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혹시.. 당신도? 다캐릭 증후군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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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영원의 탑>메카리포트]

 

지난 1년간 꾸준히 아이온을 즐겨온 ‘박닥해(가명)’씨.
그는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습관처럼 아이온을 실행했다.
지루한 로딩 시간이 지나고 나타난 그의 캐릭터 선택 창은 일 년 동안 아이온을 했다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25레벨 궁성, 17레벨 수호성, 31레벨 마도성, 10레벨에 채 전직도 못한 사제…’
그의 캐릭터 선택창은 아직 갈 길이 구만리처럼 창창한 저 레벨 캐릭터들만 잔뜩이었다.
오늘은 어떤 캐릭터로 게임을 할까 벌써 십 분째 고민하는 그에게, 왜 캐릭터를 다섯 개 전부 다 만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또 캐릭 새로 만들 때, 지우기 귀찮잖아!’

그는 오늘도 25레벨 검성으로 게임을 즐기다가 31레벨 마도성 캐릭터를 로그아웃하면서 아이온을 마친다.

 

다캐릭 증후군
多+character+증후군의 합성어. 하나의 캐릭터를 꾸준히 키우지 못하고 여러 개를 만들어 키우는 증후군. 주로 온라인 게이머에게서 증상이 보이며, 다계정증후군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출처 : 네이버 오픈 국어사전)

‘다캐릭 증후군’. 게임을 하며 한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키우는 것을 뜻하는 말로, 이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다캐릭 증후군 환자’라고 불린다. ‘다캐릭 증후군’은 이미 인터넷 백과사전에 등록돼 있을 정도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말이 되었다.

위의 증상만 보아서는 키우는 캐릭터가 많다는 점에서는 게임을 오래 즐기며 부캐릭터를 키우는 유저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최고 레벨의 주력 캐릭터, 즉 ‘본캐’가 있는 유저와 달리 한 캐릭터를 집중해서 키우지 못하고 저 레벨 캐릭터만 이것저것 키우는 것이 ‘다캐릭 증후군’ 환자들의 공통점이다.

 

아이온에서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캐릭터는 총 다섯 개. 아이온 속 직업이 여덟 가지라는 점을 내세우지 않아도,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적다. 하지만, 만들 수 있는 캐릭터가 적다고 해서 다캐릭 증후군 환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다캐릭 증후군을 치료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한 유저의 글 (원문보기)


다캐릭 증후군의 독백을 보여주신, 키도룬 서버 ‘천닥’ 님의 글 (원문보기)


캐릭 생성 제한 개수가 너무 적다고 불평하고 있는 유저의 글 (원문보기)

 

다캐릭 증후군은 감기와 같다. 어느 날 갑자기 큰 병처럼 발병하지도 않고, 게임을 즐기는 데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면 게임에 쉽게 싫증을 느끼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임 불감증’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면서, 자신의 캐릭터에 쉽게 질리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캐릭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 나도 다캐릭 증후군은 아닐까? 아래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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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정에 세 개 이상의 캐릭터가 있다.
천족과 마족을 각각 다른 서버에서 동시에 키우고 있거나, 그렇게 하고 싶다.
다른 종족을 키워보고 싶어서 다른 서버에 캐릭터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모든 캐릭터 레벨 평균이 30을 넘지 않는다.
하루에 세 개 이상의 캐릭터를 플레이하고 있다. (동시에 키우는 캐릭터가 세 개 이상이다)
아이온의 캐릭 생성 제한인 5개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
무심코 캐릭터 생성 아이콘을 클릭했다가 ‘캐릭터를 생성할 수 없습니다.’ 라는 안내를 본 적이 있다.
새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원래 있던 캐릭터를 지워 본 적이 있다.
캐릭터를 더 만들고 싶어서 테스트 서버나 다른 계정을 만들까 고민해 봤다.
사냥하다 나온 영혼 각인 아이템을 ‘다른 거 키울 때 써야지~’ 하며 창고에 모아 두었다.
이스할겐 또는 포에타의 퀘스트는 줄줄 외우고 있고,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캐릭터 생성부터 데바 전직까지 1시간도 안 걸린다.
캐릭터를 키우면서도 항상 다른 캐릭터의 스킬이 부럽다.
다른 캐릭터를 할 때와 퀵 바 단축키를 착각해 스킬이 안 써진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정령성 캐릭터 플레이 중 ‘마도님’이라는 말에 ‘네’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30레벨 데바세트 아이템이 탐나 캐릭터를 여러 개 키워보았다.
친구들에게 ‘언제 만렙 찍을래?`라는 구박을 들어 봤다.
스스로도 어느 캐릭터가 본캐인지 모르겠다.
월등한 장비의 캐릭터는 없는데 키나는 항상 부족하다.
나는 다캐릭 증후군이다.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불신 이상의 인던은 가본 적이 없지만, 불신의 네임드 위치와 길, 드롭 아이템은 확실히 알고 있다.
아이온에도 미용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데바 전직은 아무렇게나 한다. (다른게 하고 싶으면 다시 키우면 되니까!)
전직하고 나면 다른 걸 할걸 그랬나? 싶은 후회가 들기도 한다.
단순히 캐릭터 외형 또는 아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아 캐릭터를 다시 만든 적이 있다.

 

0~5개

다캐릭 증후군이 뭔가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잘 키우자!

6~10개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가끔은 부캐에도 관심이 가는 열혈유저

11~15개

당신은 호기심의 데바? 가벼운 다캐릭 증후군 증상이 보입니다.

16~20개

캐릭터 만드는 걸 즐기고 계시군요? 당신은 다캐릭 증후군 진행 중!

21~24개

위험! 당신은 다캐릭 증후군 말기. 게임 불감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25개

캐릭터를 몇 번이나 만들고 지우셨죠? 곧 인터뷰하러 가겠습니다.

 

다캐릭 증후군 유저는 어느 온라인 게임에나 존재한다. 물론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한꺼번에 키운다고 해서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거나, 게임을 즐길 줄 모르는 게 아니다. 다양한 직업을 키워보며 즐겁게 플레이 한다면, 오히려 한가지 캐릭터로만 게임을 즐긴 유저보다 훨씬 넓고 깊은 게임 지식(?)을 갖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캐릭 증후군의 문제는 ‘쉽게 캐릭터에 질린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 저것 해보지만 쉽게 질리고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임 불감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다캐릭 증후군 유저들은 ‘레벨업 좀 해라’라는 주변의 구박을 듣는다. 최고 레벨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할 수도, 고레벨을 위해 준비된 콘텐츠들을 즐길 수도 없는 다캐릭 증후군 유저들. 하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하는 것. 스스로 여러가지 캐릭터를 키우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캐릭터들이 아른거린다.. (필자도 다캐릭 증후군 환자다)

글: 게임메카 임경희 기자(샌디비, harpuia@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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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아이온'은 천족과 마족, 그리고 두 종족을 위협하는 용족간 극한 대릭을 그린 RVR 중심 MMORPG다. 동서양 신화 및 설화를 바탕으로 개발된 1,500여개 이상의 퀘스트와 5,000장 이상의 원화 작업 및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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