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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환상의 나라. 싱가폴! 이라는 곳이지만 너무 덥다 -_-; |
프롤로그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싱가폴에서 작은
행사하나가 열렸다.
이름하여 ‘아시아 게임 서밋’이라는 거창한 명칭이었지만 E3나 도쿄게임쇼와 같은 거대한 게임쇼가 아닌 비벤디 유니버셜 게임즈(이하 VUG)이 자체적으로 개최한 일종의 홍보 이벤트로, 이를 위해 VUG는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60여개 넘는 매체를 초청했다.
이번 행사의 목적이란 반지의 제왕 3개작이라는, ‘호빗’, ‘미들어스 온라인’, ‘반지의 전쟁’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지만 대작의 명성에 밀려 관심도가 떨어지는 작품을 모은 일종의 전시회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라운드 컨트롤 2나 트라이브스 벤전스, 저지 드레드, 스와트, 반지 시리즈 등의 VUG 유통의 작품은 하나씩 떼어놓고 보자면 대작의 명성에 필적할만한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지만 블리자드 게임이나 밸브의 하프라이프 2에 붙여놓자면 강아지밥(?)의 도토리 신세를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 아니겠는가.
어느날 갑자기 날아든 초대장과 함께 게임메카는 마치 정상회담의 주제와 같은 ‘아시아 게임 서밋 2004’에 동참해보기로 했다. 도시국가 싱가폴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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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풍경이 펼쳐질 줄 알았지만... |
▶ 싱가폴은 해가 일찍진다 -_-; |
Day 1
싱가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14일 오후
6시경이었다. 비벤디 유니버셜 직원과 한국기자 10여명으로 구성된 반지의 원정대(?)는
공항을 나서자마자 숨 막히는 더위와 습도에 혀를 내두르며 연신 땀을 흘려댔다.
“여기서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면 태형이라며?”
“길에서
담배 피워도 괜찮은거야?”
등등 소문으로만 듣던 싱가폴의 엄격한 법규에 몸을 떨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모 기자는 직경 0.5mm가량의 투명한 비닐쓰레기(눈에도 잘 안보인다 -_-)가 바닥에 떨어지자 전속력으로 달리서 주워내는 진기명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 우리가 온 나라는 바닥에 휴지 하나 버렸다가 1,000달러의 벌금을 내고 곤장을 맞는, 새에게 먹이를 줘도 벌금을 내는, 화장실의 물을 안내려도 벌금을 내는 무시무시한 ‘싱가폴’이 아니던가. “Everything is Fine”이란 말은 이 나라에선 “모든 것은 벌금(Fine은 벌금이라는 뜻도 있다)”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었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어정쩡한 자세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기자들은 렌트카가 도착하자 너도나도 에어콘을 부르짖으며 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싱가폴이라는 나라가 정말 작다고 느낀 것이 차를 타고 고작 30분을 달렸을 뿐인데 국가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을 횡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다. -_-; 생각만큼 이국적이진 않았지만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를 달려 호텔에 도착한 반지의 원정대. 적지 않은 비행시간과 무더운 날씨로 녹초가 된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하고도 괴상한 향을 지닌 싱가폴 특유의 음식을 먹고 거품을 문 채 완전 넉다운이 되버리고 말았다.
Day 2
이튿날 기자단은 ‘톨킨파티’라는 행사가 열리기
직전까지 남는 시간을 쪼개 쇼핑의 명소라는 오차드 로드(Orchard Road)를 탐험해보기로
했다. 쇼핑에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싱가폴의 게임문화라는 걸 느껴보고 싶었던
것인데, 사실 30~40분에 국토의 반을 횡단하는 국가에서 게임을 바라고 있었다는
건 무리가 아닐지 싶었다. 면세점에서조차 우리나라의 게임가격을 훨씬 호가하고
있었던 곳이 싱가폴이었으니까(싱가폴 달러를 가지고 다니다보니 돈 개념이 사라져서
살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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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인종의 사람들로 북적이는 오차드 로드 |
▶ 그곳의 쇼핑몰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취향(?)을 읽을 수 있었다. 공포스런 인형이다 |
역시 여러나라의 문화가 교합된 장소여서인지 쇼핑몰과 서점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과 잡지들이 가득했다. 싱가폴은 자체적으로 인쇄라든가, 재화를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문화상품이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단지 우리나라의 해태와 비슷하게 생긴 싱가폴의 기념품이 “난 싱가폴의 자랑이오”라는 표정으로 전시되어 있었지만 모두들 독특한 취향을 지니고 있어서인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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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스로 찾아낸 게임매장. 우리네 PC게임매장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
▶ 한켠에서는 브루트포스가 돌아가고... |
가까스로 발견한 게임매장에서는 미국취향의 PC게임과 X박스 게임만 가득해 참석한 비디오게임관련기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싱가폴 타이쿤이라든가, 싱가폴판 쥬얼 게임(-_-), 싱가폴 국기가 그려진 게임기라도 바라고 있었다지만 기대를 무참히 깨버리며 등장하는 수입품 일색들. 그렇게 게임 찾아 삼만리를 부르짖으며, 길을 잘못 헤매다 일행을 잃어버리는 등 여러 가지 소동을 벌이며 오차드로드를 거닐다보니 어느새 톨킨파티가 열릴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로비로 내려가자 호텔 안의 거의 모든 숙박객이 세계 각국의 기자들과 비벤디 직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톨킨 파티라 함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이벤트라는건가? 도무지 영문 모를 이름의 파티를 앞에 두고 기자들은 눈 앞에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한다. 난장이 똥짜루를 연상시키는 호빗의 복장(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음)을 한 사람이 눈앞을 서성이는 것이었다. 행사를 돕는 도우미겠거니라고 생각하며 프레스 등록을 하려는 찰나 기자들을 경악케 하는 장면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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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탈의실의 광경... 여성독자들은 눈을 가려주시지요 |
호빗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작은 방안에서 북적이고 있는 것이었다. 입구에서 옷을 나눠주고 있는 직원들 앞에서 호주의 한 기자가 매우 심각한 얼굴을 한 채 이렇게 묻는다. “정말 이걸 입으라는 건가요? Are you serious?” 물론 VUG 직원들의 대답은 초지일관 “Of Cours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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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빗의 눈썹을 나란히 나눠쓴 비벤디의 PR매니저들 |
별달리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는 우리들은 군중심리에 함께 휩쓸려 옷을 갈아입기로 결정했다. 아니 갈아입지 않으면 행사 참가가 불가능했다. 그래도 모두 똑같이 호빗의 복장을 하자 나름대로 볼만한 듯싶었다.
80~90여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호빗의 옷을 입은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이건 뒷이야기지만 행사가 끝나고 돌아오자 자신들의 모습은 쏙 빼놓고 호주에선 중국의 기자가, 일본에선 우리나라의 기자가, 중국에선 호주의 기자가 웹진을 비롯한 공중파 방송에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런… 나도 다 퍼트릴테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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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기다리는 기자들의 모습 |
▶ 행사장에선 역할연기를 맡은 간달프와 일당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
행사는 상당히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연출됐다. “중간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간달프의 인사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말 그대로 반지의 제왕 코스츔으로 즐기는 파티였다. 이날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테일러를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개발자들이 참석했지만 이들은 모두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행사를 있는 그대로 즐기려는 표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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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의 풍경 |
그러나 한국에서 자라온 이 땅의 기자들이 파티문화에 익숙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처음엔 이리저리 몸을 빼던 사람들도 나중엔 분위기에 동화되어 한국기자가 모든 상품을 휩쓸어버리는 기염을 토하기에 이르렀다.
Day 3
마지막 행사 날엔 VUG의 다양한 게임을 소개하는
‘아시아 게임 서밋 2004’가 개최됐다. 이곳엔 각 게임개발사들의 프로듀서나 CEO가
직접 참여해 게임을 설명하는 열정을 보였으며 기자들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행사장에서 체험한 게임의 소감은 아래의 리스트에서 선택해서 보기 바란다.
행사를 마치며…
ECTS에 참가하지 못했던 나로선 나름대로
큰 소득이 있었던 행사라고 생각된다. 물론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든가,
이 밖에 주목받는 대작을 건질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편식은 게임불감증을
일으키는 병폐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태양과 찜질방에
버금가는 습도를 헤치며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기억으로 남은 싱가폴. 다음엔 좀
더 가벼운 카메라 가방을 들고 다녀야겠다는 크나큰 교훈과 함께(카메라 가방만 무게가
10kg에 달한다!!) 이만 끝맺음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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