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퀘스트 기행: ⑫ 뎅님, 광활한 대륙을 점령하다!
자, 이제는 대륙이다(사실 페이둬도 대륙이긴 하다 -_-;). 자유항도 그렇고 인접해 있는 사막과 공동구역도 그렇고 지도를 살펴보건데 무언가 엄청난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대륙"으로 온 것이다. 이 방대함도 뎅님의 마음을 끌어당기긴 했으나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다양한 종족과 클래스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홈페이지의 소개에서만 보던 종족과 클래스를 실제로 만나는 것도 뎅님에게는 실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오우거와 트롤 종족을 만나고는 드워프가 얼마나 작은 종족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누구나 오우거나 트롤을 처음 만나면 NPC나 몬스터가 아닌가 하고 흠칫 놀란 기억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때 뎅님도 그랬었지. "허엇, 달님 저건 모야." 라고 말하며 뒤돌아 서 꽁무니를 빼며 도망가던 뎅님의 발빠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
바인딩 사건으로 맘 상해 있던 뎅님을 달래주기 위해 달님은 뎅님에게 공동구역에서의 사냥을 제의했고 처음으로 뎅님의 사냥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동/서부로 나뉘어진 공동구역은 갓 10 레벨을 넘긴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사냥터다. 곳곳에 흩어진 오크 캠프들이 있어 그러하고, 길을 따라 포진한 여관이 있어 물건을 팔기도 용이하고, 또한 위험할 때 여관을 지키는 가드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으며 팩션에 상관없이 다양한 종족이 함께 모여 사냥할 수 있어 그룹을 구하기가 용이하다. 달님은 뎅님을 이끌고 공동구역 동부의 한 오크 캠프로 향했다. 공동구역은 캠프 장소뿐만 아니라 여기 저기 몬스터들이 심심치 않게 흩어져 있으므로 이동을 하면서 천천히 레벨업을 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겠다.
우선, 오크 캠프에 도착한 뎅과 달님. 이른바 파워 레벨링(레벨만 빠르게 올리는 것)의 시작이었다. 혹자는 파워 레벨링이 에버퀘스트의
세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롤플레잉의 참맛을 잃어버리게 한다 하여 이 것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없지 않지만…
그 때 뎅님은 이미 서서히 에버퀘스트라는 새로운 세계를 실제 세계인 양 받아들이고 있었기에…(그것이 우리 둘 사이의 팩션이 나빠지기
시작하는 시초임을 왜 몰랐던가 ㅡㅜ). 우선, 달님은 다른 분이 먼저 캠프를 하고 있지 않은 지 체크를 해 보았다. "달님이 외칩니다, 오크 캠프2(줄여서 그냥 '오캠2'라고도 한다) 캠프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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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퀘스트 기행: ⑫ 뎅님, 광활한 대륙을 점령하다! 그런데 한 그룹은 6명까지만 가능하니… 그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몰릴 경우 누가 그 곳에서 사냥을 할 지 매번 정해야 한다면 아무리 이해심이 많고 매너가 좋은 에버퀘스트 사람들이라 해도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게임을 해 오던 에버퀘스트 플레이어들은 이에 관한 암묵적인 규칙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먼저 온 사람이 임자'라는 단순하지만 가장 합리적일 수밖에 없는 규칙이다. 누군가 먼저 캠프를 하고 있다면 다가가서 정중히 함께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거나 기다렸다가 그룹에 끼거나, 나중에 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룰을 어기고 남들이 사냥을 하고 있는 곳 근처의 몬스터를 잡는 것은 상당한 비매너에 해당하며 들은 이야기이지만 게임마스터로부터 제재를 당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한다. 어느 사회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과 질서가 필요한 것이라고 도덕시간에(사회문화 시간인가… 가물가물.. 하여튼 학교에서 -0-) 배우지 않았던가. 에버퀘스트도 똑같다. 지난번에 이미 말을 했듯 몬스터들은 자기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이 와서 치면 아무리 자기편이 옆에서 맞아도 떼로 덤비지 않는다. 즉 그 오크 캠프에 달님이 가서 치면 달님이 때린 놈만 따라오지만 뎅님이 가서 칠 경우 떼로 덤벼들어 뎅님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좋은 캠프 장소란 자기보다 약간 높은 레벨의 몬스터들이 그것도 떼를 지어 모여 있기 마련. 한 마리씩 안정적으로 풀링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다양한 전술이 동원될 수 있다. 프리스트 계열 클래스가 시전할 수 있는 수드나 하모니 마법으로 몬스터들의 공격성향을 낮춘 후 한마리씩 데려올 수도 있고 네크로가 있을 경우에는 일단 덤빈 후 따라오는 놈들을 피어 마법(몬스터를 순간 공포에 질리게 해서 무조건 도망가도록 만드는 마법)으로 멀리 떼어낸 후 한 마리씩 해결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근처의 레벨이 높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캠프를 한번 클리어한 후 순차적으로 다시 나타나는(팝 이라고 한다) 몬스터를 안정적으로 잡는다
달님이 먼저 오크 캠프로 성큼 성큼 들어가 오크들을 모두 없앤 후 차례대로 팝이 되는 오크들을 하나씩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 대륙의 위용에 겁을 떨쳐내지 못했던 뎅님. 두 마리가 동시에 뜰 경우 혼비백산 하며 존라인으로 뛰어가는 게 아닌가… 그러하기에 밀리인 우리의 팔라딘 뎅님은 뒤에서 앉아 기다리시고 프리스트인 연약한 달님이 가늘고 여린 다리로 뛰어다니며 오크들을 풀링해 바치기 시작했다. 뎅님의 HP는 첫회에서 소개한 버프로 튀겨져 있었고 게다가 오크들이 치기 시작하면 "까시 마법" 을 걸어 오크들이 가시에 찔리도록 조절을 했다. 게다가 이 넘들 자기 HP가 얼마 남지 않으면 도망을 간다. 동족한테 도움을 청하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어디론지 그렇게 도망을 간다. 도망가는 몬스터를 따라가며 잡는다는 것이 초보 밀리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스네어' 마법으로 몬스터의 걸음을 늦추거나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서 뎅님이 빠른 시간안에 효율적인 사냥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빠른 딩~~~. 한참을 잡다 보니 뎅님은 가늠의 결과가 초록색인 오크들도 있다고 하셨다. 가늠의 결과가 초록색으로 나오면 그 몬스터는 잡아도
경험치를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느 새 뎅님은 오크 캠프를 졸업할 수 있는 레벨로 자라난 것이다. 자 이제 저기 언덕 너머
존 너머 공동구역 서부로 이동해 보기로 한다. '트레인입니다~~ 도망가세요~~' 누군가 더비쉬 캠프에서 트레인을 낸 모양이다. 위에서 입 아프게 아니지 손가락 아프게 설명한 풀링의 방법을 채 익히지 못한 누군가가 떼를 지어 있는 몬스터들에게 무작정 덤볐거나, 더비쉬들이 마법을 이겨냈거나…(원인이 무엇이었든, 이럴 경우 몬스터들은 줄을 지어 따라오고 그 모양이 마치 기차와 같다 하여 트레인이라고 부른다). 곧 이어 우리 눈앞으로 달려오는 더비쉬들. 독기를 품고 희생양을 찾아 헤매는 듯한 그들의 움직임에 놀란 뎅님은 곧바로 뒤돌아 다시 존~(전투를 하다가도 다른 존으로 이동을 하면, 몬스터는 그 사람의 기억을 바로 잊어버리고 잠시 방황하다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한다. 붕어 기억력인가.. 닭대XX 인가...). 10레벨이 넘은 후 시체를 찾느라 많은 고생을 했던 뎅님은 아주 작은 위기에도 무지무지 놀라는 새가슴 '뎅' 이었다. 이히히(아~ 물론 사람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얼마나 통 크고 마음 넓고, 든든한 사람인데요. 우훗) 한참을 공동구역 동/서부의 존 라인에서 기다린 후에 우리는 다시 공동구역 서부로 존을 할 수 있었다. 더비쉬 캠프에서의 그 맹렬한 레벨업은 뎅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파워 레벨링이었다는… 그때 함께 하셨던 많은 분들 이름은 많이
까먹었지만(사실 다 까먹었지만... -0-) 더비쉬들이 나가떨어지는 속도에 놀라시는 분들도 있었고 달님의 지원을 알고 슬며시
미소를 짓던 분들도 계시고... 다들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시는지요... 모두 보고 싶어요!!! |
에버퀘스트 기행: ⑫ 뎅님, 광활한 대륙을 점령하다!
이후 달님이 몇 일 접속을 못한 동안 뎅님은 스스로 길을 찾아가며 부처블락과 공동구역 서부를 누비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달님이 없어도 스스로 그룹을 꾸려 사람들을 이끌고 공동구역으로 가서 더비쉬들을 사냥하며 그들이 주는 반지를 팔아 돈도 많이 모으고. 자유항 북부에 있는 은행을 찾아 은행에 물건을 맡길 줄도 알게 되었다. 뎅님은 처음에 결코 아이템을 없애거나 버리는 일이 없었다. 아무리 사소한 아이템이라도 아이템의 스탯치를 열어놓고(마우스를 아이템 위에 놓고 오른쪽 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으면 아이템의 자세한 설명이 뜬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달님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곤 했다. "달님, 이건 어디다 쓰는 물건일까?" 사실 에버퀘스트에는 칼, 갑옷, 부츠, 반지 등과 같이 그 형상이 분명한 것들 말고도 참으로 다양한 아이템이 많다. 박쥐의 날개, 스텔레톤의 뼈다귀, 사자 고기 한점 등등… 또한, 특이한 아이템도 상당하다. 엮인 거미줄, 가공하지 않은 청동광석, 쇠똥구리 등껍질, 도적의 허리띠 등….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에서는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나 갑옷이 바로 떨어지는 반면 에버퀘스트에서는 이런 아이템들을 모아모아서 생산 기술을 이용하거나 퀘스트를 통해 유용한 아이템을 만들어 내도록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위에 열거한 아이템을 얻었으나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상인에게 팔아서 돈으로 만드는 것이 유익할 것이고 간혹 구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팔 수도 있을 것이다. 뎅님은 그런 아이템들 중에서 특이한 것을 발견하면 나중에 언제 쓰일지 모른다며 결코 팔거나 없애지 않고 은행에 차곡차곡 모아두고 매일같이 고민을 하곤 했다. 참… 특이하다. ^^;; 한 가지 공동구역 서부 더비쉬 캠프에서 사냥을 할 때는,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코디악과 힐 자이언트, 한밤의 자이언트를 조심해야 한다. 코디악의 경우는 10 레벨 후반대가 되면 무난히 잡을 수 있지만, 그룹 플레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사냥 중에 만나면 상당한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 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수가 있고 특히 자이언트들의 경우는 레벨이 50에 육박하는 몬스터들이므로, 아예 그 실루엣이라도 보일라치면 바로 풀링을 중단하고 멀찌감치 떨어지는 것이 상책이다. 아니나 다를까 뎅님도 이 무리들에게 여러 번 쓸려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룹을 꾸려 사냥을 하던 중 우연히도 풀링을 하러 가려는 찰나, 앉아 있는 캐스터에게 달려드는 코디악을 발견한 뎅님. 덤비면 그대로 죽을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성스러운 기사의 눈앞에서 체력이 약한 캐스터가 맞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목숨을 걸고 그들을 지켜내려 달려들었는데…. 가뜩이나 코디악에게 한이 맺혀 있던 그룹원이었기에 뎅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혼자 살 수 없다며 전투를 시작했고. 날아드는 위자드의 DD, 워리어의 들이받기. 뎅님을 향한 클레릭의 힐. 그룹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코디악을 잡기위해 덤벼들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뎅님은 팔라딘 고유의 기술 '신의 손길'을 쓰는 한이 있어도 이 놈을 잡고 말리라 다짐을 하며 전투를 계속 했다
아직은 어그로 관리를 제대로 할 줄 몰랐던 때였기에, 그룹원들 전체의 HP가 절반 이상 떨어지고, 모든 마나를 소비하고서 근근히 코디악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그들!!! 그 때의 희열이란 실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닌가. 우후~~!! 매우 고무된 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던 그들의 눈앞에 흐릿하게 나타나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으니… 바로 자이언트의 실루엣. '저.. 저기… 힐, 힐자다~~! 도망ㅇ가ㅅㅔ 요.' 자이언트는 그야말로 그 크기와 걷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기에 누구나 처음보면 남다른 관심을 가질 수 없는 몬스터 중의 하나다. 동시에 누구나 한두 번 자이언트의 주먹에 아파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그냥 '쎄다'는 아니 '저 놈 무지무지 쎄다' 정도는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자이언트를 잡을 수 있는 레벨이 되면, 누구나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없다. 저 놈… 날 몇 번이나 바닥에 눕게 만든 놈… 가만 두지 않으리. 라는 생각으로 반드시 자이언트의 몸을 보고야 만다. 자이언트가 쓰러질 때의 그 통쾌함이란!!! 혹시 아직 자이언트를 사냥해 본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길…)
그런데 이게 웬 일! 이제 막 코디악을 잡아 흥분의 도가니에 있던 뎅님의 그룹원 중 한분 왈... '에이, 우리 코디악도 잡았는데, 저것도 잡아 버려여. 할 수 있어여.' 코디악이나 힐자나 가늠의 결과가 빨간색인 것은 마찬가지이고 이미 코디악을 잡은 그들이 힐자라고 안 될 이유가 무엇이냐는 말씀이었던 것이다. 이미 달님에게 힐자의 레벨에 대해 익히 들은 바 있던 뎅님은 "안돼요. 안돼. 저건 절대로 안돼요. 두 대만 맞으면 그대로 죽어요. 어서 도망가세요" 거의 절규하듯 그 분의 바짓가랑이 붙잡고 말려 힐자에게서 무사히 피신을 할 수 있었다. |
| 에버퀘스트 기행: ⑫ 뎅님, 광활한 대륙을 점령하다! 이 즈음 뎅님은 사냥을 하면서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사람이 더욱 큰 데미지를 준다는 사실과 그 차이가 아이템에서 오는 것임을 깨닫고는 칼과 방어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Xii 님이 주신 가슴 갑옷을 빼고는 그냥 상점에서 판매하는 가죽 세트를 입고 있었는데 다른 플레이어들이 입고 있는 갑옷을 보니 부럽기도 했고 자유항 은행 근처에서 플레이어들 간에 거래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뎅님은 그 때까지 푼푼히 긁어 모은 돈을 몽땅 들고 부처블락에서 사냥을 할 때 유심히 살펴두었던 갑옷 판매상을 찾아가 거의 100pp 가까운 돈을 투자해서 링메일 시리즈를 골라 입고 칼을 롱소드로 바꾸는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공동구역을 로밍하던 뎅님에게 '북두권'이라 불리우는 드워프가 다가왔다. 알고 보니 크러쉬본에서 함께 그룹을 했던 위자드 분이 새로 만든 캐릭터였다. 한참 장비에 온 신경을 쏟고 있던 뎅님의 눈에 들어온 것든 북두권님의 화려한 갑옷. 그 분이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대장장이 기술로 만들어낸 오미네이트 시리즈라고 했다. 순간 '저거다'. 그 동안 연구와 탐색과 고심과 고생 끝에 장만했던 자신의 갑옷이 초라해 지면서 저걸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찬 뎅님. 뎅님의 그런 마음을 아셨는지 북두권님은 갑옷을 제작해 준 분께 부탁하면 한 세트를 더 만들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을 남기셨다. 결국… 뎅님은 전 재산을 털었고, 이를 보다 못한 달님도 사재를 털어 400PP를 북두권님에게 맡겼다. 다음날,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어찌된 일인지 우리의 동료창에 '북두권'님은 걸려들지 않았다. 설마라고 애써 위안하면서도 '혹시 사기?' 라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담담했던 뎅님(내 돈이 더 많이 들어갔다 이거쥐? -_-++). 후에 북두권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래 접속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무사히 오미네이트 시리즈도 받아 입었다. 잠시나마 북두권님을 오해해서 무지 죄송했다는… ^^; 북두권님을 기다리는 몇 일간 뎅님은 공동구역을 지나다니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의 레벨이 되었다는 사실에 이런 말을 하곤 했었다. '캬~~ 이젠 "고렙"이라서… 더 이상 할 게 없어.' 라며(이 말을 할 때 그 표정과 말투를 지면에 옮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한동안 공동구역과 자유항만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뚜렷한 목표가 있어 달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새롭게 접한 세계에서조차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때 알게 된 곳이 바로 EQAll. 퀘스트, 아이템, 마법 등 많은 정보가 가득한 에버퀘스트 팬사이트이다. 팬사이트를 한참이나 뒤적이던 뎅님은 진정한 고렙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에버퀘스트의 참맛이라고 하는 '퀘스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에버퀘스트에는 참으로 많은 퀘스트가 있지만 처음이니까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예비군복 퀘스트를 하기로 했다. 예비군복 퀘스트에 대한 설명은 에버퀘스트 공식 홈페이지나 EQAll 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므로 과정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런데 처음으로 이 퀘스트를 부여해 주는 '가드 발론'에게 아무리 말을 걸어도 엉뚱한 대답만 할 뿐 줘야 할 가방을 주지 않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팩션이 좋지 않아 퀘스트를 계속 진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뎅님은 달님, 뮤지컬님 등 모든 친구를 동원해서 대신 시켜보기도 하면서 그 가방을 얻기 위해 고심했다. 팩션이 나빠서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팩션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고 근처의 오크 폰을 잡아서 오크 폰 픽을 가드 발론에게 주거나 오크벨트를 모아서 자유항 서부의 캡틴 하즈론에게 가져다주면 발론과의 팩션이 같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후로 3일. 뎅님은 대대적인 오크 사냥에 돌입했다. 그 무거운 오크 폰 픽을 짊어지고 공동구역을 헤매다니며 오크 폰을 사냥했고 이젠 더 이상 경험치도 주지 않는 오크 캠프에서 죽치고 앉아 벨트를 파밍하며(특정 아이템을 얻기 위해 사냥하는 것을 파밍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장장 3일을 소진한 결과 드디어 팩션이 한 단계 상승했다.
'나를 못마땅해 하는군' 에서 '나에 대한 별다른 감정이 없는 것 같군'으로… 재 도전, 여전히 가드 발론은 뎅님에게 가방을 주지 않았다. ㅡㅜ 그 후 다시 이틀. 그만 포기하라는 달님의 말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며 자유항 민병대를 도와 오크 사냥을 했다. 팔라딘이
타락한 자유항 민병대를 돕기 위해 그들과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 오크 사냥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ㅡㅡ;; |
| 에버퀘스트 기행: ⑫ 뎅님, 광활한 대륙을 점령하다! 민병대에 관한 간단한 짧은 이야기 현재 자유항은 강철 워리어 길드(진실의 나이트)와 자유항 민병대 길드에 의해 각각 자유항 동/서부로 나누어 관장되고 있다. 이는 오래 전 진실의 나이트들이 신들의 부르심을 받고 언데드를 정화하기 위한 순례에 나서면서 자유항을 "써 루칸 드레어"에게 맡겼는데 그 자가 권력에 눈이 멀어 타락하면서 용병을 고용하여 세력을 만들었고 그들이 바로 자유항 민병대인 것이다. 자유항에 있는 한 NPC의 대사를 그대로 옮겨본다. "삼천 백 그리고 오십년에 진실의 나이트들은 두 분의 쌍둥이 신 에롤리시와 미싸니엘 마르의 부르심을 받았소. 그분들께서는 우리들에게 통곡의 바다를 건너고 페이둬의 대지를 가로질러 언데드의 나라들을 정화하라고 명하셨소. 자유항이 루칸 드레어 경의 손에 맡겨진 것은 바로 이 성전 중이었소.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소" 스토리대로라면 우리의 팔라딘 뎅님은 자유항 민병대를 도와서는 안 되는 것이 롤플레잉 상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아이러니이지만 나중에 팔라딘 에픽을 위한 솔파이어를 얻기 위해서는 "써 루칸 드레어"를 민병대 대장을!!! 잡아야만 한다. 다만 오크들은 진실의 나이트와 자유항 민병대의 공공의 적이므로 나쁜 행동이었다고 볼 순 없을 수도… 하긴 롤플레잉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플레이어의 자유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뎅님이 타락한 팔라딘이 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다만, 달님이 뎅님의 타락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뿐… 더 중요한 사실은 그땐 이런 스토리를 몰랐다는 것!! ^^;). 사실 뎅님은 이런 스토리를 모른 채 퀘스트에만 열중하고 있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으셨다. 뎅님의 끈질긴 오크 벨트 헌납은 비정한 민병대의 마음을 우호적으로 고쳐먹게 만들었고… 드디어 뎅님은 가방을 받아 퀘스트를 완수!!! 뎅님의 손에 들려진 조그만 예비군복. 뎅님은 눈물을 쏟으며 기뻐했다. 장장 닷새를 고생해서 겨우 완성한 뎅님의 첫 퀘스트 아이템. 흥분한 마음으로 오른쪽 클릭 쭈욱~. 바로 터지는 비명소리 '으아아아아!!' 예비군 복의 스탯은… 형편없었다. 물론, 그 때 레벨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은 아이템일 수 있지만, Xii님에게 받은 갑옷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도였던 것이다. 한참을 머리를 싸매고 괴로워 하던 뎅님은 그 옷을 입었다 벗었다 입었다 벗었다 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보기엔 예쁜 옷이었다. 아이템 창에 있는 그림과 달리, 실제 착용을 하면 빨간색 갑옷으로 보이기에… 빨간 갑옷을 입은 드워프 팔라딘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것도 그래픽 옵션을 끈 상태에서. ^^;;
뎅님은 그걸 팔아서 돈이라도 만들어 보려고 상점에 가서 의뢰를 해보았더니… 상인 왈. "동전 1닢 쳐주겠소." 계속 해서 흐르는 눈물. 닷새의 노력이 동전 한닢으로 되돌아오다니… 차마 그 노력이 아까워 팔지는 못하고 계속 인벤토리에 넣고 다니면서 한번씩 꺼내 입어보곤 했다. 노드랍이라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없고.
하지만… 예비군복은 뎅님에게 가장 소중한 아이템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끈질긴 노력으로 만들어 낸 퀘스트 아이템이기에 비록 노라쓰 상인이 '동전 1닢' 짜리라고 해도 그때의 노력과 공은 수천, 수만 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으로 뎅님의 가슴에 남아 있기에. 여전히 그 예비군복은 뎅님의 은행에 고이 모셔져 있다. 가끔 은행을 들러 꺼내보면서 그 옛날 삽질의 추억을 더듬게 해주는 소중한 아이템이기에…. 이제 비록 자칭이나마 고렙으로 성장한 뎅님. 이제는 진짜 던전으로 가야 할 때다. 조국에서의 개구리들과 대 혈전. 장원에서의
끝없는 트레인… 다음 호에는 던전 마스터로 거듭나는 뎅님의 활약상을 보여드립니다.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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