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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WOW)> 메카리포트> 기행기]
흔히
`레게`라든가, `투게`라든가 하는 말을 많이 쓰곤 한다. 이제 막 와우를
접하고 만렙을 찍고 뭘하나요? 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레이드를
뛸건지, 전장이나 투기장 쪽을 즐길 것인지 물어보기도 한다. `양쪽
다 하면 안됨?` 라고 물어보면 `님 폐인되고 싶삼?` 이런 답변 듣기
일쑤다.
하지만 한쪽만 줄기차게 즐기다보면 사실 지겨운 순간이 오기도 하고, 저쪽도 해보고 싶은데 하는 생각도 든다. 점점 `그들만의 리그`라고 치부되버리는 투기장, 하지만 레이드만 뛰는 유저들의 은밀한 속마음을 파고 들어보는건 어떨까. `투기 재미 없어서` 가 아니라 `투기 할줄 몰라서` 인 그들의 진심을.
▲ 공감하고 있는 당신은 `하드 유저`
이번주 목요일에 서버가 풀리자마자 일단 울두 10인을 가고 금요일은 울두 25인 막공을 가서 돈도 벌고.... 아아, 토요일에 낙스 25인 막공까지가서 돈 벌면 이제 무엇하랴. 간간히 아카본과 영눈을 돈다 한들 이미 나는 지겨울 뿐이고. 사람들이 말하는 일명 레게, 그렇다. 나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템 파밍을 마치고 골팟 막공을 다니느라 부유하며 주말만 되면 벌써 할 일이 없는 진정한(?) 레이드 유저였던 것이다.
[팅꾸]님이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흑마]님의 귓속말 : 회드님, 낙스 다녀오셨어요? ^^ [도적]님의 귓속말 : 회드님 울두 같이점 굽신굽신. [전사]님의 귓속말 : 님아, 젭라 말리점. 회드 한자리 남음. [죽기]님의 귓속말 : 회드님 제가 영약 지원 ㄱㄱ
레이드에선 이미 힐러마마로 군림하며 절대권력을 휘둘렀지만 내 몸은 한개일뿐이요 일요일만 되면 벌써 갈데가 없을 뿐이니. 이대로는 안되겠다! 나도 투기나! 우선 투기장의 시발점이라는 오그리마 앞마당으로 가서 모두가 하는 양을 지켜봤지만 도도하게 서있는 나무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_-;
남들 구경만 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나도 하고 싶어진 나머지, 과감하게 내가 먼저 한 도적 유저에게 결투를 신청하였다. ...어어?! 도적이 팅꾸와의 결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절벽끝까지 추락한 내 체력바를 보면서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도적은 나에게 유유히 /키스 를 날리며 음식을 섭취하고 있을 뿐. 좀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결투를 신청했지만 결과는 조금 전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점점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 한 10판을 내리 지니까 온갖 욕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더이상 깃발만 봐도 화가 날 것 같았다. 안되겠다. 1:1은 무리야 크흑. 2:2에서 내가 힐을 해보면 어떨까? 힐은 자신있을것 같았다. 그래, 평타 2만씩 들어오는 탱커도 살리던 레이드계의 힐의 대가가 아니던가! 까짓꺼 딜러하나 살리는 것쯤이야.
팅꾸 : 저기염.. 저랑 투기 몇판만 뛰어주실분! 도적 : 무슨조합으로 하실건데요? 팅꾸 : 조합이 뭐져? 도적 : ....-_-
그리하여 몹시 친절한 도적님의 조합 설명을 듣게 되었다. 유명한 조합들이 있으며, 왜 유명하게 되었는지, 왜 이런 상성은 맞지 않는 것인지 등등. 호오라! 어쨌든 회드가 투기장에서 썩 나쁘진 않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은 할일이 있다며 굿럭!을 빌고 늑대를 타고 오그리마로 사라지셨으니.
▲ 투기장 2vs2의 유명한 팀 조합
하지만 나는 조합을 생각해 보고 어쩌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내 주변에는 나처럼 온리 레이드를 부르짖는 유저들만이 존재할 뿐. 그저 누가 나랑 팀만 결성해서 투기장 입던이라도 해보았으면 하는 것이 진심이었다.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투기장 위에 서보고 싶단 말이오! 할 수 없이 주변에 한 다리 걸치고 두 다리 걸쳐, 평소 투기장을 즐긴다는 법사님을 급히 컨택했다.
"투기장이 너무 하고 싶은 유전데요 평소 법사님의 화려한 컨트롤 %$#$#^& ‥ 저와 몇 판만 연습게임을 하는 영광을 베풀어주실 수 있으신지? "
법사님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며 ok를 보내왔다. 이로서 화법과 회드의 조합이 결성되었던 것이다.
법사 : 탄력템 있으세요? 팅꾸 : 넵? 탄력? 그게 모져 먹는건가요... 법사 : ;;..용맹의 문장 있으시죠? 팅꾸 : 넹넹 남아돕니다^_^ 법사 : 그걸로 2피스라도 맞추세요. 0보단 나을거에요 팅꾸 : 넵! 법사 : 그럼 전 팀 만들고 신청하고 있을게요 팅꾸 : (?!)... 넵!
부랴부랴 선리버 성소로 가서 손과 가슴의 투기템을 사서 보석을 박고 하수도로 내달렸다. 한번도 가볼 일이 없어서 우물로 빠져 구경해본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는 그 음침하고 퀘퀘한 세상 속으로.
전투를
신청하고 싶다면 투기장 사무관에게 말을 걸면 된다.
그랬다. 우리는 연습 전투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판만 하기로 했다. 그 정도면 투기장 구경쯤이야. 신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에 참가하라는 창이 떴다. 곧 전투가 시작된다는 알림말과 함께 이상한 공간으로 진입됐다. `나그란드 투기장`. 사방이 벽이었고 나와 함께 공간으로 투입된 법사님은 빵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아하! 재빠른 눈치로 나는 버프를 하는 시간인가보다 하고, 법사님에게도 버프를 친절히 걸어드렸다.
전투가 시작되는 시간이 되자 갑자기 우리는 무대에 오르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흡, 이렇게 가슴이 떨리는 순간은 마치 오래전에 검은 사원에서 의회를 물리치고 일리단을 처음 조우했을때와 같은 흥분이구나. 벽이 다 올라가기전까지 상대방이 누구일지도 몰랐고, 법사님이 시키는 대로 난 은신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벽이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말에 타고 있는 법사! 난 은신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올라가자마자 상대편 법사가 시전한 얼음회오리에 걸려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상대는 법사와 성기사였다. 마나가 적은걸로 봐선 징기가 확실하군. 법사님은 바로 맹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고 나는 마치 패치워크에서 맨탱 힐 넣듯이 폭힐을 넣었다.
법사 : 기사 매즈요! 팅꾸 : (육성!..회복!..신속한 치유!)...네!?
화려한 이펙트를 시전하던 기사는 나에게 다가왔고 갑자기 나는 스턴에 걸려 아무것도 못한 채 체력이 깎이기 시작했다. 멍하니 법사님의 체력바만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8:45 그대는 하늘 나라로. 곧 징기와 법사에게 녹아내린 아아, 나의 법사님.
법사 : ㅎㅎ 아직 첨이라 긴장하셨나부네요. 보통 힐 클래스를 매즈해주시면 편해요~ 팅꾸 : ..끅끅. 그랬군요. 매즈라면 휘감는 뿌리나 회오리 바람이요? 법사 : 넵 밀리는 뿌리도 괜찮고 힐러같은 경우 회오리바람으로 긴박한 순간에 힐이 못들어오게 해주시는것도 좋아요. 팅꾸 : 잘해볼게요. ㅜㅜ
....평소 `매즈` 를 시전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심히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스킬창을 뒤져 매즈기를 단축키창에 넣어두고 마음속으로 아멘을 외쳤다. 그래, 난 잘할 수 있어! 난 보통 나무가 아니라구!
법사 : 근데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건데 급장은 차고 계신가요? 팅꾸 : 급..급장이 모죠... 법사 : -_-;.... 계급장이요. 혹시 하이잘 아키몬드 안해보셨나요? 팅꾸 : ...아하! 그 공포 푸는 계급장이요! 은행에 잠자고 있습니다. 법사 : 다행이네요~ 그거 꺼내서 차셔야돼요. 투기장에선 급장이 곧 생명입니다.
맙소사! 불성시절, 하이잘 산의 전투의 마지막 보스 몬스터인 아키몬드를 위해 마련해뒀던 급장이 여기서도 쓰일줄이야. 하기야 각종 공포, 스턴기가 난무하는 투기의 현장에서 계급장만한게 없을 것 같았다. 법사님은 반드시, 꼭 계급장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쓰라고 당부하셨다. 요컨대, 법사님과 나 중에 한명이 죽을 듯이 피가 다는 순간에 말이다. 나는 걱정말라고 신나게 외쳤으나, 곧이어 급장을 써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오고야 말았으니.
법사 : 흠.. 도도인것 같네요. 팅꾸 : 도적과 도적이요? 호오.. 어쩐지 아무도 안보이네요. 법사 : 조심하세요. 도적 무지 아픕니다. 팅꾸 : 넵! 걱정마세요. 더러운 회듭니다. 법사 : ...... -_-;;
법사님의 걱정스런 표정을 뒤로 하고 자신만만하게 은신한 채로 돌아다니던 나는 갑자기 걸려온 스턴에 당황하면서 눈을 끔뻑끔뻑하였다. 스턴을 시작으로 도적이 모습을 드러내어 내 체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달기 시작했다. 깃전에서 도적과의 3초만에 끔살을 기억해내고 서둘러 급장을 쓰고 힐을 하려 하였으나.... 어?! 나는 어느새 또다시 하늘을 바라보고 누웠을 뿐이고.
법사 : 아직 투기에 대해 잘 모르시니 급장 쓰는 타이밍을 잡기가 좀 어려우실 거에요. 팅꾸 : ....ㅜㅜ 법사 : 원래 도도전이 좀 어려워요. 탄력이 얼마 없으셔서 금방 녹기도 하구요. 팅꾸 : 탄력 이거 얼마나 맞춰야 하는거죠? 법사 : ..... 적당히 -_-;
급장과 매즈, 이 두 가지를 생각하며 시작된 세번째 판. 투기장은 달라란의 하수도였다. 상대는 시작하자마자 알 수 있었다. 징기와 전사의 조합인 전징이었다. 처음으로 법사님이 타겟이 되어 피는 죽죽 달았고, 나는 힐러의 기량을 십분 발휘해 죽을듯 죽을듯하는 법사님의 피를 끝없이 채워주었다.
도중에 기사를 회오리바람으로 묶으니 그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통쾌했다. 아무것도 못하고 바람에 떠 있는 기사를 보면서 그래, 이 맛에 매즈하는거야 라며 흐뭇해했다. 전사는 피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전투가 점점 길어지자 법사님의 마나가 거의 바닥이었다. 그 순간 내가 기사를 다시 회오리바람으로 매즈했고, 전사는 나를 향해 스턴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파티창에 법사님의 마나가 빠르게 차는게 보였다. 후훗, 내가 시선을 끄는 사이 환기를 시전한 것이다.
▲ 잠시 바람에게 몸을 맡기시오.
센스있게 매즈를 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법사님의 피를 가득 채우면 한번씩 기사를 매즈시키려고 노력한결과 전투는 점점 장기전으로 치닫았다. 법사님의 마나는 다시 0에 가까워졌다. 법사님에게 정신자극까지 시전해봤지만 차는 마나는 얼마 되지 않았고 결국 둘다 마나가 별로 없게되자 우리는 죽음을 맞이했다.
팅꾸 : ㅜㅜ 아쉬워요 법사 : 잘하셨어요~ 밀리조합은 장기전으로 가면 우리가 불리해져서. 팅꾸 : 아무래도 그런듯. 흑흑
이것이 바로 조합의 장단점일것이다. 회드가 힐러들 중에 썩 좋은것 같진 않았다. 변이 등의 매즈엔 강하지만 사실상 궁극기라고 할 수 있는 피해를 줄여주는 기술이나, 마법 해제가 없는 것은 큰 단점이었다. 그리고 법사가 힐러와 이루는 조합은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질 수 밖에 없는 양상이었다.
▲ 힐러 별 특징들과 장점들
어느새 경기는 마지막 5번째였다. 법사님은 그래도 한번은 이겨드려야할텐데, 하시며 웃으실 뿐이었다. 나야 경험해보고자 한 경기였기에 그리 큰 미련은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겠지! 한번 이기는 짜릿한 경기를 해보고 싶긴 한데 말이지.
법사 : 흠... 법사네요. 도법일듯. 팅꾸 : @_@;; 법사 : 화이팅! 이번엔 꼭 이겨요
그래! 왠지 도적은 나에게 스턴을 걸 것 같았다. 이번에는 빠르게 급장으로 빠져나오고 말겠어. 투기장은 칼날이었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법사는 우리를, 우리는 이 근처를 서성이고 있을 도적을 기다렸다. 아니나다를까, 곧 내 머리위로 둥그런 원이 바퀴를 돌기 시작했고 모습을 드러낸 도적은 법사님을 썰기 시작했다. 법사님이 얼방으로 한번 버티시겠지만 그렇게되면 다시 나에게 공격이 퍼부어질테고, 아예 이참에 힐을 시작해야겠다 싶어 나는 바로 급장버튼을 눌렀다.
회복! 신속한 치유! 육성! 법사님의 피는 빠르게 채워졌고 나 역시 회복으로 버틸 수 있었다. 법사와 도적은 쿨기를 다 돌렸는지 맹공격 중이었고 나는 빠르게 법사님의 피를 채웠다. 도적을 공격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법사를 매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환영 복제를 돌린 후라 어느 것이 진짜 법사(?)인지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 사이 법사님은 도적을 열렬히 공격했고 도적은 곧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웠다. 패배를 예감한 법사는 점멸로 벗어나려했지만 내가 누구인가! 센스 휘감는 뿌리! 법사는 곧 얼음 방패안에서 나의 법사님이 시전하는 불덩이 작렬을 보고는 죽음을 예감했는지 투기장을 나가버렸다. 그렇다. 생 초보초보 나무와 함께하는 투기장의 첫 승이 그렇게 장식되었더랬던 것이었다.
도대체 내가 힐을 하는 사이 그들사이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중요한 건 내가 법사님을 살렸던 사실이었다. 그래, 난 레이드뿐만 아니라 투기에서도 기량을 발휘한다! 물론 우리가 했던 모든 경기는 연습 게임일 뿐이었지만 투기가 이렇게 재밌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아, 이렇게 와우는 날 또 놔주질 않는구나.
법사님은 그래도 즐거웠다며 웃음을 짓고 나가셨고, 나도 훈훈한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더불어 호드 투기장의 진리는 `언데드 종족` 인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언데드 마법사, 언데드 도적, 언데드 전사, 언데드 사제‥ . 과연 타우렌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글_게임메카 유저기자단 현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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