워크게임의 개발 활성화를 위해 3G 서비스를 본격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 네트워크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각 컨텐츠 프로바이더들도 3G 서비스에 정액제를 비롯한 저렴한 데이터 통신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 현재 네트워크게임에 개발에 필요한 대응기술과 컨텐츠 개발에 여념이 없다.
[Q&A] 3G 서비스란?
3G란 3세대를 일컫는 말로 현재 국제통신기구인 ITU가 3세대로 인정하고 있는 서비스 방식은 동기식(cdma1x, EV-DO)과 비동기식(W-CDMA, TD-SCDMA)이 있다. 우리가 흔히 듣고 있는 IMT2000은 이런 3세대 서비스를 총괄하는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3G 서비스는 음성과 텍스트위주였던 2G 서비스가 멀티미디어 형태로 변형되어 고속 데이터 전송방식을 통해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들은 3G 서비스를 통해 화상전화를 비롯해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는 각종 응용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3세대
모바일서비스에 있어서 게임을 제외한 기본적인 것은 국내의 것과 대동소이하다
그토록 모바일게임시장에 목말라하는 이유는?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이 매니아화 되어간 것은 지난 2000년도부터 였다. 점차 비디오게임시장이 매니아화 되어가면서 그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게임 제작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새로운 전략을 내놓기 시작했고 그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 지난 2001년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비디오게임 제작사들의 모바일게임 제작이었다.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게임시장에 비해 그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확고했던 일본 비디오게임시장. 그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었던 제작사들이 모바일게임 분야에 뛰어든 것은 ‘휴대폰 시장에 대한 기대’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이유 때문이었다.
모바일게임시장은 휴대폰 시장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PS2의 보급대수가 전 세계 7천만대인 점과 비교해 볼 때 휴대폰은 일본내에서만 8천만대 이상이 보급되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시장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3G
서비스는 서비스 개시 만 3년만에 2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비디오게임제작사들은 이러한 일본시장에 해외시장까지 포함한다면 향후 비디오게임시장에서 얻는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일종의 선행투자라는 개념으로 모바일게임시장에 투자를 한 것이다.
하지만 2004년 2월, FOMA의 차세대 단말기인 900i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선행투자를 하면서 키워온 모바일게임시장에 대한 기대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일본 모바일게임업계에서 FOMA 900i 시리즈를 모바일게임이 일반인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미 유수의 비디오게임 제작사들은 침체되어 있는 비디오게임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그들이 일구어낸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는 모바일게임시장에 내놓을 다양한 타이틀을 제작,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개발, 서비스 되고 있는 900i용 모바일게임>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세가: J.LEAGUE 프로축구 클럽을 만들자! MOBILE
캡콤: 바이오해저드 MOBILE, 역전재판 2,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
마계촌 시리즈, 록맨에그제 시리즈
남코: 테일즈 오브 택틱스
반다이: 기동전사 건담 3D 오퍼레이션
춘소프트: 카마이타치의 밤, 풍래의 시렌
코에이: 노부나가의 야망 풍운록, 대항해시대
타이토: 전차로 GO!
허드슨: 데인저러스 랠리, 모바일 천외마경
코나미: 그라디우스 NEO, 파워풀 프로야구 3
아틀라스: 디지털 데빌사가 여신전생
그 미래는 어떠한가?
현재 일본의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업자는 비디오게임 제작사가 공급하는 게임이 자사의 새로운 성장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각기 다른 관점에서 모바일게임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최근에 반응을 보인 곳은 노키아와 NTT도코모. 노키아는 휴대폰과 게임기를 하나로 융합한 N-Gage를 개발 일반 게임유저들에게 선보였으며 NTT도코모는 보급형 휴대폰의 성능을 비디오게임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모바일게임이 저변에 확대될 수 있는 플랫폼을 일반에 제공했다.

▲3G
서비스에 대해 빠르게 대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사진은 노키아의 N-Gage
특히 NTT 도코모의 전략은 일본 비디오게임 제작사가 고심하고 있었던 일반 이용자층으로의 모바일게임시장 확대라는 것과 잘 맞아떨어져 90년대 초중반 일본의 비디오게임시장이 누렸던 르네상스시대의 모바일게임으로의 도래를 예견했으며 다양한 게임을 모바일화 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을 만들어 주었다.
일본 모바일게임시장이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단 한 가지뿐이다. 그것은 바로 일반 유저들에게 비디오게임으로 친숙한 타이틀을 모두 모바일게임으로 이식해 전 세계 휴대폰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3G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렇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몇 개 국가는 아직 3G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내에는
이런 종류의 핸드폰에서 3G 서비스가 제공된다
하지만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의 세계 규격화가 마련되고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틀이 모바일게임으로 이식되어 공급된다면 모바일게임시장에 있어서 일본의 영향력은 그들이 비디오게임시장에서 누렸던 것보다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일본 비디오게임시장이 모바일게임시장으로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 아닌가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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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2001, 2002
CESA 게임백서 / 엔터키너 일본 모바일시장 보고서 사진제공 NTT DOCOMO / SCE
/ SQUARE-ENIX / KOEI / NAMCO / BANDAI NETWOR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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