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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계열 무기를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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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은 검과 마찬가지로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베기와 찌르기 계열로 나뉘며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닌 것도 있다. 게임에서는 스킬과 사용하는 클래스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지만 일부 게임에서는 원래의 뜻과 왜곡되어 묘사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 스피어(Spear)

창이라고 설명하면 쉬운 스피어는 크기와 모양에 따라 롱스피어와 쇼트스피어로 나뉜다. 쇼트스피어는 손잡이와 날이 있는 창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길이는 1.2미터에서 2미터 정도의 다소 짧은 편에 속한다. 반면 롱스피어는 먼 거리에서도 적을 찌를 수 있도록 2~3미터나 되는 길이를 자랑하며, 땅 위에서 뿐만 아니라 말 위에서도 적을 제압하기도 했다. 하나의 무기로 설명하기에 스피어는 너무 단순한 모양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조가 단순하다는 장점 탓에 보병과 기병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으며, 접근전과 장거리 가릴 것 없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스피어의 역사는 원시 수렵시대부터 시작된다. 당시에는 무기라기보다 사냥에 쓰이는 도구로 많이 이용되었으며, 군대가 생겨나기 시작한 고대로 넘어오면서 방패와 쇼트스피어를 든 병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히타이트 등에서는 보병들의 백병전에 쇼트스피어가 널리 이용되었으며, 이는 찌르기 뿐만 아니라 던지기, 위협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롱스피어는 쇼트스피어가 무기로서의 입지를 굳힌 시점에 등장했다. 롱스피어는 주로 수메르인들이 많이 사용하던 무기로서 접근전에서의 선제공격을 목적으로 스피어 부분이 길게 디자인된 점이 특징이다. 스피어는 훗날 가장 널리 쓰인 파이크와 랜스의 시초가 되었으며 할베르트, 빌, 폴 액스 등의 응용무기로 발전되기도 했다. 스피어는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롤플레잉 게임과 온라인게임에서 양손 무기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서도 실제의 특성에 맞게 찌르기 위주의 공격기술이 도입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소 뜻이 왜곡되어 슬래쉬(베기) 계열의 무기로 표현되는 게임도 종종 있다. 국내에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디아블로 2’에서는 스피어를 비롯해 파이크, 랜스, 자벨린 등 여러 종의 스피어 계열 무기가 등장한다.

주로 아마존과 바바리언 클래스가 즐겨 사용하지만 바바리안의 경우 일반 공격시에는 버젓이 찌르기 위주의 공격을 선보이다가 훨윈드 스킬을 쓰면 오히려 슬래쉬 무기에 가깝게 휘두르는 듯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게임 ‘뮤’에서도 양손 스피어 계열의 무기가 선보였지만, 이 역시 게이머가 사용하는 스킬에 따라 슬래쉬 무기로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





▶ 파이크(Pike)

파이크는 앞서 설명한 스피어에서 파생된 무기로 이용한 시대와 사용목적에 다소 차이가 있다. 파이크는 길어야 2~3미터에 불과했던 스피어와 달리 5~7미터의 긴 손잡이에 25~30센티미터 가량의 창이 달려 있으며, 적 기병부대를 무찌르기 위한 보병들의 무기로 널리 쓰였다. 15~17세기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사용했던 파이크는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주인공 윌리엄 월레스가 영국군 기병을 무찌르기 위해 제작하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파이크는 접근전이나 보병끼리의 백병전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으며, 긴 길이를 이용한 찌르기 공격으로 상대 기병부대의 말을 공격하는 데에는 더 없이 좋은 무기였다. 파이크의 원조는 기원전 3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중해 지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렸던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는 사리사(Sarissa)라고 부르는 긴 창을 이용해 적을 제압했으며, 이는 정식으로 파이크가 사용되었던 르네상스 시대의 그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비슷한 목적으로 쓰였다는 점과 무기의 형태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파이크의 어원은 15세기 무렵 보병의 창을 일컫는 프랑스어 피크(Piqu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파이크는 실제 쓰임새와 형태가 다르게 묘사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원래의 파이크는 길이를 이용해 상대의 기병부대를 저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지만, 대부분의 파이크가 등장하는 게임은 거의 100% 보병부대의 개인무기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파이크는 디아블로 2, 네버윈터 나이츠를 비롯한 대부분의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과 온라인게임에서 등장한다. 위력면에서 따져보면 스피어 계열보다는 약간 높고 랜스나 기타 상급 양손무기보다는 낮은 공격력을 선보이기 때문에 주로 옵션이나 속성에 따라 중반 이상의 레벨에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스피어와 마찬가지로 본래의 찌르기 목적이 아닌 슬래쉬 무기의 성격을 띄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다.





▶ 할베르트(Halbert)

할베르트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막대기를 뜻하는 할름(Halm)과 도끼 베르트(Barte)를 합친 말이다. 할베르트는 머리부분에 도끼 모양의 넓은 날이 달려있고 뒤쪽에는 갈고리 모양의 날이 달려있으며, 찌르기를 위한 예리한 날도 달려있다. 이 무기는 백병전 위주의 전투가 성행했던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인기가 좋았으며, 베기, 찌르기, 걸기, 갈고리로 휘두르기 등의 4가지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 만능 창으로 불리기도 했다.

할베르트는 2~3미터의 긴 손잡이와 30~50센티미터를 자랑하는 머리 부분이 달려있어 총 길이는 2~3.5미터, 무게는 2.5~3.5킬로그램이 나가는 양손 무기다. 할베르트의 원조는 6~9세기에 유럽지역에서 사용했던 스크래머색스(Scramasax)에서 유래된다. 13세기경 스위스에서 사용되었던 스크래머색스는 막대기 끝에 넓은 날의 검을 달아놓은 것으로, 시대를 거쳐 점점 개량되면서 15세기 경에 할베르트로 완성되었다.

할베르트는 15~16세기 무렵의 유럽 보병들이 주로 사용했으며, 16세기 스위스군이 5미터나 되는 파이크 전술을 구사하면서부터 점점 퇴조를 보였으나 점점 개량되어 19세기까지 널리 사용된 무기다. 할베르트는 실제의 무기 특성과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베기, 찌르기가 모두 가능한 무기로 묘사된다. 대부분의 판타지 롤플레잉게임과 온라인게임에서 이 무기를 찾아볼 수 있으며, 위력은 중간 이상급으로 나타나 옵션에 따라 중간이나 후반 레벨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사이더, 백드 코방, 랜스 등의 고급 아이템과 비교해 그다지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네버윈터 나이츠 등에서는 사용하는 클래스의 육성법에 따라 꽤 공격용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또한 디아블로 2에서 할베르트는 폴암류의 슬래쉬 계열 아이템으로 등장하며, 온라인게임 ‘뮤’에서는 스피어 계열로 표시되면서도 스킬에 따라 슬래쉬 계열 아이템으로 나타나고 있다.







▶ 사이드(Scythe)

'낫‘을 뜻하는 사이드는 긴 손잡이 끝에 갈고리 모양의 긴 날이 달린 무기다. 큰 낫 모양이 특징인 사이드는 원래 중세 유럽에서 소작민들이 풀을 베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으며, 길이는 2~2.5미터, 무게는 2.2~2.5킬로그램 정도가 평균이다. 사이드는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 찌르기보다는 베기를 목적으로 고안된 무기이며, 허리 부근까지 들고 옆으로 휘둘러 적을 베거나 내려치는 전술이 가장 널리 쓰였다.

사이드는 서유럽의 소설이나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죽음의 신(검은 망토를 입은 지옥의 사자)이 들고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사이드는 위력적이고 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무기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군대에서 정식으로 사이드를 이용했다는 기록은 어느 문헌에도 나와 있지 않으며, 17세기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들고 나와 그 이후로 개량된 장창 등에 도입되기도 했다.

공포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이드는 굳이 판타지가 아닌 일반적인 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무기다. 실제와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위력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디아블로 2에서는 ‘그림 사이드’라는 이름으로 한때 바바리안 최고의 아이템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온라인게임 ‘뮤’에서는 ‘그레이트 사이드’와 ‘발록의 낫’ 두 가지 형태의 사이드가 존재하며, ‘발록의 낫’은 지금도 게임상에서 고가로 매매되는 아이템 중의 하나다. 게임속에서 나타난 사이더는 실제와 마찬가지로 찌르기 스킬보다는 베기스킬로 묘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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