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친절함을 받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익명성을 등에 업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삭막해져만 가던 온라인 세상의 사전에는 언제부턴가 `온정`이란 글자가
사라진 듯 했다. 하지만, 사막에도 풀은 자라듯이, 아무리 삭막하다 할지라도 아직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사연은 얼마든지 있는가보다.
봄이라는
글자가 무색하리만치 추웠던 지난 4월 26일 새벽,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의 사크미스
서버 게시판에 하나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품절`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글쓴이가
자신의 누나가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며, Rh- B형 혈액형을 가진
유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
4월 26일 새벽 처음으로 올라온 `품절`님의 글 (원문보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새벽 2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글이 올라오는 통에 이 안타까운 사연은 그대로 묻혀버리는가 싶었지만, 상황은 전혀 반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많은 유저들이 곳곳에 이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고, 이 사연이 사이트 전체에 알려지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 뿐만이 아니었다. 게임 내의 채팅 채널은 물론이고, 트위터나 다른 포탈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서도 이 소식은 퍼져나갔다. 대한민국 누리꾼들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 소식은
직업 게시판을 비롯한 아이온 사이트 곳곳으로 퍼졌다

▲ 끊임없이
소식을 전하며 따뜻한 온정을 보여준 아이온 유저들

▲ 사연은
다른 사이트로도 전해졌다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뒤따랐다. 그 구하기 힘들다는 Rh- B형 혈액 보유자 수십명이 인천의 병원으로 모여들었고, 충분한 혈액이 마련되었다. 혈액형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격려편지나 헌혈증을 보내왔고, 심지어는 동일한 혈액형을 가진 지인을 병원으로 데려오는 등 도움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환자는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그날 오후 처음 사연을 올렸던 글쓴이는 몇 차례에 걸쳐 도움을 주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담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도 쾌유를 비는 많은 아이온 유저들의 댓글들이 이어지는 훈훈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많은 도움의 손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품절`님 (원문보기)

▲
이 글에도 유저들의 따뜻한 댓글은 이어졌다
이번 사연은 그동안 중독성과 사행성 등 단점만 부각되며 사회의 문제를 일으키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던 게임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온라인 세상에 아직도 따뜻한 온정이 남아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아이온 유저들의 따뜻한 마음도 확인할 수 있었던, 오래도록 기억될 훈훈한 사연으로 남을 듯하다.

▲
모두의
온정으로 태어난
새 생명이니 만큼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샌디비, harpuia@gamemec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