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싸움은 누구한테 배웠나? 천부적인 재질인가 아니면, 힘만 믿고 까부는 강X동인가. 김두한의 육성 증언 “18살 때부터 조선극장 옥상에 샌드백을 갖다 놓고 뒷발길로 때리는 연습을 했다” 그러니까 김두한은 중국 권법가의 비밀살인술을 전수받은 것도 아니며 우리나라 고유 무술인 택껸이나 해동검도, 합기도, 유도 등 아무것도 익힌 것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싸움을 잘 했나? 다시 김두한의 육성 증언을 들어 보자. “한 길쯤 해서 발길로 차고, 그 다음에는 조금 더 올리고 한 길 반이 올라가고 나중에는 완전히 두 길을 뛰었다” 역시 그냥 발길질만 한 것은 아니었으며 나름대로 연습의 강도를 높여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뒷발길질을 터득했던 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하나. 게임 야인시대 김두한의 필살기로 ‘한 손으로 땅짚고 상대방 턱 차기’라는 것이 나온다. 워낙 비밀리에 전수되는지라 필자에게 명확한 기술의 명칭을 알려주지 않아 모르겠으나 이는 진씨 일족에게만 전수되는 태극권의 필살기이다. 과연 김두한이 그 기술을 구사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지만 우리의 영웅은 태극권의 필살기쯤은 눈감고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좋지 않을까. |
그의 어린시절은 알 길이 없으나 전해져 내려오는 사진을 보면 전형적인 시골 깡촌 출신이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또한 시라소니였으니, 시라소니가 개발한 공중걸이라는 기술은 어떤 장사나 무술가를 만나도 승리할 수 있는 최고난이도의 스킬이다. 우리는 이런 기술을 필살기라 부른다. 공중걸이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5~6m 떨어진 거리를 날아 상대방의 인중과 낭심에 박치기, 무릎치기를 날리는 기술로서, 온 몸을 철로 만든 무술가가 아닌 이상 이 기술에 한 번 걸리면 그대로 정신을 잃고 사흘밤낮 동안 사경을 헤매게 되며 40일동안 운기조식을 하고 여자와 술을 멀리하게 만드는 공포의 기술인 것이다. 시라소니의 이 위험한 기술은 당대 최고의 고수들인 이정재와 김두한마저도 그를 피하게 만들었으니 여자와 술을 멀리하게 하는 공중걸이 기술은 참으로 북두신권과 비할 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그도 나이를 먹어 마땅히 할 일이 없자, 이정재에게 달라 붙어 용돈을 얻어 쓰기 시작했다. 한 두푼도 아니고 무려 세네푼을 달라고 하니 화가 난 이정재는 날랜 부하 수십명을 보내 시라소니를 병원 신세지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그에게 다시 린치를 가해 완전히 은퇴하게 만들었으니. 나이와 세월 앞에 이길자 없으니 사람은 일을 해야 밥을 먹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온 몸으로 일깨워 주는 인물이 또한 시라소니이다. |
또한 온몸이 근육질 수준을 넘어 근육으로 피부를 만든 듯한 몸집은 대체 어디서 유래한 것이며 김두한과 마찬가지로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는 실로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생머리의 가운데 가르마는 그 시대의 건달 정신에도 어긋나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이며 도저히 한반도와 중국에 이름을 떨친 싸움꾼의 헤어스타일이라고는 보기에 너무나 킹카가 아니던가. 우리는 게임 야인시대에서 공중걸이를 체험할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할 것이다. |
김두한은 구마적과의 대결을 이렇게 회고한다. “밥도 못 먹는 아이들을 때리는 구마적을 선배로 존경할 수 없어 내가 당신을 좀 때려야겠다” 이 멋지고 알찬 멘트와 함께 두 발로 얼굴을 찼다. 쓰러진 구마적을 김두한이 다시 눈과 코를 열나게 때려 항복을 받아 내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김두한은 종로를 장악하게 되고 두 마적은 조용한 인생의 뒤안길을 걷게 된 것이다. 게임 야인시대의 구마적은 리얼리티 그 자체다. 얼굴의 작은 점과 건달의 필수품인 흰 목도리, 필살 기술인 박치기는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사실성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게다가 무엇보다 등장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머리가 검은 색이라는 점이다. 김두한도 시라소니도 염색한 이 시기에 강호의 명예를 위해 검은 머리를 고수한 정신에 박수를 보내야만 한다. |
게임 야인시대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보스도 바로 신마적. 신마적의 기술은 도통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맞으면 아플 것 같다는 것이다. 기운차게 앞으로 전진하며 원 투 스트레이트를 작렬, 정신이 혼미한 틈을 타서 뒤돌려 차기를 한다. 아마 종합 격투술을 배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뒷발길질의 명수 김두한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 때 당시 김두한의 나이는 불과 17살. 김두한의 전설이 시작되는 발판을 마련해 준 인물이 바로 신마적이니 그의 공도 결코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신마적은 성격이 포악하고 약탈을 자행하며 여자를 밝히는 등 마치 삼국지의 질 나쁜 장수와 유사한 인물인지라 김두한에게 엄청 혼나고도 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
허나 동생과 형님 사이가 된 것도 김두한의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두한은 유도 4단의 김무옥과 권투선수 출신 문영철 등 6명을 데리고 하야시 패거리와 일전을 벌였다. 김두한은 하야시 패거리가 무사 흉내를 내면서 일본도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이에 대비, 같은 철로 만든 쇠파이프를 준비했다. 그리고 배에는 고무 호스를 감아 칼로 찔러도 안 들어가도록 잔머리를 굴렸다. 완벽 중무장을 한 김두한은 하야시 패거리 수십명을 물리치고 싸움에서 승리한다. 하지만 하야시는 일본 전통 최강의 필살기 “형제로 지내자”를 발휘하여 김두한을 동생으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말았던 것이다.
김두한은 일제 시대 전국을 장악한 건달로, 해방 후에는 국회의원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다. 주먹 하나로 고아에서부터 국회의원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에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어떤 영웅상이 아닐까. 성웅 이순신의 뒤를 잇는 뚜렷한 영웅의 계보를 우리는 무의식 중에서 찾고 싶은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가? 민족 영웅이라 부를 만한 인물들은 모두 일본과 관계있다는 점에서도 김두한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김두한은 고단한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여 서민들의 대리만족을 선사함과 동시에 방송국의 시청률을 높이는 필살 카드이기도 하니, 진정 그는 영웅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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