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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국내에도 개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바꾸어주는 번역기라고 해야 할지 통역기라고 해야 할지 모를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이 제품은 장난감으로 유명한 일본의 완구회사인
타카라에서 개발한 ‘바우 링구얼’이란 제품입니다. |
올 초, 이런 제품이 국내에서 시판된다고 알려지고부터는 애견가는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는 분들에게까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문제를 제기해볼까 합니다. 세계마다 동물의
울음소리는 저마다의 언어로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우 링구얼’이란 제품은
일본인이 만든 제품이며,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은 한국의 개의 성문(聲紋)을 들어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과연 일본 개와 한국 개의 성문(聲紋)이 같은 것인가?
타카라
측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은 채, 개의 성문(聲紋)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인지에 대한 확인작업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시켰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전세계적으로 시판될지, 되지 않을지에 대한 공식적인 코멘트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어떤 코멘트도 없이 결국 올 6월부터 국내에서도 시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바우 링구얼’이란 제품을 구입해서 개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유저의 마음이겠지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우리 개는 이제 사람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어’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은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개의 상태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개들이 만들어낸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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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고 해서 개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고 자신의 감정에 맞게 자신을
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세상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가져봤으리라 생각됩니다. 또는
사람이 아닌 다른 제 3의 무엇인가 또는 인간과 보통의 방법으로는 언어소통을 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와 대화를 하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이 모든 것들이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지 못하는 초능력으로 일컬어져왔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이 모든 것들이 보통 사람들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경험해
본 분들도 다수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어디라도 함께’라든가 ‘시맨’ 등으로
말입니다. 올 여름에는 SCE가 마이크 디바이스를 이용한 게임을 차례로 발매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국내에서도 ‘SOCOM’이란 PS2용 밀리터리 액션 타이틀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30일에 서비스가 개시되는 Xbox Live까지 온라인에서 음성으로 채팅을
하며 게임을 진행시키는 게임이 서비스 중이거나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이 등장해서 화제를 일으키는 것이 과연 단순히 유저들의 신기술,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동경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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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트랜드는 키보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말로 직접 표현하는 것이다 |
요즘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술의 발전으로 대면(對面)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해서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상대방의 현재 감정상태를 알지 못해 가끔은 어색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상대방은 현재 굉장히 죽고 싶은 심정을 느끼고 있는데
그것도 모른 채 뜻하지 않게 나에게 생긴 행운을 상대에게 자랑하게 된다면 그것을
상대방에게 뜻하지 않는 무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고 상대방은 내게 생긴 좋은 일에
같이 기뻐해주지 못해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
대화를 하기 싫을 정도의 기분이면 개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닫아두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업무상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쉽게 개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닫아둘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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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감정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상대와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위해 상대방의 현재 상태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툴들은 모두 현재의 이용자 감정으로 표현하는 기능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개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항상 띄워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스턴트 메신저인 MS사의 ‘MSN’은 온, 오프라인에 대한 상태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자의 상태 및 사용자의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는 기분 표시(Mood Indicator)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불안정성이
크게 문제시 되고 있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현재 상태가 어떤지, 감정이 어떤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확실히 사려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원치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지 않을 수 있게 되니까요. 물론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우울함은 ‘지금
위로받고 싶음’의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일상을 살아가면서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준비하고 또 지쳐가는 일이 반복됨에 따라 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제 3의 무엇인가와 이야기 하고 싶어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 자신의 감정대로 이야기 하면 그에 대해 반응해주는 그 무엇인가와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개의 성문(聲紋)을 통해서 액정 디스플레이에 개의 감정상태가 표시되는 것처럼 사람이 마이크 디바이스에 목소리를 인식시키면 게임 프로그램은 유저의 성문(聲紋)을 파악하여 유저의 현재 감정상태에 따라 ‘마인드 힐링’을 해주는 것입니다.
현재는 단순히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해야 하지만, 과거 N64의 ‘피카츄 겐키데츄’라는 타이틀과 과도기 시절의 ‘시맨’ 그리고 현재 ‘오퍼레이터즈 사이드’, ‘데카보이스’에 이르는 마이크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게임을 비교해보면 위에서 말한 것들이 불가능해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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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게임의 등장이 바로 현대 사회의 심각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반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
![]()
현재 커뮤케이션 툴을 제공하는 각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기분 표시기’의 기능을 보다 지능화하기 위한 기술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술은 현재는 전사적 자원관리를 위해 일부 기업용 메신저에서 시도되고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방금 직장 상사한테 깨진 후여서 기분 상태가 ‘저기압’이 되어 업무상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외에는 접촉하고 싶지 않을 경우, 제 3자가 내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메신저의 ‘기분 표기 기능’이 그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지 않고 자동으로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으로 변환해 보내도록 설정해놓을 수 있습니다. ‘저기압’이란 개인의 감정 정보가 상사에게 드러나는 것 자체를 숨기고 싶다면, ‘기분 표시 상태’를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게 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중요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라면, 다른 참석자들에게 몇 분 정도 연기할 수 있겠느냐는 부탁의 메시지를 보내고, 결과를 취합해 미팅 시간을 자동으로 재조정하는 기능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메신저는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적화시켜주는 비서가 되는 셈입니다.
게임도 이와 같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각 하드웨어 메이커에서 생각하고 추진하는 대로 각 게임 콘솔이 가정용 네트워크 단말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콘솔기기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온라인 상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서비스 중인 ‘PlayOnline’처럼 기본적인 개인 커뮤니케이션 기능뿐만 아니라 좀 더 발전된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항상 유저 곁에서 유저의 기분 상태를 컨트롤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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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Office 프로그램에 나오는 도우미 시스템처럼 유저가 목소리를 들려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유저의 기분상태에 맞는 게임을 추천해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오프라인 콘솔게임을 네트워크화 시켜서 개인용 휴대 단말기 또는 전화와 연동시켜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시스템 개발이 한창입니다. ◀
스퀘어 에닉스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 기능도 |
국내도 June이나 fimm 서비스 등으로 인해 무선 네트워크가 광대역화되면서 각종 개인 휴대 단말기 서비스 들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유저의 목소리를 듣고 현재의 감정상태를 확인한 후 핸드폰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에게 유저의 기분을 알려주기도 하고 다른 친구의 기분 상태를 통보받고 친구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이벤트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게임들이 화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신기술이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동경심도 있겠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작용에 의한 새로운 무언가와의 커뮤니케이션, 또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갈 수 있는 장치에 대한 열망이 더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게임은 이미 게임 그 이상을 넘어서 일상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왔습니다. 과거의 어두운 인식에서 벗어나 밝은 양지로 나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으며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을 만큼 그 인식이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일대일(一對一), 일대다(一對多), 다대다(多對多)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게임도 온라인화, 멀티미디어화 되면서 개인의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으로써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만큼, 아니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상대방을 배려하며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우리의 사려 깊은 태도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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